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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의 아이돌-581화 (580/849)

Chapter 581 - #85. 개봉 (12)

짹짹짹! 짹짹짹짹!

새소리가 나서 잠이 깼다.

내 옆에는 민영 누나와 신애가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두 번째로 시작 된 섹스에서도 신애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본격적으로 섹스를 시작하자 정신없이 내게 휘둘렸다.

그리고 사실 이러는 게 당연한 거긴 하다.

초보인 그녀가 의지만으로 단숨에 고수가 될 수는 없는 법이지 않은가?

그래도 두 번째는 최선을 다해서 신애가 만족할 수 있을 섹스를 했다.

민영 누나도 많이 미안하긴 했는지 신애를 자극하지 않는 수준에서 행동을 했다.

그 덕분에 신애가 마음이 풀렸는지 지금은 민영 누나와 살 맞대고 잠들어 있었다.

“흠.”

두 사람이 함께 누워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잠시 구경을 하던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서 아침을 시켰다.

두 사람이 깨어나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말이다.

‘밥 먹이고 마사지도 해서 보내야지.’

씻고 나오니 때맞춰 아침밥이 배달이 되었다.

세상모르고 쿨쿨 자고 있을 여자들을 깨우기 위해 침대로 움직였다.

“아가씨들, 일어나셔야죠.”

“으우우웅!”

“으으응….”

두 사람이 햇빛 때문에 눈이 부신지 이불에 얼굴을 숨긴다.

팬티에 쌓여 있는 토실토실한 엉덩이가 귀여워 통통 두들기면서 그녀들의 잠투정을 받아줬다.

“자자, 일어나세요. 배 안 고파?”

“으웅?!”

음식을 가까이에 가져와서 향을 맡게 하니 킁킁 거리면서 신애가 눈을 게슴츠레 떴다.

눈앞에 있는 음식에 본능적으로 손을 움직인 신애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나를 발견한다.

“어? 오빠?”

“응. 잘 잤어?”

“으갸악!”

막 자고 일어난 얼굴을 내게 보인 게 창피했는지 황급히 이불로 얼굴을 가려버린다.

이미 볼 거 못 볼 거 따질 거 없이 본 사이인데도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거라 생각하며 말했다.

“하하, 부끄러워?”

“…일어나자마자 오빠를 보니까 기분이 너무 이상해요.”

“해소라아~”

민영 누나도 슬슬 잠에서 깨어났는지 엉금엉금 기어와서 내 허리에 매달린다.

“응~ 누나 잘 잤어?”

“응. 해소리 냄새~ 너무 조아.”

한껏 풀어진 채로 애교를 부리는 민영 누나를 익숙하게 쓰다듬어주고 있는데, 신애 쪽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움직여 바라보니 잔뜩 부러움이 담긴 얼굴을 하고 있었다.

혹여나 또 질투심을 내보일까 싶어 민영 누나를 쓰다듬지 않은 다른 손은 신애를 향해 내밀었다.

신애는 내 손을 사양하지 않고 냉큼 잡았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 위에 올렸다.

“하하.”

두 여자를 양 손으로 쓰다듬고 예뻐하고 있으니 여자친구와 있는 게 아니라 고양이 두 마리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자, 이제 그만 일어나자. 아침 먹어야지.”

“흐아암~ 네에~”

“아침은 뭐에요?”

“다이어트 식단 고려해서 시켰어.”

“앗! 감사합니…응악!”

침대에서 일어나려던 신애가 다리 힘이 풀렸는지 풀썩 주저앉았다.

본인도 그럴 줄 몰랐는지 깜짝 놀란다.

“어제 무리하긴 했지.”

함께 씻으면서 마사지를 살짝 해주긴 했어도 완벽하게 해준 게 아닌지라 효과가 미미했던 것 같다.

거기에 쉬지도 않고 2차를 뛴 상태였다.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는 게 정상인 거다.

“으쌰!”

“어어…? 아, 안 그러셔도 되는덱!”

잘 걷지 못하는 신애를 냉큼 안아들었다.

“괜찮아. 이렇게 만든 사람이 책임을 져야지. 그리고 네가 너무 가벼워서 든 것도 모르겠다.”

내 품에 쏙 안긴 신애를 식탁에 앉히고 아침밥을 앞에 놔줬다.

그녀는 푸릇푸릇한 채소들로 가득한 식단에 시무룩해졌다가 그 옆에 추가로 밀어지는 그릇 안을 확인하고 활짝 웃었다.

“와! 스테이크네요?”

“응. 아침부터 좀 무거울 순 있는데, 수비드 스테이크라서 부드러울 거야. 어제 고생 많이 했으니까 보충을 해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완전 좋죠! 하. 저 아마 지금 몸무게 재보면 한 2kg은 빠졌을 거에요.”

“그렇지. 어제 많이 쌌으니까.”

“…!!”

어제 신애가 싼 애액의 양만 따져도 꽤 될 거다.

그러니 2kg가 빠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내 태연한 말이 신애에겐 너무 야하게 다가왔는지 얼굴이 빨개졌다.

“푸흣! 귀여워라. 부끄러운 거야?”

민영 누나도 부끄러움을 타는 신애가 귀여웠는지 꺄르륵 웃었다.

“그런 말 듣고도 멀쩡한 언니가 이상한 거에욧!”

민영 누나에게 일침을 날린 신애가 우물거리면서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민영 누나와 나는 신애가 다 먹었다며 젓가락을 내려놓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어졌다.

“그게 끝이라고?”

“아침이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도대체 뭘 건드린 거야?”

내가 준비한 식사도 푸릇푸릇한 채소뿐이었는데, 신애는 그것도 다 먹지 않고 남겼다.

심지어 특별식이라며 줬던 수비드 스테이크도 몇 점 먹지 않았다.

아침에 먹기엔 부담스러운 고기라서 그런가 했으나 스테이크를 먹을 때 행복해 하는 신애의 얼굴은 진심이었다.

그런데도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는 건 다이어트를 의식해서 한 일임이 분명했다.

“너 그게 다 먹은 거야?”

“네.”

“너무 적게 먹는다. 좀 더 먹어. 어제 엄청 고생했잖아.”

여배우로 활동 중인 민영 누나도 신애의 식사량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정도면 배부르게 먹은 거에요. 괜찮아요.”

“그래도 이건 아니지. 나도 식단 관리는 하는데, 이 정도로 조금 먹지는 않거든.”

“활동기라서 그래요. 저도 활동기 아니면 이렇게까지 먹진 않아요.”

“우리 같이 밥 먹을 때 이 정도는 아니지 않았어?”

신애에게 그림을 가르쳐주면서 여러 가지 음식을 함께 먹었었는데, 그땐 이 정도로 심하게 식단 관리를 하지 않았었다.

복스럽게 먹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와 달라도 너무 다른 식사량이다.

“다이어트를 계속 하다보니까 먹는 양이 점점 줄어들긴 하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는 딱히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든달까요?”

“아무리 다이어트를 팍팍하게 해야 하는 아이돌이라지만 지금 신애 네 몸은 너무 과하게 말랐어.”

“맞아맞아.”

민영 누나가 옆에서 내 말에 맞장구를 쳐줬다.

신애가 우리 두 사람이 걱정을 하자 신애도 심각해져서 물었다.

“보기 흉할 정도로 말랐어요?”

“보기 흉할 정도는 아닌데, 여기서 더 마르면 그렇게 될 것도 같아.”

조금 더 마른다면 건강을 심각하게 걱정해야 할 정도가 될 것 같다.

아이돌로 활동하면서 표준 체중 이하로 유지를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요즘에는 팬들도 너무 과하게 마른 건 선호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솔직히 나는 네가 살이 좀 더 쪘으면 좋겠어. 그게 훨씬 건강에도 좋고, 보기도 좋을 것 같거든.”

“계속 다이어트를 하다 보니 익숙해져서 별 생각이 없었어요. 살 빼고 나서 팬들한테 예쁘다는 말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예쁘게 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다 살이 더 붙어도 예쁠 거야.”

내 말에 신애는 받아들이기 어려운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아닌데. 조금만 살이 쪄도 팬들이 욕해요. 쟤 관리 안 하냐, 배 접히는 거 봐라, 운동 좀 해야 할 듯. 막 이런 식으로요.”

“생각도 없이 싸지른 악플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다이어트를 한다고? 나도 다년간 다이어트를 했지만, 그런 말도 안 되는 악플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진 않아. 당장 머릿속에서 지워.”

“저도 모르지는 않아요. 근데 사람들 의견이기는 하니까 아예 무시할 순 없잖아요.”

“아니, 그냥 무시해도 돼. 그 사람들은 뭐 대단한 전문가라서 그런 식으로 말하는 줄 알아? 네가 30kg이 나가든, 40kg이 나가든 아니면 아예 살이 확 쪄서 60, 70kg이 나가도 네 흉을 볼 사람들이야.”

민영 누나가 내 잔소리에 맞장구를 치듯 연신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녀의 리액션에 힘입어 좀 더 강하게 신애에게 말했다.

“마르면 너무 말랐다고 비웃을 거고, 살이 좀 찌면 살 쪘다고 뭐라 할 텐데 그걸 네가 언제까지 받아주고 견뎌야 하는 거니? 가벼운 악의로 한 말 때문에 네가 자책하고 힘들어 하는 게 정말 가치 있는 일일까?”

“…….”

신애가 내 말에 아니라는 말은 못 하겠는지 침묵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잘 먹어야 돼요.”

“그렇지. 젓가락 다시 들고 스테이크부터 먹어볼까?”

“네엡.”

“맛은 어때?”

“맛있어요!”

“그래. 많이 먹어.”

“헤헤.”

스테이크를 먹는 신애의 얼굴에 행복감이 맴돈다.

사람이 먹고 살려고 일하는 건데, 주객이 전도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배가 꽉 차게 든든하게 밥을 먹이고 마사지 풀코스를 해주고 신애를 돌려보냈다.

다소 민영 누나에게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밤인지라 신애를 돌려보내고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서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서운했지? 미안.”

-아니야. 내가 끼면 안 됐는데 괜히 끼어서 민폐 끼친 거지. 전혀 서운하지 않았으니까 신경 안 써도 돼.

“나중에 시간 나면 또 데이트하자. 이번에는 정말 우리 둘이서.”

-응! 기다리고 있을게.

민영 누나의 일까지 수습을 하고나니, 핸드폰 화면에 잡혀 있는 스케줄 목록이 눈에 들어왔다.

막바지에 들어선 연화정 감독님의 영화 ‘그림자’의 촬영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촬영 막바지가 되면서 다소 널널해졌던 스케줄이 마지막 스퍼트를 올린다는 듯 꽉 채워졌다.

여기에 올라와 있는 스케줄이 끝나면 영화 촬영이 모두 끝나는 거였다.

후반 추가 촬영이 생길 수도 있으나 주의 해야 할 정도의 액션 촬영은 없을 예정이었다.

다만 액션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큰 산 하나를 넘어야 했다.

감독님들과 함께 상의해서 짠 비밀병기 액션을 찍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그날을 위해 심기일전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

비밀병기로 만들 장면이니 정말 잘 뽑아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신경을 많이 써야 했던 것이다.

이런 내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는지 며칠 후 시작 된 액션 촬영은 큰 문제없이 촬영 할 수 있었다.

♧ ♧ ♧

“어? 진해솔 영화 찍은 거 개봉하나 보네.”

“액션 영화라던데. 난 별로…. 일단 연기부터 좀 의심 되지 않냐? 아이돌이잖아.”

진해솔이 찍은 영화.

솔직히 연기 부분에 있어서 진해솔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그래도 액션은 죽여주던데. 너 그 영상 못 봤어?”

“영상?”

“진짜 모르네. 영화 촬영 하는 거 유출 된 적 있었거든. 그때 진해솔이 액션하는 게 유출 됐는데 진심 하늘을 막 날아댕기더라.”

“그렇게 액션이 좋다고?”

“응. 그리고 이거 연화정 감독 작품이라서 일단 감독만 생각해도 도전할 가치는 있음.”

“아…그러네. 이 감독 작품은 봐야지. 분명 상 받을 텐데.”

그나마 사람들이 이 영화에서 긍정적인 부분으로 생각하는 건, 한 때 유출이 돼서 난리가 났었던 진해솔의 액션과 연화정 감독의 이름값이었다.

“예고편 다시 시작한다. 저거 잠깐 보고가자.”

전광판에 보여주는 영화 ‘그림자’의 예고편이 다시 시작 됐다.

[태양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림자가 되는 방법밖에 없었다]

진해솔이 허스키한 목소리로 녹음한 나래이션이 나온다.

남자가 들어도 귀가 짜릿해지는 목소리였다.

[그림자는 태양을 영원히 이길 수 없다.]

[태양이 없으면 그림자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빠아아아앙~!!! 쾅!!!

차가 뒤집히면서 큰 사고가 나는 장면이 스피드 있게 나오다가 돌연 어두운 골목길로 장면이 바뀐다.

낡은 가로등과 그 아래에 걸어가고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림자가 보인다.

그 그림자가 골목길을 지나가며 구둣발 소리를 냈다.

또각- 또각- 또각- 또각-

이내 구둣발 소리가 멈춰지고, 당연하지만 그림자도 함께 멈춰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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