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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지배자-128화 (128/576)

〈 128화 〉 마법 도시와 명탐정

* * *

"그... 그게 도시 내에서 봤다는 사람들이 없진 않아서."

"그들이 누군데?!"

유나는 그런 성일의 질문에 입을 떼려 하다, 이내 다시 입을 닫고 생각에 잠긴다.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던 그녀는 입을 열고 성일에게 답한다.

"...생각해보니 봤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로건파'와 관련된 상인들이었던 거 같아요."

"그것 봐. 놈들도 한통속일 거야."

"...이제 이해가 가네요."

"그래, 때문에 추가적인 희생자 발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로건파'는 제거되어야 해."

"음... 무슨 말인지는 이해했어요. 다만..."

"...다만?"

"그거랑 제 도움이 필요한 거랑 무슨 관계에요? 전 놈들이랑 싸울 힘도, 배경도 없는 일개 마도 공학자일 뿐인데요..."

그런 유나의 자조 섞인 반응에 성일은 고개를 저으며 그녀에게 답했다.

"천만에! 당신은 '마도 공학'이라는 유니크한 능력을 갖추고 있잖아."

"맞아요! 유나님! 듣자 하니 '마도 공학 각인'이라는 독창적인 기술의 창시자라던데요오!!"

그런 둘의 반응에 유나는 얼굴을 붉히며 그들에게 답한다.

"...창시자랄 것까지야. 그냥 기존의 정립된 마법에 공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접목한 것일 뿐인데요."

"그걸 창시한다고 말하는 거지. 창시가 뭐 별거야? 아무튼, 우리가 도움을 요구하고자 하는 게 바로 그 '마도 공학 각인' 관련된 거야. 좀... 뒤틀린 것이긴 한데..."

"뒤틀려요?"

성일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 유나. 그런 그녀를 향해 성일은 차분히 『더 클럽』과 '컨테스트'에 대해 설명을 시작한다.

"...맙소사! 그 말은 두 분께서 그 부적절하고 위험한 악마들의 소굴에 침투하는 것도 모자라, 아예 그들의 불법적인 모임까지 참가하려 하시는 거예요!?"

"어쩔 수 없어. 괴물을 잡으려면 괴물의 소굴로 들어가야 하니까."

"으음..."

"그래서.. 도와줄 수 있는 거야? 없는 거야?"

고민하는 유나에게 단도직입적으로 협조에 대한 걸 질문하는 성일. 그런 그를 바라보며 유나는 한숨을 쉬며 답한다.

"하아... 어쩔 수 없죠. 저와 제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시겠다고 하는 분들인데, 제가 어떻게 협조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오... 그 말은 협조해주겠다는 거네?"

"네... 아무튼 제가 협조해드리면 되는 건, 샬롯님의 등에 '마도 공학 각인'을 이용해 가짜 문신을 적어주면 된다는 거죠?"

"응. 최대한 '음란'하게 그래야 놈들에게 더 환호받을 수 있을 테니까."

"..."

생각만 해도 역겹다는 듯한 표정의 유나. 그런 그녀를 다독이며 샬롯이 말을 잇는다.

"괜찮습니다! 유나 양!! 어차피 각인은 언제든지 지울 수 있다면서요오!"

"...그렇긴 해요."

"제가 평생 그리고 다닐 것도 아닌데 그냥 해주세요! 할 거면 확실하게 하는 게 낫죠오. 뭐..."

"흐음... 그렇긴 하겠네요."

그렇게 유나의 협조를 받는 데 성공한 성일. 그는 협조를 받자마자, 자신의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유나에게 자신이 생각한 문신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어? 그 마도구는 뭐에요?!"

성일이 보여주는 사진과 그림에는 신경 쓰지 않고 그의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유나. 그런 그녀를 보고 성일은 쓰게 웃은 후, 그녀를 말리며 말한다.

"이게 뭔지는 나중에 따로 말해줄게. 일단, 이 마도구에 집중하기보다 안에 있는 그림에 집중해줘."

"응?! 쳇... 나중에 꼭 말해줘야 해요?"

"그래 그래."

유나는 굉장히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그래도 지금 그들이 말해준 사안의 중대성을 모를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기에 필사적으로 자신의 호기심을 억누른 후, 성일이 보여준 그림을 확인한다.

양쪽의 날개뼈를 기준으로 그려진 검은색 천사의 날개와 그사이에 그려진 타락한 여천사의 그림. 음란하기보다 기묘한 예술 작품 같은 그 그림에 유나는 의아해한다.

"흐음... 이 정도면 그냥 무난한 문신 같은데요? 솔직히 가운데 타락한 천사를 지우고 날개만 그린다 치면, 그냥 예술 문신이라고 봐도 될 정도인데..."

그런 그녀의 말에 성일은 빙긋 웃고, 또 다른 사진 한 장을 보여준다.

"흐음...?"

그런 유나의 눈에 들어오는 음란한 문신의 모습. 여성의 배꼽 아래, 음부 바로 위의 공간에 화살표처럼 보지를 가리키는 듯한 여러겹의 핑크색 하트 그림. 그리고 그 하트 윗편 좌우에는 악마의 날개를 표현한 듯한 박쥐 날개가 보였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솔직히 너무 화려한 그림이면 당신이 화가도 아닌데, 그리기도 힘들 거고 말이야."

"예. 이 정도의 그림은 저도 따라 그릴 수 있겠네요."

"좋아. 얼마나 걸릴까?"

그런 성일의 말에 유나는 손을 들고 턱을 매만지며 고민하기 시작한다.

"흐음.... 솔직히 앞은 별로 어려울 게 없는데. 등 뒤의 문신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릴 거 같아요... 대략 이틀 정도?"

"이틀?! 그건 곤란한데.."

"끄응... 그러면 그냥 하복부 문신만 하면 안 돼요? 그건 3시간이면 될 거 같은데..."

"그렇다면야... 그거만 해야지 뭐..."

그렇게 속닥거리는 둘의 틈을 샬롯이 비집고 들어와 그들에게 질문한다.

"응? 뭔데요! 뭔데요오! 왜 자기들끼리만 속삭이시는 건가요오!"

그렇게 말한 후 성일의 스마트 폰을 바라보며 여인의 하복부에 그려진 음란한 하트 문신을 보게 된 샬롯.

"으응?! 이... 이거 되게 노골적이네요오..."

"예. 근데 자극적인 만큼 의미하는 바가 확실한 그림이죠. 이 정도면 '컨테스트'에 참여하는 조교사의 아이덴티티에 부합한다고 봐요."

"그런가요오?"

그렇게 답한 샬롯의 얼굴은 홍당무처럼 빨개져 있었다. 그녀는 저런 그림이 자신의 음부 바로 위에 그려진다는게, 무척이나 수치스러웠던 모양인지, 그녀는 유나와 성일을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버린다.

"어떻습니까? 명탐정님. 해도 될까요?"

"뭐... 안된다고 할 상황이 아니잖아요오...?"

"그렇죠!"

"그럼 해야죠 뭐어..."

그렇게 샬롯의 동의를 받은 성일은 슬며시 유나를 바라봤고, 그녀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샬롯에게 답한다.

"흐음... 지금 바로 시작하시겠어요? 이 그림이라면 당장 작업이 가능한데... 아니다! 생각해보니 이 그림을 그리려면 우선 제모를 하셔야 할 것 같은데... 제모를 완료한 다음 내일 할까요?"

그런 유나의 발언에 이젠 얼굴이 폭발하기 직전까지 붉어진 샬롯. 그녀는 힘겹게 입을 떼며 그녀에게 답한다.

"흐... 흐응... 이... 이미 제... 제모는 되어있어요오..."

"!!"

샬롯의 발언에 유나는 순간 정지된 것처럼 몸을 굳히고 그녀를 바라본다. 한참 동안 멍하니 샬롯을 바라보던 그녀는 침을 꼴깍 삼키며 그녀에게 답한다.

"왜... 왜 거... 거길 제모를...? 하면 뭐가 좋... 아, 이게 아니고 아무튼... 그... 그럼 지금 하시겠어요?"

"그래요오...."

"그러면 이쪽으로 오세요."

그렇게 말한 후, 유나는 샬롯을 데리고, 예전 성일에게 '마도 공학 각인'을 해줬던 지하실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좀 지루하더라도 응접실에서 쉬면서 기다려줘요! 매너 없게 샬롯 탐정님 혼자 집에 가게 하지 말고."

"당연한 소릴..."

그렇게 답한 성일은 얌전히 응접실의 쇼파에 누워 잠을 청하며 그녀들의 작업이 끝나는 걸 기다린다.

쿨쿨....

"속 편히 잘도 자고 있네. 일어나요! 성일군!!"

누군가 자기를 부르며 건드리는 바람에 단잠에서 깨고 눈을 뜬 성일. 그는 강제로 잠에서 깨어 피곤함에 찬 눈을 비비며 앞을 바라본다.

"얼른 일어나요. 작업 끝났으니까."

그런 그의 눈앞에 자신을 보채는 유나의 모습이 보인다.

"하암... 알았어. 일어날게..."

성일은 기지개를 켠 후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몸을 푸는 모습을 취한 후, 유나를 따라 입구로 이동한다.

"오...! 일어나셨습니까아! 성일군!"

그러자 그를 반갑게 맞아주는 샬롯의 모습. 그런 그를 향해 성일이 질문했다.

"예. 명탐정님. '마도 공학 각인' 작업은 잘 끝나셨는지요...?"

"예! 이쁘게(?) 잘 끝냈습니다아! 꽤나 멋져요!"

의외로(?) 작업에 대해 만족스러워하는 샬롯의 모습에 어안이 벙벙해진 성일. 그는 말없이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유나에게 속삭이듯 질문했다.

"...뭐 이상한 짓 한 거 아니지? 작업하다 머리를 다쳤다던가."

"실없는 소릴... 헛소리 그만하고 돌아가서 『더 클럽』 정탐 작전이나 준비해요. 작업하면서 정탐 작전에 대해 샬롯님께 대충 들어보니 보통 위험한 게 아닌 것 같던데."

"하암... 알았어... 다음에 보자고!"

"잠깐만!!"

모든 준비를 마치고 떠나려는 성일을 붙잡는 유나. 그녀는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집구석 찬장으로 이동하더니 옅은 녹색 물약 하나를 꺼내 성일에게 건넨다.

"...이건?"

"당신이 이전에 줬던 '스태미너 물약'의 열화 버전이에요! 오늘 낮에 양산을 시작했는데 기념으로 하나 줄게요!"

"우와!! 그걸 진짜 했네?!"

"그럼요! 내가 누구인데. 후후후!! 앞으로도 그렇게 신기한 물건이 있으면 부탁해요!"

"그럼!! 물론이지!! 근데 '체력 회복의 붉은 물약'은?"

"...그건 좀 어렵더라고요. 시간이 필요해요."

"응 알았어. 그럼 진짜 안녕!"

그렇게 유나를 향해 떠나려는 순간 다시 한번 그녀가 붙잡으며 말한다.

"잠깐!"

"?"

"그 이상한 마도구는 안 보여줘요?!"

"....그건 나중에 따로 돌아와서 단둘만 있을 때 보여줄게. 어차피 우리는 해야'할' 게 있잖아?"

우회적으로 자신과 살을 섞겠다고 말하는 성일의 말에 유나는 얼굴을 붉힌다. 그녀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답을 표했고. 그런 그녀를 보며 성일은 빙그레 웃어준 후 샬롯과 함께 공방을 떠났다.

'자아... 또 놀아볼까?'

공방을 떠나며 자연스럽게 그녀를 껴안는 성일. 이제 샬롯도 그의 행동에 익숙해졌는지, 거절은커녕 그를 꼭 껴안고 성일의 허리에 손을 두른다.

"흐음... 이제 거절을 안 하네?"

"그럼요오... 어차피 주변에 보는 사람도 없고요오..."

확실히 해가 지자 인적이 드물어진 공방가의 거리. 인적이 드물다 못해 거의 없다시피 하자, 샬롯은 자신감을 얻었는지, 이젠 역으로 성일의 바지춤에 손을 집어넣고 그의 분신을 어루만진다.

'얼래? 얘 봐라?'

성일은 자신의 바지에 손을 넣고 여리여리하고 부드러운 손으로 자신의 분신을 손에 쥐고 쓰다듬는 샬롯을 멍하니 바라본다. 그러자 샬롯은 거의 시선을 느끼고 묘한 표정을 짓더니 그에게 묻는다.

"왜요오? 싫으세요?"

"...천만에. 그 반대지 뭐."

그렇게 생각한 성일은 그녀의 허리를 두른 손을 그녀의 품에 집어넣은 후, 샬롯의 가슴을 주무른다.

'...노브라?!'

어째서인지 브래지어를 차고 있지 않은 샬롯의 복장. 그가 의아한 듯 표정을 짓자, 샬롯은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해명하기 시작한다.

"흐응... 상반신에 가짜 문신을 그려야 하니까요... 그래서 안 차고 왔어요. 또 만지기도 쉬우실 거고..."

"아냐 아냐! 좋아서 그런 거니까 해명할 필요 없어."

자신의 조교가 확실히 먹혔다는 것에 성일은 크나큰 감격을 하며 탐정 사무소로 돌아간다.

그렇게 길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탐정 사무소에 도착한 성일을 반겨주는 익숙한 인물의 등장.

"마스터 성일! 그간 잘 계셨습니까!!"

"어? 일리나. 오랜만이네? 어쩐 일이야?"

그런 성일의 질문에 그 질문만을 기다렸다는 듯 일리나는 환하게 웃으며 그에게 답한다.

"일전에 저에게 부탁한 것들 기억하십니까?"

"...부탁? 뭐였더라..."

"하아... 일전에 로엔그룹 예술관 보호로 인해 보상 물품 요청하신 거요..."

"앗! 그거? 아아... 기억난다!"

"후후!! 제가 그때 요청하신 것들을 가져왔습니다!"

"오호..."

감탄성을 내뱉는 그의 손을 붙들고 응접실로 잽싸게 끌고 가는 일리나. 그녀를 따라 이동한 응접실에 여러 물품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 이것들은 뭐야?"

성일의 눈앞에 놓인 제법 묵직해 보이는 루비, 사파이어 및 마법봉과 서적. 성일은 너무 많은 물품들에 당황하며 생각했다.

'...이중 하나를 고르라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는 성일을 향해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 날아온다.

"전부 다 저희 가문에서 드리는 보상입니다! 마스터!!"

"뭐...?! 이걸 전부 다 준다고..?"

"그럼요! 마스터...! 아앗?! 서.. 설마 부족하거나 마음에 안 드시는 건가요?!"

"그럴 리가! 내가 한 일보다 너무 많은 보상을 준 것 같아 부담스러워서 그렇지.."

"무슨 소릴! 샬롯 탐정님과 마스터가 지켜주신 『달이 빛나는 밤』의 가치면 이 보상의 백배라 해도 아깝지 않습니다!"

"...그 정도의 그림이었니?"

"물론이죠! 『달이 빛나는 밤』은 국보급 보물인걸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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