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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 요한
“안 돼! 웃기지 마! 인간 주제에…!”
아리올라는 날카롭게 눈을 뜨며 있는 힘을 다해 발버둥 쳤다. 그러나 요한의 몸은 태산 같았다. 아무리 밀고 때려도 꿈쩍하지 않는다. 아리올라의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흐음. 이런 상황에서까지 자존심을 피는 건가? 과연, 마왕군 간부답네. 지금이라도 나한테 바짝 고개 숙이며 용서를 구하면 봐줄지도 모르는데 말이지.”
요한의 말에 아리올라의 귀가 번쩍 뜨였다. 너무나 다급한 상황이기에 낡아빠진 동아줄 하나에도 기뻐하는 것이다. 조금만 더 침착했다면, 요한의 말재간에 넘어갈 일이 없었겠지만, 지금의 아리올라는 냉정함을 완전히 잃어버린 상황이었다.
“저, 정말?”
“그런데, 네년의 빳빳한 고개를 보면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으극…! 제, 제발 봐주세요! 인간 따위에게 처녀를 바치고 싶지 않아요!”
아리올라가 납작하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싸움에서 패배한 강아지처럼 검은색 꼬리도 돌돌 말고 땅바닥과 일체되듯 몸을 낮춘다. 지금껏 한 번도 취한 적 없는 패배 포즈였다.
아리올라에게는 자존심보다 육체적인 순결이 더 중요했다. 서큐버스 퀸답지 않은 성향이다. 그녀는 평범한 서큐버스가 아니었다.
요한은 그런 아리올라의 머리를 지그시 밟으며 말을 이었다. 발끝에 힘을 주지는 않았다. 상대방의 자존심을 갈가리 찢기에는 이렇게 발을 얹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서큐버스 주제에 처녀를 소중히 여기다니. 어이없네.”
“서, 서큐버스도 처녀는 특별하다고! 소중한 사람에게 주고 싶어 하는 게 당연하잖아!”
요한의 상식으로는 전혀 당연하지 않은 일이었다.
뭐, 상대는 (자칭)고귀한 서큐버스 퀸이니까, 다른 서큐버스보다 더 까탈스러워도 이해가 되긴 했다. 원래, 종족을 막론하고 높으신 분들의 입맛은 까다로우니까.
“흐음. 사과의 자세가 덜됐어. 암컷이 수컷에게 사과하려면, 자신의 가장 소중한 부분을 드러내며 빌어야지. 개새끼가 복종 선언을 할 때도, 발라당 배를 까잖아.”
요한이 킥킥 웃으며 말했다.
“아, 암컷…! 이 고귀한 서큐버스 퀸, 아리올라 님을 개새끼 취급하는 거야?”
“패배견 주제에 입이 기네. 그냥 따먹어야겠다. 참고로, 네 처녀막을 찢는 건, 내 발가락이야.”
평생 생각해본 적도 없는 모멸적인 언사에 아리올라는 치를 떨었다. 발가락으로 처녀를 찢겠다니. 그런 황당한 생각은 어떻게 해야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자신의 힘으로 이 상황을 탈출하는 것은 무리였다. 매료가 통하지 않는 것은 이미 충분히 확인했다. 꼴사납게 발버둥 쳐봐도 조롱당하기만 하겠지.
“으그긋…! 죄, 죄송합니다! 허접 서큐버스 주제에 나대서…!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아리올라는 발라당 누워서 스스로 사타쿠니를 벌렸다. 개각한 그녀의 은밀한 틈새 사이로 분홍빛 속살이 훤히 보였다. 보지 위로 선명하게 각인된 음문은 패배 자세와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꼴에 서큐버스라고 아리올라는 암컷 패배 자세는 훌륭하게 구사했다. 꼭, 누구한테 배운 것처럼.
‘서큐버스의 피에 피학적인 성향이 깊게 각인되어 있어서 그런가?’
역시 피는 못 속이나 보다.
“이, 이제 됐지? 이렇게 빌었으니까, 제발 용서해 줘!”
참으로 보기 좋은 광경이었다. 요한은 이 광경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참고로, 지금 상황은 감시하는 눈으로 녹화 중이었다. 크레딧 닷컴에 올리면 이것도 짭짤하게 벌 수 있을 것 같다. 제목은 ‘오욕의 서큐버스 여왕!’정도면 되지 않을까?
“크크큭! 보기 좋은 광경이로군. 역시, 서큐버스는 그렇게 알몸으로 잡작 엎드리는 게 제일 볼만하다고.”
아리올라는 치욕스러움에 벌벌 떨며 요한을 향한 적대감을 가슴에 숨겼다. 비록, 지금은 이렇게 개새끼처럼 엎드리고 있지만, 반드시 복수할 것이다. 여자의 한은 오뉴월에도 서리를 내리게 하는 법이다.
“흐으윽…! 흐으윽…! 시, 시키는 대로 했으니까…. 봐주는 거지?”
“당연히….”
“당연히…?”
“그럴 리 없잖아! 이 밥팅아!”
쀼직!
“에엣!?”
찔~꺽!
파과의 고통보다 먼저 느껴진 것은 절망이었다.
“흐에에엣! 어째서!? 시키는 대로 했는데!? 분명 약속했잖아! 흐에에에엣!?”
“너라면 이런 존맛탱 보지가 눈앞에 있는데 그냥 지나치겠냐!? 난 고자가 아니라고!”
쀼짓! 쀼짓! 쀼짓! 쀼짓! 쀼짓!
고통은 한순간이었다. 너무나 신속하게 이루어진 처녀 찢기라 아리올라는 고통보다 쾌락을 먼저 느꼈다. 이상하리만치 진한 쾌감이었다. 숨이 턱 막혔다. 아리올라는 발버둥 치며 비명을 질렀다.
“히에에에에에엣~! 거짓말쟁이! 사기꾼! 추잡하고 치사한 인간 놈이 나를 속여!? 흐에에에엤!”
이상한 쾌락이었다. 아무리, 자신이 서큐버스라 해도, 첫경험에 이다지 짙은 쾌락을 느낄 수 있는 걸까?
첫경험의 아픔을 눈 깜짝할 새에 덮어버리는 쾌락의 폭포에 아리올라는 인간을 저주하는 말을 제대로 할 수도 없었다.
“히에에엣!! 헤엣!! 하앗… 하아앗…! 하아아아앙!”
통곡하듯 소리 지른다. 고통스러워서가 아니다. 고통의 비명과는 명백히 벡터가 다른 외침이었다.
요한의 굵은 육봉이 그녀의 질벽을 빠르게 긁어내릴 때마다, 질 내에서 시작된 황홀의 물결이 온몸으로 퍼진다. 몸이 뒤틀리고, 칠칠치 못하게 침이 흘렀으며, 질척한 비명이 쉴 새 없이 입안에서 흘러나왔다. 생전 느껴본 적 없는 감각이었다.
“그마아아안! 망가져어!!!! 이런 거 계속 받으며어언! 진짜 망가진다고오오오옷!”
푸슈슈슉!
첫 번째 절정에서 아리올라의 보지에서 분수 쇼가 일어났다. 쾌감을 받아들이는 아리올라의 중추 신경은 보통의 여자보다 더 민감한 것 같았다. 아마 서큐버스의 특징이리라. 괜히 서큐버스가 음탕한 것이 아니다.
“흐그그극! 뇌가 녹는다고오옷! 그만! 그만! 제발 부탁이야아앗!”
요한은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몸으로 대답했다. 속도가 전혀 줄지 않는 맹렬한 피스톤질은, 자신의 몸이 만족하기 전까지 절대 그만하지 않겠다는 완고한 대답을 담고 있었다.
아리올라는 그 사실을 몸으로 느꼈으며, 전율하고 공포에 떠는 동시에, 약간의 기쁨을 느꼈다. 상반된 감정이 그녀의 정신을 더욱더 어지럽혔다. 아리올라는 요한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와중에 그를 끌어안았다. 쾌락의 폭풍 때문에 감정 중추가 망가진 것 같았다.
‘기쁘다고!? 내가?’
다른 무언가에 의해 몸이 지배당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터진 둑에서 밀려오는 세찬 물줄기처럼, 조금의 여유도 주지 않고 밀려오는 쾌감을 막아야 한다는 필사적인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 쾌락을 영원히 느끼고 싶다는 이율배반적인 생각도 들었다. 양립할 수 없는 두 생각이 동시에 떠오른 것이다.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는 음탕하고 색정적이었다.
요한은 이런 요란한 소리를 좋아했다. 특히나, 여자가 자지러지는 교성와 살과 살의 마찰음이 내는 하모니는 최고였다. 이 소리만으로 교향곡을 작곡할 수 있을 정도다.
‘서큐버스 퀸의 보지는 수준이 높군. 흡착력도 좋고, 무엇보다 보짓살 하나하나가 살아 숨 쉬듯 내 자지를 붙잡는 느낌이 엄청 좋아. 하이 레벨 보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각인데.’
자신의 여자 주에서도 이만큼이나 보지 수준이 높은 여자는 드물었다. 물론, 여체의 매력은 단순히 보지에 있는 것은 아니다.
보지 레벨이 떨어지는 대신, 펠라 스킬이 절정에 다다른 여자도 있고, 똥까시를 기가 막히게 잘하는 여자도 있다. 애널 레벨이 높은 여자, 혹은 색정적인 신음을 잘 내거나 낯간지러워지는 음어로 자신을 즐겁게 해주는 여자도 있다.
‘여자의 매력은 보지 하나로 평가할 수 없지.’
단순히 보지 레벨만 높다고 아리올라를 A급이나 S급으로 분류하기는 무리라는 뜻이다. 물론, 보지 레벨이 높으니 상위 등급 여자로 올라갈 가능성은 높겠지만.
“흐게에에에엣!!!!!!!”
아리올라의 몸이 활처럼 뒤로 꺾인다. 보지에서 맑은 애액이 물총처럼 튀어나온다. 강렬한 절정의 쾌감을 그녀의 정신을 앗아갔다. 요한은 쓰러지는 아리올라의 몸을 받쳤다.
“아직 난 끝나지 않았어.”
요한은 아리올라가 기절한 후에도 그녀의 몸을 오나홀처럼 가지고 놀며 범했다. 하룻밤 동안, 그는 아리올라의 몸에 총 13번 사정했다.
*-*-*
“아리올라가 늦는군.”
루카스 백작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의 ‘매료’가 제대로 먹혔다면, 아리올라는 진작 요한이란 이름의 짐꾼을 마왕성으로 데려왔어야 한다. 아리올라는 비행 능력이 있기에 인질을 데려오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동이 틀 때까지, 그녀는 복귀하지 않았다. 아리올라의 신변에 무슨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다.
“지, 짐이 수, 수정구슬로 확인해 보아야 하나?”
마왕이 잔뜩 겁먹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헤헤헷! 용사 놈들의 시체는 짐의 전시장에 진열할 것이다!’라고 외친 그녀였다. 그러나, 아리올라가 제시간에 돌아오지 않자, 그녀는 표정으로 다시 의기소침하게 바뀌었다. 더 복귀가 지체되면 아까처럼 옥좌 아래 숨을 것 같다.
루카스 백작은 마왕의 물음에 고개를 저었다.
“마왕님의 수정구슬은 사용 횟수가 정해져 있으니, 아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 하지만, 아리올라가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은….”
“그녀는 강합니다. 이래 봬도 사천왕의 일원이니까요. 호락호락하게 당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제가 나가서 상황을…”
쿠쿵!
루카스 백작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성 아래쪽에서 요란한 폭음이 울려 퍼졌다. 평범한 폭음이 아니었다. 성 전체를 울리는 요란한 굉음이었다.
루카스 백작의 위험 감지 센서가 울렸다. 성이 침입자를 감지한 것이다.
“히에에에엣!”
옥좌에 앉은 마왕은 비상탈출장치를 작동시킨 파일럿처럼 앉은 자리에서 폴짝 뛰어올랐다. 그녀는 비에 젖은 다람쥐처럼 옥좌 아래에 몸을 숨기며 몸을 벌벌 떨었다.
“침입자다! 침입자가 나타났다!”
“젠장! 용사 일행이 설마?”
루카스 백작이 혀를 찼다. 데스 나이트와 크레스프는 서둘러 무기를 챙겼다.
“마왕님! 침입자를 처리하겠습니다!”
“한 명은 남아라! 짐을 지켜라!”
“상대가 용사 일행이라면, 저희 사천왕이 전부 덤벼야 합니다!”
루카스 백작은 나머지 세 명을 이끌고 마왕성 정문으로 나갔다. 마왕은 눈물을 흘리며 한탄했다.
“제발 죽이지 말아 다오! 으에에헥! 마왕 따위로 태어나는 게 아니었는데!”
그녀의 한심한 작태에서는 마왕의 위엄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