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살기 각박한 세상,
그러니 인간이 되어야 한다.
그리 말한 뒤 숨을 거둔 어미였다.
어미의 말대로 인간이 되려면…….
“사내를 하나 유혹해서 내가 꿀꺽 삼켜야 해.”
유혹하려고 해도 웬만한 남자는 구미가 당기지 않았지만,
“선비님. 저기 이불 하나 빌려 쓸 수 있을까요.”
느닷없이 산중에서 만난 한 무뚝뚝한 선비가
연희의 마음에 콕 들어와 버렸다.
“내가 오늘 당신을 극락에 보내 줄 터이니 각오하시오.”
연희의 당돌한 출사표에 사내의 귀가 잔뜩 붉어졌다.
극락은 보내 주고 유혹하겠소
《구미호의 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