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7화 〉 #60. 가족 여행 (5)
* * *
어느 순간부터는 섹스가 끝나면 누군가가 들어와서 바톤을 이어 받았다.
나는 이미 흥이 오른 상황이라서 거절하지 않았다.
장소라는 것이 섹스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컸다.
평소와 다른 장소, 평소와 다른 차림인지라 판이 깔리니 흥분이 식을 줄을 모르는 것이다.
내가 정신을 차린 것은 칸나가 마지막으로 나가 떨어졌을 때였다.
“히이이익!!!”
쉬이이이~!
잔뜩 느끼고 있는 칸나의 음부 안에 성기를 꾹꾹 힘줘서 눌러주니 칸나가 결국 견디지 못하고 투명한 애액을 뿜어냈다.
애액을 뿜어낸 이후에는 참지 못했는지 오줌까지 쌌다.
‘좀 심했나?’
이미 이곳을 거처 간 여자들이 주변을 적셔놓기는 했지만, 칸나가 쏟아낸 애액과 오줌을 쏟아내니 도저히 수습이 불가능해 보인다.
“후아.”
여기서 더 할 순 없을 것 같았기에 슬슬 정리를 하기로 했다.
칸나의 몸 안에서 성기를 빼내고 한껏 벌려져 있는 가랑이를 닫아주었다.
쯔거억
“…….”
다시 가랑이를 벌려서 그녀의 음부에 묻은 액체들을 급하게 휴지로 닦아냈다.
워낙 내가 해놓은 짓이 많아서 이것만으로 수습을 끝내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여한 없이 해주긴 했어.’
우리가 즐기는 사이에 아이들을 돌보고 있어줬던 메이드들이기에 더 정성들여서 만족시켜준다는 게 선을 살짝 넘어버렸다.
밤꽃 냄새가 가득 찬 텐트는 가만히 있어도 열기가 올라왔다.
꼬르륵
“배도 고프네.”
배가 고픈 것도 배고픈 거지만 다른 사람들은 뭐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나는 살짝 텐트 입구를 열어서 바깥 상황을 확인했다.
난장판이 된 텐트와 달리 바깥은 여유와 즐거움이 가득했다.
“누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은 연주 누님이었다.
그녀를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 부르니 곧장 텐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끝난 거니?”
“그러고 보니 누님은 안 들어오셨죠?”
“나는 어제 널 독차지 했잖니. 그리고 텐트 근처를 봐줄 사람도 필요했고. 칸나씨는?”
“잠들었어요.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지났나요?”
“조금은? 배고플 것 같아서 들어가서 음식을 넣어줘야 하나 고민했으니까.”
연주 누님의 말에 시간을 확인해봤다.
아니나 다를까 밥을 먹어야 할 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사실 좀 배고파요.”
“한참이나 힘썼으니까 그럴 만도 해. 이리 와서 먹어.”
“몸이 좀 더러워서요. 씻어야 할 것 같은데. 있을까요?”
“저쪽에서 씻으면 된다. 필요할 것 같아서 가져다놨어.”
“엇! 감사해요.”
언제 설치해둔 것인지, 가볍게 샤워를 할 수 있는 공간이 텐트 가까이에 설치 되어 있었다.
“거기서 다들 씻었어.”
“아!”
나랑 하고 나간 여자들도 샤워할 필요성이 있었던 거다.
그래서 이걸 설치해둘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 말이다.
텐트 바로 근처에 있었기에 안으로 들어가서 칸나를 데리고 나왔다.
다행이 설치 된 간이 샤워실은 두 사람이 들어가도 괜찮을 공간이었다.
역시 돈이 있으니 이런 사소한 것들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것 같다.
“세상에, 애가 완전 녹초가 됐네.”
“음…하하.”
“얼마나 괴롭혔기에 저렇게까지 된 거야?”
“소리가 엄청나던걸?”
“덕분에 애들한테 아이스크림 사주겠다고 데리고 나갔잖아.”
칸나를 씻기고 밖으로 나오자 놀고 있던 다른 여자들이 나에게 다가왔다.
“으우웅. 죄송해여어….”
칸나는 내가 씻길 때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완전히 힘이 돌아온 건 아니었기에 비몽사몽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엄청 졸린가보네. 텐트는 못 쓸 것 같고, 슬슬 밥 먹으러 갈 건데 밥 먹고 숙소에서 푹 자. 그때까지 버틸 수 있겠니?”
“으으…네에….”
“그래, 체력 잔뜩 썼으니까 먹고 자야 새벽에 배고파서 안 깰 거야. 일단 군것질부터 할까?”
여자들이 칸나를 챙겨주고, 나는 가장 마지막으로 씻으러 들어갔다.
칸나를 씻을 때 대충 물을 끼얹긴 했지만, 그 정도로 몸에 벤 밤꽃 냄새가 사라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나까지 완전히 씻고 나온 이후에야 우리 일행은 밥을 먹으러 이동할 수 있었다.
정작 나는 해수욕장에 와서 물 한 번 제대로 들어가보질 못했는데 말이다.
“이러다가 나만 물에 한 번도 못 들어가 보고 휴가 끝나는 거 아닌가 싶어.”
“그러게 누가 갑자기 발동 걸리래?”
“내일도 해수욕장 가진 않을 거지?”
“응. 내일은 근처에 유명한 관광지가 있다고 해서 그쪽으로 가볼 생각이야.”
“그럼 어쩔 수 없지.”
정 아쉬우면 나중에 수영장에 가서 몸을 잠깐 담그고 와야겠다.
사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숙소에도 작은 수영장이 있었기에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몸을 물에 담글 수 있는 환경이긴 했다.
간식을 먹으며 배를 좀 채우고 나자 그제야 정신이 든 칸나가 우리들을 다시 챙기기 시작했다.
“오늘 밥 먹고 난 후에 갈 곳은 카지노에요.”
“카지노?!”
“와! 나 꼭 한 번 구경해보고 싶었어.”
“카지노가서 도박 해볼 수 있는 거야? 나 룰 같은 건 하나도 모르는데.”
“카지노…도박….”
“그런 곳은 좀 위험하지 않을까?”
카지노라는 말에 흥분하는 사람도 있고, 우려를 표하는 사람도 있었다.
“언니랑 나는 해솔이 옆에 딱 끼워두고 놀면 문제 없어.”
걱정하는 민영 누나에게 주아 누나가 내 팔에 팔짱을 끼며 얼굴이 알려진 부분은 문제없음을 확인시켰다.
“아~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그 말에 민영 누나가 홀딱 넘어갔다.
카지노에 대해 긍정적이게 된 건 아니고, 내 옆에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서 마음을 바꾼 모양이었다.
밥을 먹으러 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대기하고 있던 차를 통해 이동을 했다.
밥을 먹는 내내 여자들의 수다는 계속 됐다.
나는 오늘 텐트 안에만 있는지라 놀면서 생긴 일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다.
“아우~ 실컷 놀아서 그런지 체력이 하나도 없어.”
“이제 먹어서 보충해야지.”
“애기들이 왜 이렇게 체력이 좋아? 나는 지쳐서 힘들어 죽겠는데, 얘네들은 신나서 죽으려고 하더라.”
“아빠 닮았나보지.”
“…쿨럭!”
가만히 있다가 제대로 명치를 맞아버렸다.
그렇게 나름 재밌고 유익(?)한 여행의 둘째 날이 큰 문제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 ? ?
좋기만 할 줄 알았던 여행의 종막을 불러 온 것은 의외의 부분에서 튀어나온 사건이었다.
“스캔들이 났다고?”
연주 누님이 느긋하게 휴가를 즐기던 중 받게 된 연락.
웬만큼 큰일이 아니고서는 휴가를 즐기는 사장님에게 연락을 할 간 큰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연락이 왔다는 건 정말 큰일이 벌어진 거였다.
한참 심각하게 통화를 하던 누님이 전화를 끊은 순간,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심각한 일이에요?”
“아니라고 하고 싶은데, 아주 심각한 일이야.”
“우리 그룹 일이에요?”
“어.”
“아까 스캔들이 났다고 들었는데…. 혹시 저에요?”
원래 찔리는 게 많은 사람은 지레 화들짝 놀라는 법 아니겠는가?
내 물음에 연주 누님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네가 아니라 준이한테 스캔들이 터졌다.”
“준이요?!”
그 얌전한 애가?
만약 내가 스캔들이 난 게 아니라면, 제키가 터질 거라고 생각했다.
제키와 엑스 몬스터 작가 그러니까 로잘린의 사이가 심상치 않다고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여태까지 조용하던 준이가 스캔들이 터졌다고 하니 놀랍다 못해 경악스러웠다.
“상대가 누구에요? 아니, 그 전에 그 스캔들이 진짜이긴 한 거에요?”
“그걸 지금부터 알아봐야지.”
연주 누님은 가족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미안해요. 먼저 떠나서.”
“아니에요. 어서 가보세요. 저희는 신경 쓰지 마시고요.”
연주 누님이 수습을 위해 먼저 여행지를 떠났다.
가족들은 나도 따라가지 않아도 되는지 걱정을 했다.
“연주 누님이 따라오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대신 언제 연락을 해서 부를지는 확신을 못하겠대요.”
“응응. 핸드폰 꼭 옆에 두고 있어. 중요한 문제잖아.”
“요즘 남자 아이돌들 연애가 그렇게 큰일은 아니지 않아요? 공개연애 할 때도 있잖아요.”
칸나가 상황을 모르고 물었다.
“스캔들 한 번에 은퇴니 탈퇴니 하는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큰일이긴 해. 더군다나 이 스캔들이 진짜라면 우리 멤버들 중에서 제일 처음으로 난 스캔들이거든.”
뭐든 처음이 가장 힘들고 뭇매를 맞는 법이다.
준이가 여론의 뭇매를 맞는 걸 두고 보고 싶지 않았다.
진짜라면 같은 그룹 멤버로서 지켜줘야 하지 않겠는가?
“만약 내가 자리를 비우게 되도 여자들끼리 계속 여행을 즐기다가 와. 알겠지?”
“네가 없는데 여행이 무슨 소용이야.”
주아 누나가 다른 가족들을 잘 다독여주길 바랐는데, 본인이 싫다고 거절을 한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이럴 때 중심을 잡아 줄 수 있는 인물인 정화씨를 바라봤다.
“정화씨, 잘 다독여서 남은 휴가 잘 보내고 올 수 있게 부탁드려요.”
“으응? 나?”
“그래도 다들 정화씨 말은 잘 듣잖아요.”
“어머, 그런 거 아니야.”
가장 연장자이기도 하고, 주아 누나가 정화씨에게 조언을 받곤 했기에 다른 여자들도 정화씨를 존중해주는 분위기였다.
잘 나서지 않지만, 한 번 나서면 그만큼 압박감이 있어서 이런 경우에 믿고 도움을 받을 사람은 정화씨밖에 없었다.
“주아한테 맡기면 될 텐데….”
“주아 누나가 싫다고 하잖아요. 저 때문에 우리 첫 가족 여행 마무리가 엉망이 되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하여튼 너도 고집이 장난 아니라니깐. 내가 졌어. 그렇게 할 테니까 여긴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일 봐!”
주아 누나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는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다른 가족들이 여행을 즐기는 사이 인터넷을 확인해서 상황을 알아봤다.
‘인터넷에 도배가 됐네.’
우리의 영향력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거지만, 기사 난 걸 확인하니 도저히 웃음이 나오질 않는다.
“얘는 하필 걸려도 이런 장면을 걸리냐.”
그리고 기사에 걸려진 사진에는 차마 아니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증거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준이가 여자랑 손을 잡고 있는 사진도 아니고, 무려 입술을 맞대고 있는 사진이었으니 말이다.
‘멤버들한테도 숨기고 만나고 있었구나.’
살짝 서운해지려다가 내가 저지르고 있는 일을 뒤늦게 떠올리고 서운함을 씻어내렸다.
‘나는 애가 있는 걸 숨기고 있는데, 얘한테 뭐라 할 게 아니지.’
그나저나 도대체 언제부터 만나고 있었던 걸까?
궁금증이 밀려온다.
멤버들끼리 연락을 주고받는 단톡방에도 슬슬 소식을 들은 멤버들의 채팅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다들 조심스럽게 준이의 상황을 걱정해주고 있었다.
“하여튼 다들 착해 빠졌다니까.”
그나저나 이렇게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단순히 친구 사이라고 변명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나?
그래서 회사에서도 어쩔 수 없이 연주 누님께 연락을 한 모양이었다.
‘내가 이러고 있어도 되나 싶네.’
그리고 얼마 후.
스캔들이 터진 당사자가 채팅창에 나타났다.
[강준 : 미안해.]
[우여니 : 사과하지 마요!! (··) 그럴 수도 있져!!]
[제키 : 우연이 말이 맞아. 우리 중에 누구도 너한테 사과 받고 싶은 생각 없을 거야.]
[강준 : 너무 갑작스럽게 터진 일이라서 뭘 해야 하는 건지 생각이 안 났어.]
[나 : 스캔들은 사실인 거지? 사진까지 있던데.]
[강준 : …응. 사실이야.]
[은규 : 안 돼에!!!!!!! 네가 먼저 솔로 탈출이라니!! 배신자!!!]
[나 : 은규는 들어가. 아무튼 회사에서는 뭐라고 해?]
[강준 : 사실인지 묻더니 어디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 있으래. 곧 회사로 부른다고 했어.]
[경태 형 : 나도 회사로 간다.]
경태 형이 먼저 준이를 위해 회사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다른 멤버들도 그 의견에 한 몫씩 더하기 시작했다.
[우여니 : 나 쫌 멀리 와서 늦을 꺼에요! 그래도 기다려줘요! (;)]
[강준 : 안 그래도 돼! 다들 휴가 중이었잖아. 내 일이니까 어떻게든 수습해놓을게!]
[제키 : 우리 사이에 네 일 내 일이 어딨냐?]
[은규 : 맞는 말씀! 당장 달려간닷! 이럴 때 친구인 내가 빠지면 섭하지~]
[나 : 다들 기자 조심하면서 와. 준이는 이미 터졌으니 괜찮겠지만, 다음 목표는 우리들일 거야.]
한 멤버의 스캔들이 터졌으니 기자들의 목표가 다른 멤버들에게로 향할 것이 분명하다.
얘가 걸렸는데 다른 애도 걸릴 만한 게 있지 않겠나 생각하지 않겠는가?
[우여니 : 우앗! 정말 그럴 지도?!]
[은규 : 근데 나 휴가 때 집에서 뒹굴거리면서 먹어대서 살 엄청 쪘는데, 회사 갔다가 혼나면 어떡하지?]
채팅방은 아직까지 발랄 했으나 이번 일이 채팅방 분위기처럼 편하게 해결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알았다.
준이의 스캔들 여파는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