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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화 〉#04_ 보컬 트레이너 로즈 쌤 (6) (16/849)



〈 16화 〉#04_ 보컬 트레이너 로즈 쌤 (6)

쿵!!
(≧Д≦) [끼야아아아아악!!!!!!!!!!!!!!!!!!!]
콰앙!!
“이번에는 그냥못 가!!!”
휘익!!!
[끄아아아아앙~!!!!]
“흐아찻!!”

 힘을 다해 점프해 팔을 쭈욱 뻗었다.
절대  놓친다!!

애애애앵!!! 애애애애애앵~!!!!

“잡았다!”
[놔아라아아아!!! 이거 놔아아아아악!!!!]
“어림도 없지!”

이 기회를 놓칠 순 없다.
이미 한 번 당했으니 다음부터는 배로 조심할 터.
나는 손아귀에 쥔 포니를 미리 준비해놓은 곤충채집통에 집어넣었다.
들어가지 않겠다고 발버둥 쳤지만, 힘으로는 나에게 당해낼 수 없는 포니였다.

[이런 사악한 녀석!!! 악마! 마왕!]

곤충채집통 안을 마구 돌아다니며 씩씩대던 포니가 마구 욕을 하기 시작했다.
나도 좋아서 이런 짓을 하는  아닌 터라 한숨이 푹 나왔다.

“나라고 이런 짓 하는 게 좋은 줄 알아? 납치에 감금이라니. 내 인생  이렇게 됐냐?”
[빨리 풀어!!  이를 거야! 저주할 거라고! 나비족의 저주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겠어!!]
“이런 일을 당한 건  태도에 문제가 있어서야. 항상 바쁘다면서 사라져버리잖아. 널 붙잡으려면 이런 방법밖에는 없었어.”
[가만  둬!!]
“지금도 봐봐. 여전히 넌 네 할 말만 하고 있잖아. 내 말은 전혀 들어주지 않고.”

나는 포니가 좀 더 힘을 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혼자 있을 시간을 줘야겠다.

“분명 말하지만  너한테 뭔가 해코지를 할 생각이 전혀 없어. 내가 원하는 건 대화야. 지금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으니까 시간을 좀 줄게. 5분 후에 올 테니까 진정 좀 하고 있어.”

곤충 채집통 안에 털썩 주저앉아 있는 포니를 두고 자리를 비웠다.
포니는 정체를 확신할 수 없는 존재이니 혼자 두기에는 위험성이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준비했지. 몰래 카메라!’

내 앞에서는 분명 끝까지 숨기려고 할 거다.
하지만 혼자 있다면 과연 어떨까?
미리 준비해두었기에 컴퓨터로 가서 화면을 켰다.
곤충채집통을 제대로 놓았는지 포니의 모습이 깔끔하게 다 보인다.

[짜증나짜증나짜증나짜증나아~!!!!!!!]
[내가 왜 이 꼴을 당해야 하는 거냐구!!!]
[아아아아~~~~ 귀찮아귀찮아귀찮아귀찮아.]

한동안 말풍선에는 포니의불평들이 쏟아져 나왔다.

[자꾸 저렇게 귀찮게 굴면 곤란한데….]
[위에서 쪼고, 아래에서 질척하게 굴고! 스트레스 받아.]
[그나저나 얘한테 뭐라고 해야 되지?]
[내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해? 흑흑…! 박복한 내 인생.]

‘흥미로운 얘기 좀 해봐. 너 때문에 궁금해서 숨넘어가겠다, 짜샤.’

처음의 호의적인 태도가 싹 바뀌고 어느 순간부터 나와는 얘기도 잘 하지 않으려고 하는 포니의 태도 변화의 원인을 반드시 알아내야 했다.

[수수료 좀 받아먹은   그리  죄라구. 히잉!]
[해먹은 게 있었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하필이면 딱 걸릴 게 뭐람.]
[빼돌린 수수료로  게 아무것도 없는데!]
[아이고~ 억울해서  살겠다. 억울해서 못 살겠어!]

‘수수료?’

수수료가 뭐지?
의아하긴 했으나 저게 내 얘기라는 것은 알겠다.
아무래도 포니가 나 몰래 무언가를 불법적으로 빼돌렸다가 딱 걸린 모양이다.

‘아마 코인이겠지?’

그러고 보면 그렇다.
내게 코인이 얼마나 들어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건 포니 뿐이고, 그걸 사용해서 능력치가 얼마나 올라갔는지 알려주는 이도 포니였다.
코인은 한 번  안에  때마다 1이 오르지만, 보너스로 얻는 코인은 얼마든지 마음만 먹는다면 빼돌릴 수 있었다.
보너스 코인은 1을 얻을 때도 있고, 2를 얻을 때도 있었으니까.

“그 부분에 손을 댔구나. 그리고 그걸 들켰고.”

아니면 능력이 0.20%가 올라갔는데 말할 때는 0.10%로 말해서 코인을 하나 더 사용하는 척 하는 것도 코인을 빼돌리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계속 몰랐으면 제대로 호구 잡혔겠네.’

말도 없이 착복한 수수료.
초반이니 가져간 코인은 얼마 되지 않을 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녀석이 내게 사기를 치려했다는  바뀌지 않는 사실이다.

‘내 담당이 여전히 쟤인 걸 보면 그쪽에서 이미 결론이 내려진 거겠지. 피해가 크지 않으니 그냥 묻어두고 가자고.’

정작 피해의 당사자인 내 의견은 조금도 들어가 있지 않은 채다.
문제는 포니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에게 ‘법’으로 따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거다.
한낱인간인 내가 이 문제를 따지고 든다 한들 과연 상대나 해줄까?
누가 봐도 인간보다 상위 존재인 그들에게 인간의 법을 들이댄들 비웃음이나 당하지 않을까.

‘그래도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억울하지만, 이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포니  자식 약점을 제대로 잡은 거잖아?’

지금까지 포니는 내게 무척이나 비협조적이었다.
처음에 날 데려왔을 때 수수료로 떼먹을 생각에 잘해줬다가 범죄가 상부에  걸리는 바람에 더 이상 수수료 빼먹는 짓을 못하게 됐으니 의욕이 떨어질 만도 하다.
 태도는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거다.
점점 더 나에 대한 일을 귀찮아 할 거고, 지금보다  비협조적으로 굴 거다.
그럼 결국 그쪽 일에 정보가 적은 나에게 피해가 오게 될 터.

‘협박해서 협조를 받아내야지.’

솔직히 이번 일을 계획할 때만 해도 곤충채집통에 녀석을 가둬둔 게 미안했는데, 사정을알게  지금은 미안한 마음이  사라진 상태였다.
5분이 지난지는 오래인 터.
나는 포니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어디 갔다가 이제 오는 거야?! 납치범! 쓰레기!]

내가 안으로 들어가자 포니가 다시 욕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여유롭게 녀석의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내가 납치범이고 쓰레기면 범죄를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숨기는 너는 뭐라고 해야 하냐?”
[…뭐, 뭐?]

포니가 당황하고 있었다.

“나 몰래 수수료 떼어먹다가 걸렸다며.”
[그, 그, 그, 그걸 어, 어떻게아, 알았어?]

과하게 말을 더듬는 포니의 얼굴이 사색이 된다.

“네가 방금 말했잖아. 증거 영상도 있는데. 발뺌할 건 아니지?”
[뭐? 어? 허억!!]

감춰뒀던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포니는 그제야 모든 상황을 눈치 챘는지 망연자실하다.

“보아 하니 초범이고, 횡령이 크지 않아서 좋게좋게 넘어간 모양인데,  입장은 좀 다르잖아. 피해자는 나인데, 너희들끼리 그렇게 대충 넘어가는 게 어딨어.”
[으읏! 인간주제에 그래서 뭐 어쩌겠다는 건데? 억울하면 어디 고소라도 해보든가!]
“하하, 고소라니. 그렇게 해결하고 싶진 않은데.”
[그럼  어쩌려는 거야? 흥!]

범행을 들켜서 안색이 새파란 주제에 말은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내가 널 신뢰할  있게 협조해. 솔직히 이런 일을 알았는데 널 어떻게 믿고 내 코인을 맡기겠냐? 널 통하지 않으면 코인을 얼마나 벌었는지 능력치는 얼마나 올랐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 솔직히 지금은 담당자 바꿔달라고 하고 싶은데.”
[그건 안 돼! 절대 안 돼!!]

안 된다며 고개를 마구 젓는 포니다.
사실 다른 담당자를 보내준다고 했어도 내 쪽에서 싫다고 했을 거다.
그놈이라고 포니처럼 똑같은 행동을 하지 말란 법은 없지 않은가?
지금  상황에서 최선은 포니를 잘 달래서 이득을 취하는 것이었다.
더불어 우리들의 관계를 역전시키는 것 또한 포함 되어 있다.

‘쟤가 을이고, 내가 갑이 되는 거지.’

[담당자를 바꾸는 건 절대 안 돼.]

생각보다 굉장히 단호하고 다급해보인다.
내가 처음부터 제대로 녀석의 아킬레스를 건드린 모양.

“담당자 바꾸는 게 왜 안 돼?”
[그냥  돼.]
“사실 되는데 우기고 있는 거 맞지? 담당자에서 내려오기 싫어서.”

포니의 말풍선이 끊겼다.
슬슬 위기감을 느끼게  모양이다.
포니의 날개가 파르르 떨린다.

[우리 여태까지 잘 지냈잖아. 내가 네 몸을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데! 얼굴도 마음에 든다고 했고, 너 지금 아이돌 생활 하는데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도 다 내 덕이라고.  집 꾸민  나란 말이야. 네가 라코테를 낯설게 생각할까봐 배려해준 거라구!]
“나한테 빨대 꽂아서 두고두고 이용하려고 열심히 한 거겠지. 내가 적응을  하면 코인이 쑥쑥 생길 테니까.”

솔직히 코인을 이 녀석이 탐을 낼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포니가 탐을 냈다는 걸 알게 돼서야 코인이 능력을 올리는 데만 쓰이는 게 아니라 ‘거래’도 가능하다는 걸 알았으니 말이다.

[으흐윽! 너무해…!]

선즙 짠다고 내가 봐줄 줄 아나?
펑펑 우는 포니를 싸늘하게 내려다보았다.
녀석은 내가 그냥 넘길 생각이 없다는  그제야 깨달았는지 훌쩍거리며 겨우 울음을 그치더니 말했다.

[사, 상태창 줄게.]

오호라?
열 명의 여자를 임신 시키면 준다고 했던 상태창이 여기서 나온다고?

“상태창이 내가 생각하는 그 상태창이 맞아? 무늬만 상태창이고 싸구려 주는 건 아니고?”
[내가 양아치인 줄 알아?! 그런 쓰레기 짓 안 해!]
“이미 쓰레기 짓 했잖아.”

말풍선이  뜬다.
또 우냐?

어쩌다가 들켰는지 모르겠으나 만약 걸리지만 않았다면 두고두고 내 옆에서 빨대를 꽂아 쪽쪽 빨아 먹었을 녀석.
사기꾼도 아무나 할  있는  아니다.
유능하고 머리가 좋으니까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
앞으로가 기대 되는 자라나는 사기꾼인 녀석이 아직 새싹일  빨대를 꽂아두어야 했다.
새파랗게 질린 채 뚝뚝 눈물을 흘리는 포니를 보며 나는 씨익 미소 지었다.

‘그동안 나 개무시하고 다닌 것도 다 갚아줘야지.’

나도 빨대 꽂을 줄 안다는 걸, 쟤가 알려나 모르겠다.

♣ ♣ 

피해 보상으로 포니에게 상태창을 받았다.
정확히 말하면 포니가 쓰던 상태창이다.
중고를 받는 게 영 마음에  들었지만 포니가 했던 말처럼 상태창이 굉장히 비싼 물건인 모양이었다.
성과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포니의 아이디를 빌려서 ‘특별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건 매우 큰 성과다.

‘이게 불법이라 이거지? 근데 지가 어쩔 거야. 불법을 먼저 저지른 쪽은 내가 아니라 포니잖아.’

생각 할수록 포니가 괘씸하다.
상태창을 확인하니 내 보호자로 포니가 올라가 있더라.
보호자로 등록이 되어 있는 탓에 포니가 내가 얻은 코인을 확인하고, 쓸 수 있었던 거였다.

“진짜 호구 제대로 잡힐 뻔했어.”

내가 직접 보호자 해지 신청을 넣지 않는 이상, 포니는 내가 얻은 코인을 자기 멋대로 쓸 수 있었다.
포니가  보호자로 등록이 유지 되는 기간만 해도 무려 10년.
처음에야 야금야금이지, 원래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되는 법 아니겠나.

“시발, 진짜  같은 시스템이야.”

만약 몰카를 하지 않았다면?
나는 꼼짝없이 10년간 쪽쪽 빨대 꽂혀서 빨아 먹혔을 거다.
상태창의 대단함을 느끼면 느낄수록 포니에 대한 분노가 치솟는다.

“또 울고 있으려나? 꼬시네, 꼬셔.”

빼먹을 거 다 빼먹었으니 포니를 버려도 되기는 하다.
상태창은 그래도 될 만큼 대단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포니를 완전히 버려버리는 건 내 쪽에서도 손해였다.
물건을 구매하고, 받으려면 신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연하지만 라코테 행성의 신분을 말하는 게 아니다.
고로, 포니는 어쩔 수 없이 곁에  수밖에 없었다.

‘포니가 사라지면 다른 담당을 데려올 텐데, 그건 더 싫어.’

새싹 사기꾼이었으니 망정이지, 노련한 놈이라도 온다면 눈 뜨고 코 베일 거다.
이래서 정보가 중요한 거다.
모르니까 당하는 거 아니겠나?
포니도 나름 자기  길은 찾아야겠는지, 상태창과 신분을 빌려주는 대신 절대 담당자를 바꾸지 않는 것을 약속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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