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화 〉#05_ 월말평가 (6)
파블로프.
개가 주인의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침을 분비한다는조건 반사를 발견하여 대뇌 생리학 분야를 개척한 인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가령 지금처럼.
“복순 누나!”
“아아앙!!!”
가장 쾌감의 절정일 때, 귓가에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꾸준히 시도하면서, 나중에는 이름을 불러도 보지가 젖을 수 있도록 할 생각이었다.
“읏!! 하아! 너 정말 자꾸 이럴래?”
복순 누나, 아니 복순 쌤이 내 가슴을 콩하고 때렸다.
자꾸 짓궂은 행동을 하는 나를 원망하고 있다.
“쌤, 그거 알아요? 내가 복순 누나라고 부를 때마다 보지 쪼이는 거.”
“힉!”
왜 사람들이 그토록 시작이 반이다,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쉽다 등의 말을 했는지 알 것 같다.
우리들은 연습실에서 섹스를 한 이후로 꾸준히 이곳에서 붙어먹었다.
대담하게도 연습실 한켠에는 매트리스가 깔려 있었다.
맨 바닥에서 하기엔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
팡! 팡팡! 팡팡팡팡!
“학! 학! 하악! 학!”
짜악! 짜악!
엎드린 그녀에게 자지를 쑤셔 넣다가 씰룩이는 엉덩이를 보고 있으니 참을 수가 없어 엉덩이를 짝짝 때렸다.
빨갛게 손자국이 났지만, 복순 누나는 그 아픔을 은근히 즐기는 눈치였다.
‘이 누나, 확실히 M 성향이 있어.’
자존심 때문에 아닌 척하지만, 내가 엉덩이를 괴롭히고, 유두를 세게 당길 때에도 하지 말라고 한 적이 없었다.
“쌤, 여기로 해본 적 있어요?”
항문을 엄지손가락으로 샥샥 훑으며 묻자 그녀가 흠칫 놀라며 손바닥으로 자기 항문을 가렸다.
“꺄악! 거긴 안 돼!!”
“흐, 저도 그쪽엔 관심 없어요. 그냥 예뻐서 물어 본 거에요.”
보지보다 항문 색이 더 연하고 생김새도 예뻤다.
“거긴들어가는 곳이 아니잖아! 절대 안 돼!!”
단호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봐선 한 번도 써보지 않은 모양이다.
나도 그냥 눈에 보여서 물어 본 거지, 진짜 흥미가 있는 건 아니었기에 순순히 포기했다.
“미안해요.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어요. 대신 열심히 박아줄게요. 이 부분 좋아하죠?”
“꺄응! 으으으으으…아아…으으…아으아아아아악!!”
푹! 푹! 푹! 푹!
“와우, 고음 대박이네요. 저도 그렇게 고음 낼 수 있게 해주세요.”
가수라서 그런가?
그녀의 신음 소리는 가끔 깜짝 놀랄 만큼 고음으로 내뱉어지곤 했다.
잔뜩 느껴서 눈이 돌아간 복순 누나의 몸 안에 듬뿍 정액을 쏟아냈다.
[보유 코인이 +1 올랐습니다.]
“후우.”
콘돔은 포니가 말한 것처럼 전혀 착용이 불가능했다.
참 다행인 게 내가 만난 여자들 모두 질 안에다가 정액을 싸도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아,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하하.”
“섹스 전에 수업을 했었어야 했는데….”
“제가 먼저 시작한 거 아니에요.”
“그래, 내가 먼저 못 참고 널 덮쳤지. 솔직히 좀 짜증났어. 너 재능충 주제에 왜 여태까지 노래를 안 배운 거야?”
복순 누나는 수업 시간의 반을 섹스로 보냄에도 불구하고 노래 실력이 계속 느는 걸 보며 나를 재능충이라고 욕했다.
“아이돌 될 생각을 안 해봤어요.”
“하긴, 그 얼굴이면 얼마든지 상류층 여자랑 이어질 수있을 테니 굳이 아이돌을 하지 않아도 되긴 했겠네. 그런데 어쩌다가 아이돌이 되겠다고 결심하게 된 거야?”
“아이돌 데뷔시켜주겠다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 온 거에요.”
“데뷔시켜주겠다고 확답을 받았어?”
“네, 계약서에도 썼는걸요. 아! 이거 말하고 다니면 안 되는데.”
계약서에 이런 내용을 떠들고 다니면 안 된다는 조항이 있었다.
“난 괜찮아. 내가 어디 가서 얘기 할 리 없잖아. 네가 왜 이렇게 여유를 부리나 했더니 믿을 만한 게 있었던 거였구나.”
복순 누나가 창피했는지 얼굴이 붉어졌다.
그럴 만도 하다.
아현이를 계속 만나면 데뷔하지 못하게 될 거라고 나에게 겁을 주려 했으니 말이다.
“그건 그렇고, 데뷔할 때까지 이렇게 수업을 받으면 실력이 어느 정도로 올라갈까요?”
“초반에 쑥쑥 실력이 늘어난 건 네가 워낙 쌓아 놓은 게 없어서야. 이제 슬슬 실력 느는 곡선이 원만해질 텐데, 네가 워낙 재능충이라서 나도 확신은 못할 것 같아. 근데 적어도 네가 무대를 하기엔 충분할 거야. 솔직히 아이돌은 무대에서 노래보단 춤이 중요하니까.”
인원수가 많아지면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분량이 얼마 되지 않는다.
현재 다섯 명이지만, 월말평가가 진행 되면 얼마나 더 늘어날지 알 수 없었다.
“다른 애들에 비해 뛰어나진 못해도 너무 떨어지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코인을 얼마나 때려 부어야 아이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갖출 수 있을지 궁금했다.
복순 누나의 도움으로 요즘 코인 수급이 늘어나서 부쩍 능력을 많이 올릴 수 있었지만, 올리고 싶은 능력치가 그 외에도 많았다.
그래서 이 정도면 됐다는 말을 들으면 노래와 춤을 올리는 걸 잠깐 중단할 생각이었다.
“네가 내 상상 이상으로 대단한 재능을 가졌으면 아이돌로 데뷔를 해도 꾸준히 수업을 받았으면 좋겠어.”
“설마 저보고 솔로 가수라도 하라는 건 아니죠?”
“아이돌 계약기간 끝나고 솔로로 데뷔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을까?”
“…그건 나중에 생각해볼게요. 아직 데뷔도 못했는데 그렇게까지 먼 일을 생각하는 건 오버 같아요.”
복순 누나는 내 말에 순순히 물러났지만, 태도로 보아 하니 나를 계속 가르치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계속 배워봤자 코인으로 능력치를 안올리면 말짱 도루묵이다.
적당히 올린 이후에 실력이 성장하지 않으면 그녀도 포기하게 될 거다.
대화를나누며 몸에 힘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렸던 우리는 슬슬 일어나서 주변을 치웠다.
“아무리 20대라지만, 이틀에 한 번씩 하는데 체력이 괜찮은 게 맞아?”
“거뜬한데요?”
주아 누나도 가끔 사이사이에 끼어 있다는 걸 알면 얼마나 놀라려나.
물론 이런 엄청난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정력 능력치에많은 투자를 해야 했다.
지금도 꾸준히 정력 능력치를 올리면서 유지하고 있는 체력이었다.
“괴물이네, 괴물이야. 너 같은 돌연변이가 세상에 많아져야 할 텐데.”
복순 누나가 의외로 날카롭게 정곡을 찌른다.
“제가 좀 특이 케이스이긴 하죠.”
“내가 너 때문에 요즘 정신을 빼놓고 살아. 미친년이 아니고서야 이런 짓을 회사에서 절대 못하지.”
“여길 누가 오겠어요? 수업 중에.”
“들키고 안 들키고 문제가 아니라 이런 짓을 계속 한다는 게 문제인 거야. 멍청아!”
“혹시 싫어요?”
“아니. 그래서 내가 미친년이라고 한 거야. 안 싫으니까.”
“어차피 보충 수업이 끝나면 연습실에서 이러는 것도 추억이 될 텐데 뭐 어때요.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즐기자고요.”
복순 누나에게 1:1 수업을 오랫동안 받지는 못할 거다.
월말 평가가 당장 내일이었고, 데뷔 멤버가 다 정해지면 본격적으로 데뷔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그럼 바빠서 복순 누나와의 수업도 몇 달 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복순 누나는 내 말에도 여전히 머릿속이 복잡한 눈치였으나 공감은 되지 않는 걱정이었다.
♣ ♣ ♣
드디어 월말평가가 시작 됐다.
평가하는 것은 단체 곡 평가, 단체 댄스 평가, 개인 보컬, 개인 댄스였다.
“동작의 정확성이나 에너지가 별로 눈에 안 뛰는데.”
“표정이 너무 굳었다. 표정 연습 해야지. 긴장해서 굳은 건가?”
“제스처가 너무 평범하다. 좀 더 특별한 제스처를 연습해야 할 것 같아. 데뷔해도 그렇게 몸 허우적대면서 무대 할 거니?”
“넌 실력이 많이 늘었네. 근데 힘들어서 그런지 고음일 때 표정이 너무 안 예쁘다.”
“연습할 때보다 너무 못했어. 긴장 때문에 실력이 안 나오면 백날 연습 때 잘해도 아무 소용없다는 거 알지?”
“퍼포먼스 자체는 굉장히 좋았어. 근데 너무 주변에 신경을 쓰는 게 보인다. 네 퍼포먼스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
“발음을 너무 굴린다. 느끼해. 하지 마.”
“너 왜 이렇게 살 쪘니? 식단 관리 안 해?”
“춤 난이도가 왜 이렇게 높아? 너희들이 짠 거니? 욕심이 너무 많다. 보고 있는데 숨이 막혀. 실수 할 것 같아서 불안불안하고. 이런 건 안 하느니만 못한데.”
연습생들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았다.
단체 무대를 성공적으로 끝냈으나 선생님들의 입에서 나오는 건 혹평뿐이었기 때문이다.
간간히 잘 한 부분을 언급을 하기는 했지만, 좋지 않았던 부분을 더 아프게 꼬집어서 ‘내가 칭찬을 받긴 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연습 때보다 잘 한 것 같은데…….’
단체 노래와 단체 댄스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데뷔조 연습생 중 누구도 웃고 있질 못했다.
“여기가 장기 자랑하는 자리야? 나 이거 잘해요. 나 저거 잘해요. 그래, 너희 잘하는 거 알겠어. 근데 하나도 안 예뻐. 너희는 무대를 왜 꾸미니? 팬들한테 찡찡 댈 거야? 나 잘 하는 거 봐달라고?”
침묵이 돈다.
실력을 뽐내는 것만 생각한 게 사실이었으니까.
“장기자랑 하고 싶은 애들 있으면 학예회로 가.”
‘살벌하네, 살벌해.’
좋지 않은 평가에 눈물을 보이는 연습생도 있었다.
훌쩍훌쩍!
한 바탕 혹평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월말평가는 계속 됐다.
오늘 선생님들은 어느 때보다도 냉정하고 차가웠다.
선생님들이 왜 저러는지 나는 잘 안다.
바로 그들 옆에 허니 엔터의 대표와 이사가 앉아 있었다.
사실 이 자리는 선생님들도 긴장 되는 자리일 수밖에 없다.
그들이 연습생들을 잘 가르쳤다면 오늘 월말평가에서 연습생들이 좋은 무대를 보여줄 것이고, 잘 가르치지 못했다면 좋지 않은 무대를 보일 테니 말이다.
‘사장님 앞에서 직속 부하 직원이 프리젠테이션 하는데, 엉망인 모습을 보이면 심장이 쫄깃해질 수밖에 없지.’
나는 울고 있는 연습생들에게 감정이입이 되기보단, 선생님들에게 감정이 이입 됐다.
연습생들이 잘해줘도 속이 편하지 않고 안절부절 못할 텐데, 혹평을 해야 하는 상황이니 속이 오죽할까.
입술이 바짝 마르고, 오금이 저릿저릿할 거다.
“다음으로 넘어가시죠.”
대표님과 조이사는 무대 평가때 선뜻 입을 열지 않고 한 발작 뒤에서 지켜보는 태도를 취했다.
어찌나 포스가 좔좔 흘러 넘치는지, 옆에 앉아 있는 선생님들이 좌불안석이었다.
‘저러는 게 더 무섭지.’
오싹!
내가 선생님들 입장이 아닌 것에 감사한다.
“몇몇 애들은 그 와중에도 눈에 띄네.”
같은 춤을 추고, 같은 무대를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연습생들이 있다며 몇몇 아이들을 대놓고 언급했다.
월말평가를 통해 데뷔조 멤버를 결정하겠다는 게 이미 알려진 상황인지라 누가 여기서 입에 올려지는 지가 굉장히 중요했다.
“해솔이는 확실히 얼굴이 잘 생겨서 그런지 단체 무대에서평균만 해도 눈에 잘 뛰네.”
“쟤는 얼굴이 실력이죠. 근데 노래까지는 기대 안했는데 정말 기본기를 잘 가르치셨네요?”
“제가 잘 가르치는 것도 있지만, 솔직히 재능충이에요. 보면 재수 없을 때가 있어요.”
“하하하!”
“우연이도 연습 때보다 실전에서 표정이 너무 좋네요. 얘가 지금 이 무대를 즐기는구나~ 저절로 느껴져요.”
대체로 호평을 받는 것은 데뷔 멤버로 결정 된 아이들이었다.
물론 아예 혹평을 피해가진 못했지만, 누가 봐도 얘네들은 특별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만큼눈에 띄기는 했다.
특히 제키는 내가 봐도 대단했다.
19살짜리한테 형님! 이라고 말하고 싶어질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냥 읽으라고 해도 잘 읽지 못할 단어들을 현란하게 리듬을 타며 뱉는 제키의 랩은 아무리 혹평을 짜내는 선생님이라 해도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짝짝짝!!
지켜보는 연습생들도 참지 못하고 제키의 랩 무대에 박수를 보냈다.
“역시 제키는 말이 필요가 없다.”
“그러니까요. 우리 회사 보배네요. 보배.”
강준은 노래로 본인의 실력을 한껏 뽐냈고, 강경태는 춤과 노래를 한 번에 추면서도 흔들리지 않은 음정으로 선생님들의 찬사를 받았다.
기우연은 잔망스럽고 귀여운 댄스 무대를 준비했는데, 본인의 매력을 듬뿍 보여주고 있어서 이 무대를 찍어놨어야 했는데 아쉽다는 놀라운 평가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순서로 내 개인 무대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