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게임의 지배자-307화 (307/576)

〈 307화 〉 대련

* * *

던전에서 며칠 개고생도 하고, 또 깨달음을 얻었겠다, 성일은 멈춰놓은 자신의 본거지에서 푹 쉬고 있었다.

'끄응... 요새 이상하게 성욕이 세진 것 같은데...'

옆에 피곤한 표정으로 곤히 자고 있는 샬롯을 바라보는 성일. 그는 거의 하루 내내 자신의 여인들을 취했음에도 욕망이 가라앉지 않는 걸 느낀다.

'흠... 깨달음을 얻고 상위 단계로 나아가서 그런 건가...?'

살짝 미심쩍은 자신의 상태. 성일은 이럴 때 든든히 조언해줄 수 있는 색마가 곁에 없는게 살짝 아쉽게 느껴진다.

'...색마 영감님도 볼 하나에 넣고, 이쪽 세상으로 데려올까?'

물론, 필요하면 『폭소무협전』 세상으로 진입해 그에게 조언을 구하면 되긴 하지만, 문제는 자신은 계속 성장하고, 색마의 시간은 정지되어, 그는 성장하지 못한 관계로 성장차가 유의미하게 좁혀지고 있다는게 성일의 마음에 걸린다.

'거기다, 나한테는 오랜만이지만, 색마 어르신에게는 순식간에 다시 만난 거란 말이지.'

'내 상태를 유의미하게 파악할 수 없으니, 그 어르신 입장에선 몇 초 전에 만난 놈이 말도 안 되게 강해져서 온 것이니, 적응하기 힘들겠지.'

'물론 이전까지야 기껏 해봐야 초급자 수준이었으니 조언이 가능했겠지만, 이제 나도 중급자가 되었으니, 이젠 좀 힘들지도?'

'그렇다고 그 영감님 하나 때문에 무협 세계를 떠돌자니, 클리어가 쉽지 않을 것 같고 말이지.'

때문에 성일은 품속의 열화판 화이트볼을 매만지며, 속 편히 그를 이곳에 데려올까 고민해본다.

'...흠, 고민 좀 해봐야겠어.'

자신의 또 다른 무공 스승에 대한 처우를 고민하던 성일은 잠시 생각을 멈추고, 합동 공방으로 몸을 옮긴다.

"...왔어?"

밤에는 성일과 진득히 살을 섞고, 낮에는 그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유나와 에리샤.

사실 천지음양 교접신공이 피시전자의 무공과 건강을 증진해준다는 점에서 그녀들은 쌩쌩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지만, 워낙 근래 성일이 거칠게 그녀들을 탐해서인지, 그들은 몹시 지친 표정으로 그를 반긴다.

'너무 과하게 했나...?'

최근 너무 과하게 그녀들을 탐한게 아닌가 반성하는 성일. 그는 살짝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자 받아..."

"땡큐!"

피곤하다는 표정으로 각종 포션을 건네는 에리샤. 성일은 포션들을 받아 인벤토리에 넣는 성일.

"이제 실험 준비를 하면 되는 거야?"

"응... 잠시만..."

밤새 성일에게 시달려 피곤했던 건지, 스테미너 포션을 들이키는 에리샤. 그녀는 잠시 호흡을 돌리다 성일에게 무언가를 보여준다.

"그건?"

"네 힘을 탐색하는데 사용하는 물건. 유나씨가 만들었어."

"오...!"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묘한 장갑과 허수아비의 등장. 성일은 비록 설명을 듣진 않았지만, 어떤 의미로 방법으로 해당 아티팩트를 사용해야 할 것인지 쉬이 깨닫는다.

"이렇게 하는 건가?"

자연스럽게 장갑을 차고 허수아비 방향에 손을 내밀어보는 성일. 그런 그의 모습에 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다.

"맞아요. 다만, 너무 강하게 하진 마시고... 최대한 천천히 해줄래요? 관찰은 시간이 길면 길수록 좋아서..."

"아아... 이해했어."

얌전히 장갑을 낀 상태로 조심스레 염력을 투사해보는 성일. 그는 최대한 목표물을 파괴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허수아비에 힘을 투사해본다.

"잘하고 있어."

그렇게 한참을 실험하던 성일은 우연히 두 여성의 아름다운 몸매에 눈이가는 걸 느낀다.

"음? 왜?"

성일이 자신의 몸을 음흉하게 바라보자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 에리샤. 성일은 그 모습에 움찔하며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한다.

"아... 아무것도 아냐."

"...실험에 집중이나 해. 그나저나 너 요즘 심한 것 아냐?"

"심하다고?"

"어. 예전에도 성욕이 강하긴 했는데, 이 정도는 아니였거든? 근데 요즘 부쩍 심해졌어. 심지어 식욕도 강해진 것 같아 보이고."

"음..."

"뭐랄까, 본능에 충실해졌다거나, 욕망에 심취하는 느낌?"

"..."

에리샤의 말에 순간 움찔하는 성일. 그는 잠시 염력을 투사하던 손을 내려놓고 고민을 시작한다.

'그러고 보니, 최근 던전을 갔다 왔다가 자제력이 많이 약해진 느낌이 들긴 해. 설마 던전에서...?'

알 수 없는 부작용이 아닌지 걱정이 되는 성일. 그는 유의 깊게 자신의 경과를 살피기로 한다.

'『감응』으로도 아무런 체크가 안 되니...'

살짝 답답한 마음을 느끼며 성일은 에리샤와 유나의 실험에 집중한다.

"자아... 이거 받아."

"오... 이게 그?"

이틀 정도 파인애플 하우스에서 수련하며 두 여인들이 만든 결과물을 기다리던 성일. 그런 그에게 유나와 에리샤가 다가와 자신에게 물약을 건네자 그는 기쁜 표정을 짓는다.

"응. 다만, 시제품이라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잘 모르니까. 나한테 실험해볼래?"

"응."

얌전히 그녀의 말대로 물약을 들이켠 에리샤에게 염력을 투사해보는 성일.

'오... 몸매 좋고...'

아직 효과가 발휘되기 전인지, 별 무리 없이 투사되는 염력. 성일은 은근히 에리샤의 몸을 주무르며 그녀의 살결을 즐긴다.

"오...?"

그러다 점점 에리샤를 중심으로 밀려 나가는 염력. 성일은 대략 그녀를 위시해 반경 1m까지 염력이 밀려나는 걸 느낀다.

"헤에..."

흥미로운 광경도 잠시. 두 사람은 저항력이 대충 10분 정도 지나자 소멸하는 걸 파악한다.

"음... 효능 발휘가 되려면 흡입 후 대략 1분이 필요하고, 10분 정도 지나면 저항 효과가 사라지나 보네."

"그렇군. 그래도 그 정도면 충분해."

기껏 해봐야 대련인데, 10분이면 충분히 유화연을 제압할 자신이 있는 성일. 그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포션의 효능에 합격점을 준다.

"너도 마셔봐."

"...나도?"

"응. 부작용이 있을지 확인도 해봐야지. 네 염력이 사용 불가할 수도 있으니까."

"아아... 그렇군."

얌전히 에리샤가 시키는 대로 포션을 들이키는 성일. 다행히 그는 시간이 지남에도 불구, 별 문제 없이 염력이 투사됨을 파악한다.

"오... 나는 사용이 가능하네?"

"그렇네. 급히 만든 거라 반신반의했는데 다행이야."

"땡큐! 이 정도면 유화연을 가지고 놀 수 있겠고만."

"하암... 천만에... 너 아까 은근슬쩍 내 가슴이랑 그곳 만지던데 적당히 해라."

"앗... 미안..."

"중독이야 중독. 적당히 즐기라고."

그렇게 말하며 등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돌아서는 에리샤. 그녀는 며칠간 성일이 하도 박아대서인지, 살짝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그래도 한 소리 듣고 참긴 했는데. 좀 더 참아야겠군.'

사실 지금도 살짝 욕망이 끓는 걸 느꼈지만, 그는 자신이 생각해도 최근 너무 과도한 듯싶어, 최대한 욕망을 억누르고, 다시금 현실로 복귀를 시도한다.

"끄응... 그 이상한 놈들 때문에라도 '초월자의 문'을 사용해야겠군."

자신이 지정해놓은 장소로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는 초월자의 문으로 이동하는 성일. 그는 자신의 자취방을 연결해놓은 문을 열며 반지의 투명화를 시전한다.

'괜히 이아현한테 걸리면 골치 아프니까...'

성일은 조심스럽게 파인애플 하우스 3층에 설치된 초월자의 문을 이용해 자신의 자취방으로 이동한다.

'음? 아현이는 없나?'

자취방에 보이지 않는 이아현의 모습. 덕분에 성일은 안심하며 은신을 푼다.

"일단... 파인애플 하우스의 시간을 멈추고..."

은월 소환 시간을 아끼기 위해, 성일은 잽싸게 시간을 멈춘다.

"무슨 시간을 멈춘다고?"

"히익?!"

"...뭘 그리 놀래?"

"부... 분명 방금전까지 너 없었잖아? 언제 온 거야?"

"...마침 들어오는 중이었어. 불이 켜지길래 너 왔나 싶어서 들어 온 거고."

"그... 그렇군."

"...연습실에 없던데 어딜 다녀온 거야?"

"응?"

"하아... 너 내일 그 선배랑 대련하는 것 때문에 스파링 파트너라도 해주려고 연습실에 다녀 왔거든."

"아, 연습하려다 그냥 말았어."

"...왜?"

"그냥."

"..."

"농담이고. 괜히 흥분상태에서 과도한 움직임을 보였다가 다치면 손해 일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훈련하려다 집어치고 산책이나 다녀왔어."

"흐음..."

살짝 미심쩍어 보이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던 이아현. 하지만, 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쉬고 얌전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던가. 다만 절대로 무리하진 말라고. 알겠지?"

"물론~ 그런 의미에서 긴장이나 풀러 가자."

"...?"

성일의 뜬금없는 소리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 아현. 성일은 그런 그녀 앞에서 옷을 훌렁훌렁 벗으며 그녀에게 답한다.

"마침 내일 대련도 있겠다, 마사지 좀 부탁해."

"..."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짓는 아현. 성일은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를 안아 들고 침실로 향하며 말한다.

"왜? 나도 어제 해줬잖아. 이젠 네가 날 풀어줄 차례야~ 내일 있을 대련의 긴장을 겸사겸사 풀고 좋지."

"...하아, 알겠어."

"오~"

성일은 얌전히 자신의 말에 따르는 아현의 모습을 보며 싱글벙글 미소짓는다.

그렇게 성일은 지난 이틀간 참느라 풀지 못했던 욕망을 이아현에게 거칠게 토해내기 시작한다.

며칠 후.

"...정말 괜찮겠어?"

"그럼. 내가 누군데?"

"하아... 자신감은 좋지만, 그 선배는 당장 내년 초에 '진짜' 헌터가 되는 사람이야. 심지어 실력도 우리 학교 출신 중 역대를 논하는 사람이라고."

"그래, 그래."

"...방심하지마."

"알겠어~"

"하..."

학교 최고 유망주인 유화연을 상대하러 가면서도, 시종일관 자신만만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대련장으로 이동하는 성일. 이아현은 그런 그에게 인상을 찌푸리며 충고를 계속하고 있었다.

"하아... 대체 무슨 자신감인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짜증반, 걱정 반인 표정을 짓는 아현. 물론, 그녀도 지난 며칠간 성일과 대련을 하며, 그의 일취월장한 실력에 경탄하긴 했다.

그러나, 그 모습 마져도 성일이 적당히 실력을 숨기며 대련한 사실을 모르는 아현은 조금 걱정되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약속한 거야. 만약 내가 상황 봐서 너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너 대신 항복 선언을 할 수 있다는 거."

"물론. 얼마든지 그렇게 해도 상관없어. 합리적이기만 하다면야."

"후우... 좋아."

미리 대련장에 도착에 티격태격하던 그때. 갑자기 대련장의 문이 열리며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

약속한 유화연 뿐만 아니라, 추가로 등장하는 익숙지 않은 인물의 모습.

그런 성일의 시선이 느껴졌던지, 해당 인물은 성일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며 인사한다.

"아, 네가 성일인가 보구나?"

살짝 창백한 안색의 중년 남성. 젠틀하게 잘 다듬은 콧수염이 인상적인 그는 성일에게 자기소개를 시작한다.

"난 천혼 길드의 간부이자, 3학년 던전 관련 객원 교수인 유현이라고 한단다."

"어... 네... 그런데... 대련은 비공개 아니었나요? 왜 객원 교수님께서?"

"아, 그래서 내가 온 거다."

"...?"

"아무리 그래도 실전에 준하는 대련이잖나. 괜스레 너희들끼리 무리하다 다치게 되면, 둘 중 하나는 실형을 피할 수 없게 되니, 반드시 최소한의 참관인은 있어야 한다더군."

"아항..."

최대한 타인에게서 자신의 능력을 숨기고 싶어, 비공개 참관을 요청했던 성일. 하지만, 상대가 정론을 들고 오자, 할 말이 없어진 성일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기만 한다.

'거기다 나도 이아현을 데려오기도 했고.'

그렇게 생각한 성일은 얌전히 대련장 중앙에 자리 잡고 서서 유화연에게 손짓한다.

"길게 끌 것 없이 빨리 대련복 갈아입고 붙죠?"

"...건방진."

아무 말 없이 간부 곁에 서 있던 유화연은 뜬금없는 성일의 말에 얼굴을 굳히며 그를 노려보며 말한다.

하지만, 그런 것도 잠시 그녀는 어깨를 으쓱이고, 탈의실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언제까지 그 건방진 입을 털 수 있는지 보자고."

"해보시던가요?"

이미 『감응』으로 상대의 역량을 체크한지 오래인 성일. 그는 자신의 감각과 본능이 얼마든지 그녀를 제압할 수 있다고 속삭이는 걸 듣는다.

'어디 마셔볼까나.'

몰래 에리샤가 건네준 염력 저항 포션을 삼키는 성일. 그는 자신의 몸에 이전에 느꼈던 기묘한 저항력이 돌기 시작하는 걸 느낀다.

'꼴에 두 번째라고 예전과 달리 저항력이 샘솟는게 느껴지네.'

그렇게 생각하며 도복을 갈아입은 성일은 얌전히 유화연이 기다리고 있는 대련장으로 몸을 옮기기 시작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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