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74 - #85. 개봉 (5)
“그마안…히으…안대…더는…히익…! 힉!”
란나에게서 숨이 넘어갈 듯한 소리가 나왔다.
목도 살짝 쉰 것 같다.
그동안 계속 부드러운 섹스를 이어가다가 갑자기 거친 섹스를 해서 적응이 안 되긴 했을 거다.
내 빨라진 템포가 적응이 되지 않아 고생하는 게 느껴졌다.
그래도 싫다는 소리 하지 않고 계속 해주길 바랐으니 억지로 한 것은 아니었다.
‘이 정도면 완벽하게 임신했다고 생각하겠지?’
“더 못하겠어?”
“으응…모태…모태요…그마안….”
“오늘 임신시켜주겠다고 했잖아. 어때? 임신 한 것 같아?”
“으으응…해써…해써요….”
“알았어. 그럼 이번으로 끝내자.”
“으흐…으응!!!”
혀가 완전히 풀려서 침을 흘리는 란나의 빨간 얼굴을 보며 마지막 정액을 싸냈다.
죽은 개구리처럼 양 팔과 다리가 침대에 힘없이 떨어진다.
나는 수고 했다는 의미로 그녀의 엉덩이를 톡톡 두들겨주고 그녀의 안을 집요하게 괴롭히던 성기를 꺼냈다.
정력을 늘리면서 엄청나게 늘어난 정액 양 덕분에 그녀의 안을 정액으로 꽉 채운다는 말도 안 되는 짓을 할 수 있었다.
란나가 힘겨워 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목표를 해내기 위해 계속해서 달렸다.
그리고 그런 수고를 들인 보람이 있는지 내 성기가 빠져나간 곳에서 하얀 정액이 바깥으로 흘러나왔다.
“임신하려면 이런 것도 흘리면 안 되지.”
그녀가 이미 임신한 건 100%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져나온 정액이 아까워져서 그것을 손가락으로 훔쳐 그녀의 안에 다시 집어넣었다.
물론 그래봤자 안이 이미 꽉 차 있어서 다시 뱉어냈지만 말이다.
‘뿌듯하네.’
남자는 정말 짐승이 맞는 것 같다.
내 정액에 절여진 란나를 보면서 뿌듯함이 밀려오는 걸 보면 말이다.
새액- 새액-
죽은 개구리처럼 뻗어 있던 란나에게서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들렸다.
잠시 쉴 시간을 줬더니, 그 틈을 타서 바로 잠이 든 것 같았다.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는 기나긴 섹스를 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액체와 땀 그리고 정액으로 온 몸이 축축하고 불쾌할 텐데 잘도 잔다.
그야말로 널브러진 모습 그 자체.
양심통이 슬슬 아파온다.
저렇게까지 자기 자신을 추스르지 못하고 잔다는 것 자체가 내가 너무 심하게 굴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임신했다는 확신을 갖게 했어야 하니까.’
그녀가 확신할 때까지.
섹스를 멈출 수가 없었다.
란나가 워낙 고집이 있는 사람이라서 그렇다.
마지막에 임신을 한 것 같냐는 물음을 이미 여러 번 했었는데, 그때마다 답을 회피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안 되겠다 싶었는지 한 것 같다는 긍정의 대답을 했다.
‘고집을 꺾으려면 내가 더 고집을 부리는 수밖에 없는 거지.’
결국 나는 고집을 꺾는데 성공했고, 잔뜩 고생한 채 결국 기절하듯 잠든 란나를 위해 뒤처리를 시작했다.
나도 사람인지라 계속 된 섹스는 지칠 수밖에 없었다.
체력적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말이다.
수건을 따듯한 물에 적셔서 정성스럽게 그녀의 몸을 닦아줬다.
“미친 놈아. 상황 파악 못하냐?”
쑤욱-!
그녀의 굴곡을 닦아 내리고 있는데 이놈은 현자 타임도 없는 건지 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한껏 느끼고 울던 란나의 모습이 야해서 그렇다.
몸을 닦은 후에는 몸 안에 있는 것도 처리를 해야 했다.
얘네가 뱃속에 있으면 배탈이 날 수 있었다.
“빼내도 계속 나오네….”
하지만 이걸 빼내는 작업이 생각보다 꽤 오래 걸렸다.
이 정도면 다 빼냈겠지 싶어서 그만두려고 해도 계속 조금씩이라도 묻어 나왔기 때문이다.
워낙 깊은 안에다가 싸내서 손가락으로는 닿지 않은 곳에서 찔끔찔끔 나오는 듯 했다.
결국 정액을 다 빼는 건 불가능하겠다 싶어 잠옷을 입히고 반듯하게 눕혀놓았다.
“후아, 벌써 4시네.”
아직 남은 일이 많았다.
지금까지는 란나를 챙기느라 바빴던 거고, 지금부터는 나도 챙겨야 했다.
침대도 정리하고 내 몸도 씻고 나와 시계를 보니 5시에 가까워져 있었다.
‘3시간 정도는 잘 수 있겠지.’
냉큼 침대에 누워서 곤하게 자고 있는 그녀의 몸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손을 움직여 그녀의 배 부분을 슥슥 만졌다.
오늘 한참이나 고생을 했고, 앞으로 이 배 안에서 생명이 자랄 테니 지금보다 더 고생을 해야 했다.
그러니 경려 차원에서 배를 토닥여준 것이다.
“이번에는 꼭 지켜줄게.”
운명이 너를 우리에게서 빼앗아가려 한다 해도 지켜줄 것이다.
‘그러니까 무서워하지 말고 우리한테 와줘.’
이번에는 절대 그런 식으로 허무하게 널 잃지 않을 테니까.
어서 빨리 란나가 임신 사실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엄마로서, 아빠로서 우리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 ♧ ♧
-오늘은 뭐 했어요?
“영화 후시 녹음 때문에 잠깐 다녀왔지.”
요즘에는 간간히 생기는 스케줄 외에는 딱히 부르는 곳이 없어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이다.
하루가 멀다 하게 영화 촬영을 하던 것도 예상보다 빠르게 촬영이 진행 돼서 내가 아닌 다른 배우들의 촬영을 빼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니까 재계약 이후 활동을 시작한 이후 아주 오랜만에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게 된 것이다.
-내일은 따로 스케줄 있어요?
“아니, 없어. 이런 걸 물어본다는 건 우리 신애도 오랜만에 시간이 난다는 뜻인가?”
신애도 바쁜 아이돌이라서 서로 시간을 맞추는 게 굉장히 어려운 편이었다.
하지만 하루도 빼먹지 않고 연락을 주고받아서 만나지 않아도 서로에 대해 전부 알고 있었기에 서운하지는 않았다.
-스케줄이 있기는 해요. 근데 그게 팬미팅이거든요.
“요즘 팬미팅 준비로 바쁜 거 알았는데, 벌써 팬미팅 하는 날이 온 거야? 내가 너무 무심했네. 날짜를 기억해뒀어야 했는데.”
팬미팅.
팬들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연예인들에게 매우 의미가 크다.
활동을 하면서 여러모로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도 팬미팅 한 번 하고 나면 갑자기 의욕이 샘솟거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경우도 있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로 가득한 곳에서 잔뜩 팬들에게 사랑을 받으니 힘을 안 받을 수가 없는 거다.
‘물론 그 대신으로 몸은 힘들지만.’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 무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마냥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팬과 가까이에서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굉장히 의미가 큰 스케줄이었다.
-아니에요. 오빠 바쁜 거 다 아는데 제 팬미팅이 뭐 대단한 거라고요. 제가 오늘 말한 거는 혹시 시간 되시면 팬미팅 놀러 오시라고 말하려던 거거든요. 이걸 미리 얘기를 했었어야 했는데, 제가 정신이 없다보니까 깜빡 했어요.
“그래? 나야 좋지. 근데 거기에 내 자리가 있어? 괜히 민폐 끼치는 거 아닌가 걱정 되네.”
-당연히 있죠! 없어도 제가 구해드려야죠.
“하하, 그럼 갈게. 초대해줘서 고마워.”
-정말 오실 수 있는 거에요?!
“응.”
-우왓! 그럼 제가 초대권 보내드릴게요. 이거 보여주면 저희 대기실 쪽으로 안내 받으실 수 있을 거에요. 저도 지인들 선물해주라고 받은 티켓이거든요!
흔쾌히 팬미팅을 하러 간다고 하니 신애가 굉장히 행복해 했다.
오늘 팬미팅이라 새벽부터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있는지라 그녀와의 통화는 오래 지속할 수 없었다.
모바일 초대 티켓만 메시지로 전달을 받은 나는 의외로 초대 티켓이 2인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고민에 빠졌다.
‘2인이면 누구랑 같이 가지?’
혼자 가도 되지만, 기왕 2인용이라면 모두 자리를 채우는 게 낫지 않겠나 싶은 거다.
다만 함께 가는 사람을 누구로 할지는 선뜻 결정 내리기 어려웠다.
‘멤버를 데려가야 하나?’
내가 보고 싶어서 초대를 한 걸 텐데, 아직 만나보지 못한 내 가족 중 한 명과 간다면 많이 당황할 거다.
그럼 결국 가족도 패스를 해야 하는 건데….
내가 사적으로 이런 자리를 같이 다닐 만큼 친하게 지낸 사람이 있을까?
너무 막연해져서 일단 핸드폰을 꺼내 전화번호를 확인했다.
“지용이 형은….”
확실히 이럴 때 부르기 참 편한 사람이기는 하다.
선배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시원시원한 성격이라 대하기가 편했다.
더욱이 말이 많아서 나는 그냥 듣고 맞장구만 쳐주면 되는지라 만나는데 큰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사람에 속했다.
다만 문제는 그와 함께 가면 들키는 건 100%여야 한다는 거다.
‘안경을 쓰고 가면 안 들키겠지만, 그게 오히려 말이 안 되는 소리거든.’
무려 진해솔과 우지용이 팬미팅에 갔는데 모든 사람들이 못 알아본다?
지용이 형이 분명 이상하게 생각할 거다.
‘그럼 적당히 들키는 쪽으로 가야 하나?’
우리가 워낙 특이한 조합인지라 분명 기사가 날 텐데, 그렇게 되면 괜히 신애와 신애의 그룹 멤버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가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스캔들이 날수도 있는 일이고 말이다.
그러니 이 형은 패스하는 게 맞다.
‘다음으로는…후배들이네.’
우리가 키워준 허니 엔터 후배 남자 아이돌 그룹.
이 녀석들이 승승장구해준 덕분에 무사히 독립을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후배다 보니 만나면 어려워해야 하는 건 내가 아니라 얘네들이다.
그리고 아무리 이들이 잘 나간다고 해도 ‘신인’이라는 점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였다.
때문에 얘네 중 한 명과 가면 들키지 않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근데 얘네 지금 바쁘지 않나?’
한참 예능돌로 자리 매김 하고 있어서 스케줄이 빽빽하다고 알고 있다.
슬며시 연주 누님에게 문자를 보내 후배 그룹이 잘 지내고 있는지 물으니 아니나 다를까 예능 쪽으로 잘 나가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소식을 전해줬다.
이렇게 바쁘게 스케줄 뛰고 있는데 선배라는 놈이 갑자기 연락해서 뜬금없이 걸그룹 팬미팅에 가자고 하는 건 너무 진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 얘네도 패스하고….”
몇몇의 얼굴과 전화번호만 아는 사람들의 목록들이 후루룩 지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남은 것은.
“멤버들이네.”
결국 다시 최초로 돌아가서 멤버들의 이름이 쪼로록 남아 있었다.
“일단 시간 되는 애가 있는지 물어만 볼까.”
얘네도 개인 활동한다고 바쁜 걸로 알아서 확신할 수 없었다.
단체톡에 가볍게 내일 시간 되는 놈이 있는지 질문을 올려놨다.
[나 : 내일 나랑 놀러 갈 사람.]
가장 먼저 답장이 온 건 은규였다.
[아시아 프린스 은규 : 형! 살려줘! 음식 때문에 배탈나서 지금 죽어가는 중!!!!!]
얘는 지금 해외에서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다.
아무래도 음식을 잘못 먹었는지 골골 앓는 중인 모양인데...
죽어가는 놈 치고 문자가 꽤나 발랄하다.
[나 : 약 먹어.]
[아시아 프린스 은규 : 그게 전부야? 뭔가 구체적으로 걱정하는 말 같은 건 없어? 우리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이였음?]
[나 : 내일 시간 있는 사람~~ 걸그룹 팬미팅 초대받아서 같이 갈 사람 구함.]
[아시아 프린스 은규 : 걸그룹 팬미팅???????? 이야~ 형 진짜 대박이다. 언제 걸그룹을 또!! 젠장, 내가 갈래!! 나 데려가!!]
해외에 있는 놈이 내일 팬미팅을 어떻게 간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걸 본인도 알 텐데 괜히 꼬장을 부린다.
[쭌 : 네가 걸그룹?ㅋ]
그리고 남은규가 나타나서인지 기가 막히게 준이가 채팅에 나타났다.
남은규가 괴로워하는 것을 즐기는 준이인지라 지금 이 상황이 굉장히 달가운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