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화 〉#01_ 예? (2) -수정 (2/849)



〈 2화 〉#01_ 예? (2) -수정

내 전 세계의 차원 행성 이름이 ‘지구’라면 이곳은 ‘라코테’ 라는 행성 이름을 갖고 있다.
라코테 행성은 특이하게도 여자들이 많이 태어났다.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특이점은 점점 더 영향력을 키워 어느새 여성이 9 남성이 1이라는 극단적인 비율로 태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노예가 존재하던 시절에는 남자들이 비싼 값에 팔렸으며, 성적 능력이 뛰어날수록 인정을 받아 여성들에게…….

“그런 거 하나도 안 궁금해!!  지금 내 상황을 알고 싶다고!”

남녀역전 세상이  거기서 거기지.
소설 보던 짬밥 어디  간다.
남녀역전이라는 설정 하나로도 충분히 여기가 어떤 세상인지 짐작이 됐다.

[아오!! 투덜대지 말고 설명이나 좀 더 들으라고!]
넵.

크흠흠! 아무튼 이 부분은 넘기도록 하고.
이곳의 외모 수준은 상향평준화가 됐다.
지구에서는 시선을 사로잡을 수준의 여성들이 평범함에 속하고, 연예인으로 나가려면 김태희 미만은 엄두도 못 낸다.
즉, 내가 따먹을 여자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미인이 될 것이라는 뜻.

‘이건 좀 솔깃한데.’

반대로 남자는 워낙 희귀한 탓에 얼굴로 평가하기보다는 성적인 부분을 능력으로 쳐준다고 한다.

“그걸 어떻게 아는데?”
[뭘  물어? 당연히 크기지.]
“크다고  좋은 게 아니야!”

자고로 섹스는 기술이다!
크기가 작아도 얼마든지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수 있단 말이다!
하지만 포니는 어림없다는  말했다.

[우리 세계에서는 크기가  성적 능력이거든. 문화차이 몰라? 문화차이?]

세계가 다른데 사람 신체구조라고 똑같으랴.
아무리 미모가 뛰어나도 꼬추 크기가 작으면 인기가 없다고 한다.
꼬추 크기를 어필하는 것은 이세계에서 성적 어필을 하는 것이고 말이다.

“그럼 기껏 바뀐  얼굴은?”
[네 계약 조건이 ‘잘생긴 아이돌’이었잖아. 근데 너희 세계의 잘생김과 우리 세계의 잘생김의 기준이 달랐지. 그래서 특별히  다 들어줬어. 잘 생긴 얼굴과 고추 크기까지! 우리 세계 여자들이  굶주리긴 했지만 눈이 아예 안 달린 게 아니거든. 못 생겼는데 고추 크기가  거랑 잘 생긴데 고추 크기까지 큰 것 중에 고르라고 하면 당연히 후자를 고를 걸?]

포니의 말을 들어보니 녀석에게 빚을 지면 졌지, 화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듯했다.
포니는 나를 위해 정말 열심히, 제대로 된 몸을 구해줬다.
그건 이 얼굴을 제대로 확인한 내가 장담할 수 있다.

‘아직 이게 내 몸이라는 게 적응 안 되긴 하는데, 솔직히 좋기는 해.’

잘생겨진 것을 싫어하는 놈은 없을 것이고,  또한 그랬다.
포니가 자꾸 자기 설명을 들으라고 재촉하지 않았다면 한동안 계속 거울을 보며 정신을  빼놨을 거다.

“으음….”
헉!

그때, 내 옆에 나체로 누워서 자고 있는 여자가 꿈틀거렸다.
혹시 깨어나는 건가 싶어 덜컥 겁이 났다.

[쫄기는. 걱정 하지 마. 내가 잠 가루를 뿌려둬서 깨어나지 않을 테니까.]
“안 깨어난다고?”
[그래, 그러니까  설명에 집중해!]

라코테 행성에 이주를  첫 번째 지구출신 남자.
내가 라코테 행성에 잘 적응하고, 효과적으로  행성에서 번식하여 ‘남자’를 늘린다면 앞으로 꾸준히 지구 출신 남자들을 데려  예정이라고 한다.

[엣헴! 이제  알겠어? 너한테 맡겨진 임무가 매우 막중하다는 걸!]
“여자들 임신시키는 게?”
[그래! 남자가 극도로 부족하게 된다는 게 무슨 뜻인지 대충 알긴 하지? 이 세계는 남자 부족으로 멸망하기 직전이야. 너는 라코테 행성의 영웅이 되는 거나 다름없어.]
“내가 바람둥이도 아닌데, 너희들 때문에 강제로 이 여자 저 여자 다 만나고 다녀야 한다고? 그러기 싫다면 어쩔 거야? 나는 그냥 예쁜 여자 만나서 사귀고 정상적으로 결혼해서 살고 싶다고.”

바람을 피우는 것도 어느 정도 성향이 맞아야 할  있는 거다.
여자에 환장해서 치마만 둘러도 발정 나는 개새끼는 아니라는 뜻이다.

‘내가 종마도 아니고, 이런 취급은 좀 아니지.’

대준다는 여자를 막겠다는 소리가 아니다.
여기서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으면 얘가  종마 취급 할  같아서 일단 튕겨보려는 시도였다.

[네가 여자 몸 안에 정액을 쌀 때마다 코인을 주는데도?]

코인?

“여기가 무슨 성인 소설 세상이냐?!”
[헹, 설명 안 해도 코인이라는 말에 눈치 챘나보네? 네가 들어간 몸은 곧 아이돌로 데뷔할 예정인 상태야. 이름은 진해솔. 네 본래 이름이랑 똑같지. 근데 말야   출 줄은 알아? 노래는?]
“어?”

춤? 노래?
생각 안 해봤다.
그냥 아이돌이면 애써서 꼬시지 않아도 여자들이 다가 올 거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책임감 없이 던진 말이다.
즉, 생각 없이 던진 개소리라는 거다.
술 처먹고 한 말에 무슨 대단한 뜻이 있었겠나.

“못하지 당연히. 내가 그런 걸 어떻게 해?”
[할 줄도 모르면서 뭐 이렇게 당당한 거야!! 네 비루한 실력으론 다 된 밥에 재 뿌리기가 될 거다. 데뷔조에 떨어져도 할 말 없는 상황이라고. 그런 너를 위해서 준비한 안배인데, 감히 싫다고 거부를 해?!]

날치기 계약을 당한 입장에서 쌓아 놓은 명분이 없다 보니 포니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마냥 당할 수는 없다.
내 살 길을 찾기 위해서는 정신을 번쩍 차리고 뭐든 꼬투리를 잡아서 이득을 취해야 한다.

“그 안배라는  필요 없어. 내가  먹고 무슨 생각으로 아이돌을 언급했는지 모르겠는데,  엄청 필사적으로 아이돌이 되고 싶단 생각은  번도 해본 적 없거든. 다른 걸로 먹고 살래.”

내가 아이돌을 하지 않으면 포니가 준비한 안배는 전혀 필요하지 않는  된다.
남녀역전 세계에서 이 정도 얼굴을 가졌다면 굳이 아이돌을 할 필요가 있을까?
솔직히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

‘잘 생긴 얼굴도 좋지만, 젊은 육체라는  더 좋단 말이지.’

30대에 접어들면서 몸의 밸런스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한다는  느낀다.
20대 때에는 한 번도 찾아보지 않았던 건강식품을 검색하기 시작하고.
아플 때 병원에 굳이 가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낫던 몸이 30대가 되자 그렇지 않게 되면서 병원을 찾는 숫자가 늘어날 때마다 내가 늙어가는구나를 느낀다.
그런데 파릇파릇한 20대 몸으로 되돌아왔다.
그것만으로도 내겐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상황이다.

[이이이익!!! 욕심을  더 부려!! 너는 선택 받은 인간이라고! 너한테 온 기회가 얼마나 대단한 기회인지 왜 자각을 못하는 거야!!]

애애애앵~ 애애애앵~
포니의 날갯짓 소리가 요란해진다.
어지간히 화가 난 모양.

‘쓰읍, 생각보다 반발이 심한데?’

솔직히 아이돌  까짓거, 안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저렇게 과민하게 반응하는 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현실적으로 생각하자고. 현실적으로! 성인 소설도 아니고, 섹스를 해서 코인을 모아 능력을 올리라고? 그게 될 거라고 생각해? 섹스는  혼자 하냐. 여자가 있어야 섹스를 할 텐데, 내가 그럴 능력이  것 같아? 연애도 해본 사람이 잘 하는 거야. 난 여자 꼬실 자신 없어.”

소설과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
되는 게 있고,  되는 게 있는 법.
소설에서야 주인공이 절륜해서 여자들을 막 따먹고 다니고, 또 하렘을 해도 아무런 문제도 안 생기는 거지.
실제로 그런 짓 했다간 변명을 하기도 전에 칼침 맞고 지옥 가는 거다.

[네 말은 전부 틀렸어! 이 세상이 아직도 지구인지 알아? 여긴 남녀역전 세계야. 양다리를 걸치든, 오다리를 걸치든 여기선 합법이거든. 아무 문제없어! 그리고 네가 분명 아이돌 하게 해달라고 했잖아. 근데 이제 와서 하기 싫다고 거절할 수 있을  알았어?]
미친, 오다리가 된다고?
[만약 아이돌로 데뷔하는데 실패하면 넌 폐기야!]

오다리에 정신이 팔려 있던 나는 ‘폐기’라는 단어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폐기? 그게 뭔 소리야.”

날치기 계약서를 작성해서 데려와 놓고 이젠 날 버리겠다고?

[그래! 네 몸은 남아 있으니 안에 있는 알멩이를 바꿀 거야. 아직 그 몸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돼서 얼마든지 재활용 가능하거든? 그러니까 계속 살고 싶으면 내 말을 듣는  좋을 거야. 네 예전 몸은 이미 장례 절차 걸쳐서 뼛가루가 됐으니 돌아갈 곳도 없다고.]

이대로 폐기 되면 그냥 끝이라고 한다.
포니의 섬뜩한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네가 데려와 놓고 이러는  어딨어?!”
[너도 네가 한 말을 번복했잖아. 나라고 하지 말란  있어?]

젠장!
맞는 말이라 반박할 수 있는 말이 없다.

[헹, 이건 생각 못했나 보지? 치사하고 꼽나 보다. 표정이 안 좋네? 키히힛!]
“…….”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목숨을 잃을 수는 없으니 이럼 진짜 아이돌을 해야 된다는 건데.

“진짜 나보고 춤추고 노래하라고?”
[그래. 넌 해야 돼. 무조건!]
“자신 없으면?”
[죽고 싶으면 포기하든가.  아무 상관없어.]
“여자를 어떻게 꼬셔! 난 일반인이야! 그냥 똥배 나온 아저씨라고!”
[지금 네 몸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
“…….”

고개를 숙여 내 몸이 된 낯선 신체를 바라봤다.
누가 봐도 모델을 생각나게 하는 훤칠한 몸이다.
이 몸이 내거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 황송해야만 할 것 같은 신체.

[그런 몸을 갖고서 여자 하나  꼬신다고 찡찡대는 거, 되게 꼴불견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잘 생겨본 적이 없어서 몰라.”
[이제  생겨졌잖아.  번 해봐. 여긴 남자가 살기 정말 편한 곳이야. 9:1 비율을 물로 보지마. 남자가 없어서 세상이 멸망할 지경에 놓인 세상이라고. 그리고 너, 해보지도 않고 못하겠다고 하는 거 싫어하지 않았어?]

…싫어했지.
특히 신입으로 들어 온 직원이 감나무 아래에 입 벌리고 누워 있는 것처럼 해보지도 않고 무작정 선배가 해주길 바라는  볼 때마다 뒤통수를 갈기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내가 그런 짓을 하고 있었다니.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손이 덜덜 떨린다.

[춤이나 노래는 걱정 하지 마. 섹스를 하면 돼. 그럼 실력이 좋아질 거야. 기적처럼.]

나는 순순히 포니에게 졌음을 인정하기로 했다.
이건 내 잘못이 맞다.
술을 먹고 한 짓이지만, 아이돌 얘기를 꺼낸  나이니 책임을 져야 한다.

“…코인에 대해서나 좀  얘기해줘.  짓을 할 때마다 코인을 준다는 건 무슨 뜻이야?”

내가 설득에 넘어가자 포니가 다행이라는 듯 날개로 머리 위를 한 바퀴 돌더니 말풍선을 띄웠다.

[코인은 신의 금화라고 생각하면 돼. 그걸로 세상 모든  구매할  있지. 하지만 너한테는 자격이 없어. 그래서 내가 대신 구매대행을 해줄 거야. 네가 구매할  있는 분야는 아이돌에 관련 된 분야고. 그 외에는 내 허락이 필요해. 또 여자의 몸속에 한 번 정액을 쌀 때마다 1코인이 적립 돼. 다만 너무 적다고 생각하진 마. 네가 코인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기적이고, 분에 넘치는 행운이니까.]
“아이돌에 관련 된 거면 뭐든 된다고?”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화술이면 화술, 매력이면 매력! 없는  없지. 올릴 수 있는 코인이 부족해서 문제이지 올릴 능력은 문제 될 게 없다고. 아참! 특별히 성에 관련 된 능력도 올릴  있으니까 참고하도록 해. 정력을 올리면 코인을 더 많이 획득할  있으니까 잊지 말고 꼭 올려.]

이런 질문을 하는 거, 되게 찌질하고 못나 보인다는 건 알지만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가 여자랑 많이 사귀어 본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잘 할 수 있을까?”
[하아~  그 소리야? 라코테 행성의 여자들이 얼마나 굶주렸는지 네가 잘 몰라서 그래. 네가 바란다면 어떤 여자든 전부 자빠트릴 수 있을 걸? 지하철에서 여자 치마를 들쳐서 꽂아 넣어도 감사합니다! 하고 눈물을 흘릴 거야.]

도대체 뭔 말도 안 되는 세계인 거야?

“혹시 여기가 소설 속이라거나 그런 건 아니지?”
[아니얏! 오죽 남자가 없으면 그러겠어!! 남자가 없어서 세상이 멸망하기 일보 직전이라는 말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고. 우리 세계 남자들은 성욕도 별로 없어서 더 문제야. 아무리 번식 시켜보려고 해도 그런 쪽으로 자주 노출시키면 스트레스 받아서 죽어버리거든. 그래서 널 스카웃해 온 거라고.]

…과연, 이 정도 막장이니까 지구에서  살던 나를 데려온 건가.
나는 혼란스러운 생각을 정리하고 지금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얼굴도 잘 생겨지고, 남녀역전에다가, 섹스만 해도 능력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데 이걸 싫다고 하면 병신인 거다. 진해솔, 정신 똑바로 차려야 돼!’

지구에서 살던 삶이 이 모든 것을 포기할 만큼 대단히 좋았던 것도 아니지 않은가?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온 것도 아니었다.
내 인생에서 소중한 인연 따위, 단언컨대 한 명도 없었다.
유일하게 미련이 남는  있냐고 묻는다면….

‘돈이지.’

내 통장에 잠들어 있을 ‘돈’.
써보지 못할 돈이라는 걸 진작 알았다면  없이 쓰고 살았을 거다.
내 아쉬움을 포니에게 토로하자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포니가 말했다.

[고작 그런 거에 속 좁게 끙끙 앓은 거야? 네가 모아뒀던 돈 정도는 내가 책임져  수 있어. 그거  얼마나 한다고 쯧쯧! 서비스로 네 새로운 신분 은행 통장에 넣어줄게. 이제 불만 없지?]

그리고  유일하게 남은 미련을 포니님은 어림없다는 듯 깔끔하게 끝내주셨다.
통장에 들어 온 23,690,000원 이라는 숫자.

“방금 귓가에 포니를 향한 애정도가 30정도 올라갔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아.”
[되도 않는 주접은 그만 떨지 그래?]
“…넵.”
[이제 좀 말이 통하네. 다시 한  말하지만 능력을 올리고 싶으면 섹스를 한 뒤에 나를 불러. 코인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해줄 수도 있고, 능력을 올려주는 것도 할 수 있어.]
“뭐야, 너를 부르라고? 계속 여기 있는 거야? 상태창 같은  없어? 보통 이런 경우엔 상태창을 주던데.”
[야! 상태창이 뉘 집 개 이름인  알아? 여긴 소설 속이 아니라고!]
“있으면 줄 수도 있는 거 아니야? 코인으로는 못 사?”
[못 사! 그게 얼마나 비싼 건데.]
“그럼 너도 없겠네.”
[나? 나야 당연히 있지. 난  관리자잖아.]
“뭐야, 내 것도 줘!”

상태창이 있어야 이세계 생활이 더 편해질 것 같았다.
하지만 포니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절대 안 돼.]
“내가 뭘 하면 줄 거냐? 난  상태창 갖고 싶은데.”
[…그럼 이렇게 해. 네가 여자 열 명을 임신 시키면 그때 상태창을 적용시켜줄게.]

섹스를 해서 코인을 버는 것도 까마득한데, 무려 임신을 시키라고?

“야, 그냥 해주기 싫다고 대놓고 말해! 미쳤냐? 열 명?”
[나도 큰마음 먹고 제안한 거야! 싫으면 말아. 네가 먼저 제안한 거잖아!]
“열 명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많아.”
[안 돼. 한 푼도 깎아줄 수 없어. 10명이야.]

시발, 그냥 상태창 포기하고 말지.
더럽고 치사하다.
그래도 미래는 모르는 일이니 일단 알겠다고 했다.

‘10명을 임신 시키라는 건 내 자식이 10명이라는 뜻이잖아.’

그건 좀….
아직까지 결혼 생각이 없는 나에게 자식 10명은 상상만으로도 징그러웠다.
과연 나는 남녀역전 세계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
눈을 감으면 보이는 세상이 곧  앞날이  것만 같아 참을 수 없이 걱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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