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78화 〉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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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목소리에 뺨을 긁적인다.
나름의 기분은 좋아지는 대답이었다. 회귀 전, 그날 죽어가면서 듣고 싶었던 말일지도 모르겠다.
실수도 잦았다. 역경과 고난 속에 고통도 심했다. 그러나 회귀 전과 비교해도 너무나 달랐다. 비로소 다가오는 최후 끝에 그날의 겨울과 이번의 겨울은 사뭇 달랐다. 후회가 전혀 없었다면 그 역시 거짓말일지도 모르나 그러한 그때와는 다르다. 유진은 쓰게 웃었다.
'지금의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
걱정해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과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것에 얼마나 다행인가? 입가에 걸친 미소가 짙어진다. 그러고는 그녀에게 이르렀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다. 전만 해도 조금은 고지식하고 다르게는 고결한 여인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수많은 실수와 후회 속에서 그녀는 어쩌면 비로소 자유를 찾았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방법이 없을까? 정말... 그래야만 하는 거야?"
몇 번이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그녀의 뺨에 손을 얹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저었다. 기어코 자신과 닮은 눈동자에 짙은 파문이 일더니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에메랄드 빛 눈동자가 한데 겹치며 위태롭게 흔들린다. 별이 떨어지는 것처럼 눈물방울이 한두 방울씩 뺨을 타고 주룩 흘렀다. 유진은 그녀의 눈물을 닦아내 주며 괜스레 익살스럽게 대답하고는 했다.
"영웅이 될까 봐요."
키득키득 웃는다. 물론 몇몇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영웅이 될 확률이 꽤 높을지도 모르겠다. 자칫 동화책에도 실리지 않을지는 모르겠다.
아무렴 무슨 상관일까?
사랑하는 이들에게조차 죄인에 불과하나 최후는 영웅으로서 남으면 그것 또한 값진 삶일지도 모르겠다. 그래 이들만이 자신을 알아주면 그만이다. 적어도 회귀 전보다는 훨씬 나은 삶일 테다.
그리고 행복한 이별일지도 모르겠다.
"회귀 전에 후회 속에 많은 이들을 죽이고 또 죽었어요. 제가 직접 죽이기도 했고 스스로 죽음을 택하기도 했고 하필 구해주고 싶어도 구할 수 없는 이들도 많았어요. 긜고 말했지요? 가족들조차 제 손으로 죽였어요. 그리고 프리실라를 죽였죠. 그뿐이 아니에요. 무고한 이들을 너무 많이 죽였어요. 그들의 개가 되어서 말이죠. 그리고 저의 비참한 최후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차마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 그에 비해서 지금은 오히려 축복이죠."
"아... 제발 유진.."
그녀는 괴로워했다. 끼익끼익 배가 흔들거리며 나뭇결이 뒤틀리는 듯한 소리가 격해졌다. 그 사이로 흐느낌이 겹쳤다. 유진은 그녀를 품에 안은 채 말했다.
"슬퍼하지 말아요. 또 모르죠. 이러다가 정말 돌아올지도 모를 일이니까.. 그래도 만약 돌아오지 못한다면 어머니가 많이 도와줘요. 특히 그들이 많이 슬퍼할 테고, 많이 괴로워할 테니까요. 그리고 엘리시아가 슈리엘 가문에 좋은 가주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줘요. 아차! 이거는 어머니가 가지고 있어주세요. 그리고 만약에.. 제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이들에게 전해주세요. 돌아온다면 함께 태워버려요."
머쓱한 웃음 끝에 건넨 건 두툼한 편지였다. 그러나 무리슈엘라는 차마 편지를 받지 않으려 했다. 받고 싶지 않은 듯했다. 그러나 재촉하는 유진의 손길에 어쩔 수 없이 편지를 받았다.
흐느낌이 격해진다. 가늘게 몸을 떤다.
유진은 등을 토닥여 주며 그녀의 슬픔을 달랬다. 문득 모자 관계가 뒤바뀐 듯하다. 꼭 부녀관계가 된 것처럼 평소 어머니답지 않게 애처럼 엉엉 우는 그녀를 달래기가 쉽지 않았다.
참으로 가슴이 아픈 일이다.
물론 이렇게 요란 법석 떨다가 정말 돌아올지도 모를 일이다. 나름 운 좋게 미래가 잘 굴러간다면 말이다. 적어도 신이 이 죄인에게 조금의 자비라도 남겨준다면 또 모를 일이지 않을까?
피식 웃는다. 조금 더 늦게, 아니 차라리 돌아가서 이야기하는 게 나을지도 몰랐을 테다. 너무 일찍이었을까? 그러나 왠지 모르게 배가 마침내 엘리시움에 정박하면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기어코 어색한 분위기에 잠시 어쩔 줄 몰라 머뭇거리기를, 한숨과 함께 어머니를 마주한다. 눈물로 범벅된 아리따운 얼굴이 어찌나 웃긴지 모르겠다. 어넺나 도도하고도 고귀한 여인이 지금은 사춘기 여인이 돼 앳됨이 남아 있다.
40대를 넘어선 여인이라 할 수 있을까? 괜스레 웃음이 터진다. 그러며 손수건으로 그녀의 망가진 얼굴을 닦아준다. 그때 그녀가 말한다.
"한 번만 약속해주렴..."
"약속?"
"무슨 일이 있어도 돌아오겠다고... 제발 부탁이니까 포기하지 말고 꼭 돌아와 주겠다고 약속하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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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이라는 말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당연히 돌아오고 싶다. 그러나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할까 조금은 두렵다. 물론 벌써 우울해질 생각은 없었다. 다시금 우울해지는 분위기를 달랠 겸, 품에 안긴 그녀를 덥석 안아 들었다. "꺄악! 유진!" 흐느끼던 그녀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리쳤으나,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고 싶지 않았다.
히죽히죽 웃으며 그녀를 다시금 침대 위에 털썩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자연스레 그녀의 몸 위에 올라타며 말했다. "약속은 생각해볼게요." 흠칫 놀란다. 이맛살이 찌푸려지며 가련한 여인처럼 몸을 웅크리고는 했다.
아아! 더는 어머니라 할 수 없는 여인의 모습에 다시 웃음이 터지려고 한다.
금단의 관계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토록 매력적인 여인을 보자면 자꾸만 이성이 위태롭게 흔들리고는 했다.
매번 그러면 안 되는데, 매번 이래선 안 되는데. 라고 말하면서도 머리는 마음을 이기지 못했다.
지금의 모습도 그러하다. 가녀린 여인이 몸을 웅크린 채 훌쩍이고 있으니 어찌나 치명적인지 모른다. 심장에 무리가 올 정도다. 몇 번이고 모자 관계라는 것을 되뇌어도 헛수고였다.
문득 초기에는 엄격했던 모습을 떠올렸다. 만인에게 사랑을 받고 존경받는 공작부인이라는 것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럴수록 작금의 모습과 겹쳐진다.
터무니없는 배덕으로 일그러진 정복감이 치솟는다.
아무도 모르는 연약한 모습에 웅크리고 있는 문란한 욕구를 마주하니 또 이성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그녀의 귓가에 이르러 나직이 속삭였다. 이어지는 음흉하기 짝이 없는 말에 흠칫 놀라고는 한다. 곧 인상을 찌푸리며 "어, 어머니를 그렇게 놀리는 거 아니야!" 라고 말하나, 다시금 엄격함을 내비치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이 지나고 말았다.
입술이 파르르 떠는 그녀의 입술을 훔치고 말았다. 이어지는 저항은 미약했다. 아니 오히려 서서히 잦아들고는 한다. 마침 그녀가 말한다. "난 너의 어머니야.." 라는 말을 했으나 오히려 그녀의 혀가 더욱 휘감겨 온다. 고집스러운 입술이 쉬이 놓아주지 않으려 살짝 깨물고는 한다.
이미 넘어 버린 선에 치미는 욕망을 속일 수 없다.
배덕이자 금단의 쾌락에 홀리고 말았다. 치명적인 독극물에 중독된 상태였다. 욕망에 굴복해 망가져 버린 모자에 불과했다. 참으로 죄악으로 가득한 모자는 분주히 손을 움직이며 서로의 옷을 벗겼다.
지긋지긋한 겨울이 채 가시지 않아 여러겹 입은 옷을 벗기기 힘들었다. 어딘가 부욱, 하고 찢기는 소리가 들렸으나 점점 격정적으로 변한 감정은 그런 사소한 소리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를 더욱 갈망하기 시작하며 금세 나체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무리슈엘라의 눈가에는 눈물이 글썽이고 있었다. 그럴수록 유진의 음흉한 미소는 점점 더 끈적끈적하게 물들었다. 풍만하다 못해 푸딩처럼 흘러내리는 듯한 가슴을 꽉 움켜쥔다. 전보다 더 커진 건 착각일까? 아무렴, 이어 입술은 그녀의 약점인 목을 간지럽힌다. 몸을 파르르 떨며 즉각 반응이 온다.
그리고 서서히 아래로 향해 남은 풍만한 가슴을 한껏 베어 물었다.
아아! 차마 입에 전부 담기지 않은 탄력적인 감각을 만끽했다. 이윽고 혀로 곤두선 유두를 핥으며 조금씩 아래로 향한다. 아아아아! 무리슈엘라의 적나라한 교성이 이어진다. 가느다란 교성에 가랑이 사이가 금세 축축하게 젖는다. 그리고 입술은 명치를 타고 배꼽에도 진한 입술을 남기고는 달콤한 향을 풀풀 풍기는 음부에 이르렀다.
벌룩대는 음부 사이로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듯하다. 군침이 돈다. 다시금 이 죄악으로 빚어진 금단의 쾌락이 한껏 고조됨을 느꼈다.
"유진.. 유진.."
다급한 목소리가 이름을 부르짖는다. 그 목소리조차 음흉하게 들렸다. 입술은 곧 살며시 가랑이 사이로 향한다. 풍성한 수풀에 이르러 입술을 포개고는 조금씩 아래로 향한다.
오싹오싹 골반을 떨어낸다. 그 사이로 애액이 새 나와 축축하게 젖었다. 마침 무리슈엘라가 입술을 꾹 깨문다. 괜스레 이불을 꼭 움켜쥐며 파르르 떨기를, 마침내 유진의 입술은 조그맣게 불거져 나온 그녀의 클리토리스에 닿는 순간,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으읏!" 뾰족한 교성과 함께 격렬한 반응을 만끽했다. 그러며 그녀의 허벅지가 살포시 얼굴을 감싸오고는 한다. 덩달아 그녀의 균열이 더욱 좁혀지며 그 사이로 꿀처럼 달콤하기 짝이 없는 애액이 꿀렁꿀렁 새 나오고는 했다.
짜릿한 전율을 즐기며 더욱 음탕하게 혀를 놀린다. 끈적끈적한 체액이 혀끝에 닿아 달콤함을 선사했다. 그 사이 격렬해지는 무리슈엘라의 반응을 음미했다.
"하으윽! 거기.. 미, 미칠 것 같아 유진! 하읏!"
마침내 균열 사이로 뜨거운 혀가 파고들었다.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질 벽을 살살 혀로 자극하니 다가오는 반응은 금세 최고조에 이르고 말았다.
아아아! 교성과 함께 물총처럼 쏘아지는 애액도 그 양이 많아지고는 한다. 이윽고 유진의 혀가 그녀의 질 벽을 살살 핥아내는 순간이었다. 뾰족하게 교성을 내지른 그녀가 허리가 휠 정도로 살짝 들어 보이며 절정감에 이르고 말았다.
"하아.... 하아... 난 너의 어머니란 말이야..."
분수처럼 터진 애액이 얼굴에 흩뿌려졌다. 교성이 끊기고 여전히 죄책감 어린 목소리를 토해내나 음란하게 짝이 없는 몸은 쾌락에 홀려 축 늘어지고 말았다. 그러고는 다시 마주한 시선, 당황한 시선 끝에 파문이 짙다. 몇 번이고 어머니란 말을 하면서도 파문 어린 눈빛은 저 음탕한 몸은 이 금단의 쾌락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유진은 탁상 위에 올려진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아내며 그녀를 마주했다.
눈가에 맺혀 흐르는 눈물을 타고 가늘게 떠는 음탕한 여체를 마주했다. 불현듯 괴롭혀주고 싶어진다. 조금 더 그녀가 배덕에 휩싸여 앙앙거리며 울어대는 소리를 듣고 싶어진다. 그러다가도 흠칫 놀라고는 했다.
불현듯 자신에게도 황후인 아리아와 같은 성적 취향이 있었던가 싶다.
설레설레 고개를 젓는다. 그러며 다시금 그녀에게 이르렀을 때였다. 숨을 헐떡이는 그녀가 별안간 다가와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조금 자신이 해주었던 행위를 하나하나 따라한다. 입술을 타고 귓불을 지나 목과 가슴에도 입술을 채우며 한껏 애를 태우던 그녀가 금세 성기에 이르렀다.
마른침을 꿀컥 삼키며 그녀를 마주한다. 이미 쿠퍼 액으로 흥건하게 젖은 성기는 발발 떨며 답답하다 아우성이었다.
그때 마침 그녀가 말한다.
"돌아올 수 있다면... 모든지 네가 바라는 모든 걸 해줄 수 있어. 그래 네 아이까지 낳아주겠어. 만인이 나를 향해 욕해도 천박한 년이라 욕해도 널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 그러니 돌아오렴.. 아니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하렴. 죄 많은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너의 여인들을 위해서라도 부디. 돌아오겠다고 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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