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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겨울, 난 죽었었다-206화 (206/1,410)

〈 206화 〉 왜 이곳이 지옥이라 불리는 알아?

* * *

"그만!! 그만!"

그녀가 절망에 몸을 부르르 떨며 소리친다. 그럴수록 우악스러운 유진의 힘은 더욱 강해졌다. 마치 상대의 절망을 먹고 사는 악마처럼, 그의 거친 손길에 힘이 실리고 그녀를 굴복시켰다. 험상궂게 일그러진 유진은 표정은 완연한 악마가 되어 있었고 여기서 멈출 생각은 없었다.

강압적으로 그녀를 찍어 누르고 억지로 가랑이를 벌리게 한다. 가녀린 앵화의 저항은 너무나 무의미하게 사라지고 끝내 포기했다. 너무나 쉽게 포기하는 그녀의 모습에도 유진은 짜증을 느끼고는 끝내 우람하게 솟은 유진의 성기가 강제로 벌려진 그녀의 질에 닿았다.

"끄윽.. 그만 해요!! 제발.. 그만!! 제발..."

울부짖으며 소리친다. 그럴수록 유진은 마음속에 자리한 거대한 분노가 용트림하며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절망을 먹고 사는 악마가 분노의 화신이 된 것 마냥, 어째서 화가 나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이 여인의 하찮은 지조와 부끄러움이 괜한 짜증을 일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녀를 보면 괜히 자신이 떠오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미 잊었던 기억들이 이 여인 때문에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 같아 짜증이 일었다.

분명 이러한 무의미한 저항과 부끄러움은 일말의 희망이 있다는 증거였다. 그러나 그 희망은 헛된 희망이었고 나중에 다가올 거대한 절망을 견뎌낼 수 없게 하는 감정임을 잘 알기 때문에 더 모질게 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저 그러한 복합적인 생각이 일었고 그녀를 향한 짜증이 일었고 그녀에게 가르쳐주고 싶었다.

지금 자신의 주제가 어떠한지, 마주한 지옥이 얼마나 추잡스럽고 더럽고도 역겨운 곳이며 도망칠 곳 따위는 없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하윽!! 흑!! 제발.. 그만.."

"멍청하고도 역겨운 년! 넌 더러운 창녀야! 주제를 알아라!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어! 헛된 희망을 버려!"

"흐윽!! 흑!!"

"이곳이 얼마나 시궁창이면서도 얼마나 좆같은 곳인지 가르쳐주지!"

그렇게 이어진 강간에 가까운 정사에 그녀는 이를 악물고 신음을 참으려 했고 유진은 그럴수록 더욱 모질게 그녀의 음부를 성기로 찔러 내기 시작했다. 마침 1층 아래에는 돈 없는 수많은 거지와 오물을 먹고 사는 부랑자들이 더더욱 모여들기 시작했고 군중을 이루었다.

빗줄기가 제법 굵은 와중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역겨운 녀석들은 끝내 더러운 악취가 풀풀 풍기는 성기마저 바깥으로 꺼내 앵화를 보며 자위를 하고 환호성을 토해낸다.

그 모습이 꽤 충격이었는지 앵화는 눈을 질끈 감은 채 서럽게 울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몸이 흥분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녀에게 크나큰 자괴감을 일게 했다. 죽고 싶을 정도로 당장 혀를 깨물어 죽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크흣!"

그 순간, 짜릿한 감각과 함께 경직된 몸에 힘이 풀리는 느낌이 일었다. 동시에 앵화 역시 몸을 부르르 떨며 조수를 한껏 토해내며 나무로 된 테라스에 조수를 흥건하게 적셨고 1층에 자리한 사내들 몇몇도 절정에 이르렀는지 역겨운 정액을 흩뿌리고 있었다.

마침 건물에 자리한 경비로 보이는 우락부락한 근육의 사내가 무어라 소리치며 달려들고는 역겹고도 더러운 남정네들을 쫓아내기 시작했다.

"이 역겨운 새끼들! 안 그래도 비가 와서 오물 냄새가 진동하는데 정액 냄새까지 맡게 할 작정이야? 딸딸이는 네 집에 가서 처해! 이 쓰레기 새끼들! 삶을 좀 파먹는 암 같은 새끼들아! 한 번 더 여기서 딸딸이 치며 그 더러운 성기 내가 다 잘라버릴 줄 알아!!"

사납게 소리친 경비의 말에 남정네들이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신다. 그러면서도 아쉬움이 남아 2층 테라스에 여전히 모두가 볼 수 있게 정사를 나누는 사내와 아름다운 여인을 흘깃 훔쳐 보다가 끝내 대충 옷을 여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우락부락한 근육을 가진 경비의 시선도 2층으로 향했고 화들짝 놀라 굳어진 얼굴로 소리쳤다.

"거 시발! 무슨 짓이야! 돈 두 배로 받기 전에 안으로 쳐들어가!"

고작 할 수 있는 협박이라고는 돈을 두 배로 받는다는 말이 전부인 곳이다. 그마저 웃겼다. 돈이 있는 손님은 왕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매번 돈을 써주는 유진으로서는 이들에게 차마 손댈 수 없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기에 차마 내쫓지는 못했나 보다. 그래도 이렇게 열불을 토해내며 소리치는 것을 보니 그 역시 꽤 짜증이 일었나 보다.

그러나 유진은 말없이 여전히 그녀의 둔부에 자신의 성기를 찔러 넣었고 끝내 강하게 쳐올리는 순간 그녀의 입가에 끝내 막지 못한 기다란 교성이 토해졌다. 이어 그녀의 뱃속을 가득 채우는 뜨거운 정액을 느꼈고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조수와 섞인 하얀 정액이 바닥을 툭툭 떨어져 내리기 시작하자 경비가 얼굴을 붉히면서도 구시렁거리며 다시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하아.. 하아."

"후우.. 후우.."

둘의 거친 숨이 한데 겹쳤다. 이어 울음을 토해내는 앵화가 힘없이 나무로된 테라스 바닥에 쓰러졌고 유진은 힐끔 그녀를 보다가 신경질적으로 품에서 하나의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러고는 테라스 탁자 위에 놓인 라이터로 담뱃불을 붙이고는 길게 한 모금 하며 바지를 여몄다.

무심한 시선으로 앵화를 보았다. 쓰러진 채 흐느끼는 그녀에 코웃음을 쳤다.

"흑...흑흑.."

그녀는 마치 누군가 죽은 것 마냥 꿈쩍도 하지 않고 서럽게 울고 있었다. 그 모습에 점점 신경질이 난 유진이 답답한 마음에 담배 연기를 훅! 내뿜었다. 그러고는 자신에 입에 문 담배를 들어 그녀에게 건넸다.

앵화의 시선이 천천히 담배에 이르렀다. 이어 원망스러운 시선으로 유진을 바라보다 다급히 담배를 받아들었다. 그녀는 곧장 유진이 했던 것처럼 깊게 숨을 들이켜는 순간 독한 향과 연기, 싸구려 담배 맛에 몇 번이고 헛구역질하며 기침을 토해냈다.

"쿨럭!! 쿨럭!"

"끌끌.."

유진이 쓰게 웃었다. 그러고는 다시 그녀의 담배를 빼앗아 들어 길게 들이켰고 익숙하게 내뱉었다. 그러고는 다시 그녀에게 건네니 이번에도 받아든 앵화가 이번에는 조심스럽게 폈다. 아까보다는 조금 나아졌으나 연실 기침을 토해내는 건 여전했다.

아무래도 참기 힘들 정도로 쓸 것으로 생각한 유진은 웃으며 비아냥거렸다.

"존나 쓰지?"

유진이 물었다. 여전히 원망에 찬 눈을 한 앵화의 시선이 느껴졌고 그녀는 울음을 삼키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유진은 그런 그녀를 보다가 다시금 시선을 돌려 여전히 불그스름한 지옥의 거리를 보았다. 점점 거세지는 빗줄기에도 홍등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늦은 시간이 될수록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한편 유진에게 저 붉은 등들이 마치 이 지옥에 벗어날 수 없게 하는 사신의 눈동자처럼 보였고 저 눈동자가 이곳에 사는 모든 이들을 감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괜스레 속이 메스꺼웠다.

"네 미래에 다가올 것들은 더 쓸 거다. 차라리 죽고 싶을 정도로. 그러니 헛된 희망을 품지 마.. 그러한 희망이 네 정신을 야금야금 갉아먹을 거야 이 지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

그녀가 비척이는 걸음으로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럴 때마다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정액이 삐칠 튀어나왔고 그녀는 쏟아지는 서러운 눈물을 참아내면서 힘겹게 정액을 닦아냈다.

"알고.. 싶지도 않아."

"큭큭! 좋은 모습이야. 그래 그러한 모습이 필요한 거야. 독해져.. 가시를 품고 독을 품는 거야. 여긴 무뎌지면 버려지는 곳이야. 버려지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유진이 물었다. 앵화는 어떠한 표정도 짓지 않았다.

"먹히는 곳이야. 그렇다면 여인은? 너처럼 예쁘고 자존심 강한 귀족은? 더욱 맛있는 사냥감이 되는 곳이야. 그러니 언제나 칼을 갈아. 독을 품어, 널 먹으면 중독돼 죽는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

유진이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앵화를 마주하며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그렸다. 그녀는 그럴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짙은 원망과 분노, 거대한 슬픔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진 표독스러움, 그래 이 지옥에서 가장 어울리는 표정을 그리고 있는 앵화를 보며 유진의 얼굴에 그제야 만족스러운 미소가 맺혔다.

그녀의 얼굴에 담배 연기를 훅 내뿜었다.

"콜록! 콜록!"

그녀가 거친 기침을 했다. 그럼에도 원망으로 가득 찬 시선을 피하지 않았고 여전히 유진을 향해 있었다. 유진 역시 그녀를 보다가 피식 웃고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담배 연기를 쌈킨 채 그녀의 입술을 포개며 연기를 입에서 입으로 건넸다.

앵화는 역한 담배 향과 싸구려 맛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강제로 이어지는 키스를 마다치 않았다. 억지로 이어진 키스는 제법 길었다. 앵화의 양 손이 부들부들 떨리며 온몸이 경직됨을 느꼈다. 그럼에도 유진의 키스는 끝까지 만족스러울 때까지 이어졌고 조금 숨이 거칠어질 차에 떨어졌다.

충분히 키스를 즐긴 유진은 다시 비릿한 미소를 내보이며 대충 담배를 테라스 밖으로 던져 버렸다. 그러고는 마저 말을 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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