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8화 〉 던전의 수호자
* * *
『음? 저놈 내 전주인이랑 비슷한 냄새가 나네...?』
"...그렇겠지, 흑마법사인데."
『그래서인가...? 기분이 묘한데...?』
'뭔가 있긴 있군.'
성일은 최대한 빨리 성소를 안정시키고 흑마법사와 이야기를 해봐야겠다는 생각한다.
"다 왔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도착한, 대미궁 지하 2층에 자리 잡은 새로운 성소.
하수도 내부로 들어가자, 성일은 고블린들이 라쌀의 지휘 아래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것을 본다.
"오셨습니까."
"응."
"일행이 늘어난 걸 보니 잘 해결된 모양이군요. 잘 됐습니다."
"그렇지 뭐. 그나저나 지금 뭘 하는 거야?"
"아!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성소를 개발하려 합니다. 꽤 인상적인 장소더군요."
"호..."
"할 일이 많습니다. 늘어날` 병사들의 식량을 만들 사육장, 숙소, 감옥 등등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정말 할 일이 많네..."
"예. 그런 의미에서 말입니다만..."
"...?"
"병력을 더 모아주셨으면 합니다. 예전처럼 말이죠."
"아... 무슨 말인지 알겠어."
"후후...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고블린보다는 좀 더 똑똑한 놀 정도가 딱 좋겠군요."
"놀이라..."
사실상 라쌀이 성일에게 주는 두 번째 서브퀘스트. 성일은 어차피 할 일이니, 기왕 하는 거 빠르게 일 처리를 하기로 한다.
"아! 그리고...!"
"응? 또 있어?"
"예. 조만간 성소에 핵을 건설할까 합니다."
'진정한 성소...!'
신을 모시는 진정한 장소이자 던전의 코어. 현실의 던전과 마찬가지로 던전을 보조하고 강하게 만드는 힘이 담긴 건물을 라쌀이 본격적으로 짓겠다고 하자, 성일은 이제 본격적으로 던전의 수호자가 시작된다는 걸 느낀다.
'조만간 대규모 전투도 벌어지겠네. 확실히 그런 전투 경험을 약간의 패널티만 감수하고 겪을 수 있다면 내겐 큰 도움이 되겠어.'
툭툭!
"음...?"
성일이 던전 구석에서 조용히 상념에 빠져있을 때,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두들기며 주의를 끈다.
"바빠?"
"아, 레아."
"그 백기사를 위한 '거처'를 마련해놨어."
"호오?"
"부족하긴 하지만, 절대로 탈출할 수 없게 꽤 신경 써놨어~!"
"...그래."
생각해보니 급한 건 백기사를 조교해 그녀를 포섭하는 것이었기에 성일은 레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다.
"일단 이너플레인에 들어 갔다 와야겠군."
"아앗! 같이 가요!"
성일이 그 신비한 공간으로 들어가겠다고 하자,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를 붙잡는 레아. 성일은 어차피 그녀가 이미 한번 이너플레인에 들어가 봤겠다, 별말 없이 그녀의 손을 붙들고 이너플레인으로 이동한다.
"...큭!"
성일이 이너플레인으로 들어오자마자, 백기사는 알몸에 두 팔이 결박당한 채로 그를 날카롭게 노려본다.
하지만, 좀 전에 성일에게 섣불리 기습을 가했다, 그에게 무자비하게 두들겨 맞아서 그런지, 백기사는 이를 악물 뿐, 별다른 공세를 취하지 않는다.
"자아... 우리와 같이 가주실까?"
"...대체 내게 뭘 원하는 거지?"
"뭐, 적당한 협조?"
"큭... 차라리 죽여라!"
'대사 한번 진부하네.'
물론 그녀를 곱게 죽여줄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기에 성일은 백기사를 제압한 채, 던전으로 귀환한다.
"...어떻게 한 거지?"
"알 거 없고. 끌고 가."
"후후후... 잠시만요."
"...?"
감옥에 투옥하라는 성일의 명령에 잠시 손을 내젓는 레아. 그녀는 다시 백기사의 곁에 다가가, 오전에 했던 것처럼 그녀를 비참한 모습으로 치장시킨다.
"크윽...!!"
다시금 가랑이를 강제로 벌리게 한 다음, 발목에 검집을 강하게 조여 백기사가 음부를 다물지 못하게 만드는 레아. 그녀는 그 상태로 백기사의 손을 앞으로 모아 묶은 후, 목에 개목걸이를 채운다.
"케헥..."
"자~ 산책을 가볼까?"
살짝 강하게 조인 목걸이에 묶인 밧줄을 강하게 끄는 레아. 덕분에 백기사는 적나라한 포즈로 또다시 던전에서 수치스러운 행진을 시작한다.
"음...? 그 여자는...?"
언데드들을 이용해 성소 건설을 돕고 있는 듯한 벨렌과 일반 신도들. 스물 남짓한 사람들은 영문을 모르고 성일 쪽을 바라본다.
"아... 이 여자는..."
가볍게 백기사의 내력에 대해 설명해주는 성일. 그러자 달의 신도들은 격분한 모습으로 그녀에게 달려들려는 모습을 보인다.
"안돼지 않돼!"
"어째서...?"
자신이 백기사를 해코지하려는 행위를 성일이 막자,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는 중년의 여성. 레아는 살짝 짜증 난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외친다.
"이 여자는 대전사님의 포로라고. 건방지게 당신이 나서서 손댈 여자가 아냐. 닥치고 뒤로 물러서."
레아가 단검까지 꺼내 중년의 여성에게 위협하자, 그녀는 움찔하는 모습을 보이며 얌전히 뒤로 물러선다.
대신 그녀는 폭력 대신 갖은 욕설과 야유로 백기사를 모욕한다.
"빌어먹을 사교 놈의 창녀 같으니!!"
"퉷!!"
사방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언어폭력들. 백기사는 표정을 굳힌 채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는다.
"자아~ 우리 창녀가 머물 집으로 가볼까요?"
순진한 표정으로 백기사를 조롱하며 천천히 목줄을 끌어 그녀를 끌고 가는 레아.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 백기사의 추태를 과시하듯 아주 천천히 백기사를 산책시키는 것 마냥 주변을 걷게 만든다.
"큭...!!"
그런 레아의 의도를 알았는지, 목에 힘을 주고 버티는 백기사. 그러자 언제 다가왔는지 언니 레나가 나타나 백기사의 새하얀 등에 날카로운 채찍질을 가한다.
"짝! 짜악!!!"
"끄흣!!"
사정없이 채찍을 휘두르는 레나의 매서운 손짓에 백기사는 온몸을 뒤틀며 고통을 표현한다.
'오우...'
그리고 그로 인해 백기사의 새하얗고 커다란 가슴이 좌우로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 색정적인 모습에 성일을 비롯한 남성 신도들은 마른침을 삼키며 그 모습을 바라본다.
"하아... 하아..."
그런 주변의 끈적한 시선에 얼굴을 붉힌 백기사는 수치스러움에 고개를 바닥에 처박고, 저항을 포기한 채, 얌전히 다크엘프 자매가 이끄는 대로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그렇게 자매는 한참 동안 백기사를 능욕하다, 그녀를 끌고 감옥으로 데려간다.
"호..."
을씨년스럽긴 하지만, 제법 갖추어질 건 다 있는 감옥 내부. 사실, 입구가 두꺼운 문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만 빼면, 성일이 첫 번째 성소에서 묵었던 방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구속용 침대가 있다는 걸 빼면 사실상 그냥 방이네?'
성일이 방에 대해 감상을 하는 사이 두 자매는 무척이나 능숙하게 백기사를 침대에 눕히고, 그녀를 大자 모양으로 사지를 구속하기 시작한다.
"...큭."
그렇게 백기사를 구속한 두 자매는 수건을 들고 그녀의 몸을 구석구석 닦아주며 그녀에게 속삭인다.
"자아... 이제 우리랑 재밌게 놀아볼까?"
"...무슨?!"
그런 백기사의 반응을 무시하고 자매는 그녀의 양옆에 나란히 누운 후 백기사의 상체에 얼굴을 묻고 그녀의 가슴을 진득하게 애무하기 시작한다.
"무슨 짓을...?!"
"쭈업... 쭙..."
두 자매가 뜬금없이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애무하자 한껏 당혹스러운 모습으로 몸을 움직이는 백기사.
하지만, 두 자매가 철저히 사지를 구속해놓은 관계로 그녀는 제대로 된 저항을 하지 못하고, 강제로 그녀들의 애무를 받아들이게 된다.
"아... 안돼!"
처음으로 울부짖는 백기사의 나약한 울음소리. 성일은 뜬금없이 펼쳐지는 세 여성의 끈적한 레즈쇼에 묘한 표정으로 상황을 구경한다.
'알몸에 티아라만 착용하고 있는 미녀가 쾌락에 허덕이는 것도 묘하게 꼴리긴 하네...'
눈앞의 장면을 한참 동안 즐기는 성일. 그는 거의 10분이 넘게 두 자매가 백기사를 유린하고 있는 모습을 구경한다.
안대로 눈이 가려진 채 한참을 쾌락에 허덕이는 백기사. 그녀가 정신 못 차리며 쾌락에 녹아있자, 성일은 포션을 들이키고 그녀에게 다가선다.
'일단... 백기사의 기억을 살짝 조작해볼까나...'
오전에 마력이 부족한 관계로 제대로 펼쳐보지 못했던 기억 조작. 성일은 충분한 휴식으로 회복된 마력을 근거 삼아 다시 한번 백기사의 기억 속으로 진입하기 시작한다.
'자아... 우선 오랜 기억은 쉽게 조작할 수 없는듯하니... 이번엔 가장 최근의 기억을 손봐볼까나.'
오전에 사용해봤던 경험을 토대로 시간을 조작해보는 성일. 의외로 최근의 기억으로 이동하는 건 별로 어렵지 않았다.
'아무래도 시간 흐름이 오래되지 않을수록 접근도 쉽고, 조작도 편한 모양이군.'
가장 최근의 시간대로 들어간 성일. 그는 백기사를 투항시킨 장면을 조작하기 시작한다.
『항복해라! 너를 제외한 일행은 모두 우리가 제압했다!』
『그런...!!』
『장담컨데, 항복하지 않으면 네 부하들을 남김없이 처형하겠어.』
성일은 티아라의 조작 마법을 이용해, 백기사의 부하들을 풀어줬던 기억을 조작한다.
그리고 백기사로 하여금 부하들이 아직 자신들에게 잡혀있다고 생각하도록 기억을 조작한다.
'쉽네...?'
사건이 최근인 데다가, 그녀의 신념을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그런지, 의외로 기억 조작은 손쉽게 처리된다.
'자아... 이러면 슬슬 현실로 돌아가 백기사를 위협해볼까나...'
자연스럽게 환상에서 복귀한 성일. 그의 눈앞에는 여전히 백기사의 몸을 애무하고 있는 두 자매의 모습이 보인다.
"크윽!! 그만!! 그만!!"
집요한 다크엘프 자매의 애무에 백기사는 수치심과 쾌감을 참지 못하겠는지 발작하듯 몸을 움직이며 반항한다.
그런 그녀의 몸을 붙들고, 성일은 조용히 속삭이기 시작한다.
"버틸만한가 보네...? 그런김에 나랑 내기하지 않을래?"
"갑자기 무슨 개소리를...!!"
"만약, 네가 오늘과 같은 수치를 일주일간만 참는다면 네 부하들을 조건 없이 놓아주지."
"뭐?!"
"정말이야. 신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지. 정말로 일주일 동안만 항복하지 않고 버틴다면, 네 부하는 물론 너까지 모두 풀어주지."
"...신의 이름을 건다고?"
"그래. 그 이름의 무게를 모르는 건 아니겠지?"
일반적인 세계와 달리 신의 이름이 무척이나 무거운 던전의 수호자 세계. 때문에 백기사는 성일의 말에 몸을 움찔하며 그를 바라본다.
'역시...'
광신도들의 세상다운 반응을 백기사가 보이자, 성일은 그녀를 납득시키기 위해 조곤조곤 설명을 계속한다.
"물론 조건이 있지. 일주일 후, 네가 우리의 조교를 버티지 못하면, 너는 우리 신을 믿도록 개종해야 한다."
"감히!!"
배교를 하란 말에 격분한 백기사. 그녀는 어찌나 화가 났던지 묶여있던 손과 발목
의 부상을 도외시하고, 격렬히 움직이느라 해당 부위에서 살짝 피가 흐르기까지 한다.
"왜? 두려워? 그 정도 믿음도 없는 거야?"
"흥! 내 몸을 조각내며 고문하고, 강간하며 정신을 무너뜨릴 셈을 내가 모를 것 같아?! 차라리 죽여라!"
"둘 다 안 하면?"
"...뭐?"
"말 그대로. 널 강간... 정확히는 처녀를 취하지 않을 것이고, 몸에 과도한 상해는 입히지 않을 거야."
"..."
"뭐, 아까처럼 네가 고분고분하지 않게 군다면, 채찍질 정도는 하겠지만, 그 정도는 너도 이해할 수 있잖아? 네 녀석들도 그 정도는 달의 신도들에게 그렇게 하니까."
"...난 그런 적 없다."
"넌 아니었을지 몰라도, 다른 놈들은 했지, 왜 네 몸을 주무르는 자매가 너만 보면 격분하고 조리돌림을 하려 하겠어?"
"..."
"그러니 내기를 해보자고."
"...어째서지? 그냥 우리를 다 죽이고 모욕하면 끝나는 문제가 아닌가?"
'오... 거의 넘어왔다!'
성일의 의견에 반박하기보다 의문을 가지는 백기사의 태도에 성일은 그녀와 협상의 여지가 생긴 걸 느낀다.
때문에 성일은 최대한 신중하게 자신이 준비해왔던 거짓 논리를 댄다.
"아, 우리는 이제 끝까지 몰렸거든."
"...그래서?"
"막바지에 몰린 상황인지라, 너처럼 고위직을 배교시킬 수 있다면, 무너진 신앙심을 다시 북돋을 수 있으니까."
"흥! 그런 목적이라면 내가 그 계획에 협상할 이유가 없..."
"그럼 더 해야지."
"뭐...?"
"반대로 네가 일주일만 버티면, 우리 교단의 신앙심이 무너질 수도 있는 거잖아?"
"음..."
"그러니 한번 붙어보자고. 아까도 말했지만, 네 처녀성은 지켜주지. 그리고 장애나 흉터를 생기게 할 만큼 과도한 폭력도 가하지 않겠어."
"..."
"뿐만 아니라, 문서화시켜서 달의 신도들이 모조리 이 내기를 알 수 있게 해주지. 그러면 너도 한번 해볼 만 하지 않겠어?"
"윽..."
성일의 제안에 백기사뿐만 아니라, 다크엘프 자매들까지 백기사를 괴롭히는 걸 멈추고, 멍하니 성일의 제안을 듣는다.
"단, 그 일주일 동안 네가 우리의 조교를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가랑이를 벌리고, 처녀를 따먹어달라고 말하면 네가 패배하는 거야. 어때?"
"큭... 내가 고작 그따위 고통을 견디지 못할 거 같나!?"
"그건 해봐야 아는 거지. 아까도 말했지만, 네가 버티면 너는 물론 네 부하들도 다 풀어줄 거고."
"아직 부하가 남아 있...."
터억!
성일은 잽싸게 레나의 입을 틀어막고, 검지 손가락으로 입술을 가려 조용히 하라는 표현을 취한다.
"..."
"계속해."
"응...?"
"처녀를 손상시키지 않는 한도 내에서 할 수 있는걸 계속하라고."
"...음."
"자, 그러면 난 잠깐 쉬고 올게, 백기사 당신도 두 자매의 애무를 즐기면서 내 제안을 잘 고려해봐."
"큭..."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