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 세계의 아이돌-239화 (239/849)

〈 239화 〉 #33. 어메이징 스타 (9)

* * *

직접 네 개의 곡을 불러본 결과 어메이징 스타에서 부를 곡이 결정 났다.

Struggle.

“결국 형이 하고 싶은 걸로 됐네요! 축하축하!”

“신기하다. 작곡을 해서 그런가? 직접 안 들어봐도 대충 감이 와요?”

“에이, 아니야. 그건 너무 갔지.”

“진짜 그럴 수도 있어! 저 형 사기라니까, 사기.”

“그냥 예전부터 불러보고 싶은 곡이라서 추천한 거였어. 무대를 어떻게 꾸미면 좋을지 영감도 떠오르고 그래서.”

사실 Struggle가 선택 된 대에는 내 영향을 많이 받은 게 사실이다.

무대를 어떻게 꾸밀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아서 이것저것 잔뜩 말해두고 노래를 시작하니 직원들의 머릿속에 우리가 꾸밀 무대가 뚜렷하게 그려졌던 것이다.

더군다나 노래가 멤버들에게도 잘 어울렸다.

아직 편곡이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잘 어울리는데, 우리에게 딱 맞게 편곡까지 한다면?

“무대 찢어버릴 수 있을 지도.”

“오오올~?”

“진짜 찢어?”

“어. 찢어버리자!”

못 할 게 뭐가 있나?

내가 이렇게 자신할 수 있었던 건 이 노래에 ‘영감’이 작용했다는 거다.

그 덕분에 나는 편곡을 어떤 식으로 하면 우리들에게 잘 어울릴지 정답을 알고 있는 상태였다.

정답지가 있는데 다른 곡을 붙잡고 고생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해솔이 형이 이렇게 자신하는 건 또 처음보네.”

“기막힌 아이디어라도 떠오른 거야?”

“일단 편곡부터 해야지. 내가 이틀 안에 편곡 완성해서 들려줄게. 다들 무대를 어떻게 할지 생각 좀 하고 있어.”

내 아이디어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더 좋은 무대를 꾸밀 아이디어가 멤버들에게도 나올 수 있었기에 이틀이라는 시간 동안 아이디어를 모으기로 했다.

“제키! 도와줘.”

“알았어. 가자.”

완벽한 편곡이 머릿속에 흘러나오고 있었으나 제키의 손까지 탄다면 더 대단한 곡이 될 것이다.

그날부터 제키와 나는 작업실에 틀어박혀 곡 작업에 들어갔다.

영감을 받아 쓴 편곡을 제키가 뚝딱뚝딱 만지면서 더 좋은 곡으로 만들어주고, 내가 거기에 피드백을 하면 또 바꾸고.

그렇게 이틀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다시 회의를 위해 모였다.

“드디어 오늘 편곡한 거 듣겠네요!”

“진짜 궁금해.”

“죽어도 안 들려주더라. 둘만 알고, 치사해.”

불만을 표하는 멤버들에게 손가락을 들어올려 까딱까딱 흔들었다.

“완성도 안 된 걸 들으면 괜히 헷갈리기만 하지.”

“표정 왜 이렇게 거만해? 노래 잘 나왔어?”

멤버들의 궁금증이 담긴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당당하게 맞받아치며 말했다.

“당연하지.”

“끝내주게 잘 나왔어.”

나와 제키의 말에 멤버들이 환호했다.

“오오오!!! 제키 형이 저렇게까지 말한다는 건 진짜 잘 나왔다는 건데??”

“빨리 들려줘요!”

여자 가수가 부른 것이고, 솔로로 부른데다 랩 파트가 없어서 곡을 많이 늘려 놨다.

아슬아슬하게 5분을 넘지 않고 4분 38초에 끝난다.

“여기가 랩파트?”

“응.”

경태 형이 랩 구간을 재빠르게 체크한다.

가창력이 폭발하는 구간에는 강준이 눈을 초롱초롱하게 뜬다.

“이 부분 완전 좋은데?”

“네 음색이랑 잘 어울릴 것 같지?”

“응.”

우리가 편곡을 잘하긴 잘 했나 보다.

여기가 누구 파트라고 말하지 않았는데 멤버들이 알아서 자기 파트를 찾아가서 좋다고 박수를 짝짝 치고 있는 걸 보니 말이다.

“여긴 해솔이 형 부분이네?”

“아니, 진짜 다들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흐흐! 노래 진짜 잘 뽑히긴 했다. 말 안 해줘도 느낌이 와. 여긴 누구 파트고, 여긴 누구 파트구나 이렇게.”

“빨리 불러보자.”

이틀 동안 멤버들은 무대 아이디어를 생각하면서도 가사와 함께 노래 연습을 해왔다.

“연습 좀 했네?”

“간단한 춤도 만들어봤어요!”

우연이가 자신만만하게 자신이 준비한 안무를 둠칫둠칫 춘다.

“그게 뭐야, 아하학!”

난데없는 막내의 애교 담긴 막춤에 한바탕 웃음이 터지고.

다시 진지하게 회의를 시작한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어메이징 스타에서 지급 된 카메라가 꼼꼼하게 찍고 있었다.

무대 준비에 관련 된 활동을 할 때 꼭 찍어달라고 부탁을 받았기에 저번부터 꾸준하게 카메라를 설치해두고 있는 상태였다.

스스로 분량이 나올 정도로 찍지 못하면 VJ가 우리 옆에서 항시 대기를 타야 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매니저 누나들이 새심 하게 살피는 중이다.

“자, 그럼 이제 연습 시작해볼까?”

편곡한 노래를 모두 들었고, 파트 분배도 끝난 상황.

남은 건 연습이었다.

? ? ?

“꺄악!”

“엇? 깜짝아. 왜 이렇게 놀래요?”

“너, 너 언제 왔어? 아니, 왔으면 왔다고 연락을 줬어야지!”

로즈는 갑자기 집에 나타난 진해솔에 애 떨어질 뻔할 만큼 깜짝 놀라 심장을 부여잡았다.

“깜짝 놀래 키려고 몰래 온 거긴 한데, 너무 심하게 놀라네요. 괜찮아요?”

“다음에 또 이러면 혼낼 거야.”

“안 그럴게요. 어휴~ 오랜만에 만났는데 눈부터 흘기는 건 아니죠? 우리 인사도 아직 못했는데.”

“어스타 나간다고 바쁜 거 아니었어?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

“잠깐 시간이 나서 왔어요.”

사실 진해솔이 바쁜 와중에 뜬금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건 자주 있는 일이었다.

해외에 있어야 할 그가 어떻게 우리 집에 올 수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물어봐도 본인이 말해주지 않아서 그녀는 오늘도 궁금함을 삼켜냈다.

‘자세히 물어보지 말라는 눈치를 주니까.’

그의 비밀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립고 보고 싶었던 해솔이 자신의 앞에 있다는 게 제일 중요한 게 아니겠나.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하는 대가로 그를 만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비밀을 비밀로 남겨둘 수 있었다.

“짠~ 이리 와서 안겨 봐요. 보고 싶어서 죽을 뻔 했단 말이에요.”

진해솔의 귀여운 애교에 홀딱 넘어간 로즈가 피식 웃고는 그의 품으로 걸음을 옮겼다.

단숨에 그의 품에 안긴 로즈는 코로 그의 냄새를 흠뻑 취했다.

킁킁!

‘아~ 너무 좋다. 이 향기, 너무 그리웠어.’

잠을 잘 때마다 생각나는 향기였다.

그의 품에 안겨서 잠을 잘 때 느끼곤 했던 그 포근함을 말이다.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 내 마음대로 되지가 않네.’

도와줄 사람이 곁에 있었고, 해솔이의 여자인 진주아가 의외로 자신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줘서 외로운 마음이 들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진주아의 엄마인 남정화가 유난히 자신을 챙겨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해솔이 없어서인지 외로움이 사라지질 않았다.

어딘가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고, 때때로 자다가도 우울해져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더라.

먹고 싶은 음식이 있는데 늦은 밤이라서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을 때면,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며 성급하게 임신을 했는지 나 자신이 싫어지기도 했다.

“요즘 좀 어때요? 배는 많이 나왔네요.”

그의 품에 안겨 한동안 체취를 듬뿍 마시다가, 욕실로 가서 함께 목욕을 했다.

진해솔은 능숙하게 시중을 들어주며 로즈의 허한 마음을 따듯하게 채워주었는데, 푹신한 침대에 그의 팔을 베고 눕자 절로 행복감이 차올랐다.

“아으….”

“왜요? 어디 불편해요?”

“아니야아.”

기분이 좋아서 절로 앓는 소리가 나온다.

로즈는 표정을 숨기기 위해 진해솔의 가슴에 푹 얼굴을 박았다.

‘키스를 한 것도, 섹스를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좋은 거야!’

품에 안겨 있는 걸로 몸이 노곤해져버린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영원히 해솔이의 품 안에 안겨 살고 싶었다.

‘해솔이 품이 천국인 걸지도…?’

굳이 착하게 살 필요가 있나 싶다.

천국이 여기에 있는데 말이다.

로즈가 행복해 한다는 걸 모르는 진해솔이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어주며 걱정 섞인 목소리로 안부를 물었다.

“요즘 좀 어때요? 많이 힘들죠?”

“…아니. 하나도 안 힘들어. 나 완전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어. 행복이 건강도 문제없고.”

“아빠 없이 잘 자라주고 있다니까 너무 기특하네요. 옷 들춰도 돼요?”

“네가 내 몸 중에 안 본 구석이 있어?”

“없죠.”

로즈의 허락이 떨어지자 진해솔이 그녀의 윗옷을 들추고 따끈따끈한 손을 배 위에 올렸다.

커다란 손이 그녀의 배를 매만진다.

“행복아~ 잘 지내고 있는 거지? 아빠 왔다?”

“으! 간질간질해서 소름 돋아.”

“이렇게 말을 자주 걸어줘야 아기한테 좋대요. 누나도 자주 말 걸어줘요. 동화책 같은 거 읽어준 적 있어요?”

“아니. 그런 거 절대 못해. 내 스타일 아니야.”

로즈가 질색을 하자 진해솔이 핸드폰을 꺼내더니 이북 동화책을 뚝딱 구매해버렸다.

“하지 말라는 건 꼭 하려고 하네.”

“이런 거 해줘야 한다니까요? 이리 와서 착 안겨 봐요.”

해솔이 팔을 내미니 또 거절할 수가 없어 순순히 그의 팔을 베고 옆구리에 달라붙었다.

“동화책은 이따가 잘 때 들려주고, 어스타 얘기나 좀 해봐. 궁금해.”

“어스타 얘기 해달라고 해봤자 겨우 한 번 촬영하고 말아서 할 얘기가 별로 없어요.”

“없어도 해줘. 너 요즘 뭐하고 다니는지 궁금해 죽겠으니까.”

“흠, 그럼 그럴까요?”

“잠깐! 그 전에.”

“그 전에?”

“키스 좀 하고.”

츄웁!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진해솔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댄 로즈가 그의 입안에 혀를 쑤욱 집어넣었다.

쪽, 쪼옵, 쭙!

“하으…쪽, 쪼옥, 우웅…!”

두 사람의 혀와 혀가 찐득하게 얽히는 건 순식간이었다.

불이 붙은 두 사람은 서로의 몸을 팔과 다리로 휘감았다.

다만 그녀가 임신했다는 걸 자각을 하고 있는지 진해솔은 그녀의 몸을 매우 조심스럽게 매만져주고 있었다.

오랜만에 하는 진한 키스에 숨이 부족할 때면 자신의 숨을 불어 넣어주기도 하고, 성감이 돋아 파르르 떠는 그녀의 어깨를 도닥이며 달래주기도 했다.

그의 다정함에 풍덩 빠진 그녀는 정신없이 그의 입술을 탐했다.

“흐우…부족해.”

“하고 싶어요?”

“응.”

“빨아줄게요.”

진해솔이 바지를 벗기고 다리 사이로 얼굴을 묻는다.

그녀는 그리웠던 쾌락이 시작되자 고개를 한껏 젖히고 교성을 내질렀다.

“하아응!”

진해솔은 굳이 섹스를 하지 않아도 그녀를 즐겁게 할 방법을 알고 있었다.

‘얘는 섹스를 너무 잘해.’

평소 진해솔과는 약한 SM 플레이를 하곤 하는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부드럽고 다정한 애무를 해주고 있었다.

어떤 여자한테 이런 걸 해줬을까 하는 생각에 울컥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그가 안겨주는 환상적인 쾌락에 빠져 정신없이 교성을 내질러버리고 만다.

‘이 남자가 내 남자야!’

언젠가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땐 많은 여자들이 그녀에게 부러움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쏟아지는 쾌감에 해솔의 머리를 두 손으로 아프지 않게 잡아채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얼마 후.

마사지를 받은 듯이 온 몸이 녹아버린 그녀가 진해솔에게 괜스레 삐죽이며 물었다.

“하아~ 힘이 쭉 빠져. 너 마사지도 배웠어? 왜 이렇게 잘 하는 거야? 질투나게.”

“좋았어요?”

“흥, 솔직하게 말해봐. 언년한테 해줬던 거야?”

“제가 원래 뭘 해도 기본 이상은 해요.”

그는 땀에 젖은 그녀의 몸을 따듯한 물을 적신 수건으로 닦아주고 있었다.

하여튼 여자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데 도가 텄다.

이 완벽한 남자가 내 남자라는 게 뿌듯하면서도 불만이 불쑥불쑥 치솟는 것은, 그가 너무 먹음직스럽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정한 남자가 내 남자라는 게 아직도 안 믿겨. 내가 복을 너무 많이 받았다.”

“그렇게 말해주니까 보람 있는데요?”

“좀 적당히 대단하면 안 되는 거야? 어디 하나 빠질 곳이 없으니까 여자들이 널 가만히 두질 않잖아. 어디서 또 여자를 늘리고 있을지 걱정 돼.”

“안 그래요.”

잘난 거 천지이지만, 그 중에 가장 좋은 건 그가 섹스를 잘한다는 거다.

그와 한 번이라도 잠자리를 한 여자라면 그 밤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정말 마약과도 같은 남자다.

물론 다른 점이 있기는 하다.

진해솔은 마약과 달리.

‘몸에 좋지♡’

츄릅­

로즈의 눈이 위험하게 빛났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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