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1화 〉 연금술사가 되는 방법
* * *
그렇게 분노로 인해 거절의 말을 꺼내려는 그 순간. 그녀는 부두인형의 암시로 인해 강렬한 두통이 몰려오는 걸 느낀다.
"크흣...!"
"왜 그래?"
"아... 아무것도.. 흣...!"
'저번에 암시가 왔을 때랑 반응이 같네? 아마도 암시인가...?'
1차적인 상황이 끝나 암시가 사라질 법도 했건만, 성일은 여전히 암시가 발동하는 것에 놀라워한다. 그런 도중 두통이 진정이 된 비비안이 비비안이 그에게 힘겹게 입을 떼기 시작한다.
"하아... 좋아. 네 조건을 받아들일게."
'됐다!!'
그렇게 비비안은 성일과 에리샤의 부하가 되었고. 성일은 최초 자신이 구상한 대로 공방을 완성한다.
기분이 한껏 업된 성일. 그는 비비안의 등을 두들기며 그녀에게 말을 잇는다.
"너무 우울해하지 말라고. 꾸준히 사업을 키워나가는 데 성공한다면, 훗날 너를 독립시켜줘서, 너만의 공방을 차려줄 테니까."
"정말로?!"
"어, 투자 자금은 이 정도 유치가 가능하고...."
"!!"
상상을 초월하는 성일의 투자 액수. 비비안은 그런 성일의 투자 계획에 순식간에 표정이 활짝 펴졌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성일은 쓴웃음을 짓는다.
'채찍을 썼으니, 당근책을 준 건데, 생각보다 훨씬 잘 먹히네. 그러고 보면 얘도 은근 야심가야.'
그렇게 당근책을 꺼낸 성일은 자연스럽게 비빕안을 이끌고 자신의 침실로 들어가, 그녀와 살을 섞었다.
"다녀왔... 어?"
수업이 끝나고 자연스럽게 공방에 돌아왔다 보이는 비비안과 성일이 진득하게 살을 섞는 모습에 당황하는 에리샤. 그런 그녀를 향해 성일이 손짓한다.
"왔어?"
"...응. 쟤는 왜 다시 여기에?"
"좀 있다 설명해줄게. 일단 이라와!"
얼떨결에 성일의 명령에 침대에 다가온 에리샤. 성일은 그런 그녀를 끌고 와 침대에 눕힌 후, 쓰리썸을 시작한다.
"자... 잠깐 아직 씻지 못!!"
"시끄러!! 비비안, 네 상사 옷 좀 벗겨!!"
"예!!"
그렇게 영문도 모르게 대낮부터 진득하게 섹스를 시작하게 된 에리샤. 그녀는 그 황당한 상황에서 거진 두 시간이 지나서야 해방될 수 있었다.
"...요는 포션 재료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비비안이 너의 공방에 재취업하는 거다? 그 기간동안 네 여자가 되는 건 덤이고?"
"그렇지! 정확히는 너에게도 절대적인 복종을 하는 것도 조건이야."
"흐음...."
자기에게도 나쁘지 않은 조건에 묘한 표정을 짓는 에리샤. 평소 자기가 악감정을 가진 비비안을 수하로 부릴 수 있다는 점은 은근 괜찮게 들렸다.
"...근데 쟤가 말을 들을까? 듣는 척만 하고 날 열 받게 하면, 그때는 나도 정말 못 참을 거 같은데."
"잘할게요. 걱정 마세요."
"!!"
에리샤는 의외로 고분고분하게 대답하는 비비안의 모습에 놀라워한다. 그런 그녀들의 등을 두들겨주며, 성일은 무언가를 내민다.
"자자! 문제는 다 해결된 거 같으니, 이거 한 번만 서명해줄래?"
"...이게뭐야?"
에리샤는 뜬금없이 서류를 내미는 성일의 행동에 의아해한다. 그런 그녀를 향해 별것 아니라는 듯 말을 잇는 성일.
"별거 아냐. 법적 구속은 없고. 그냥 내 취향이랄까? 그냥 '내 추종자가 된다.'는 것에 대한 서명 좀 부탁하려고."
"이건 또 무슨 개짓거리야...?"
"그냥 써줘."
"하아... 넌 진짜 이상해."
말은 그렇게 하지만, 에리샤는 순순히 그 종이에 서명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딱히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는다.
'흐음... 반드시 구두로만 말해야 추종자 등록이 되는 건가...?'
"기왕 서명한 김에 좀 읽어줄래?"
"뭘 읽어!! 내용에는 그냥 '저는 성일님의 추종자가 되겠습니다!' 밖에 없는데!! 엇...!!"
'오!! 온다!! 온다!!'
아마도 자신의 추종자로 등록이 되어가는 듯한 에리샤의 상태. 그녀가 멍하니 서 있자, 비비안은 인상을 찌푸리며 질문한다.
"뭐죠 그 태도는? 성일님이 무리하신 요구를 하는 것도 아닌데."
'...얘는 조금 전까지 복종하겠다고 호언장담해놓고선 바로 비꼬네.'
성일이 어이없는 비비안의 태세 전환에 황당해하는 사이, 비비안은 아무렇지 않게 계약서에 서명하며 읽는다.
"자! 저처럼 이렇게 복종하면서! 거침없이 쓴 다음!! 읽으셔야죠...! '저는 성일님의 추종자가 되겠습니다!' 보셨죠! 어?!"
'역시, 아까의 계약으로 비비안도 내 추종자 리스트에 들어갔나 보군.'
그렇게 멍하니 한참 동안 공방에서 서 있던 그들. 그러다 먼저 침묵에 빠졌던 에리샤가 힘겹게 입을 떼기 시작한다.
"...이 세계가 가짜라고? 게임?"
"세상에...."
이윽고 에리샤에 이어, 긴 침묵에서 입을 떼는 비비안. 그녀 역시 충격이 쉬이 가시지 않는지 여운에 찬 표정으로 멍하니 성일을 바라본다.
성일은 그런 그들을 향해 활짝 웃으며 말을 잇는다.
"진실을 알게 된 걸 축하해."
"하...."
멍하니 성일을 바라보던 에리샤. 그녀는 잠시 후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성일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겨 준 후, 쇼파에 주저앉는다.
"놀랍네요..."
"자! 그러니 앞으로도 잘 부탁해. 그리고 보조를 위해 포션도 꾸준히 제조 부탁하고!"
"음..."
여전히 진실로부터 충격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는지 멍때리고 앉아있는 두 여인. 성일은 그런 여인들을 두고 현실로 복귀를 시도한다.
'하루 이틀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뭐.'
그렇게 연금술 세상의 일을 매조 지은 성일은 자연스럽게 내일 있을 학교 수업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끄응~! 오랜만에 파산신권을 사용해야 하나? 빌어먹을 무기 등록법 같으니..."
초능력자들에게 무기 사용 제안을 걸어놓거나 무기 등록을 강제하는 국가의 법.
초능력자들이 무기를 들고 사회에 테러를 가할 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관계로 국가는 총기는 물론, 단순한 냉병기조차, 엄격한 관리하에 사용하게 했다.
"거지 같은 법 같으니..."
때문에 함부로 '저주받은 검'을 사용하면 골치 아플 수 있겠다 싶었던 성일. 그는 투덜거리며 저주받은 검에 마력을 충전한 후, 검을 다시 인벤토리에 집어넣는다.
'흐음... 일단 오늘 이아현에게 수작을 부릴까?'
음흉한 생각을 하며 부두인형을 만지작거리던 성일. 하지만, 그는 이내 고개를 저은 후 부두인형을 다시 집어넣는다.
'아냐... 아직은 아냐. 아직 이아현에 대해 아는 것도 제대로 없는 상황에서 괜스레 건드렸다간 골치 아플 수가 있어.'
'차라리 이아현의 팀에서 던전 코어를 획득하다가, 그녀의 성향과 성격을 파악하고 난 후 수작을 부리는게 맞겠지.'
게임 세상이 아닌, 현실인 관계로 무척이나 조심스럽게 이아현에 대해 접근하기로 한 성일. 그는 일단 내일 대련을 기대하며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한다.
"흐아암...."
성일은 오랜만에 자취방에서 일어나 게슴츠레한 눈으로 침대에서 일어난다.
뽑기로 뽑았던 3분 요리로 대충 끼니를 때운 그는 씻고 학교로 간다.
'여전히 수업은 더럽게 재미없네...'
오랜만에 수업을 들으며 시간을 때우던 성일. 그런 그에게 한 남성이 다가온다.
"안녕 한성일?"
"...응?"
성일은 익숙지 않은 목소리에 의아해하며 해당 방향을 바라본다. 그러자 나타나는 잘생긴 외모의 한 남성.
'최현우...?'
이아현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1학년 최고 유망주의 등장에 성일은 의아한 그를 바라보며 인사한다.
"안녕?"
그런 성일에게 최현우는 잘생긴 얼굴에 미소를 띠며 성일에게 화답한다.
"응, 혹시 지금 바쁘니?"
"아니? 이게 오늘 마지막 수업이라 딱히..."
"아, 잘됐다! 그러면 미안한데 잠깐 나랑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
"그러지 뭐. 어떤 일인데?"
"음... 여기서 말하긴 좀... 잠시 커피나 한잔하러 가자."
"뭐... 어려울 것 없지."
그렇게 성일은 최현우를 따라 자리를 이동한다.
'어디까지 가는 거야...?'
성일은 음료를 뽑아 들고 학교 한참 구석으로 한참 이동하는 최현우에게 의아해한다. 그가 어디까지 가냐고 질문하려고 할때 즈음. 최현우는 으쓱한 자리에 멈춰서 성일에게 질문을 시작한다.
"저기 성일아."
"...?"
"너 혹시 이아현이랑 무슨 관계니?"
'어휴... 뭔가 했는데 역시였네.'
학과 최고의 바람둥이가 공공연히 이아현을 노리고 있다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기에 성일은 실소를 지으며 그에게 답한다.
"관계...? 그냥 던전 탐사 팀 파티원, 그뿐인데?"
"아, 그래?"
"응. 그냥 사무적인 관계야."
"흐음...."
그런 성일의 말에 최현우는 한 손으로 턱을 괴며 무엇인가 고민하다 성일에게 답한다.
"혹시 그러면, 그 파티원 자리 나한테 양도할 생각 없니?"
"...뭐?"
최현우는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오만한 표정으로 성일에게 말을 잇는다.
"솔직히 말해서, 너 이제 갓 전투 능력을 각성했을 뿐이잖아. 이아현 같은 하이 클래스의 능력자에겐 나 정도 수준의 능력을 갖춘 팀원이 어울리지 않을까?"
'미친 새끼 뒤질라고...'
듣는 상대의 감정은 고려하지 않고, 건방지게 말하는 오만한 최현우의 행동에 기분이 더러워진 성일. 하지만, 그는 '일단은' 최현우와 척을 지지 않기 위해 최대한 에둘러서 답한다.
"난 그저 일개 팀원이지 팀장이 아닌데...? 네 생각이 그렇다면 이아현한테 직접 말해보지 그래?"
"아, 말해봤지. 그런데 네가 꼭 자신과 함께하고 싶어해서 곤란하다고 말하더라고."
최현우의 말에 대충 상황이 파악된 성일. 그는 짜증 어린 표정을 지으며 생각한다.
'에효.... 딱 봐도 최현우가 자꾸 귀찮게 구니까, 이 녀석과 중복 포지션에 잡혀있는 날 핑계 대면서 상황을 모면하려 했고만...'
"성일아?"
성일이 무척이나 귀찮고 피곤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자, 최현우는 성일을 부르며 대답을 종용한다.
"아, 미안. 좀 황당해서."
"응?"
최현우는 무슨 소리라는 듯 성일을 노려본다. 그런 그에게 성일은 해명을 시작한다.
"뭐, 네가 아현이에게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거든? 그러니 팀에 들어오고 싶으면 그녀에게 직접 부탁해줬으면 좋겠어."
"흐음...."
묘한 눈초리로 성일을 노려보는 최현우. 성일은 그런 그의 모습에 짜증 어린 표정을 대놓고 짓는다.
"하아... 정말이니까 안 믿긴다면 아현이에게 직접 물어봐. 너희들 일에 날 끼우지 말고."
나름대로 진정성 있어 보이는 성일의 말에 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답한다.
"좋아, 믿어볼게. 그럼 가봐."
'그럼 가봐? 이 새끼 말하는 싸가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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