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8화 〉 살고 보자.
* * *
"괜찮아졌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가 코를 훌쩍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한낱 10대 초반의 소녀도 이러지는 않을 것 같은데, 애나 다름없는 행동에 난감하기도 했지만, 피식 웃음도 나온다. 물론 그 사이 담긴 죄책감도 함께 했다.
"왜 우는 거야?"
"그, 그냥 나도 모르게..."
몇 번이고 훌쩍이며 쉽게 진정하지 않는 마음에 그녀 역시 왜 이러는지 몰랐다. 그러니 유진으로서도 차마 움직일 수가 없다. 여전히 자신의 성기가 그녀의 질에 가득 삼켜져 있는데도 달궈진 온몸은 어서 빨리 허리를 흔들라고 아우성인데도 이런 프리실라의 모습을 보면 차마 움직일 수 없으니 난감할 따름이다.
그러며 용케 인내하고 있는 자신이 대견스러울 정도였지만, 슬슬 참기 힘들었다. 만에 하나, 여인과의 정사가 많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경험이 적었다면 분명 프리실라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리라 생각했고 이성을 잃은 자신은 한낱 짐승으로 프리실라의 마음속에 박혔으리라 생각했다.
마침 프리실라가 다시 손을 뻗었다. 유진이 씁쓸한 미소를 담아 그녀를 끌어안으니 다행스럽게도 안정감을 느끼나 보다. 유진 역시 오랜만에 여자를 품에 안아 기분이 좋았다. 내심 엘리시아를 향한 배신감에 죄악감을 느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안게 된 여인이 이리도 매력적인 여인이란 것이 무척 만족스러움도 일었다.
물론 하는 행동이 숙맥에다가 어린애처럼 칭얼거리는 느낌이었지만 말이다.
'어휴.. 이 여자야... 지금 난 고작 14살의 어린아이라고... '
정신은 그러진 않겠지만, 육체는 고작 14살이지 않은가? 그런데 프리실라는 이미 결혼하고도 애를 낳고도 남을 정도의 나이지 않은가? 특히 북부의 여인은 더더욱 그러니 말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무언가 뒤바뀐 상황에 괜히 죄책감만 들지 않는가? 분명, 자신의 분신을 장난감 가지고 놀 듯, 심지어 유사 성행위까지 한 여인이 누구던가? 프리실라인데.. 그동안 쌓인 성욕에 자기도 모르게 잠시 정신이 나갔더니 순식간에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고 억울하기도 했다. 씁쓸함에 입맛을 다셨다.
'그나저나..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지..'
슬슬, 인내심의 한계도 오고 있었다.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인내심이.. 그렇지 않아도 프리실라의 질 조임이 무척이나 뻑뻑했다. 아무래도 처녀라 그런 걸까? 질 주름 하나하나 새겨지듯 조여오는 그녀의 질은 그렇지 않아도 명기가 다름없었다. 지난 전생을 비롯해 지금까지, 물론 무리슈엘라의 허리놀림은 잠시도 버틸 수 없을 정도로 농익었으나 이 본래 질 조임이야말로 엘리시아를 더불어 손에 꼽을 정도로 프리실라 역시 명기가 다름없었다.
아차! 황후를 빼먹으면 안 되겠구나, 그래도 다섯 손가락에는 뽑히겠다. 하지만, 황후의 그 특유의 성벽은 아무리 후한 점수를 주고 싶어도 줄 수 없게 했으니...
확실히 프리실라는 탐스럽게 익은 과실이었고 매력적이었다. 당장 그녀의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을 정도로 혈기왕성의 남성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을 거대한 욕심이 뱃속에 똬리를 틀고 어서 이 여인을 탐하고 또 탐하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라 속삭였다.
애초에 넌 욕심이 많지 않았느냐며, 오는 여인 막지 않았던 사람이지 않냐며?, 언제부터 남 생각을 했다고! 공작 가의 후계자라면 삼 첩, 사 첩을 두어도 괜찮지 않겠느냐며? 뱃속에 똬리를 튼 탐욕의 악마가 속삭이고 있었다.
그만큼 그녀의 음부는 이성을 앗아가고 맥을 못 추리게 했다. 그러니 이번엔 본능이 어서 허리를 움직이라고 사특한 유혹을 보내오고 있었다.
수많은 유혹 속에 얼굴에 균열이 일 정도로 참기 힘들진 데 언제까지 서로 포옹만 하고 이러고 있어야 하는가? 그녀 역시 음부가 간질간질한지 자꾸만 허리를 부르르 떨기도 하고 질이 몇 번이고 조였다가 풀리길 반복한다.
안되겠다.. 이제 더는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우, 움직일까?"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 마치 나 자신이 숙맥인 것 같지 않은가? 괜스레 한숨이 터져 나오는 것을 꾹 눌러 참고 프리실라의 반응을 보았다. 그녀가 흠칫 몸을 떨었다. 그러며 돌아오는 대답이 없이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이어 목에 두른 손에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아무래도 여전히 결정하지 못한 듯하다.
아무래도 조금 더 이 상태로 있어야 하나 보다.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 정말 한계였는데..
'그래 다시 옛 생각을 하자.. 지옥과도 같은 생각을..'
과연 잘 인내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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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프리실라 역시 점점 음부가 간질거리고 있었다.
슬슬, 조금 더 큰 쾌락을 바라는 듯이 온몸이 부르르 떨며 허리가 움찔거린다. 그럴 때마다 살짝살짝 전이하는 쾌락은 두려울 정도로 거대했다. 만약 이 상태로 유진이 다시 허리라도 움직인다면 그대로 정신을 잃진 않을까 두려웠다. 그러니 조금 전 움직여도 되냐는 유진의 말에 부끄럽게도 어떠한 대답도 못했다.
거대한 쾌락과 함께 느껴질 두려움이 커다란 걸림돌이 되어 깊은 고민에 잠기게 했다. 그러면서도 내심, 유진보다 더 어른으로서 이 아이를 잘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지만, 역시나 이런 일이 처음이었던 그녀로서는 솔직히 힘들었다.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더 어린애가 된 듯 이 아이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몸만 바들바들 떨 뿐이었고 그런 자신을 탓하지만, 쉽게 용기가 나지 않았다.
'어쩌지.'
스스로 자기 자신에게 물었다. 그러나 대답은 당연하게도 없었다. 대신 서서히 차오르는 한계 감이 대신 소리치는 것 같았다. 어서 움직이라고. 북부의 여인답게 이 쾌락을 즐기며 받아들이고 이 아이가 유진이라는 사내가 자신을 만족시켜 줄지 판단하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라고! 슈리엘이면, 그 누구도 얕보지 않을 힘이 있고 강인한 자식을 태어나게 할 수 있는 남자이지 않겠느냐며 마치 내면의 악마가 아니 설녀이며 여신 프레이야가 직접 내려와 자신을 홀리려는 듯 나지막이 귓가에 뜨거운 바람을 불며 속삭이는 것 같았다.
끝내 그 목소리에 홀린 몸이 조금씩 부르르 떨며 움직이려 했다. 절대, 자신의 뜻이 아니었다. 그저 본능적으로, 또는 속삭임에 어쩔 수 없이.. 악마나 다름없는 여신 프레이야를 탓하며 허리가 움찔하다 보니, 유진이 살짝 인상을 찌푸린다. 혹시 자신의 행동이 불쾌했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미안했다. 그 역시 참기 힘들 텐데..
"미, 미안..."
자기도 모르게 사과하나 유진이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고는 다시금 그의 입술이 프리실라의 입술에 포개어졌다.
처음에는 너무나 놀라 몰랐는데.. 슬슬 이 진한 키스가 무척이나 기분 좋았다. 달콤했으며 포근했고 서로의 온기가 전해지는 것 같다. 정말이지 사랑을 느끼는 연인 사이 같다. 난생처음 느끼는 감각은 무척 중독적이었다. 특히 입술을 비집고 들어오는 말랑한 혀, 짜릿한 감각이 휘몰아치는 이 기분이야말로 너무나 황홀했고 중독적이었다.
여태 마음에 굳게 자리 잡고 있었던, 그리고 느꼈던 유진을 향한 괘씸함, 미움 같은 건 고작 이러한 키스 한 번에 단숨에 앗아가 버리고 그를 향한 탐욕만을 남게 했다. 그러니 조금 더, 조금 더 이 진한 키스를 이어가고 싶었는데... 슬슬 한계였는지 유진의 허리가 움직임을 더해가기 시작했다.
"하윽!"
갑작스런 움직임에 자기도 모르게 거친 교성이 토해졌고 그토록 애타던 키스가 멈추었다. 동시에 다시금 불안한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니 그가 무척이나 당황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본다.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솔직히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는데... 다시 그의 허리가 멈춰 짙은 아쉬움이 밀려온다. 그러니 몇 번이고 긴장에 마른 침을 삼켰던 프리실라가 힘겹게 입술을 달싹였다.
"우, 움직여도.. 돼.."
말을 하면서도 두려웠고 필요 이상에 용기를 내야 했다. 이어 엄습하는 불안함과 부끄러움에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러나 토해진 말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음을 깨달았으니.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유진의 허리에 몸에 전류라도 흐르듯 움찔하며 절로 비명과도 같은 뾰족한 교성을 토해냈다.
"하으윽!! 하읏!!"
자연스레 토해지는 교성, 금방이라도 절정에 이를 것 같다.
이것이 진정한 남녀 간의 정사였구나!
다시금 온몸이 불타는 것 같으며 등줄기엔 수차례 벼락이 내려치는 느낌이다. 자연스레 유진의 등을 부여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그럴 때마다 이미 수차례 할퀸 그의 등에 새로이 기다란 상처를 만들었으나 지금 그러한 걱정과 미안함은 생각할 수 없었다. 대신 허리가 절로 움직인다. 마치 쾌락의 파도가 온몸을 휘젓는 느낌처럼 강렬한 파도에 몸을 가눌 수 없어 이리저리 멋대로 움직이는 기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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