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게임의 지배자-549화 (549/576)

〈 549화 〉 저주받은 왕좌

* * *

"....당분간 잘 지내보자고. 동료 양반."

그리고 그런 가아즈의 물건을 움켜쥔 후 성일은 빙그레 미소 지으며 새로운 동료에게 인사한다.

"그러면...."

앞으로의 일정을 설명하려는 와중 등 뒤에서 들리는 인기척.

"귀한 손님께서는 아직 물건 구경이 덜 끝나셨을까요?"

"아."

마법 주문서 상인 율리나 여사의 재등장에 성일은 잠시 가아즈를 살피며 양해를 구한다.

"다녀오시오."

"얍."

가아즈가 별다른 불만을 보이지 않자, 성일은 잽싸게 등을 돌려 율리나 여사에게 다가선다.

그러자 여사는 빙그레 미소 지으며 자신이 준비해온 주문서를 성일에게 건넨다.

"오....."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주문서들의 내역. 자신도 잘 아는 『끔찍한 고사』는 물론, 『유도 화염구』, 『악령의 외침』, 『권능어 : 기절』 따위의 강력한 주문이 성일의 눈에 들어온다.

'8클래스 주문은 하나같이 알짜만 있군. 9클래스를 볼까나....?'

하지만, 성일의 가슴을 흥분하게 만드는 것은 당연하게도 9클래스 주문서. 『끔찍한 고사』 같은 최강의 공격 주문을 빠르게 뒤로 넘기게 할 만큼, 성일은 9클래스 주문서의 등장에 크게 흥분한 모습을 보인다.

'오!! 『시간 정지』!!'

시작부터 성일을 속으로 환호하게 만드는 주문의 등장. 9클래스 마법의 상징 그 자체라고 불러도 될만한 최강 주문의 등장에 성일은 기뻐한다.

'오옷.... 다들 알짜잖아!?'

꽝 하나 없는 주문서의 내역.

9클래스의 아이콘 『시간 정지』를 제외하고도, 차원문을 열어 강대한 악마를 강제 소환하는 『지옥문 개방』.

역시 차원을 열어 우주에서 운석을 소환해 적을 폭격하는 『유성우 소환』.

어지간한 물리 공격을 1시간 동안 완벽히 '차단'해주는 『절대 물리 면역』.

최대 3개의 주문을 특정 위기 상황에서 발동시켜 주인을 지켜주는 『나­라잠의 위대한 수호물』까지.

거를 타선 하나 없는 강력한 주문 내역에 성일은 율리아 여사가 바라보고 있는 것도 잊고 싱글벙글 미소를 짓는다.

"후후. 주문서가 마음에 드시나 봐요?"

"물론!! 9클래스의 마법 중 정말 최고들만 모아왔는데 기쁘지 않을 리가!!"

"호호호!! 전사님이신데도 불구, 해당 주문서의 가치를 아신다니 신기하네요. 판매하는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구요."

진심으로 기뻐하는 율리나 여사. 성일은 그러다 아차 하는 표정으로 그녀에게 질문한다.

"혹시.... 『세 가지 소원』 주문은 없나?"

"아....."

율리나 여사는 성일의 질문에 살짝 미안해하는 표정을 짓는다.

"미안해요. 『세 가지 소원』은 마도사 분이 아니더라도 탐내는 손님이 너무 많아서요."

"하긴.... 『세 가지 소원』은 1회성으로만 사용해도 큰 도움이 될 주문서니까."

"맞아요."

지금 손에 넣은 주문들도 훌륭하긴 하지만, 『세 가지 소원』은 『시간 정지』와 함께 9클래스 최강을 달리는 주문. 때문에 해당 주문을 손에 넣지 못한 성일은 입맛을 다시며 아쉬워한다.

"....혹시, 차후에 『세 가지 소원』과 『폴리모프』 주문을 손에 넣으면 저에게 연락을 넣어줄 수 없겠습니까?"

"으음..... 쉽지 않을 텐데....."

"아! 꼭 구해달라는 건 아니고. 혹시라도 우연히 인연이 닿아 손에 넣는다면 말입니다. 만약 여사께서 손에 넣는다면 꼭 연락을 부탁드리죠."

"흐음....."

간절한 성일의 말에 율리나 여사는 미약하게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성일은 품에서 분신 소환용으로 아껴놨던 보석 주머니를 꺼낸 후 율리나 여사에게 한 줌의 보석을 건낸다.

"어머나....!!"

딱 봐도 고품질인듯한 보석의 상태. 그런 보물을 눈앞의 사내가 거침없이 자신에게 건네자, 율리나 여사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뜬다.

"이건 의뢰 선금입니다! 만약 제가 의뢰한 주문서를 구해주시면 추가 보상을 또 드리죠!!"

"으음....."

"다른 주문서도 좋고!! 단언컨대 결코 여사를 실망시키지 않을 겁니다."

".....그러시다면야."

웬만하면 고객에게 포기하라고 말하겠지만, 눈앞의 고객이 너무도 화끈하게 행동하자, 율리나 여사는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동의를 표한다.

"너무 부담 갖지 마십쇼! 설사 여사께서 주문서를 얻지 못해도 탓할 생각은 하나 없으니. 그냥 오늘 얻은 주문서의 품질에 감동해 팁 줬다 생각하시길."

"어머나~"

야만인처럼 입고 다녔기에 성일의 교양을 살짝 의심했던 율리나 여사. 하지만, 성일이 너무도 자신의 마음에 드는 말만 골라 하자 그녀는 함박웃음을 띄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다음에 봅시다!"

"후후! 그래요."

율리나 여사는 1층으로 내려가려는 성일의 모습에 손을 흔들어준다.

"어머....? 가아즈님?"

"그동안 신세를 많이 졌소."

뜬금없게도 가아즈가 성일의 뒤를 따르자 율리나 여사는 놀란 표정을 짓는다.

"어째서....?"

"눈앞의 전사가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소."

"호오...."

율리나 여사는 그의 답에 이채로운 표정으로 성일과 가아즈를 번갈아 본다.

'호, 이 아주머니도 가아즈의 진정한 목적을 아시고 계셨군?'

또 다른 DLC 상인이 가아즈가 이곳에 온 이유를 이미 알고 있던 듯 싶자, 성일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는다.

"갑시다."

"아, 그러지."

가아즈는 그런 성일에게 말을 걸어 발걸음을 재촉한다.

***

"흐음.... 가아즈님. 정말로 떠나시는 겁니까?"

"그렇게 됐소. 루발."

"놀랍군요. 저와 제 동료가 아직 정보를 수집하지 못한 상황인데 벌써 떠나려고 하시다니."

"오늘 만난 눈앞의 전사는 내가 원하는 정보를 가지고 있더군."

"그렇습니까....?"

가아즈의 답에 루발은 정말로 놀랬다는 표정을 지으며 성일을 바라본다.

'오호.... 루발 이 아저씨 설정상 정보상도 하고 있다는 표현이 있었는데.... 그래서 가아즈가 이곳에 자리 잡고 있던 거였나?'

왜 뜬금없이 가아즈가 루발의 가게에 자리 잡고 있던 것인지 깨달은 성일. 그가 흥미로워하던 그때. 루발은 정말로 미안하단 표정을 지으며 가아즈에게 답한다.

"죄송하게 됐습니다. 이번 기회를 틈타 『토루스』에서 가아즈 님께 진 빚을 갚고 싶었는데, 결국 실패했군요."

"그 빚은 갚은 거로 치겠소. 그대의 헌신에 감사드리오."

"아니, 그럴 수는...."

가아즈에게 빚을 갚느니 마느니 하면서 실랑이하는 루발.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성일은 그들의 대사를 듣고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토루스라면.... 『죽음을 위한 여정』에 나오는 도시의 이름이잖아?! 게임의 주 활동 배경인....!!'

흥미로운 단어의 등장. 자신이 플레이한 또 다른 게임의 주 무대가 루발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성일은 정말로 놀라는 모습을 보인다.

'생각해보니.... 이상한 것도 없지? 지금 루발은 은퇴했지만, 한때 그는 차원 단위의 탐험을 즐겼던 위대한 모험가였잖아. 그런 그라면 토루스에 방문할 법해.'

성일은 비로소 이곳에 왜 가아즈가 등장한 것인지 완벽하게 깨닫는다. 더불어 게임의 설정은 설명이 부족했을 뿐, 파고들면 꽤나 탄탄했다는 것도.

'....토루스. 우주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기묘한 도시....'

성일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자기도 모르게 상념에 빠진다.

'천국처럼 매혹적이지만 지옥보다 위험한 도시.... 그곳에 간다면 '그'를 볼 수도 있으려나....? 설사 '그'를 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의 유산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죽음을 위한 여정』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주인공을 떠올리는 성일. 그러다 그는 고개를 휘저으며 생각을 정리한다.

'씨발. 하던 거나 마무리하자. 판을 더 벌이지 말고. 『죽음을 위한 여정』은 설정상 차원 단위의 괴물이 수두룩하게 등장하는 게임인데, 내 실력으로 뭔 얼어 죽을 『죽음을 위한 여정』이야.'

성일이 잠시 상념에 빠져있던 그때. 가아즈는 살짝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성일의 어깨를 두들긴다.

"음?"

"혹시, 내일 이곳에서 다시 합류할 수는 없겠소?"

"....갑자기?"

"방금 대화를 듣지 못했소?"

"아, 잠깐 잡생각에 빠져있던지라....."

그런 성일의 말에 가아즈는 가볍게 한숨 쉬며 앞서 있던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아, 요는 당신이 루발 경에게 맡긴 임무가 나 때문에 중지됐고, 루발 경은 그게 미안한지라 당신에게 상점 물건을 주는 거로 보상해주려 한다?"

"그렇소."

"뭐, 그런 거라면야 나야 좋지. 당신의 여행 가방이 두둑해지면 레드 드래곤을 때려잡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겠어?"

".....레드 드래곤이라고?"

뜬금없이 성일의 입에서 무지막지한 괴물의 이름이 튀어나오자, 루발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성일을 바라본다.

"아, 뭐 그런게 있수다. 아무튼. 내일 보자고. 여기로 오면 되는 거지?"

"그렇소."

"....그런데 내가 내일 이곳에 안 오면 어쩌려고?"

순순히 대답하긴 했지만, 자신을 너무 믿는듯한 가아즈의 모습에 성일은 살짝 찝찝하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묻는다.

"난 그대를 믿는 게 아니오."

"....그럼?"

"좀 전에 그대에게 의지를 보냈던 '위대한 존재'를 믿는 거지."

"....."

"날 기만했다가 그 '존재'에게 미움을 살 정도로 당신은 어리석어 보이지 않소."

"....맞는 말이네."

너무도 날카로운 지적에 할 말을 잃은 성일. 실소한 그는 가아즈에게 인사한 후 상점을 나선다.

***

"흐음.... 안녕하시오?"

"음?"

성일이 상점을 나서 골목으로 들어서는 와중, 그의 눈앞에 붉은 머리가 인상적인 미중년이 등장한다.

'....위험한 놈이다.'

미친 듯이 자신에게 경고해주는 감응. 때문에 성일은 눈앞의 미중년이 결코 평범한 존재가 아님을 직감한다.

"뉘쇼?"

"아, 나는 타디어스 카룬 데 필리노어 공이라고 하오. 필리노어 지역의 합당한 지배자."

'씨발..... 이 새낀.....'

상대의 풀네임을 듣자마자 성일은 그가 누구인지 깨닫고 경계하는 태세를 취한다.

"호오.... 나를 아시오?"

"모를 리가 있겠나? 카사락'타룬?"

"호......"

자기소개를 듣자마자 자신의 진명(名)을 읊는 성일의 모습에 필리노어 공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는다.

"이런 옘빙. 벌써 신탁이 외부로 유출됐나? 사제와 성기사라는 작자들이 입이 그렇게 싸서야....."

정의, 망치의 모루 신전에 하달된 신탁이 무려 목표물의 귀에 들어갔다고 생각들자, 성일은 짜증 어린 표정으로 입에서 욕지거리를 내뱉는다.

'아니, 씨발.... 저 새끼가 공격에 대비하거나 도망치면 어쩌려고....'

격분한 표정을 짓는 성일을 보며 카사락'타룬은 재밌다는 표정을 지으며 답한다.

"유출이라니? 팔라딘과 사제를 모욕하지는 마시오. 위대한 사도여."

"음?"

"그들은 신탁을 유출하지 않았소."

"그럼 댁이 그 사실을 어찌 알고 있는데?"

성일의 질문에 '자칭' 필리노어 공은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손에 낀 반지를 보여준다.

'....신성력?'

그리고 그 반지에서 느껴지는 사악하지만 분명한 신의 힘.

"난 전사이자, 마법사지만 동시에 투쟁의 신을 믿는 사제이기도 하오. 때문에 나 역시 때때로 계시를 받곤 하지."

'투쟁의 신이라면..... 혼돈악 성향의 마신(??) 이잖아?'

역시나 처음 듣는 설정. 카사락'타룬이 전투 도중 완전 회복 주문을 쓴다는 걸 알고 있긴 했지만, 그와 별개로 그가 게임 내에서 자신의 신앙에 관해 이야기한 적은 일절 없었기에, 성일은 흥미롭단 표정으로 그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다.

"투쟁께서 그러시더군. 내가 지니고 있는 물건 하나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때문에 이 물건을 회수하기 위해 여러 신들이 대리인을 보내 나를 찾아올 것이라고 말이지."

"오호.... 그런데?"

"난 머저리가 아니오. 성향이 정반대인 선, 악의 신이 한목소리로 나에게 경고하는데, 내가 왜 미쳤다고 그 '조각'을 계속 지니려 하겠소?"

"음....."

일리있는 카사락'타룬의 말. 그는 사실상 성일에게 '조각'을 양도해주겠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때문에 내가 이곳에 온 것은...."

"조각을 넘기겠다?"

"그렇지."

생각보다도 온건한 반응에 성일은 침음하며 고만한다.

'안 싸우고.... 조각을 얻을 수 있다면 좋긴 한데.....'

성일이 고민에 빠져있자 필리노어 공은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조건을 추가로 내뱉는다.

"하지만. 『성물』은 이야기가 다르지. 그건 내가 그대에게 협조해야 할 의무가 없소. 그건 투쟁께서 내게 내린 명령이고, 난 신도로서 그 명령을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소."

'아, 그래서 성검을 이 용가리 새끼가 들고 있었던 건가?!'

『저주받은 왕좌』를 플레이하는 와중, 뜬금없이 레드 드래곤이 자기가 사용하지도 못하는 최강의 성검을 지니고 있길래 왜 그런지 궁금했었던 성일.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해도 왜 놈이 성검을 지니고 있는지에 관한 이유는 조금도 등장하지 않았었고, 때문에 유저들은 그저 '최강의 적'이 '최강의 아이템'을 지니고 있는 클리셰 아닐까....? 하고 지레짐작할 뿐이었다.

'진실은.... 정의의 신과 철천지원수였던 투쟁의 신이 자신의 신도에게 사주한 거였군. 씨발.... 어쩐지....'

성일은 머릿속에서 퍼즐이 하나씩 완성되는 걸 느낀다. 그렇게 생각이 정리된 그는 차가운 표정으로 그에게 답한다.

"어림도 없는 소리. 위대한 분께서는 이번 임무의 보상으로 내게 '성검'과 그분의 '성물'을 말씀하셨는데, 나더러 그걸 포기하라고? 장난하나?"

"대신 목숨을 아낄 수 있지 않겠소? 내가 설마 당신에게 순순히 죽어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당당하고, 고고하게 성일을 노려보며 말하는 필리노어 공. 그는 처음으로 사람 좋아 보이던 표정을 지우고 레드 드래곤 특유의 포악한 기세를 가감 없이 드러내며 성일에게 말한다.

"설마 조각과 그대의 신을 인질 삼아 날 협박할 생각은 접으시는 게 좋을 거요 사도 양반. 난 내 둥지에 들어온 조무래기들을 모조리 밟아 죽여 내 재산을 보호할 생각이니까. 그런 후 조각을 투쟁께 바쳐 후환을 없애 버리는 방법이 있소."

필리노어 공. 아니, 레드 드래곤 카사락'타룬은 살기 등등한 목소리로 성일을 위협한다.

'이 새끼.... 충분히 해볼 만하겠는데?'

하지만, 성일에게 흉흉한 기세가 뿜어지고 있음에도 불구, 감응은 그에게 이번에 새로이 얻은 아이템과 동료의 힘이 더해진다면, 충분히 놈을 죽일 수 있음을 속삭여준다.

때문에 과거의 성일이었다면 고개를 숙이고 도망칠법한 강대한 존재가 눈앞에 있음에도, 성일은 당당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한다.

"재밌겠네. 그럼 한판 붙어보자고. 안 그래도 빨강 도마뱀 껍질도 좀 필요한 상황인데. 이참에 네놈 껍질을 벗기면 딱 좋겠군."

"푸흐흐흐.... 버러지 같은 인간에게 이런 소리를 듣는 것도 참 오랜만이군."

"그래그래. 도망이나 치지 마라."

어이없어하는 레드 드래곤에게 성일은 짧게 빈정댄 후 야옹이의 문양이 박힌 손을 들이민다.

"후후후.... 난 그 문양의 '주인'께 분명히 말씀드렸소. 결과와 관계없이 '조각'을 바칠 예정이라고. 그리고 내 '온건'한 제안을 거절한 건 당신이오. 사도."

'이 새끼. 나와 협상하러 온 게 아니군? 스페이스 우주 야옹이와 협상하러 온 거야.'

성일은 카사락'타룬의 마지막 말에 그가 왜 굳이 자신에게 찾아와 길게 말을 늘어놓은 이유를 깨닫는다.

"고성에서 보자. 재밌게 놀아보자고."

"쿡쿡쿡.... 기대하지. 필멸자여."

그 말을 끝으로 카사락'타룬은 가볍게 손짓해 망토를 움직였고, 그는 그와 동시에 유령처럼 사라져버린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