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614 - #90. (외전) 조연주 (4)
[현대판 성노예 포주인 대형 기획사 사장들 “우리는 감금 되어 사육 당했다. 아직도 편하게 잠을 잘 수가 없어.”]
[끔찍한 정신적, 신체적 피해 입은 피해자. 아직도 어딘가엔 갇혀서 사육 되고 있다. 무사히 구출해 달라 눈물 호소.]
[되돌릴 수 없는 끔찍한 악몽, 그들은 악마 그 자체.]
-새로운 소식입니다. 대형 기획사 사장 이모씨, 장모씨, 현모씨의 도주를 우려하여 구속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이 세 사람은 데뷔시켜주겠다는 것을 미끼로 나이 어린 남자 연습생들을 유혹하여 성상납을 했으며 불법 고아원을 운영하여 미성년…….
요즘 뉴스는 대형 기획사 가장의 소식으로 가득했다.
연주는 관이가 작업을 알아서 하겠다고 해서 믿고 맡기긴 했지만, 불씨를 이렇게 크게 질러버릴 줄은 몰라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당사자와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니 일이 빠르게 진행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저게 네가 거짓말로 꾸민 게 아니었다고?"
“네, 아무리 저라도 저런 것들을 거짓말로 작업 칠 순 없죠. 전부 저 자들이 이미 저지르고 있었던 범죄였습니다. 부끄럽게도 저희 쪽 아이들이랑도 연관이 되어 있어서 쉽게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저게 거짓으로 꾸민 게 아니라는 사실에 연주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인간도 아닌 거야? 어떻게 저런 짓을 할 수 있지?”
“죄송합니다. 제가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
아이를 가진 엄마로서 아니, 인간으로서 그들이 저지른 일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끔찍했다.
어떻게 저런 짓을 하고 멀쩡하게 인간인 척 살아갈 수 있단 말인가?
“그럼…피해자들은?”
그녀답지 않게 말까지 더듬으면서 최관에게 물었다.
“피해자 중 한 명을 몰래 빼돌려서 터트린 겁니다. 원하는 걸 다 들어주겠다고 하니 복수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게 전부야?”
“몸과 정신을 회복할 수 있게 별장 하나를 빌려줬습니다. 앞으로 꾸준히 관리해서 일상 생활을 누릴 수 있을 때까지 도울 생각입니다.”
“잘했다. 그 아이 말고 다른 피해자들도 네가 신경써줘.”
담뱃불이 산 전체를 태우고 있었다.
구역질나는 쓰레기들의 얼굴이 생생하게 떠올라 절로 이가 바드득 갈렸다.
“…신경이 많이 쓰이십니까?”
“진작 터트릴 걸 그랬다는 생각은 들어서 말이다. 조사를 꾸준히 해왔지만 정말 중요한 걸 모르고 있었어. 어느 정도 피해자가 생기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알면서도 외면하고 언젠가 나한테 유리하게 쓰일 수 있을 때까지 참아 왔어.”
진작 밝혔다면 피해자를 훨씬 많이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요즘 세상에 성노예를 만들고 있었다니.
상상을 초월하는 끔찍한 범죄자들이지 않은가?
“아닙니다. 미리 그 정보를 사용했다면 지금처럼 뿌리를 완전히 뽑지 못했을 겁니다. 지금 타이밍이 적절했습니다. 그때였다면 분명 언니는 저희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셨겠죠. 솔직히 제 협조가 아니었다면 그런 시설이 있다는 걸 밝히지 못했을 겁니다.”
“…….”
최관이 충격 받은 연주에게 차분하게 상황 설명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금 언니는 제게 도움을 요청하셨죠. 그래서 그자들이 만들어 놓은 지옥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겁니다.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면 피해자들도 무사히 구출할 수 있겠죠.”
만약 최관이 나서지 않았다면 꼬리 자르기를 통해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모두 처벌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뿐인가?
피해자들도 입막음을 위해 희생 되었을 수 있다.
“그럼 이 일에 연관 된 자들이 제대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거니?”
“물론이죠. 그곳과 연관 된 자들은 싹 다 반 죽여놨습니다. 검찰에서 부르면 바로 가져다 놓을 겁니다.”
그녀가 아무리 조직 보스라 해도 산하의 조직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전부 알 수는 없다.
더불어 경찰이 수사를 한다고 해도 최관의 협조가 없었으면 피해자를 온전하게 구출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녀가 이번 일에 얽혀 있는 놈들을 모조리 쥐어 패서 본보기로 쳐낼 놈들을 모두 골라놓은 상태였다.
“이런 말하기 미안하지만 안 물어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정말 너랑 연관 없는 거 맞니?”
“절대 그런 짓을 하는 자들과 얽혀 있지 않습니다. 제 목숨을 걸겠습니다.”
단호한 최관의 목소리에서 진심을 읽은 그녀는 그제야 안심할 수 있었다.
“그래, 널 믿으마. 그런 짐승들과 어울리지 않았을 거라고.”
“믿어주십시오. 이번 일과 얽힌 놈들은 법적 처벌을 받은 후에 저희 쪽에서 따로 손을 쓸 겁니다. 아가씨께 그런 부분까지는 자세히 말씀드리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만족하실 만큼,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을 수준이 될 겁니다.”
연주는 최관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녀의 어머니가 그런 인간 말종의 짓을 눈 감아 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동안 조금씩 회복 되었던 모든 관계를 끊어버릴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놈들이 모아 둔 돈의 절반은 피해자 구제에 쓸 생각입니다. 이런 걸로 피해자들의 상처가 전부 사라지는 건 아니겠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겁니다.”
“…나머지 반은 이번 일을 수습해줄 정치 인사들 입에 들어가겠구나. 결국 이득을 보는 건 정치인들 뿐이야.”
“어쩔 수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앞으로 내부 단속에 더 힘쓰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마약 유통은 어떻게든 수습이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현대판 성노예?
지금 발견해서 다행이지, 그들이 힘을 더 키웠다면 조직의 엄청난 걸림돌이 되었을 것이다.
“이번 일은 어디까지 커질 것 같니?”
“아마 언니께서 주셨던 증거보다 더 파급력이 클 겁니다. 대선 후보도 무너질 겁니다. 지금 어떻게든 꼬리를 자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증거가 너무 명확해서 피할 수 없을 겁니다.”
“확실한 증거?”
“그쪽에서 나온 돈이 대선후보에게 들어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끝이군.
연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대선에 나갈 사람이 그런 추잡한 돈을 받고 사는 사람이라니.
“미쳤군. 아무리 돈에 많은 걸 가리지 않는다지만 그런 돈을 받아먹고도 대통령을 하겠다고?”
“그쪽도 설마 자기가 받고 있는 돈이 그런 쪽으로 만들어진 거라고 생각했겠습니까? 아마 모르고 있었을 겁니다.”
“나중에 알았어도 받아먹은 게 있으니 밀어 줄 수밖에 없었겠지. 결국 다 똑같은 놈들이라는 거야.”
정치인 몇 명의 목이 떨어질 줄 알았던 사건이 대선 후보가 날아갈 정도의 사건으로 커졌다.
이제 이 사건은 그녀와 최관이 손을 댈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질 것이다.
“언니 덕분에 조직이 전부 날아 갈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감사합니다. 보스께서도 소식을 듣고 정말 놀라셨습니다.”
시한폭탄이었던 것을 미리 알아서 꼬리를 자를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최관이 그녀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사람 장기도 파는 사람이 고작 이런 일로?”
“적어도 아이들까지 손을 뻗어서 나쁜 짓을 시키는 분은 아니십니다.”
“마약 운반책으로 쓰지 않나?”
정곡을 찔러오는 그녀의 말에 말문이 막힌 최관이 고민하다가 억울하다는 듯 외쳤다.
“보스께서 그런 일에 손을 떼신지는 오래입니다.”
“직접 하지 않아도 애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고, 그걸 눈 감아 주고 있기도 하지. 그렇게 해서 번 돈을 상납 받고 있기도 하고 말이야. 그만하자. 이 문제는 몇 번을 말해 봐도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다는 걸 알잖니.”
보스의 모든 것을 부정할 리 없는 최관과 그것이 싫어서 모두 버리고 나온 그녀는 평행선을 달리는 사람들이다.
그 선은 결코 하나로 합쳐지지 않을 것이다.
“당분간 저는 몸을 조심하느라 연락이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만나는 것 자체도 위험하고요.”
“어찌됐든 네 산하에 있는 조직의 일이니 정부에서 너를 주시할 수밖에 없겠구나. 몸조심하렴.”
“예, 언니께서 주신 증거 덕분에 큰 피해 없이 발을 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니께서도 조심하십시오. 엔터계에서 시작 된 불씨다 보니 영향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겁니다. 연예인들도 상당수 이용 고객에 속해 있고요.”
“각오했던 일이야.”
한 번쯤은 해결하고 지나가야 한 피할 수 없는 진통이었다.
그날 만남 이후로 약속했던 대로 두 사람은 따로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산을 태우던 불씨는 어느새 나라 전체를 활활 불 태우고 있었다.
평범한 줄 알았던 회사원이 경찰서에 불려가고, 평소 기부도 자주하는 인성 좋은 연예인이 소환장을 받기도 한 것이다.
“싹 다 챙겨!”
그뿐만 아니라 검찰 쪽에서 조사를 시작해 탈탈 털기 시작했다.
“꺅! 이건 안 돼요!”
“삭제해 삭제!”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공무 집행 방해로 큰일 날 수 있습니다. 모두 물러서세요!”
구속 수사를 받게 된 대형 기획사는 당연히 조사 대상이 되어 검찰에서 탈탈 털렸다.
그들이 저지르고 있는 손톱 만큼의 범죄 사실도 전부 털어버릴 듯이 말이다.
회사가 엉망이 되고 주가는 끝모르게 추락했다.
그 회사에 소속 되어 있는 것으로 연예인들은 이미지 손상을 받았다.
더불어 최관이 미리 깔끔하게 처리해둔 조폭들도 검찰에 줄줄이 잡혀갔다.
[밝혀진 피해자만 76명. 앞으로 더 추가 될 예정. 고아원도 조사 대상 될 수 있어….]
조폭들이 잡혀가고 얼마 후, 최관이 미리 구출해서 어느 정도 신색을 회복한 피해자들이 경찰에 의해 무사히 구출 되었다.
그들의 입에서 나온 증거들을 토대로 피해자들이 갇혀 있는 공간을 찾아낸 것이다.
피해자들이 구출 된 이후.
대형 엔터 사장들과 얽혀 있는 거물들이 하나씩 끄집어내지기 시작했다.
[정치인의 섹스비디오. 추악하기 그지없어.]
[몸 로비에 돈 로비까지. 안 받아 먹은 게 없는 정치인들.]
언론은 정치인들이 조폭들과 연관 되어 추잡한 짓을 저지른 사실을 적나라하게 기사에 올렸다.
이는 당연하지만 최관과 얽혀 있는 정치인 쪽에서 손을 쓴 것이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정치인들의 온갖 비리 리스트에 사람들이 공분하여 시위를 시작했다.
“싹 쓸려가는구나.”
거대 정치인, 심지어 대선에 연관 되어 있는 정치인까지 날아가고 있는데 한낱 연예기획사의 사장이라고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포주라는 불명예를 얻은 그들은 회사의 주주들에 의해 완전히 퇴출 되었다.
물론 회사에 그들의 끄나풀이 남아 있긴 한지라 완전히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노쇠한 그들을 회사에서 쫓아냈다는 건은 큰 의미를 가졌다.
그들의 빈자리를 노리는 사람들이 내부에 깔려 있으니 말이다.
더욱이 내부에는 그녀가 은밀하게 접촉한 인물들이 비워진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중이었다.
‘내부에서 꾸준히 흔들어주면 결국 회사는 무너질 수밖에 없지.’
선장을 잃은 배는 결국 난파 되는 것이 정답.
그들은 더 이상 대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못할 때까지 추락할 것이다.
“이 정도면 무기징역은 무조건이겠네요.”
“나름 연예계 대모라는 사람들이…. 진짜 부끄럽네요.”
엔터 회사의 대표들이 저지른 경악스러운 범죄에 예상 되었던 일도 벌어졌다.
연예계 전체가 침체 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다.
[배우 H양, 아이돌 Y양…등등. 성관계 영상 단톡에 올려 즐겨.]
[청순 배우의 두 얼굴! 꾸준히 그곳 드나들었던 정황 드러나.]
단순히 사장들만 이 사건에 얽혀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소위 잘 나가는 연예인들이 심심치 않게 그곳을 들락거렸다고 하니 팬들 입장에선 충격 그 자체인 것이다.
“회사는 괜찮아요?”
“물론. 안 괜찮을 이유가 없잖니. 우리랑은 전혀 상관없는 일인데.”
“그래도 영향이 있긴 하잖아요.”
엔터 회사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
아예 안 받기엔 대형 기획사들이 줄줄이 잡혀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요번에 일어난 일을 언니가 터트린 건데, 억울하실 것 같아요.”
그녀는 남편과 로즈, 세 사람과 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로즈가 남편을 통해 학원에서 벌어진 일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며 식사 대접을 하고 싶어해서 이런 자리가 마련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