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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화 〉제1부 헌터편- 독실한 신관, 리노안 (1) (22/132)



〈 22화 〉제1부 헌터편- 독실한 신관, 리노안 (1)

미네르바의 처녀를 빼앗은 후의 이야기다.

나는 미네르바의 눈을 가리고 서큐버스 큐비를 불러 뒤처리를 시켰다. 서로의 몸이나 침대, 그리고 미네르바의 몸속에 들어간 정액까지 깨끗이 청소시켰다.

입으로는 '임신해라!' 같은 소릴 하고 있었지만, 적어도 미네르바는 모험가이고, 아직 임신과 출산에 몸이 묶이기엔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미네르바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임신의 두려움에 떠는 미네르바의 모습을 좀 더 보고 싶으니까. 후후.

그리고 아파보이는 미네르바에게 포션을 뿌려줬지만 그건 어째 효과가 없었다. 피도 나고 아파하고 있지만, HP는 줄어있지 않기 때문일까. 미네르바의 손톱에 심하게 긁힌 나도 HP는 꽉 차 있으니 단순한 육체적 상처는 HP와 상관이 없는  같다.

그렇게 포션으로는 아무 효과를 못 봤지만 뜻밖에도 SR 사역마인 힐링 페어리는 효과가 있었다. 이것도 내가 부른게 아니라 큐비가 멋대로 교대해서 불러낸 힐링 페어리가 멋대로 고친 것이다. 알아서 나오기 전까지 나는 존재 자체도 잊고 있었으니까. 자랑은 아니지만.

힐링 페어리의 스킬은 단순히 HP만 회복시키는게 아니라 신체의 상처도 회복 시킨다...라고 생각하면 되는 걸까? 서큐버스도 정보에 적혀있는 것 외의 기능도 있었으니까 그럴 법도 하지만.... 애초에 HP와 몸의 상처는 개념이 다른 건가? 모르겠네. 나같은 돌머리가 생각해봤자 답이 안 나오는 문제다. 다음에 길드에 가면 접수원 누나한테라도 물어봐야겠네.

이렇게 대충 응급처치를 마친 미네르바를 방으로 돌려보낸 후, 나는 가장 중요한 정보를 확인하기로 했다.

가장 중요한 정보. 그건 바로 '섹스를 하면 과금을 받는다'라는 이론의 검증이다.
나는 약간의 기대를 안고서 인터페이스를 열었다..
.
.
[룬스톤 8,000개+3,000개]
[121,000원]
[정말 구매하시겠습니까?]
[확인]
[결제가 완료되었습니다.]
[룬스톤 11,000개를 획득했습니다.]

[룬스톤 8,000개+3,000개]
[121,000원]
[정말 구매하시겠습니까?]
[확인]
[결제가 완료되었습니다.]
[룬스톤 11,000개를 획득했습니다.]

[룬스톤 8,000개+3,000개]
[121,000원]
[정말 구매하시겠습니까?]
[확인]
[결제가 완료되었습니다.]
[룬스톤 11,000개를 획득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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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확실히 들어오고 있다.
그것도 노도의 기세로 들어오고 있다. 마구마구. 끊임없이.

"후우...."

나는 조금 안심하고 인터페이스를 닫는다. 그리고 침대에 벌렁 누웠다.

이번 미네르바와의 관계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다.


우선 여성과의 관계로 플레이어 님이 후원해주는 것을 확인한 점.

신적인 존재라곤 해도 내가 여자를 안는 모습을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미묘한 기분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대신 수억 골드에 상당하는 과금을 받는다고 하면 그런 미묘한 정도의 기분은 아무것도 아니다. 오히려 좀 더 봐줘!! 싶은 기분이다.

그리고 또  가지, 이번에 관계를 맺은 여성은 이전 마리아와는 정반대의 타입이라는 점.
마리아는 거의 1바퀴 가까이 연상에, 미망인에, 체형도 풍만해서 모성을 느끼게 하는 누님이다.

반면에 미네르바는 날씬하고 건강한 육체미, 연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비슷한 또래이고, 처녀에, 성격도 상당히 강한 편이었다.행위의 방식이 반강제적이었다는 점도 있다.

나도 그렇지만 내 플레이어님도 여성의 취향이 한쪽으로 쏠리진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내가 좋아하는 여자를 좋아하는 방식으로 안으면 된다고 생각하면 되겠지.

"하핫! 좋아하는 여자를 안고 돈도 벌다니, 이렇게 좋은 일자리가 또 있을까?"

나는 침대에 누워 혼자 바보처럼 웃어댔다.

*

다음날 이른 아침.
또다시 멋대로 내 정액을 강탈해간 큐비와 아웅다웅 하고있자 노크 소리가 들렸다.

"유즈, 나야! 일어났어? 문 열어도 돼?"

나는 얼른 큐비를 사역장에 집어넣고 밀레느를 방으로 맞이했다.

"밀레느?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지금부터 식사 가능하다고 해서. 괜찮으면 아침 같이 먹지 않을래?"
"응. 좋아."

거절할 이유가 없었으므로 나는 밀레느를 따라 1층으로 내려갔다.

"미네르바는? 아직 자는 중?"

내 물음에 밀레느는 조금 곤란한 듯이 대답했다.

"그게, 미네 언니가 몸이  안 좋은 것 같아서.... 오늘 사냥은  힘들  같아."
"아. 그래?"
"응. 생리는 아직 아닐 텐데 단순한 감기일까? 안색도  좋고.그래서 유즈한테 얼굴 보이기도 싫은가봐. 언닌 저래봬도 꽤 소녀틱 하니까."

밀레느여, 그렇게 귀여운 이유는 아닐 거라고 생각한단다.
지금은 아마 내 얼굴도 보고싶지 않다는 게 맞겠지.

"알았어. 밀레느도 미네르바랑 같이 오늘은 쉬어. 숙소는 내가 연장해 놓을 테니까."
"와! 정말?"
"응. 그리고 이걸로 살  있으면 사. 미네르바한테도 필요한 거 사주고."

나는 10만G짜리 대금화를 구현화해 밀레느에게 건낸다.
대금화를 받은 밀레느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렇게나 줘도 돼?"
"대신 혼자 다 쓰면  되니까. 미네르바랑 상의해서 필요한  쓰는거야."
"알았어! 고마워 유즈! 잘 쓸게!"

나는 작은 아이에게 용돈을 주듯이 당부했고 밀레느는 기뻐하며 내 목에 안겨왔다.
응응. 밀레느는 솔직해서 귀엽구나. 등을 쓰다듬으며 슬쩍 가슴을 밀착해 봤지만 역시 나랑 동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몸은 어렸다. 좀  잔뜩 먹여서 살을 찌우지 않으면 잡아 먹을 것도 없을  같다.

사실 이 돈은 미네르바에게 어제 일의 대가성이라는 의미가 크다. 원래라면 미네르바에게 직접 줘야겠지만, 본인이 꼴도 보기 싫다니까 어쩔 수 없지.

어제 미네르바를 안고 결제된 룬스톤은 11,000개씩 30회, 총 룬스톤 33만개다. 이건 미네르바 덕분에 받은 거나 마찬가지이므로 10만G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래도 그녀들에게 있어서는 큰 돈일 것이다. 보통 길거리에서 몸 파는 가창은 최저 1천 골드, 좀 괜찮은 창관에 가면 2만 골드 정도니까. 그것도 본인이 받는 몫은 훨씬 적다고 하니 나름 후하게 쳐준  아닐까?
응? 그런 가격을  알고 있냐고? 그야 열심히 조사해봤으니까!

아무튼, 미네르바에게  주고 싶더라도 만약 그녀들에게 필요한게 단순히 돈이라면 금방 금액을 채워서 바이바이  수도 있으니 곤란하다.
그러니까 내가 책정한 금액은 10만G. 숙식 제공에 10만G면  괜찮은 보수 아닐까? 미네르바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중에 불만이 나오면 그때 더 넣어주면 되겠지.

"유즈는 오늘  해? 별일 없으면 같이 쇼핑이라도 갈까?"
"나는오늘 따로 볼 일이 있으니까  돼."
"볼 일? 언제 돌아와?"
"글쎄.  끝나는 대로.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어."
"응.... 꼭 돌아와야해?"

내 팔을  잡은 채 위로 치켜뜬 눈을 깜빡이는 밀레느.
흠? 흠흠? 뭐지? 이 아련한 눈빛은?
내가 아다였다면 혹시 얘가  좋아하는  아닌가 착각했을지도 모른다.
안됐네. 지금 나한테는 안 통한다구.

"아마 늦어도 밤에는 돌아 올 거야. 내일부턴 다시 움직일 수 있게 푹 쉬어둬."
"알았어! 유즈도 일 잘 다녀와!"

마치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는 듯한 밀레느의 태도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크크. 언니가 드러누운 진짜 이유를 알고도 그렇게 웃을  있을지 궁금하구나.

*

"VIP 메달을 받으러 왔습니다."
"알겠습니다. 이쪽으로 따라와주세요."

입구에서 용건을 말하고 소년 사제의 안내를 따라간다.

나는 지금 신전에 와있다. 길드에서 말했던 VIP 메달이라는 걸 받으러  것이다.
솔직히 나는 신전에 대한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다. 직업 차별에 과금 차별, 그로 인한 친구들의 배신도 전부 여기서 겪은 일이다. 이미지가 좋을 수가 없다.
과금 1명이 굴러다니는 무과금 100명보다 가치 있다든가, 신을 모시는 신관이 그런 소릴 해도 되는 거야? 솔직히 내가 배신당한 데에도 신관의 태도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나는 과금과 무과금을 차별하는 신전을 상대로 과금을 받은 티를 팍팍 내줄 생각이다. 절대로 무시당하지 않도록. 아니, 아예 내가 신전을 무시해주지! 지금의 나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신전에 발을 들이고 있다.

소년에게 안내된 방은 가운데에 테이블이 있고 앞뒤로 소파가 놓여있을 뿐인 간소한 방이었다. 그리고 안에는 젊은 남자 신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오세요. VIP 메달을 발급받으러 오셨습니까?"
"그래. 뭘 하면 돼?"
"우선 VIP 등급을 확인하겠습니다. 이쪽에 손을 올려주세요."

나는 일부러 거만하게 말했지만 남자 신관은 기분 나쁜 티도 내지 않고 정중하게 대답한다. 모험가란 대충 다 그런 거니까 익숙해져 있는 걸까.

신관이 가리킨 테이블 위에는 수수께끼의 네모난 철판이 놓여 있었는데 거기엔 손바닥 모양의 표시가 돼 있었다. 나는 신관이 시키는대로 표시에 맞춰서 손을 올렸다.
손바닥이 서늘하다. 그리고 철판이 은은하게 빛을 내기 시작했다.

"네, 결제 내역을 확인하겠습...아...."

자신의 인터페이스를 확인하던 남자 신관의 얼굴에 경련이 일어났다.
응? 혹시 그건가? 액수가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란 건가? 크크크.
원래 이런 건 측정용 단말기가 '펑' 하고 터지거나, '쩌적' 하고 갈라지거나, 그런 연출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야.

"자,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담당 주교님을 모셔오겠습니다."

신관은 갑자기 일어나서 꾸벅꾸벅 고개를 숙이더니 후다닥 밖으로 뛰어 뛰어갔다.

어라? 혹시 정말 그건가? 내 과금 액수가 너무 커서 윗사람이 아니면 처리할 수 없는 단계라거나 그런 상황인가? 농담이 아니라?

....이거 재미있게 흘러가는데?

혹시나 했지만, 신전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과금 여부에 따른 취급 차이가 큰 것 같군.
그렇다면 나도 그걸 이용하지 않을 수 없지. 후후후후....

*

담당 주교인가 하는 사람이 올 때까지 나는 잠시 뽑기를 돌리고 있었다.
아침부터 틈틈이 뽑아댔기 때문에 이제 남은 룬스톤은 10만개 정도. 이쯤에서 일단 멈추기로 했다.  남은 10만개는 본격적으로 장비 강화를 하기 위한 골드를 살 예정이다. 골드는 어차피 생활을 하는데도 필요하니까, 넉넉히 준비해서 손해볼 일은 없겠지.

그리고 잠시 후, 머리가 벗겨진 사람 좋아보이는 아저씨가 땀을 뻘뻘 흘리며 방에 뛰어 들어왔다.

"헤엑, 헤엑, 늦어서, 헤엑, 죄송합니다! 오래 기다리셨, 헤엑, 습니다!"

나는 재빨리 들어온 남자를 눈으로 스캔한다.
40대, 고급스러운 신관복, 통통하게 살  몸매, 주교라는 직위, 급하게 달려온 모습, 그리고 나를 대하는 이 태도.
나는 재빨리 행동 방침을 결정했다.

"진짜로! 엄청 늦었잖아! 여긴 손님 대접을 어떻게 하는 거야! 주스도   안 내놓고!"

나는 테이블 위에 다리를 올린 채, 시건방지게 그렇게 소리쳤다. 평소 젠틀맨을 지향하는 나로서는 상상도 할  없는 태도다.
하지만 불합리하게도 이 세계는 그런 게 효과가 있단 말이지.

"우옷! 바로 주, 준비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겨우 뛰어온 아저씨는 기겁하며 다시 방에서 뛰어 나간다.

크크크. 이걸로 확실해졌구만.
아저씨의 저 태도, 그리고 처음 튜토리얼 신관도 과금에 호들갑 떨던 모습을 봤을때,  녀석들의 수백 배나 되는 과금을 한 나는 신전에서 제법 대우받을 수 있는 입장인 게 아닐까. 그런 순간적인 착상이었지만, 아무래도 제대로 된 판단이었던 것 같다.

다시 3분 정도 기다리자 담당 주교가 돌아왔고, 뒤따라서 처음 이 자리에 있었던 남자 신관이 쟁반에 쥬스를 올려 가져왔다.

"크흠.... 오늘은 본 신전을 찾아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우선 과금을 통해 저희 신전에 복음을 내려주시는 플레이어 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리며 아울러 활약을 보이신 모험가님....."
"서론은 됐고, 빨랑 메달이나 줘! 내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으로 보여?!"
"앗, 죄, 죄송합니다. 그럼 여기 해석판에 손을...."
"앙? 아까도 올렸잖아! 도대체 몇 번을 시키는 거야? 지금 사람 무시하는 거야?!"

나의 생트집에 주교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난처해하고 있다. 이게 이런 아저씨가 아니라 미모의 여신관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 그랬으면 이렇게 심한 태도도 하지 않았으려나.

"그, 그럼 확인하겠습니다. 유즈 님의 총 과금 액수는 10,335,600원으로, 현재 VIP 10등급에 해당되십니다. 예."
"그래서? 메달은?"
"메달은 지금 다른 사람이 신청하러 갔으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그, 일단 메달이 나올 때까지 VIP 안내 책자라도 확인하시겠습니까?"

주교는 그렇게 말하며 작은 책자를 내밀었다.
나는 책을 받아 팔락팔락 넘겨본다.

[VIP 등급별 메달의 종류]
VIP 1등급~3등급 : 동메달
VIP 4등급~6등급 : 은메달
VIP 7등급~9등급 : 금메달
VIP 10등급~12등급 : 무지개 메달

"12등급까지 있어?"

VIP등급은 1등급부터 12등급까지 있었다. 나는 10등급이니까 아슬아슬하게 무지개 메달이네. 어젯밤 미네르바를 안았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나답지 않게 운이 좋군.

"네, 그렇습니다. 모험가가 되고 사흘만에 10단계가 되셨으니, 이대로라면 12단계도 꿈이 아니겠죠. 하하하!"

생긴 것과 어울리지 않게 귀여운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면서 웃어 보이는 주교 아저씨.
겉으론 웃고 있지만 내심으론 이를 갈고있는  아닐까. '이런 열받는 놈이 10등급이라니!' 라면서.

참고로 11등급 제한은 1,500만원, 12등급은 2,000만원이었다. 원이라는 단위는 뭔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까지의 2배인가. 열심히 3~4명 정도만 구워삶으면 충분히 가능할  같다.

페이지를 넘기자 각 VIP 등급별 혜택이 나와 있었다.

이전 단계는 볼 필요 없으니 나는 10단계 혜택만 확인하기로 했다.


[VIP 10단계]

제휴 무기점, 방어구점, 도구점 이용시 최대 25% 할인
제휴 여관, 유흥시설 이용시 최대 40% 할인
수도에 정착시 매년 세금의 80% 면제
길드 퀘스트 완료시 보상금 22% 증가
길드 퀘스트 취소 위약금 75% 면제
길드 퀘스트 동시 진행 가능수 15개
길드 퀘스트 수행 날짜 최대 30일
자작급 준귀족의 작위 수여
신전 대주교급 권위 부여
수도 제 1구역, 제 2구역, 왕성 무제한 출입 가능

"........"

 내용을 읽고 나는 할 말을 잃었다. 할인이나 퀘스트도 중요하겠지만 제일 밑에 있는 세 줄에는 터무니 없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자작급 작위 수여? 이게 무슨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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