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부터 날티 나게 생긴 선배였다. 매일같이 바꿔 타는 외제 차와 노랗게 탈색한 머리. 곱상한 외모와 훤칠한 키의 그는 무성한 소문의 중심에 서 있었다. 가볍게는 원나잇충이라더라, 클럽 죽돌이라더라, 여자에 미친 새끼라더라부터 시작해서 심하게는 대마초를 피우며 난교 파티를 연다더라까지. “저랑 자요.” “내가 왜?” “제가 아는 남자 중 선배가 제일 잘생겨서요.” 하지만 예나에게 소문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잘생긴 남자랑 섹스해 보고 싶어요.” 지긋지긋하게 강요되는 ‘조신한 장녀’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일탈에 불과했으니까. “민예나, 너 왜 내 연락 씹어? 그리고 옆에 그 새끼는 또 누군데?” “선배가 떡 한 번 쳤다고 쓸데없이 친한 척하지 말라면서요.” “아니, 씨발 친한 척하지 말랬지, 누가 쌩까랬어?” 구질구질한 게 제일 싫다던 저 선배는 알고 있을까. “예나야. 네가 진짜 뭘 모르는 모양인데, 내가 뭐 아무한테나 이러는 사람 같아?” 본인이 되게 구질구질하다는 거. “씨발, 진짜 내가 좆 맛을 잘못 들여놨지? 다른 새끼들 좆도 다 내 거처럼 맛있는 줄 알아?” 아, 네. 그래서 누구 물어보신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