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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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

“자, 착하지. 한 입만 먹어 봐.”

야누에게 사기를 당한 에이라가 사납게 노려보다가 마지못해 입술을 조금 벌려 주었다. 살짝 혀를 내어 두어 번 귀두를 간질이자 요도구에서 말간 액이 흘러나왔다. 온순하게 눈을 내리깐 에이라의 눈가가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랐다.

감탄하는 건지 탄식하는 건지 모를 신음 소리를 뱉으며 야누가 자신의 물건을 힘주어 밀어 넣었다. 에이라가 고분고분하게 입술로 귀두를 둥글게 감싸며 입을 열어 주었다. 그리고 반쯤 삼키다가…… 이를 세워 콱 깨물었다.

“……!”

아무리 용이어도 생식 기관에 대한 공격에 취약한 건 인간과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야누가 황급히 에이라의 입에서 제 물건을 빼내더니 아주 조용히 몸을 웅크렸다. 팔까지 돋은 비늘이 마치 꼬리 밟힌 고양이의 털처럼 꼿꼿하게 일어났다. 곧장 호감도 창이 떴다. 설마 호감도가 떨어졌나 싶어 쳐다본 에이라의 눈이 커졌다.

[야누 레흐제데트의 호감도가 7 올랐습니다!]

현재 호감도 66

아니! 왜 오르는 건데, 왜! 이 변태 용가리야! 에이라는 이제 야누의 호감도가 내려가는 것보다도 올라가는 게 더 무서웠다.

후환이 두려워진 에이라가 황급히 버둥거리면서 거미줄을 툭툭 끊어 냈다. 겨우 로브에 달라붙은 거미줄을 잘라 내고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야누가 뒤에서 와락 엎쳤다.

“어딜 가려고.”

“악!”

뒤에서 덮치는 속도와 묵직한 무게에 에이라가 속절없이 앞으로 엎어졌다. 다행히도 거미줄이 푹신해서 다치지는 않았지만 팔과 다리가 푹 파묻히고 말았다. 이어 얼굴까지 파묻히려는 걸 야누가 손으로 턱을 감싸 안정적으로 들어 올렸다.

“조심해야지. 인간은 숨을 쉬지 않으면 금방 죽어 버리잖아. 이 거미줄 때문에 질식하면 어쩌려고.”

히죽거리는 목소리로 야누가 말했다. 그의 말대로 끈적끈적한 거미줄 더미가 바로 코끝에 닿을락 말락 했다. 턱을 감싼 손가락이 아랫입술을 지분거렸다.

“이, 이거 놔…….”

맹수에게 덜미를 물린 기분이 되어 에이라가 버둥거렸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힘을 썼지만 조금도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갯벌에 빠진 것처럼 팔다리가 박혀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야누는 에이라가 꼼짝도 하지 못하는 사이 노골적으로 저가 만지고 싶은 대로 이곳저곳 만지면서 희롱했다. 뜨끈뜨끈한 손이 가슴이며 허벅지를 가리지 않고 옷 위로 이리저리 주무르고 더듬었다.

“옷을 벗기지 못하는 게 아쉽네. 넌 추위를 많이 타니까.”

그렇게 지껄이더니 야누가 빠져나오려고 끙끙거리는 에이라를 단숨에 거미줄에서 꺼내 번쩍 들어 올렸다. 끈적거리는 거미줄은 야누의 근력을 이기지 못하고 길게 늘어났다가 후두둑 끊어져 나갔다.

“읏, 놔줘……!”

“얌전히 있으면 좋은 거 해 줄게. 하지만 도망가면…….”

야누가 아직도 고통 때문에 비늘이 눕지 않은 팔을 들어 올리고는 주먹을 느릿하게 쥐었다. 위협하는 건가 싶은데 그대로 허공 어딘가를 음란하게 쑤시는 동작을 취했다. 그걸 본 에이라가 그대로 얼어붙었다.

“더 좋은 걸 해 줄 거야.”

더 좋은 거란 게 과연 자신에게 정말 더 좋은 걸까?

사실 야누가 협박하지 않아도 얌전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에이라를 나무 사이의 거대한 거미줄에 던지듯이 매달아 버린 것이다. 외마디 소리도 채 내지 못하고 순식간에 에이라가 나무 사이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거미줄에 걸린 나비나 벌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별로 알고 싶은 느낌은 아니었다. 거미줄에 달라붙은 팔다리를 당겨 보다가 에이라가 흠칫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야누의 눈이 아주 심상치 않았다.

“야누, 잠시만……. 잠깐만 진정해 봐.”

“흐……. 이제까지 받은 공격 중에 방금 공격이 가장 치명적이었어.”

어지간한 상처는 재생되는 걸 알았기에 별로 그렇게까지 치명적이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다른 의미로 치명적이었던 모양이다. 에이라는 흔들리는 시선으로 야누의 흉흉한 물건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흥분했는지 아까보다 좀 더 커진 페니스의 기둥에 희미하게 잇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렇게 하고 싶었으면 말로 하지 그랬어.”

“아니, 잠깐만…….”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야누가 입을 틀어막는 게 먼저였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뭉클하고 뜨뜻한 혀가 밀려 들어오며 입 안을 그득 채웠다. 그러더니 민감한 입천장을 문지르면서 혓바닥을 휘감아 빨아 댔다. 교활하게도 에이라가 잘 느끼는 곳만 골라 공략하는 움직임이었다.

처음에는 이리저리 고개를 뺐지만 오래간만의 입맞춤이다 보니 어느새 동했다. 망설이다가 그도 응하려는데 돌연 야누가 입을 떼었다. 그리고는 에이라의 로브 자락을 재빨리 찢어 만든 천 뭉치를 입에 물리더니 무언가를 찰싹 붙였다.

“……음?! 음, 읍읍! 음!”

거미줄로 입이 봉해진 에이라가 항의했으나 억눌린 소리만 흘러나왔다. 잘 차려진 밥상 앞에서 야누는 음정 박자 안 맞는 콧노래를 부르면서 몸을 숙였다. 그러더니 로브 자락 아래로 머리를 들이 밀고는 선물 포장지를 푸는 것처럼 바지춤을 풀어 헤쳤다.

입맞춤하기도 전부터 제법 흥분한 상태였던 에이라의 성기도 꽤 단단해진 채였다. 야누는 그걸 아무런 스스럼없이 덥석 입에 물었다. 그건 애무보다는 무언가를 먹는 것과 비슷한 느낌의 움직임이었다.

“으음……!”

옴짝달싹 못하는 상태인 에이라가 손가락만 움찔했다. 야누는 조금도 머뭇거리는 기색 없이 제 앞에 놓인 성기를 맛있게 핥다가 단번에 목구멍 안쪽까지 죄다 욱여넣었다. 지난번과는 다른 방식으로 용에게는 구역 반사가 없다는 걸 확인한 에이라가 흐으, 하고 희미하게 흐느끼는 소리를 냈다.

뜨겁게 느껴지는 입 안이 적당히 기분 좋을 정도로만 죄여 왔다. 어느새 우둘투둘한 용의 것으로 변한 혓바닥이 마찰하는 느낌이 오싹할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혀끝을 뾰족하게 세워 귀두 아랫부분을 문지르자 저도 모르게 허리가 들썩였다. 입이나 손가락으로 접촉하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자극이었다.

에이라는 이게 자신이 용을 좋아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야누가 혀를 놀리는 솜씨가 훌륭하기 때문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순식간에 모든 것이 모호하고 혼란스러운 감각 속으로 잠겨 들었다.

“응, 음……!”

인간과 달리 숨을 쉴 필요도 없는 용의 애무는 능수능란하다 못해 거의 상대를 농락하는 수준이었다. 야누가 입을 크게 벌려 목구멍 안쪽으로 페니스를 삼켰다가 혀로 감싸며 주르륵 뱉고 다시 삼킬 때마다 짜르르한 자극이 수직으로 솟구쳐 올랐다. 정작 당하는 에이라는 입으로 숨을 쉬지 못해 호흡만 점점 가빠졌다.

점점 수위를 높이는 쾌감으로 인해 절정에 다다르는 것은 금방이었다. 야누의 말마따나 관계를 가진 것도 제법 오래되었고 매일같이 이어지는 과로 탓에 스스로의 욕구를 달랠 기회도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근래 에이라는 수면욕이 성욕을 압도한다는 것을 느끼며 살아온 사람이었다.

그동안 오래 눌러 참은 덕에 절정은 마치 정수리에 꽂히는 벼락처럼 찾아왔다. 에이라는 입에 물린 천 뭉치를 잘근잘근 씹으며 달콤하기까지 한 쾌감에 허덕였다. 여운으로 흐려진 눈으로 내려다보는데 꿀꺽 입 안에 담긴 체액을 삼킨 야누가 다시 에이라의 것을 집어삼켰다. 몸이 덜컥 튀어 올랐다.

“으응, 읏, 으!”

사정한 지 얼마 안 되어 잔뜩 예민해진 페니스가 다시 야누의 입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는 아주 맛있는 것을 먹듯 음탕하기 짝이 없는 소리를 내며 집어삼키더니 이내 꿀꺽 삼키는 시늉을 했다. 그때마다 에이라가 발작적으로 몸을 들썩였다. 정말 야누가 단번에 삼킬지도 모른다는 현실적인 걱정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가 이내 쾌락에 절절 녹아 흘렀다.

첩첩 소리를 내며 핥고 빨고 목구멍 안쪽으로 귀두를 삼켜 조이다가 야누가 돌연 이를 세우자 쭈삣 소름이 돋았다. 그 순간 떠오르는 건 질긴 소가죽으로 만든 신발을 아주 쉽게 뜯어 먹던 야누의 치악력이었다.

송곳니와 앞니가 살살 표면을 긁자 절로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쾌감과 두려움이 반반씩 섞인 자극이 에이라의 온몸을 천천히 달궜다. 다행히도 야누는 잇자국 하나 내는 일 없이 에이라의 페니스를 다시 온전하게 입 밖으로 꺼냈다.

안도하는 것도 잠시, 이제부터가 본론이리라는 직감이 들어 에이라가 몸을 떨었다. 아니나 다를까 곧 야누가 다소 성급한 움직임으로 바지를 벗겨 냈다. 그 와중에도 나름대로 에이라가 추워할 것을 배려했는지 바지는 딱 필요한 부분만 벗긴 채였다. 훤히 드러난 엉덩이에 닿는 공기는 유독 차갑게 느껴졌다.

만약 말을 할 수 있었다면 에이라는 야누에게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등의 소용도 없는 말을 뱉고 있을 터였다. 그는 상대가 몹시도 집중하여 아까부터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한 게 무서웠다.

야누가 몸을 숙여 거미줄에 달라붙은 에이라의 신발을 가볍게 떼어 냈다. 분위기 탓인지 흰 거미줄이 지이익 길게 늘어나며 신발 아래로 늘어지는 모습마저 음란해 보였다. 에이라의 다리를 각각 제 팔에 걸친 뒤 야누가 바짝 가깝게 붙어 섰다.

그리고 곧 묵직한 무언가가 엉덩이 사이를 짓눌렀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오늘따라 더욱 부피감이 크게 느껴지는 거근이었다. 설마 풀어 주지도 않고 넣으려는 건가 싶어서 에이라가 고개를 이리저리 저으며 무어라 말하려고 애썼다. 야누가 에이라의 입을 틀어막고 있는 거미줄을 혀로 핥으며 대꾸했다.

“기다리라고? 응, 안 돼, 에이라. 씨발, 내 좆 터져.”

아니야, 하기 전에 한 번 빨아 준다고, 적어도 이번에는 깨물지 않겠다고 하려는 거였어! 에이라가 음음읍 하고 의사를 전달하려다가 흠칫하며 몸을 굳혔다. 저도 모르게 바로 아래를 내려다본 눈이 커졌다. 커도 지나치게 컸다.

에이라가 놀라 얼어붙은 사이 엉덩이 아래로 향한 야누의 손이 각각 볼기를 움켜쥐고 최대한 바짝 벌리며 들어 올렸다. 곧 훤히 드러난 비부를 흉기 같은 성기 끄트머리가 꾹 눌렀다. 체중이 실리는 자세라 압박감이 아주 대단했다.

“으, 읍, 으읍, 읍……!”

이 상황에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야누의 귀두를 흠뻑 적시고 있던 선액이 조금이나마 윤활제 역할을 해 주었다는 점이었다. 오래간만의 삽입에 도움이 되는 건 겨우 그 정도라서 에이라는 숨을 가쁘게 헐떡이며 겨우겨우 버텼다. 야누의 팔에 걸쳐 있던 다리가 버둥거리다가 발끝을 바짝 세우며 괴로움을 견디는 모양새를 취했다.

금방이라도 쑤셔 박을 것 같은 불안감과는 달리 야누는 지독할 정도로 인내하면서 천천히 진입했다. 엉덩이를 주무르며 희롱하던 손이 손가락 끝에 힘을 주었다. 붉은 속살이 빠끔하게 보일 정도로 뒤를 최대한 잡아 열면서 그 틈으로 귀두를 욱여넣었다.

“으으, 읍……!”

에이라의 이마에 식은땀이 어렸다. 입 안에 달큰한 침이 고이면서 물고 있는 천이 점점 축축하게 젖어 들어갔다. 자극 때문에 반사적으로 뒤를 벌름거릴 때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야누가 버거운 삽입을 이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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