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 세계의 아이돌-440화 (440/849)

〈 440화 〉 #65. 조폭 처제의 유혹 (1)

* * *

하얗게 불태웠다.

아랫도리가 뻐근하게 울린다.

이건 분명 정액을 너무 많이 단번에 싸서 생긴 통증일 것이다.

오랜만에 아니, 거의 처음 느끼는 거시기의 찌릿찌릿함에 고개가 절레절레 저어졌다.

‘내 몸이 탈인간 수준이라는 걸 섹스로 알게 될 줄은 몰랐네.’

여자들이 내 정액으로 축축 젖었을 만큼 쌌으니까 충분히 통증을 느낄 만도 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렇게 많이 쌌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지를 세울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동안 코인으로 야금야금 올려댔던 신체 능력과 그 외에 다양한 능력들이 시너지를 받으면 어떻게 되는지 자세히 계산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나는 내 몸 상태를 섹스를 통해 어렴풋이 알아내는데 성공했다.

‘체력이 보통 사람보다 튼튼한 것도 있지만, 재생력이 엄청나.’

정력이 강하다는 건 체력이 강하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내가 올려뒀던 능력 중에는 재생력도 있었는데, 튼튼한 체력과 시너지를 발휘해서 끊임없이 섹스를 해도 지치지 않는 상태가 됐다.

‘연습을 오래 해도 지치지 않았던 게 언제부터였지?’

꽤 오래 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멤버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적당히 지친 척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이상한 일이라는 자각이 없었던 것 같다.

한 바퀴 돌고, 두 바퀴를 돌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더 하자고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자들 중에서는 보지가 아파서 못하는 사람이 속출하기 시작했고, 미리 준비해둔 연고를 발라서라도 다시 섹스 릴레이에 끼어드는 부상투혼(?)을 보여주었다.

‘안타까웠던 건 그래도 날 쓰러트리는 건 불가능했다는 거지.’

조금만 쉬어도 또 할 수 있는 상태가 될 것임을 확신한 나는 이 굴레를 끝내기 위해 하얀 거짓말을 하기로 했다.

다행히도 연기력 스탯과 땀범벅이 되어 있는 내 모습에 여자들이 의심 없이 넘어갔고, 낮부터 시작 되어 점심을 지나, 해가 지고 있는 오후까지 되어서야 끝을 낼 수 있었다.

여자들은 다음날까지 섹스의 후유증에 침대에서 일어날 생각을 못했다.

나도 후유증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는데, 10시간이 넘는 연습 끝에 체력이 다 떨어져서 연습실에 대(大)자로 뻗어 있을 때 드는 기분이 딱 이거였다.

‘연습을 계속 해도 되기는 한데, 더 하고 싶은 생각은 안 드는 수준이랄까.’

섹스는 기분 좋다.

너무 많이 하면 자극의 역치가 높아져서 기분이 좋으려면 더 큰 자극을 받아야 한다는데, 나는 그럴 필요도 없지 않은가?

즐기고 싶을 때마다 최상의 쾌락을 느낄 수 있는 섹스가 싫어질 때가 되려면 아직 100년은 더 남았다고 본다.

하지만 언제든 최고의 쾌락을 느낄 수 있는 섹스를 상대방이 무리하는 걸 보면서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 추억이었어.’

아마 신혼여행을 떠올리면 평생 이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더욱이 내 여자들도 한다면 하는 여자들이라는 걸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

‘제일 좋았던 건, 다들 더 친해졌다는 거?’

예전에도 분명 사이가 좋긴 했지만, 함께 밤을 보낸 이후로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부분에서 큰 친근감이 생겼다.

한층 가족 사이가 끈끈해지고, 튼튼해진 계기가 된 것이다.

마치 찜질방에 같이 가서 서로 맨몸 깐 이후에 한층 사이가 편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 ? ?

“그럼 이 두 곡으로 타이틀 곡 확정하겠습니다. 더블 타이틀곡에 불만 있는 분 없으시죠?”

“네.”

“넵!”

찐한 신혼여행이 계속 됐으면 좋겠지만, 본업이 있으므로 그럴 수 없었다.

본래의 자리에 돌아온 나는 아이돌로서 컴백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너희들도 괜찮은 거 맞지?”

“그럼요. 당연히 괜찮죠.”

“저희는 좋아요!”

“타이틀곡이 두 개라서 연습도 두 배로 해야 할 텐데 좋다는 걸 보면 대단하다니까.”

우리가 이번에 또 욕심을 좀 부렸다.

오랜 회의 끝에 몇 가지 곡들이 후보로 선정 되었고, 후보 중 포기 할 수 없는 곡이 두 개 있었다.

공교롭게도 그 곡 2개 중 하나는 제키와 내가 쓴 곡이었고, 다른 하나는 아현이의 곡이었다.

“이 작가님은 나날이 성장하시는 것 같아요. 아직도 프리랜서시죠?”

“응. 꼭 잡고 싶은데, 영 잡혀주질 않네. 요즘엔 포텐이 터졌는지 이런 식의 곡들을 몇 개씩 가져와서 곤란할 지경이야.”

남을 주기엔 너무 아깝고, 그렇다고 계약을 하기엔 곡이 너무 많아져서 처치가 곤란해진 상황.

결국 허니 엔터는 아현이의 곡을 꾸역꾸역 소화해내기 위해 애를 쓸 수밖에 없었다.

‘슬슬 넓은 물로 나갈 때라는 걸 알려줘야겠구나.’

그동안은 값을 잘 쳐주기에 허니 엔터와 거래를 하는 것을 말리지 않았는데, 이러한 내부 사정을 알게 된 이상 아현이에게 손해가 되는 일을 계속 시킬 순 없었다.

회사에게는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내 우선 순위는 회사보단 아현이었다.

‘물론 연주 누님을 생각하면 여기도 마냥 남 일은 아니긴 한데….’

내가 아는 연주 누님이라면 아현이를 더 넓은 세상에 나가는 걸 반대할 사람이 아니었다.

아마 지금까지 작곡했던 곡들이 하나 둘 세상에 나오기 시작하면 아현이의 작곡명을 주목하게 되는 업계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할 거다.

도대체 누군데 이렇게 곡을 잘 만들어? 라면서 말이다.

엔터 회사는 늘 좋은 곡에 목이 말라 있었고, 허니 엔터가 좋은 곡을 독점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마지막으로 확인한다. 너희들이 할 수 있다고 해서 더블 타이틀 곡으로 결정한 거야. 정말 무대 잘 할 수 있지? 나중에 힘들다고 투정부리면 안 된다?”

“저희가 언제 그런 적 있어요? 진짜 열심히 해볼게요.”

“맞아요. 엄청 열심히 할 거에요!”

여전히 자신의 일로 컴백이 밀리는 바람에 마음속에 부채감을 갖고 있는 우연이가 의욕적으로 대답했다.

팬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음악, 그리고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마음 때문에 이것도 추가하고, 저것도 추가하면서 곡 자리가 순식간에 꽉 차 버렸다.

여기서 더 빼거나 더하는 건 안 될 일이었다.

“그나저나 우리 눈 뜨고 코 베인 거 아니에요? 앨범에 들어갈 곡 목록 좀 봐요. 진짜 알차게 모아놨다니까요? 이 앨범은 안 될 수가 없어요.”

“회사에서 제일 좋은 곡들이니 그렇죠. 이거 남 주면 안 된다고 우겨서 수록곡에 욱여 넣어놨잖아요.”

“헤헤.”

우리가 회의실에서 곡 선정할 때 좀 막무가내로 우기기를 많이 하긴 했다.

“마음에 쏙 드는 곡이 있는데, 자꾸 빼려고 하시니까 그렇죠. 우리가 그 정도는 욕심 부려도 되지 않아요?”

신인이었을 때와 우리의 위치가 많이 변했다.

이 정도 욕심을 부린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직원들도 맞는 말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여왔다.

“그래그래. 너희들 하고 싶은 거 다 해! 뭘 못해주겠냐, 우리가.”

솔직히 요즘에 회사를 먹여 살리고 있는 건 우리 에어플레인이다.

잘 키운 그룹이 회사 사옥을 올린다지 않은가?

우리들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번 돈으로 사옥 하나를 더 올려도 남을 정도의 이익을 봤을 거다.

‘그러니 수록곡 욕심을 좀 냈다고 해서 뭐라고 하면 안 되는 거지.’

그수록곡이 타이틀곡보다 못하는 건 우리 사전에 절대 넘어갈 수 없는 일이었다.

제키와 내가 작곡한 곡들을 멤버들에게도 자주 공유하다 보니, 애들도 서당 개처럼 제법 곡을 볼 줄 알게 됐다.

그런 와중에 마음에 든 곡이 수록곡으로 넣기에 아깝다는 이유로 놓쳐야 한다?

앨범 컨셉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거라면 몰라도, 노래끼리 찰떡처럼 어울리는 곡이 있는데 포기하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사실 직원들은 우리가 작곡을 잘 하니까 수록곡도 우리가 작곡해놓은 곡들로 채워넣고 싶어 하는 눈치였는데, 마음에 드는 곡들이 하늘에서 뚝딱 내려오는 게 아니지 않은가?

더욱이 곡을 만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컴백 연습만으로도 빡센데 프로듀싱까지 신경 쓰라는 거잖아.’

후보로 올라와 있는 곡의 퀄리티가 안 좋았다면 말을 안 한다.

회사가 커서 그런지 들어 온 곡의 수준이 우리를 만족시킬 만했다.

“아, 빨리 녹음해보고 싶다.”

“나도!”

직원들 사이에서 승리를 쟁취한 우리의 앨범은 안 먹어도 배가 부를 만큼 만족스러운 구성이 됐다.

곡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녹음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도 곡에 익숙해져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파트도 분배해야 했으며, 가사도 익혀야 했다.

곡을 쟁취했으니 이제 할 일은 연습 뿐.

“오늘 일정은 이게 끝이래여! 저 약속 있어서 그런데 먼저 가봐도 될까요?”

“뭐야, 우연이 너 연습실 가자고 하는 줄 알았는데.”

“나도 그럴 줄 알고 운동복 챙겨왔는데.”

“앗! 원래 오늘 스케줄 회의밖에 없었지 않아요?”

“근데 항상 네가 연습 하러 가자고 해서 오늘도 그럴 줄 알았지.”

“오랜만에 약속 잡은 건데, 왜 애한테 그런 소릴 해? 우린 신경쓰지 말고, 실컷 놀다 와.”

“그래그래. 어여 다녀와. 내일 연습실에서 보자!”

멤버들끼리 우연이를 케어하겠다면서 바깥에 데리고 다녔던 게 효과를 봤던 걸까?

여전히 연습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기는 하지만 그 사건 이후로 꽤 오랜만에 보여주는 흡족한 모습이다.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더 나아가 진짜 호전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우연이가 약속이 있다고 먼저 탈주한 덕분에 다른 멤버들도 자연스럽게 흩어졌다.

어떤 그룹은 개인 시간도 같이 보내는 경우가 있다던데, 우리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서 필요할 때 재깍재깍 모이고 개인 시간은 개인으로 보내는 성향이 있었다.

‘이제 나도 어딘가를 가긴 가야 하는데, 어딜 가지?’

다들 일을 하고 있을 시간이었기에 후보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을 정화씨나 칸나를 보러 가는 것 뿐이었다.

아니면 오랜만에 얻은 개인 시간을 혼자서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다가 문득.

“누님이나 보러갈까.”

결혼식은 참석했지만, 후끈했던 신혼여행은 참가하지 못한 연주 누님이 생각났다.

심지어 그곳은 아이템을 쓰지 않고 내가 직접 걸어가도 금방 도착하는 곳이었다.

그렇게 최종 목적지로 결정 된 곳은 허니 엔터 최고층에 있는 사장실!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기에 미리 연주 누님에게 연락을 해봤다.

­아, 마침 잘 됐네. 나도 쉬고 있었어. 올라오렴.

“넵! 바로 가겠습니다. 아, 음료라도 사갈까요?”

­여기 다 있는데 뭐하러. 그냥 올라와.

“네엡~!곧 갈게요.”

보통 비서님이 사장실을 지키고 있지만, 내가 방문 할 때마다 연주 누님은 요령 좋게 비서님을 다른 곳으로 치워주곤 해서 걱정하지 않고 사장실로 올라갈 수 있었다.

“저 왔어요, 누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놀랍게도 연주 누님이 다른 사람과 함께 있었다.

순간 깜짝 놀라 몸이 굳었는데 고개를 돌린 방문객의 얼굴을 보고 안도할 수 있었다.

“형부.”

연주 누님과 함께 있던 사람이 다름 아닌 최관씨였던 것이다.

최관을 마지막으로 봤을 때가 파티를 했던 날이었으니 오랜만에 본 건 아니었다.

하지만 파티를 할 때는 주변에 챙겨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대화를 많이 나눠보지 못했었기에 절로 반가운 마음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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