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버프는 마약이다 (55)화 (55/230)



〈 55화 〉55. [조교]란팡

6월 20일 오전 1시 21분
최혜용의 방


 순간이 왔다.


란팡의 정신이  상태에서 거사를 치른다는 계획의 시간이.

'자고 있을 때도 엄청 꼴리긴 하지만 깨워서 하는 거랑은 엄청난 차이가 있겠지.'

이번에는 긴장을 좀 해야 한다.

자고 있는 상태에서 마음대로 주무를  있는 게 아니라 그녀의 상태를 살펴 가며 행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목욕도 확실하게 했고. 이상한 냄새  나겠지?'

심호흡을 몇  하고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마음의 준비를 살짝 한 다음에야 내면 세계 간섭 버프를 걸었다.


'오늘도 여전히 곤히 자는구만.'

란팡은 착한 아이였다.

밤 늦게까지 놀지 않고 잘 땐 자고 일어날 땐 일어난다.


그래서 매번 침입해오기가 편했다.

'오늘은 숙면을 걸면  되고…….'

[ 흥분 정도 : 21 ]
[ 우울함 : 61 ]
원망 : 77 ]

이번에 제대로 하면 원망을 더 쌓지 않아도 될  같다.


'제대로 하자, 제대로.'

게다가 흥분 지수가 어느정도  있는 걸 보니 자기 전에 자위를 하고 잠든 모양이었다.


'자위 같은 것보다 내가 해주는 게 훨씬 기분 좋을걸?'


쓸데없는 버프들을 지우고 성감을 증폭하는 버프들을 최대한으로 땡겨 왔다.


안 그래도 민감할 란팡의 신체가  9레벨 만큼 더 민감해졌다.

혜용의 애무 숙련도와 애무의 쾌감 증폭 역시 9레벨.


맨날 5레벨이랑 3레벨 정도로 맞춰서 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역대급이었다.

'좋아. 시작이다.'


혜용이 침대에서 세상 모르게 자고 있는 란팡의 위에 올라탔다.

숙면이 걸려 있지 않은 상태라 그런지 그것만으로도 살짝 몸을 뒤척인다.

과감하게 파자마를 풀어헤치고 가슴을 노출시킨 다음 파자마와 팬티를 쑤욱 벗겨 버렸다.


"우으음……."

아직깨진 않았지만 곧 깰 것 같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혜용은 바로왼손을 써서 란팡의 음부 점막을 헤집었다.

"흣……!"


만지자마자 새어나오는 신음.

자극이 세긴 할 것이다.


 그래도 민감한데 오늘은 쾌락 버프 3종 세트의 레벨이 9씩이나 찍혔으니까.

"흐아앗!"


계속 만지다 보니 란팡이 팔로 혜용을 밀어내려 하며 게슴츠레 눈을 뜬다.

그리고 눈을 완전히 떴을 때.

"흐아아아아악!?"

앙칼진 비명!

오줌을 안 지린 게 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소스라치게 놀랐다.


혜용의 얼굴을 본 란팡이 떨리는 손으로 삿대질을 하며 말을 더듬었다.

"엇, 억, 어, 어째서! 내, 내 방은 어떻게―."

찌걱!


"아흐으응!"


이 상황의 정체를 묻는말은 혜용의 손놀림 한 번에 간드러지는 신음으로 바뀌었다.

"일단 여기로 한 번 가버리고 시작하자."
"그게 무스으은―, 히야아앙!"

어떻게 하면 란팡을 빠르게 보낼 수 있을지 혜용은 속속들이 알고 있다.

나름대로 그동안의 경험이라는 게 있지 않던가.


거기다가 오늘은 애무 숙련도가 무려 9레벨!


성감 마사지 전문가라도 된 것처럼 더더욱 능숙하게 절정을 향해 끌고가는 것이 가능했다.

"여기 콩알 밑쪽을 이렇게 문질문질하면 기분이 어때?"
"흐그아하앗!"


새로이 알아낸 성감대, 특히나 잘 느끼는 곳을 가장 느낄 만한 방식으로 만져 주니 란팡이 까무러치듯 고개를 뒤로 젖힌다.


그러면서도  말은 한다.

"거기 그러지 마!! 거기 그러지 마!! 문질문질  된다굿!! 그게 온단 말이얏, 오늘 세 번이나 왔는데에엣!"
"그냥 기분 좋아지는 것 뿐인데 몇 번이든 상관없잖아? 안심하고 몸을 맡겨도 돼."


문질문질문질!

"히익! 흐기잇! 안 됏, 앗! 흐앗, 안 돼에! 흐아아아아아앙!!"

[ 흥분 정도 : 100 ]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하던 란팡은 급작스럽게 찾아온 절정에 취해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면서도 열심히 몸을 떨었다.

"기분 좋았어?"
"하― 흐― 하― 후아."

혼란스럽다.

이렇게혼란스러울 수가 없었다.


잠에서 깼더니 갑자기 가장 싫어하는 남자가 눈앞에 있고.


 남자한테 가랑이 만져지고 있고.

그런 와중에도 기분 좋아서, 기분이 너무 좋아서 순식간에머릿속이 멍해지는 거 찾아와 버렸다.


"기분 좋았냐고 묻잖아."


도대체 뭘까.

이 남자가 자신을 스토킹해서  번호라도 알아챘다는 것일까.

문도 잠그고 잤는데 어째서?

'이건…… 이건 악몽이야. 그런 짓을 당해서, 뇌리에 남아서…….'

그렇게 생각한 란팡은 눈을 질끈 감고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혜용은 그걸 보고서 작게 웃으며 그녀의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아직 모자라서 그렇구나. 알았어. 실컷기분 좋게  줄게."

이상하다.

그냥 배를 문질러지는 것 뿐인데 안쪽이 욱씬거리는 느낌이 든다.

분명 낯선데, 이상하게 익숙한 듯한 감각이었다.


"그럼 다시 간다."

다시 간다니, 무슨?

스윽―

"하으!"


가랑이를 가볍게 손대어지는것만으로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것 같은 소리가 튀어나온다.

 그래도 요즘 민감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그 몇 배는 되는  같다.

남자가 다시 본격적으로 가랑이를 만지기 시작했다.

"흐읏! 하앙… 흐앙…. 안 대에. 그마내에에……!"


머릿속을 덮쳐오는 쾌감에 말하는 방법을 떠올리는 것까지 방해를 받는 느낌이다.

혀 꼬부라진 소리로 안 된다고, 그만하라고 말해도 봤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너는 기분 좋으면 안 된다는 말을 하는구나. 괜찮아.  될 거 없어."


그런 게 아닌데.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제멋대로 해석해 버린다.


"아! 아! 아! 아흐읏! 아아아아! 또 와버려어엇!"

흥분 정도 100.

가버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건만 또다시 허리를 들고 절정해 버리는 란팡을 보며 혜용은 만족스럽기 짝이 없는 미소를 지었다.

"또 가버렸네."
"아학, 흐앗…… 가,  버려……?"


뭐지? 모르나?

혜용은 약간의 의문을 품고 말해 보았다.


"방금처럼 기분 좋아서 머릿속이 멍해지는 걸 간다고 하는 거야."
"간다? 가는  싫어, 이젠…… 가기 싫어……!"


그건 안 될 말씀.

혜용은 잔뜩 달아올라서 발기해 있는 클리토리스를 다시  번 꼬집었다.


"히그윽! 또, 또오!?"


그리고 현실에서 그랬던 것처럼 손톱으로 살살 긁어올리면서 성감을 끌어올렸다.

"햐윽!! 그거, 그거 안 됏. 안 된다구우웃……!!"


또다시 절정을 향한 짧은 여행이 시작되었다.

"어째서!! 어째서 계속 만지는 거야아아……!! 가 버렸는데. 응핫! 아까 가 버렸는데에!!"


온몸이 뜨겁고 민감하다.

불가마 속에라도 있는  같다.

완전히 무기력해져서 느끼는 것과 소리지르는 것 말고는 할 수 없게 되었다.


란팡은 절실하게 외쳤으나 혜용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이 감도와  버프라면 기절할 때까지 가버리게  수도 있지 않을까?'

란팡이 들었으면 졸도할 만한 걸 생각하면서 그녀의 기분 좋은 곳을 자극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을 뿐!


"가버렷! 멈춰 줘어! 가버린단 말야!! 히야아아아아앙……!"

멈추지 못하고 절정이 찾아왔다.

가버리는 순간만큼은 모든 것에서 해방되고 상쾌해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상쾌하다고 느낀 지 1초도  되지 않아 또다시 뜨거운 게 올라온다.


란팡이 가버리든 말든 혜용이 애무를 멈추지 않는 탓이었다.


"아흐아아아! 어째서!  안 멈춰 주는 거야앗!  가버렸엇! 가버렸는데에!!  멈춰 줘어어!!"


혜용은 그 애절한 간청에도 손을 멈추기는 커녕 란팡을 몸으로 눌러 덮치고 드러난 유두를 입에 물었다.

"햐아아아아악! 젖꼭지 안 됏! 젖꼭지는 안 돼에에!! 빨지 마아! 핥지 마아! 혀로 굴리면 안 돼에엣!! 간닷, 갓, 가버려어어엇!!"

너무 연속으로 보낸 건지 조수가 뿜어져나와 열심히 음부를 자극하던 혜용의 손을 따뜻하게 적신다.


'성감 버프 위력이 너무 확실한데……?'

코스트를 끝까지 부어도 9레벨 까지 밖에 안 될때는 약간 실망했는데 실망할 게 아닌 것 같았다.


이거,  올려버리면 위험하다.

그런 생각이 직감적으로 들었다.

물론 아직 그만둘 생각은 없었다.


아예 한 술 더 떠서 놀고 있는 손으로 오른쪽 유두를 붙잡고 마구 비틀었다.

그러면서 왼손은 클리토리스를 꾹 누르고 마구 비벼대며 이빨로는 왼쪽 유두를 물고 늘어졌다.


"아아아아아아아아! 그마내, 그마내, 그마내에에!! 다시 가버린단 말이얏!! 머릿속이 이상해에엣!! 안 돼, 안 돼, 안 됏! 간다, 간다, 가, 가!! 가아아아앗!!"


정신이 하나도 없는지 란팡이 혜용의 티셔츠 뒷 부분을 세게 쥐어뜯었다.


등이 긁혀 살짝 아프긴 했지만 못 참을 정도는 아니라 애무를 계속했다.


란팡의 음부가 푹 젖어버린 탓에 한 번 스칠 때마다 찹찹거리는 소리가 요란히 울려퍼졌다.


"흐아아아아아……! 잠깐만 멈춰 줘어, 조금만 쉬게해 줘어, 계속 계속 갔는데에에, 어째서 멈춰주지 않는 거야아아아, 아읏, 아흑, 아하아앙―!! 또 온다앗, 싫어, 그마냇, 아아아!! 안돼에에에!!!!"

덜컹! 덜컹덜컹!

끼이익! 끼익!


란팡의 몸이 날뛰는 소리와 반동으로 침대가 끼익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섞여들어갔다.


그걸 배경음 삼아 좀  격렬하게 손을 움직인다.


"아하하악! 아하아아아아! 싫어! 싫어!! 싫어싫어!! 그만 둬 줘어어! 용서해 줘어어! 아학! 아하악! 간닷, 가안닷, 안 돼, 안 된다고옷, 가아, 가, 가아아아앗!!!"


란팡의 신음은 어느새 괴로워하는 비명에 가까웠다.

하지만 입으로는 괴롭다고 말해도 흥분 지수는 계속해서 올라가 또다시 100에 도달하고야 말았다.

"흐아아아앙!! 흐아아아아앙!! 꺄아아아아아앙!! 아하아앙! 아항!! 간다, 다시 간다, 오줌 누는 곳인데 기분 좋아아앗!! 젖꼭지 그렇게 깨물면 또오, 또 가버려어어어어엇!!"


그렇게  분이나흘렀을까.

"아아아아아아…… 기분 좋아…… 기분 좋아아. 아하아아, 기분 좋아…… 기분 너무 좋아서 안 돼…… 아아아, 아하아아, 이제 안 돼에. 또 저릿저릿해서, 가버려어어어어어……."


란팡은 목이 반쯤 쉰 채로 기분 좋다고 말하는 기계처럼 되었다.

그녀의 눈에 초점이 거의 없는 걸 확인한 혜용이 드디어 움직이던 손을 멈췄다.

"후에, 후에, 후아아아아아…… 끝, 났, 끝났다아아……."


그 어느 때보다 안심했다는 목소리.

안도감으로 분비된 뇌내 행복 물질이 소리로 구현된  같은 음색이었다.

'분위기를 타는 바람에 계획한 것보다 더 심하게해버린 것 같네.'


원래 이렇게까지 될 줄은 혜용도 몰랐다.


생각보다 놀라운 버프의 능력, 거기다 현실을 약간 벗어나 있는 내면 세계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았다.

바이러스들이 다소 말이  되는 방법처럼 타인의 내면 세계를 조종하던 것처럼.

란팡을 보니 꼴이 말이 아니다.

온몸이 땀, 침, 콧물, 조수 등으로 젖어서는 눈은 어딜 보고 있는 지 모르겠고 입에 머리카락이 한 움큼 들어가 있는데 꺼낼 생각도 없어 보였다.


그런데 가엾게도 아직 끝이 아니었다.


아직, 혜용이 메인이라고 생각한 것은 시작하지도 않았다.

[ 절정 불가 ]
체력 스탯1레벨 증가
아무리큰 성적 쾌감을 얻어도 절정할  없게 됨
축복이 걸린 사실을 알 수 없음
란팡 전용

'역시…… 만들어 지는구만. 이런 버프는 내면 세계가 아니라면 만들지 못하겠지.'


바보가 될 정도로 실컷 가버리게 만든 이후에는 아예 가버리지도 못하게 하는 것.


그것이 오늘 혜용이 짜 온 계획이었다.

"란팡."
"헷?"

정신을 반쯤 놓고 있다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반응하는 란팡.

그런 란팡에게 혜용은 한 가지 명령을 내렸다.

"자위 해 봐."
"자……위. 자위라니……."
"더 쉽게 말해줘야 알아들어? 스스로 거기 만지라고."
"그런, 그런 거. 싫어요. 외간 남자가 보는 앞에서, 너무― 너무 부끄러워요……."
"그럼 내가 해줄까? 이제 다시는 안 멈춰줄 수 있는데?"
"힉!"


그 말에 무엇보다  공포를 느꼈던지 란팡이 급히 다리를 벌리고 자신의 클리토리스에 손가락을 가져다댔다.

"대고만 있지 말고 손가락 움직여."
"네, 네헤에……."


란팡의 손가락이 조심스럽게 기분 좋은 곳을 만지기 시작한다.

"으, 응. 아, 으, 앗… 으응……."


그걸 가만히 보고 있자니 흥분이 차올라 같이 흔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나중을 위해 꾹 참았다.


[ 흥분 정도 : 79 ]

'좋아. 100이 될 때 딱 버프를 거는 거야.'


먹잇감이 가까이 오길 기다리는 듯 혜용은 손에 땀을 쥐며 흥분이 차오르길 기다렸다.


[ 흥분 정도 : 100 ]


'지금!'

란팡에게 절정 불가 버프를 걸었다.


그녀는 그런 버프가 걸린지도 모르고 열심히 달짝지근한 신음을 흘리며 손을 움직이고 있다.


그래도 좀 쉬게   탓에 자위가 기분 좋다고는느끼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 또 왔었, 그렇게나 갔는데  가버린다아…… 아응, 앗, 아아……!"


느낌이 찾아왔는지 검지로 클리토리스를 누르며 절정을 기다리는 란팡.

그러나, 어딘가 아쉬워 보이는 그 얼굴에는 원하는걸 얻지 못한 듯 의문이 가득했다.


제대로 절정을맞지 못했다는 증거로 그녀는 멈췄던 손가락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아, 기분 좋아…… 이제 정말 간닷…… 간다, 가버려, 으읏……!"

버릇이라도  것처럼 또다시 가기 직전에 클리토리스를 꾹 눌러대는 모습이 영락없는 음란녀였다.


"……흐엣?"

그러나 이번에도 원하는  얻지 못한  마찬가지.


란팡이 닭 쫒던  지붕 바라보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두  꿈뻑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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