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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겨울, 난 죽었었다-41화 (41/1,410)

〈 41화 〉 호기심이라는 뱀 2

* * *

다이크의 제지에도 무리슈엘라는 결국, 바깥으로 향했고 이내 고급진 나무로 만들어진 문이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닫혔다. 이어 공허함이 느껴진 다이크가 멋쩍게 웃었고 이내 아쉬운 듯이 입맛을 다셨다. 한편으론 다행이라 생각했다. 아직 할 일이 많은 그로서는 만약 이대로 불이 붙었으면 또 정사를 나눠야 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사실 자신이 없었다.

"흠흠..이걸 다행이라 해야 할지.. 쩝.."

그러니 조금은 아리송한 기분으로 멋쩍게 입맛을 다시는 다이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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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도망치듯 방 밖으로 나온 무리슈엘라였다. 왜 이렇게 심장이 뛰는지, 동시에 다이크의 손길이 순간 알 수 없는 거부감이 들었다. 마치 역겨운 듯한 감각에 소름이 돋았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놀란 그녀의 눈이 파르르 떨리며 파문이 일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자신의 머릿속이 어떠한 생각을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혼란이 일었다. 그저 조금 전 있었던 다이크의 손길이 너무나 싫었던 것만큼은 확실했다. 이런 자신이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후우.."

아무래도 찬물이 필요했다.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찬물이.. 뜨겁게 데워진 몸을 차갑게 가라앉힐 정도로 차가운 물이 말이다. 길게 숨을 토해낸 무리슈엘라가 다급히 1층에 있는 식당으로 향하기 위해 다급히 1층으로 향하는 중앙 계단에 이르렀을 때였다.

"아.."

마침, 올라오고 있는 유진의 모습이 보였다. 식사가 끝난 것일까? 여전히 엘리시아와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이어 같은 흑색의 무소 가죽으로 만든 레더 아머 아무래도 같이 훈련이라도 할 생각인가 보다.

분명 오늘 하루 온종일 둘이 같이 있을 생각이겠지..

"어머니!"

유진이 자신의 속도 모르면서 반갑게 맞이했다. 여전히 유진은 자신에 비해 정말 아무런 일이 아닌 것처럼 행동한다. 그럴수록 무리슈엘라의 얼굴이 싱숭생숭하게 변했다.

자신의 아들인데, 어떻게 반응해야 하지? 어떻게?!

붉은 홍당무처럼 변한 얼굴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괜스레 화가 나는 건 왜일까? 이어 무리슈엘라의 시선이 엘리시아와 유진이 한데 합쳐진 손에 이르렀다. 유난히도 신경 쓰인다. 이어 엘리시아도 눈치챈 것일까? 혹여나 또 잔소리라도 들을까 다급히 손을 놓으니 그제야 무리슈엘라의 입가에 안도의 숨이 토해지며 한결 마음이 편안해 졌다. 이런 자신이 미친 것 같으면서도 차마 표현할 순 없었다.

"어머니?"

한편, 그런 자신의 모습이 이상했던 것일까? 엘리시아가 괜스레 유진의 눈치를 보며 묻는다.

"그래.. 식사는 맛있게.. 잘했니?"

간신히 입을 떼었다. 허나 그 목소리가 조금 어색했다.

"네."

유진은 별다른 동요 없이 여전한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엘리시아는 조금 의아함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리슈엘라의 얼굴에 살짝 균열이 인 미소를 그렸다.

"흠.. 흠.. 그래.. 그랬구나.."

서서히 느껴지는 둘의 후끈한 열기, 이어 강하게 퍼져 오르는 유진의 향.. 그때에도 이렇게 진한 향이 났던 기억이 있었다. 이상할 정도로 혹여나 자신이 변태가 된 것처럼 향기롭다고 느껴진 향을 자기도 모르게 한껏 숨을 들이켜 몸 전체로 느끼다. 흠칫 놀라 했다.

"어머니?"

그 자그마한 얼굴을 갸웃하며 유진이 되물었다. 화들짝 놀란 무리슈엘라가 대답조차 하지 못한 채 고개를 내저으며 둘을 스쳐 지나쳤다.

가슴이 미친 듯이 뛰어 혹여나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다. 여전히 그날의 마법은 아직도 자신의 마음을 한껏 움켜쥔 채 흔들고 있었다.

여전히 진정 되지 않은 모습으로 다급히 식당으로 달려가 물주전자에 담긴 물을 한 컵 따라 마셨다. 조금은 미직지근한 물이 입안을 가득 채우다 천천히 식도를 타고 넘어갔다. 찬물이 아니라서 그럴까? 만족스럽지 않았으나 그래도 조금은 진정 됨을 느꼈다.

"후우..."

깊게 한숨을 토해냈다. 이어 생각했다. 유진이 말한 대로 그저 한순간의 실수이자 꿈이며 사악한 호기심의 뱀이 전해준 짓궂은 장난이자 마법으로 여겨야 했다. 그런데 왜? 자신의 소중한 아들을 평범하게 바라볼 수 없는 것일까? 정말 미쳐버린 것일까? 무리슈엘라의 얼굴에 절망감이 자리했다. 동시에 심장을 움켜쥐는 배덕감에 온몸이 파르르 떨리며 두려움이 일었다. 더는 자신의 아들을 아들로 볼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었다.

"하아.. 하아."

"어머니?"

그때였다. 마침 식당으로 들어오는 아리사의 모습에 무리슈엘라가 화들짝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 아리사?!"

"여기서 뭐 하세요?"

유진이 부른 요정과 놀다 왔는지 여기저기 흙투성이에 얼굴이 땀으로 가득했다. 게다가 산발이 된 머리카락까지 분명 같이 식사할 때에는 괜찮던 걸로 기억하는데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흐른 걸까? 무리슈엘라의 얼굴에 난감함을 그렸다. 그리고 힐끔 창밖을 바라보니 확실히 점심을 먹었을 때보다 더 시간이 흘렀음을 알 수 있었다.

정말 몰랐다.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흐를 줄이야..

"이리 오렴.. 여태 엘리사랑 놀았니?"

"네! 재밌었지 엘리사?!"

"응~"

아리사가 자신의 어깨에 앉아 있는 초록색의 드레스를 입은 엘리사를 향해 묻자 그녀가 자그마한 목소리로 키득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무리슈엘라의 얼굴에도 엷은 미소가 서렸다.

"오랜만에... 어미와 같이 씻어야겠구나."

"네? 조금 더 놀고 싶어요!"

여전히 젖살이 빠지지 않아 동글동글한 얼굴 사이로 작게 인상이 찌푸려진다. 그러나 그런 모습조차 무리슈엘라에게는 괜스레 귀엽게 느껴졌다. 그러니 조금 전 뒤숭숭했던 마음에 자그마한 빛이 일러 마음에 안식이 찾아주는 것 같았다. 그러니 지금으로서 아리사가 무척이나 고마웠던 무리슈엘라였다.

이어 조금은 편안해진 얼굴로 무리슈엘라가 새초롬하게 물었다.

"슬슬 공부해야 할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말이야?"

"힝... 싫어요.. 엘리시아 언니는 저랑 공부 안 한단 말이에요. 맨날 유진 오빠랑만 다녀요. 혼자 하기 싫어요."

아리사가 투정을 부리며 대답하니 피식 미소를 그린 무리슈엘라가 대답했다.

"그럼 오늘은 나와 같이 공부하자꾸나."

"정말요?!"

그녀가 환하게 웃는다. 근래 들어 엘리시아에게 아리사에 대한 공부를 맡기고는 여유를 즐겼는데 아리사는 그게 좀 아쉬웠나 보다. 고작 같이 공부하자는 말에 저렇게 좋아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괜스레 아리사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그러며 아리사와 함께 있다 보면 분명 마음을 가다듬는 데 도움이 되리라 여겼다.

"그래.. 자! 일단 씻자꾸나."

"헤헤 그럼! 좋아요!"

그렇게 무리슈엘레와 아리사가 욕실로 향했다. 그렇게 욕실 안이었다. 욕조에 담겨 엘리사와 물장구를 치고 있는 아리사를 보며 무리슈엘라가 그녀를 따라 욕조에 몸을 담갔다. 그러자 다가오는 포근함, 뜨거운 기운이 온몸을 휘감아 피로를 풀어준다.

이내 멍하게 풀린 눈으로 아리사를 바라 보았다. 절로 미소가 서렸다. 근처에 친한 친구가 없어 외로움을 많이 타던 아리사로서는 엘리사가 결국, 소중한 친구가 되었나 보다. 엘리사 역시 주인인 유진보다 아리사와 함께하는 시간이 더 많으니 오히려 아리사가 요정의 주인 같다.

그런 아리사의 모습을 보며 무리슈엘라가 피식 미소를 그렸을 때였다.

문뜩 스쳐 지나가는 기억, 자연스레 인상이 찌푸려졌다. 잊을만하면 자꾸만 유진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생각해 보니 하필 이 자리였다.

하필 1층에 있는 욕실을 이용한 실수를 저질렀다. 허나 이미 늦어버렸다.

"...."

다시 멍해지는 눈, 엘리사와 장난치는 아리사를 뒤로, 그때의 기억을 살며시 떠오른다.

그때의 향과 맛, 그리고 자극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무리슈엘라가 천천히 손을 들어 자신의 입술을 매만졌다. 두툼한 입술, 그 사이로 느껴지던 유진의 성기는 굉장히 뜨거웠고 딱딱했으며 한편으론 달콤하기도 했다. 나이에 맞지 않게 커다람은 입안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으며 자신의 질 안을 헤집고도 충분치 않았다.

이어 토해지는 정액은.. 비릿하고 씁쓸하나 어딘가 모르게 달콤하게 느껴졌다. 그 끈적임.. 그 향.. 모든 것이 달콤하고 짜릿한 쾌락이 되어 전해짐을 느꼈다.

차츰 자신의 질 안이 간질간질한다.

"..."

자기도 모르게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는 팔,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분홍빛의 유두가 곤두선다.

"하아.."

서서히 뜨겁게 달궈진 숨, 멍하게 뜬 눈은 유진의 우람한 분신을 떠올렸다. 동시에 생생하게 느껴지는 그때의 감각을 토대로 아리사가 눈치채지 못하게 천천히 자신의 손가락을 질 안에 삽입했다.

"흣!"

자기도 모르게 터져 오른 교성에 한창 엘리사와 놀고 있던 아리스가 고개를 갸웃하며 무리슈엘라를 쳐다봤다.

"어머니?"

"으, 응?"

황급히 질 안에서 손가락을 빼며 무리슈엘라가 놀란 얼굴로 아리사를 보았다. 그 모습이 마치 도둑질을 하다 들킨 도둑의 모습이었다. 아리사가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어디 아파요?"

"아, 아프다니? 난 아무렇지도 않아.. 아무렇지도.."

당황한 모습이 아프다고 느낀 것일까? 그녀의 물음에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래요?"

고개를 갸웃하던 그녀가 이내 어깨를 으쓱해 하더니 다시 엘리사와 시시덕거린다. 그 모습을 본 무리슈엘라는 순간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터무니없게도 자신의 딸 아이를 두고 아들을 생각하며 자위를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동시에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죄악감, 배덕감, 추태, 여러 가지 악감정이 온몸을 휘감고 자신을 비난하는 기분이었다.

'내가 정말.. 왜 이러는 거야.."

마치 첫 관계를 나눈 사춘기의 소녀처럼, 달궈진 마음이 진정 되지 않는다. 끝내 씻는 것을 멈추고 몸을 일으키자. 아직 조금 더 놀고 싶어 하는 아리사를 강제로 씻기고 욕조에 나왔다. 아무래도 여기에 더 있다가는 자기도 모르게 또 자위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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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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