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95 - #86. 정리 (13)
두 사람을 원하는 목적지에 데려다주고 나는 회사 연습실에서 멤버들과 만나서 연습을 했다.
연습에 집중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머릿속에는 엉뚱한 생각이 자꾸 들었다.
‘두 사람이 그렇고 그런 짓을 하는 걸 보면 유모님이 자위를 할 때 못 가는 이유도 알 수 있겠지?’
유모님이 자위를 해도 가지 못하는 것.
그 원인으로 몇 가지를 꼽고 있는 중이었다.
‘내가 처음 자위를 도와주면서 유모님 성적 취향이 나로 고정 되었을 경우.’
충분히 가능한 가설이다.
민영 누나는 내 체향만으로도 아래를 축축하게 적시는 사람이다.
유모님에게 그날의 기억이 너무 강렬하게 남아버렸다면, 내가 절정의 스위치 그 자체가 된 걸지도 몰랐다.
‘만약 칸나가 도와줬는데 유모님이 정상적으로 간다면?’
어딘가 꼬여버린 유모님의 성벽을 풀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유모님이 혼자서는 갈 수 없는 고약한 성벽을 갖게 되는 경우다.
‘뭐가 됐든 두 사람이 하면 결론이 날 텐데…. 무지 궁금하네.’
두 사람이 어떻게 자위를 할지 그걸 두 눈으로 보지 못한다는 게 너무 아쉬웠다.
‘오늘 놀고 나서 호텔에 가서 바로 한다던데….’
연습이 빨리 끝난다면 좀 늦더라도 두 사람이 하는 걸 볼 수 있지 않을까?
‘칸나가 하필 어디서 하는지 문자로 보내겠다고 해서….’
아예 그런 유혹을 받지 않았다면 몰라도 이런 도발을 당했는데 가만히 있기에는 너무 아쉽지 않은가.
칸나가 유모님한테 무슨 짓을 할지 살짝 걱정(?)도 되고 말이다.
‘솔직히 그런 걸 볼 기회가 있는데 포기할 남자는 고자지.’
나는 고자가 아니므로 솔직하고 당당하게 가서 보고 싶다고 말하겠다.
“우리 오랜만에 만났는데 연습만 하다가 끝낼 건 아니지?”
“당연히 밥 먹어야죠!!”
연애를 해서 그런지 부쩍 어른스러워진 우연이지만, 여전히 발랄하고 명랑한 성격은 바꾸지 못한 채 외쳤다.
“빡세게 연습해서 빨리 끝내고 밥 먹자.”
“오케이!”
“제일 많이 틀리는 사람이 저녁 사기!”
“지금부터 시작!”
멤버들을 살짝 부추기니 여전히 승부욕 하나는 기가 막힌 애들이 스스로 내기를 해서 의욕을 펌핑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늦어도 6시 안에는 밥을 먹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늦게까지 연습을 하고서야 끝마칠 수가 있었다.
트롤이 한 명 있었고 저녁은 오늘의 트롤 제키가 샀다.
본인 혼자 독보적으로 많이 틀려서 빼도 박도 못하는 수준이었다.
“와~ 형 몸이 왜 이렇게 굳었어요? 자주 연습 좀 하세요! 우리 정기 연습 좀 더 촘촘하게 잡을까 봐요. 제키 형 때문에 안 되겠어요.”
“평소에 운동을 안 한 게 티가 나더라.”
“하아~. 하루 종일 작업하느라 운동에 좀 소홀했던 거야. 이젠 안 그래.”
제키의 변명에도 멤버들은 거침없이 그를 디스했다.
물론 진지하게 야유하는 건 아니었고, 연습으로 다시 감을 잡았기에 농담으로 하는 소리다.
하지만 나는 오늘 내가 포기해야 했던 것이 자꾸 떠올라서 일부러 마늘을 잔뜩 넣은 쌈을 싸서 제키의 입에 억지로 먹였다.
“으우욱! 마늘이 너무 많잖아!! 뭐 이런 걸 주냐고!”
“그럼 연습을 잘 했어야지.”
저녁을 먹는 내내 제키를 괴롭혀댔다.
“앞으로 꾸준히 운동 할 거지?”
“제키 형은 심지어 살짝 살이 찌기까지 했어요!”
“알았어. 알았어. 내가 진짜 관리 제대로 해올게.”
우리에게 시달린 제키는 몸 관리를 제대로 해오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제야 우리는 제키를 자유롭게 놔줬고, 우리는 다음 먹잇감(?)을 찾다가 문득 아이디어가 생각나 말했다.
“오랜만에 라이브 방송이나 할까?”
“라이브 방송?!”
“개개인으로 방송을 한 적은 있어도 멤버랑 같이 방송하는 건 되게 오래 됐잖아.”
“좋은 아이디어야! 당장 하자!”
“근데 우리 이대로 하기엔 몰골이 너무 초췌하지 않아?”
빡세게 연습을 하느라 싹 젖었다가 씻고서 새 옷을 입었다 해도 여전히 운동복 차림에 부스스한 머리였다.
이대로 팬분들이랑 만나기에는 부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코디 누나들을 부르는 건….”
“에이~! 우리가 신인도 아니고. 팬분들도 우리가 이렇게 내츄럴한 모습을 보여주는 걸 좋아할 걸?”
“그럼 그냥 할까?”
“하자! 하자!”
“회사에 라이브 방송 장비 있겠지?”
“전화해서 물어볼게.”
“그 전에 가게에 물어봐야지!”
다행히 가게 사장님이 흔쾌히 허락을 해주셔서 라이브 방송을 위해 회사로 전화를 했다.
회사 근처에서 먹고 있었기에 직원 분에게 가져다 달라고 하면 바로 가져다 줄 수 있었다.
“설마 술 마셨어요?”
“네. 음주 방송이에요.”
“이럴 거면 아예 시작부터 할 걸 그랬다.”
“뭐 어때! 편하게 하는 건데.”
“실수 안 할 수 있겠어요? 괜찮은 건지 모르겠네….”
방송 장비를 가져 온 직원은 우리가 실수를 할까봐 걱정을 했다.
“저희가 라이브 방송을 얼마나 오랫동안 해왔는데 실수를 하겠어요.”
“잘 할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곧 회사에서 직원이 더 오기로 했습니다. 먼저 진행해놓고 있으라고 했어요.”
“넵넵. 설치해주세요. 멤버들 다 보일 수 있게.”
얼마 후, 회사에서 장비를 더 가져왔는지 직원들이 와서 장비를 설치했다.
우리는 가볍게 생각한 라이브 방송의 스케일이 급속도로 커지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유능한 직원이 재빠르게 가게에 양해를 구하다 못해 아예 남은 시간을 빌렸는지 손님을 더 이상 받지 않기 시작했다.
어차피 문으로 공간을 가르고 있어서 큰 상관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안녕하세요!”
“안녕~ 윙이들~”
-미쳤다! 완전체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다 같이 있는 모습 보는 게 얼마만이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보고 싶었어 얘들아!!
-술 마셨어? 얼굴이 다들 빨개 ㅋㅋㅋㅋㅋ
-귀여워!!!!!!!!
-회식한 거야?
-♥♥♥♥♥♥♥♥♥♥
“잘 지냈어요?”
“오늘 우리 연습했거든요. 연습 끝나고 같이 밥 먹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윙이들 보고 싶어서 계획에 없던 라이브 방송 한 거구요!”
“지금 저희 완전 아무것도 안 하고 무방비 그 자체거든요? 못 생겼다고 하면 안 돼요.”
-너무 이뻐!!!!!!!
-이게 생얼이라고? 말도 안 돼.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새꾸들 ㅠㅠㅠㅠㅠㅠ 걱정 하지 마! 예뻐!!
팬들의 우쭈쭈하는 채팅이 우르르 올라온다.
남은규가 이런 말을 했을 때는 반응을 예상하고 한 여우짓인 경우가 많다.
역시나 팬들의 반응을 본 남은규가 행복한 표정으로 흐뭇하게 웃었다.
오랜만의 라이브 방송이라 그런지 조금 천천히 시청자 수가 늘어났다.
하지만 곧 채팅창의 빠르기가 글을 읽기 힘들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
우리는 팬들과 소통하는 것을 잠시 멈추고 회식 자리를 즐기기로 했다.
“저번 활동은 정말 바빴던 것 같아요.”
“콘서트를 굉장히 많이 했지.”
저번 활동에 대한 뒤늦은 후기를 말한다거나.
“제키 형이 오늘 제일 많이 틀렸거든요. 그래서 이거 오늘 제키 형이 다 살 거에요.”
제키가 오늘 많이 틀렸다는 것을 팬들에게 고자질을 하며 또 다시 놀림을 하기도 했다.
“형 살도 많이 찌지 않았어요?”
“야야. 살 뺄 거야.”
“이 형이 건강 생각도 안 하고 작업실에 하루 종일 갇혀서 음악만 만들었대요. 윙이들이 혼내주세요. 이제 형도 나이가 있는데, 그렇게 건강 관리하면 일찍 죽어요.”
-안 돼ㅠㅠㅠㅠㅠㅠㅠ 제키야 건강 챙겨!!!!!!!
-건강 챙겨!! 건강 챙겨!!!
-살이 쪘다고? 너무 말라서 전혀 찐 것 같지 않은데?
-우리 애들 친해서 보기 좋아. 서로 건강 챙겨 주는 거 넘 애틋해.
“앞으로 형이 건강 관리 잘 하게 여러분들이 꾸준히 혼내주세요. 알겠죠?”
-응!!!!!
-건강 관리 안 하면 우리가 혼낸다!! 으르렁(가소로움)
“하하, 알겠어요. 앞으로 건강관리 잘 할게요.”
제키도 팬들의 말에는 반항을 못 하겠는지 결국 웃으면서 약속을 했다.
팬들까지 이중으로 약속을 하게 했으니 이제 정말 마음을 놔도 될 것이다.
각자 최근 근황 얘기도 하고, 옛날에 있었던 얘기도 하면서 즐거운 회식 시간이 깊어졌다.
“노래 한 곡 뽑을까요!”
술을 마시고 흥이 뻗친 우연이가 한 곡을 뽑는 걸 시작으로, 흥이 돋은 우리들이 신나서 곡을 뽑아내기도 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긴 라이브 방송이었다.
방송이 끝나고 멤버들과 회식을 좀 더 즐기다가 헤어졌다.
그 시간이 너무 즐거워서 유모님과 칸나에게 가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쉽긴 했지만 후회 되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띠링-♪
[칸나 : 주인니임~ 유모님한테 영상 찍어오라고 했다면서용? 언니가 보내는 법을 모른다고 해서 제가 대신 영상 첨부해서 보내드려용!]
[칸나 : (영상1) (영상2) (영상3) (영상4)…….]
미처 떠올리지 못했던 명령을 뒤늦게 생각해낼 수 있는 연락이 와 있었다.
나도 남자인지라 그 영상 목록을 보며 본능적으로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개꿀…!’ 이라는 생각을 말이다.
♧ ♧ ♧
칸나와 유모님은 침대 위에서 거의 레즈 섹스를 방불케 하는 영상을 찍었다.
두 사람이 서로의 몸을 애무하며 딜도로 자위를 도와주는 모습을 보는데, 유모님 혼자서 자위하는 걸 봤을 때보다 위력이 2배 이상 강렬했다.
‘미친 듯이 꼴린다.’
정령이 영상을 찍어줬을 텐데, 자꾸 하다보니 실력이 늘었는지 이번에는 다양한 구도로 촬영이 된 상태였다.
그리고 영상을 다 보고 결론부터 내자면, 유모님은 칸나와의 관계에서 가는데 성공했다.
칸나의 도움을 받기 전에 유모님 혼자서 자위를 했는데, 혼자서 하는 자위로는 끝까지 가지 못했다.
유모님은 결국 혼자 하는 ‘자위’로는 갈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건데, 그럴 바에야 차라리 섹스를 하는 게 더 나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후로는 칸나가 본격적으로 유모님의 몸에 손대는 영상이 이어졌다.
나는 접촉을 최소화 했지만, 칸나는 유모님과 접촉하는 것에 아무런 거부감도 없어보였다.
더불어 칸나는 성인용품을 사용하는데 매우 능숙했다.
‘언제 이렇게 실력이 늘었지?’
내가 자주 안아주지 못하다보니 혼자서 위로하는 게 저렇게까지 능숙해진 모양이다.
괜히 칸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칸나는 딜도로 유모님의 몸을 유린해갔다.
그 과정을 꽤나 즐겁게 구경하는 것이, 왕년의 버릇이 살짝 튀어나오는 듯 했다.
‘다른 사람이 필요한 자위라니….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그나마 나에 한정 되지 않아 다행이긴 한데, 다른 사람이 필요한 자위 성벽은 해결 난이도가 높아 보였다.
영상을 계속 되돌려보며 유모님의 난감한 성벽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을 하던 나는 문득 떠올린 당황스러운 해결 방법에 고민에 들어갔다.
'자위를 하려면 남의 도움이 필요한데...유모님이 가장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
적어도 칸나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복잡하게 생각 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유모님이 가장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이가 떡하니 곁에 존재하니 말이다.
그리고 그녀를 도와줄 수 있는 이는...
"어제 칸나랑 찍었던 영상 봤습니다. 그걸 보고 유모님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한 가지 떠올랐습니다."
"그게 뭔가요?"
"유모님이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존재. 바로 정령한테 도움을 받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