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화 〉#01_ 예? (3)
포니가 사라지고 난 뒤.
나는 홀로 덩그러니 남아 머릿속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머리를 굴리느라 미처 상기하지 못했던 존재가 그 사이 잠에서 깨어날 것이라곤 생각 못하고서 말이다.
“으음.”
“헉!”
갑자기 들린 낯선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던 나는 여자가 눈을 뜨고서야 내가 있는 곳이 호텔이라는 게 떠올랐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눈알을 데굴데굴 굴렸다.
‘인사를 해야 되나?’
필사적으로 방법을 생각해내려 애쓰던 중.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정체 모를 여자가 능글맞게 웃더니 말했다.
“어제 좋았다.”
예?
“데뷔는 걱정하지 마.”
예?
“당돌하기는.”
제가요?
이해하기 힘든 말을 하는 여자에게 어떠한 반응도 할 수 없었다.
꽁꽁 얼어 있는 나를 보던 여자가 멋쩍은 듯 털털하게 웃더니 이어서 말했다.
“넌 얼굴이 잘 생겨서 굳이 이러지 않았어도 됐을 거다. 지금 생각해도 무슨 생각으로 이런 괘씸한 짓을 했는지이해가 안 되는 군.”
제가 무슨 짓을 했는데요?
“하긴, 이걸 받아들인 내가 더 미친년이지.”
그 순간 여자의 옆으로 말풍선이 튀어나왔다.
[허니 엔터 이사 조연주 33세]
이 여자가 이사라고?
아니, 그 전에 저거 포니 말풍선인데. 포니가 해놓은 건가?
포니의 말풍선과 똑같았기에 저 말풍선이 포니의 짓이라는 걸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그리고 괜히 포니가 저런 안배를 해둔 게 아닌 듯 내게 도움이 되는 정보이기도 했다.
그냥 원나잇인 줄 알았던 섹스가 다른 뜻이 있었던 거다.
여자가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자니 아무래도 허니 엔터는 내가 소속 된 회사인가보다.
그리고 회사의 이사와 한 침대를 썼다는 건….
‘으헉! 그럼 어제 했던 섹스가 몸 로비였어?!’
빼도 박도 못하는 범죄의 현장이었다.
“저기…!”
“오늘 일은, 서로 잊자. 그리고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마라. 너는 얼굴 자체가 실력이야. 노래 좀 못하고 춤 못 추면 어때? 비주얼 센터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요. 내 말 좀 들어보시라니깐요?
“다음에 만나면 모르는 척 해라. 나도 그럴 거다.”
당황하고 있는 나를 뒤로하고, 여자가 쿨한 표정으로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가 버렸다.
홀로 남겨진 나는 첫날밤을 보낸 수줍은 신부의 기분을 강제로 느껴야 했다.
“와.”
기분 오지게 더럽네.
그나저나 저 여자도 상남자 아니, 상여자다.
‘이게 도대체 뭔 상황이지? 뭔 전개냐고.’
누가 기승전결 잘 드러나게 줄거리 설명해줬으면 좋겠다.
예쁜 여자랑 잠을 잤는데요.
아침에 일어나서 데뷔조에 꽂아준다고 합니다. 걱정하지 말라고 하네요.
이거 도대체 뭐죠?
뭐긴 뭐야, 몸로비한 거지.
덜컥!
“흡!”
화장실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문이 벌컥 열린다.
가운을 대충 걸치고 나온 그녀는 자기 몸이 다 보인다는 걸 신경도 쓰지 않고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아참, 아무리 내가 추천을 한다고 해도 네가 문제를 일으키면 언제든 멤버에서 제외 될 수 있으니까 알아서 잘 행동하도록 해. 반대로 큰 문제만 안 일으키면 데뷔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거다.”
쾅!
띠리릭-
문이 닫혔다.
“…….”
간 거야?
진짜 간 거 맞지?
정적이 맴돈다.
“허허허.”
허탈함을 털어버리고자 웃음을 지어봤다.
여전히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그러니까….
“정리를 해보자면, 방금 그 여자가 엔터 이사고, 난 그 이사랑 잠을 잔거네? 상황을 보아하니 데뷔조에 넣어달라고 로비를 한 거고. 실제로 저 여자가 해주겠다고 하고 나갔지.”
포니가 새로 만들어준 몸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갑자기 전개가 이런 식으로 된다고?
이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날벌레 놈이 의도한 게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항의할 수 있는 대상인 포니는 사라지고 없다.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코인을 모으면 온다는 말만 하고 사라졌으니, 괘씸한 녀석!”
지금 당장 부른다고 녀석이 올 것 같지는않다.
자기를 부르려면 반드시 섹스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간 녀석이었다.
‘언제 능력을 올려서 데뷔 하나 했더니, 이런 안배를 해뒀구나. 그럼 내가 그만두지만 않으면 무조건 데뷔는 가능한 건가?’
아이돌 데뷔가 이렇게 쉽다고?
데뷔하는데 성공하지 못하면 날 폐기할 거라고 협박을 해서 포니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는데, 이 녀석이 나 몰래 해놓은 안배 때문에 내 마음이 샤르르 녹아내린다.
‘이러면 포니한테 미안해지는데.’
나중에 포니를 부르면 미안하다고 사과하자.
날 폐기할 거라고 한 건 여전히 괘씸하고 화나는 일이지만, 솔직히 나도 잘 한 게 없었으니 쌤쌤으로 쳐도 될 것 같았다.
더욱이 막막했던 아이돌 데뷔가 뻥 뚫린 탓에 내가 본의 아니게 몸로비를 해버렸다는 찜찜함이 남긴 했어도 속은 시원했다.
‘진짜 아이돌로 데뷔하는 건가.’
여전히 실감은 나지 않았지만, 계속 어리바리하게 있을 순 없었다.
‘일단 씻자.’
가랑이가 축축했다.
♣ ♣ ♣
포니의 안배는 엔터 이사와의 일뿐 만이 아니었다.
내가 입어야 하는 옷 주머니에 핸드폰이 있었는데, 그 핸드폰 안에는 내가 살고 있는 집의 주소와 비밀번호, 그리고 연습생 스케줄과 허니 엔터의 주소 등의 정보가 빼곡하게 담겨 있었다.
이걸 보고 혼란스러워하지 말고 적응하라는 듯이 말이다.
‘준비는 진짜 오지게 잘해놨네.’
더불어 내 정보도 알 수 있었다.
『이름 : 진해솔
나이 : 20세
학력 : 고졸
직업 : 허니 엔터 연습생 (C클래스->데뷔조 예정)
가족관계 : 없음』
“고아구나. 하긴 만든 신분인데 가족을 집어넣으면 너무 복잡해지지. 낯선 아줌마한테 엄마라고 부르는 것도 골아프고.”
내가 뻐꾸기도 아닌데, 남의 집 아줌마를 엄마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다.
차라리 고아가 편하다.
아는 사람이 없으니 누굴 대할 때 눈치 볼 필요가 없지 않은가.
더욱이 메모장에 나와 있는 말에 따르면, 허니 엔터 사람들에게 최면을 걸어서 진해솔이라는 인물이 예전부터 연습생으로 활동했던 것처럼 꾸며놓았다고 한다.
다만 자세한 기억을 조정하기엔 무리가 있어서 연습생으로 들어왔음에도 친한 사람이 없는 것으로 해놨다고 한다.
더군다나 c클래스에 있던 나는 곧 데뷔조로 반이 바뀌게 될 예정이란다.
“적응하기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게 편하지. 진짜 잘해놓기는 했네.”
내가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태연하게 연기를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다만 허니 엔터 이사는 나를 데뷔조에 넣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관계를 만들어놓은 것 같았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이 주소로 가면 되나? 내 집 맞는 거지?”
낯선 이세계다.
갈곳을 잃은 나는 노숙자가 될 수밖에 없는 터라 덜컥 겁이 났다.
여기서 내가 기대 할 수 있는 건 포니가 살 집을 준비를 해뒀을 거라는 믿음 뿐.
개인 정보 주소란에 적혀 있는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시선 오지네.’
호텔 밖을 나왔는데 주변에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온통 여자다.
길거리를 보고나서야 이곳이 지구가 아닌 다른 세계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정말 남자가 없구나. 신기하다.’
9:1 비율을 우습게보면 안 될 것 같다.
걸어가는 여자들의 상당수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길거리를 걷는 것조차 부담이 될 줄은 몰랐다.
'택시 타야 되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려했으나 시선이 내 얼굴을 뚫어버릴 듯 했기에 백기를 들었다.
‘시바, 이게 잘 생긴 남자의 고충인 거야? 여자들이 봐주면 감사합니다! 하고서 넙죽 절하는 게 맞는데, 도저히 절이 안 나온다. 존나 무서워.’
젊은 여자들은 무조건 나를 쳐다보며 지나가거나 걸음을 멈춰서 쳐다보는 등의 행동까지 하고 있었다.
가뜩이나 남자의 숫자가 적은 세상에서 잘 생긴 남자를 볼 기회는 너무나 희귀했기에 생긴 일이었다.
물론 당시의 나는 이세계에 적응하지 못한 터라 여자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앞으로 길거리 어떻게 다니냐? 강제 자가격리야?’
택시를 타니 택시 운전기사님도 여자다.
물론 지구에서도 여성분인 택시 운전기사 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남녀역전 세계라는 걸 자각하고 있는 터라 별의 별 것들이 다 신기했다.
택시로 간신히 집으로 돌아오니 내 본래의 집과 똑같은 구조를 가진 건물이 떡하니 서 있었다.
“주소는 여기가 맞는데…. 맞겠지? 내 집 구조랑 완전 똑같잖아.”
설마 포니가 이런 것까지 신경 썼던 걸까?
서둘러 안으로 들어가니 집 안에 있는 가구도, 건물 구조도 내가 사용하던 것과 똑같았다.
심지어 현관 비밀번호도 똑같았다!
포니한테 미안하다고 한 번 더 말해야지.
“와~ 서비스 좋은데?”
남의 집에 온 게 아니라 내 집으로 돌아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곳이 아직도 지구일 거란 착각도 살짝 들고.
지금도 몸뚱이만 바뀌었을 뿐 크게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사용감이 없네. 전부 새삥이야.’
다만 내 집 물건들을 고스란히 가져 온 건 아니었는지 가구들엔 사용감이 없었다.
얼떨결에 전부 새 것을 구매한 게 되어버린 것이다.
“컴퓨터!”
컴퓨터도 새삥이냐!?
설레는 마음을 안고, 컴퓨터를 확인했다.
새 것이긴 한데….
“기왕 새 걸로 주는 거면 좀 좋은 놈으로 사주지.”
연식이 있어 보이는 컴퓨터.
새 것이지만 그래봤자 성능은 썩 좋지 않았다.
더욱이 컴퓨터를 제조한 회사의 이름도 낯설었다.
“아깝네.”
아이콘도 처음 보는 것들이 많았고 이름도 전부 달랐지만, 근본이 바뀐 것은 아니기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지구와 비슷한 세상이라더니 적응은 쉽겠네. 지도도 지구랑 똑같고...'
근데 이름이 달라서 당황스럽긴 하다.
기업 로고도 다르고, 지하철 이름도, 지역 이름과 수도도 다른 명칭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세계로 왔는데 이 정도 다름은 상타치였다.
'대한민국이랑 비슷한 게 어디냐고. 외국어 안 해도 되는 게 다행이지.'
대통령도 여자, 국회의원도 여자, 대기업 회장도 여자.
온 세상이 여자로만 이루어진 세상 같았다.
그럼 도대체 남자들은 어딨을까?
“남자들이 궁금한데.”
문득 인터넷 방송에 들어가 보면 남자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녀역전 소설에 떨어진 남자들이 갖는 직업 중 가장 빈도수가 높은 게 스트리머다.
남자가 쏟아지는 여자들의 시선을 견디며 바깥에 돌아다니는 게 힘들 테니 방송을 많이들 하지 않을까?
“와 여자들 존나 많아.”
인터넷 방송이라고 검색어를 치니까 여러 사이트가 나온다.
가장 유명한 곳으로 보이는 세 곳 중 하나를 들어가니 이곳에서도 인방의 인기가 좋은지 방송 숫자가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검색어를 뭐로 해야 되지.”
생전 여캠은 쳐봤어도 남캠을 쳐보진 않았는데.
역겹지만 남캠을 쳐봤다.
“나오네?”
드디어 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남자를 보는 건가!
광고 방송을 시청하고 방에 들어갔다.
[“웅~ 항상 고마어요! 누나. 히힛”]
달칵-
X를 눌러 조의를 표하시오.
“시, 시팔.”
누르지 말았어야 할 것을 눌러버렸으야.
♣ ♣ ♣
나는 병신이다.
남캠?
그걸 검색 할 게 아니라 남자 아이돌을 쳐봤으면 됐던 일이다!
더군다나 내가 앞으로 해야 하는 일이 남자 아이돌이 아닌가?
“후…하.”
그리고 남자 아이돌을 검색해서 그들의 무대를 확인한 순간.
“만세! 다행이다!”
다행스럽게도 남자 아이돌의 무대는 지구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남자의 숫자가 적어서 여성들이 사회 전반에 활동하고 있을 뿐.
여성적이라는 의미가 남성적이 된 것도 아니고, 남성적이라는 의미가 여성적이 된 것도 아닌 것이다.
[“꺄아아아아아악!!!!!!!! 오빠아아아악!!!!!!!!!!!”]
“어우. 무슨 BTX도 아니고. 고만고만해 보이는애들인데 왜 저러는 거야?”
딱 봐도 립싱크를 하고 있으며, 춤은 겉멋만 잔뜩 들어서 흐느적거리고 있다.
“쟤는 혼자서 허우적대는데? 어이구 손 틀렸네.”
[“귀여워어어어엉!!!!!!!!”]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여자들은 자지러졌다.
‘저게 귀엽다고?’
뭐야, 아이돌 별 거 아니잖아?
남녀역전 세계에서 남자로 사는 거.
참 쉽다, 쉬워.
큰 걱정은 덜었다.
그때부터 컴퓨터를 열심히 뒤져가며 이세상의 아이돌에 대해 조사를 했다.
놀랍게도 내가 소속 된 허니 엔터는 굉장히 큰 회사였다.
엔터테이먼트 회사 중 탑 3 안에 들어갈 정도로 말이다.
‘와, 그럼 완전 라노벨이네. 평범한 회사원 아저씨가 이세계에선 남자 아이돌?! 시팔, 내 인생 왜 이렇게 됐지.’
자괴감이 마구 밀려온다.
남자가 희귀한 탓에 일단 남자 아이돌로 데뷔를 하기만 하면 기본적으로 팬덤을 얻는다고 한다.
남자로 태어난 이상 여성들의 사랑을 받는 건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나?
덕분에 중소 엔터에서는 남자라는 성별만 갖고 있어도 아이돌로 만들어서 낸다고 한다.
그렇게 해도 돈이 벌리니까.
하지만 엔터 명가라고 불리는 허니 엔터는 세계적인 월드스타를 목표로 아이돌을키우는 탓에 아무나 데뷔조에 넣지 않았다.
당연하지만 그만큼경쟁도 빡세다.
단순히 남자라는 성별만으로 데뷔조에 들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뜻이다.
[허니 엔터에서 이번에 남자 아이돌 데뷔시킨다는데 소식 아는 사람 있어?]
인터넷을 뒤지며 이곳저곳에 들어가다 보니 허니 엔터에 대한 얘기가 자주 눈에 띄었는데, 내가 데뷔하게 될 그룹을 말하는 것으로 보이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이번에야 말로 우리 정태 데뷔해야 되는데 ㅠㅠ
└허니 엔터는 워낙 빡세잖아. 춤, 노래 전부 다 갖춰야함 ㅜㅜ
└허니 엔터는 허니 엔터만의 스타일이 있음.
-과연 연생 중에 누가 데뷔조에 들까?
└슬슬 이쯤 되면 윤곽이 잡혀야 하는데 이상하게 이번엔 잘 안 잡힘.
└나 허니 관계자인데 이번에 새로 연생 들어왔었잖아? 근데 이번 데뷔조에 신입으로 들어 온 애 중에 한 명을 넣는다는 말이 있어.
└말도 안돼. 허니 엔터가 그런 짓을 한다고? 걔 배경이 어마어마한가?
└근데 진짜 허니 관계자는 맞음?
-데뷔 리얼리티 해줬으면 좋겠다! 허니 엔터는 데뷔 리얼리티가 꿀맛이지.
-일단 후보자 좀 가려보자. 난 일단 주니는 무조건이라고 봄.
└주니는 못 참지!!!!!!!!!!!!!내 새끼양♡♡♡♡♡♡♡♡♡♡♡♡♡
└하트 씹극혐 ㅡㅡ
└에이, 왜 그래? 싸우지마. 나는 미노!
└너야 말로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민호가 여기에 왜 끼어?
└맞아ㅋㅋ 민호는 좀 아닌 듯.
└우리 민호 무시하지 마! 춤을 얼마나 잘 추는데!!
-제키도 무조건 아님?
└제키는 인정. 걔가 데뷔조에 안 들어가면 신인 그룹 망하지 ㅋ
└리더는 챙겨야지. 암암.
“오, 이런 꿀정보가?”
내게는 꼭 필요한 정보들이 댓글로 많이 적혀 있었다.
허니 엔터 정도 되니까 데뷔를 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연습생 이름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있다는 점도 신기하다.
“주니라는 놈이랑 제키라는 놈은 무조건 데뷔조라는 거네.”
나중에 만나면 친해져야겠다.
실력 없는 내가 데뷔조에 들어간 것이니 연습생들 사이에서 내 이미지가 좋지 않을 게 분명하다.
“불화설 때문에 망한 그룹이 몇 개냐고.”
멤버를 왕따 시켰다는 게 들켜 곤혹을 치른 아이돌.
내가 그 꼴을 당할 수는 없다.
‘내 나이가 몇인데 그런 꼴을 당해. 아주 그냥 한 놈만 걸려봐. 무조건 친해질 거니까.’
사회생활 만렙 30대 아저씨의 생존 전략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줄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