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616 - #90. (외전) 조연주 (6)
어이가 없는 건 그의 말이 허황된 소리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정말 그렇겠네. 너한테는 그런 위협이 아무것도 아닌 거구나.”
로즈도 그걸 깨닫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남편이 가진 특별함은 그녀에게도 굉장히 매력적인 유혹이었다.
그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면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얻어낼 수 있었을 거다.
하지만 남편은 권력이나 재물을 탐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나마 욕심을 부린다면 아이돌 활동에 대한 것인데, 그 부분은 본인 능력이 워낙 뛰어난 탓에 굳이 뭔가를 더 할 필요가 없었다.
‘해솔이가 가진 능력을 나한테 줬다면….’
그녀는 하던 생각을 중간에 멈췄다.
이런 건 생각하지 않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녀에게 그런 능력이 있었으면 정말 많은 것들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괴물이 되었겠지.
본인이 얼마나 추악해졌는지 자각하지 못한 채 무작정 위를 향해 달려갔을 것이다.
‘이 능력을 가진 사람이 해솔이어서 다행이지.’
만약 다른 사람이 갖게 됐다면?
세상은 큰 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그런 대단한 힘을 갖고 있으면서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고, 남편은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해낼 만큼 인내심이 깊은 사람이었다.
적어도 그는 그런 능력을 가질 자격이 있는 사람인 것이다.
“이럴 거면 나한테는 왜 물어본 거야. 어차피 네가 원하는 대로 되는 건데.”
“그래도 누나가 끝까지 반대하면 말 안 하고 해결하려고 했지.”
“내 의견을 듣고 싶은 거면 난 반대야.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네 비밀은 모르는 사람이 많을수록 너한테 안전한 거잖아.”
“아…역시 누나 입장에선 말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는 거지?”
“응.”
역시나 조폭 보스라는 말에 로즈는 질색하듯 거부감을 보였다.
그런 여자와 남편이 얽혀 있다는 것도 싫은 눈치다.
그나마 자신의 눈치를 봐서 티를 내지 않고 있는 걸 거다.
‘이게 보통의 반응이지.’
남편이 그녀의 집안사람들을 꺼려하지 않고 대해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앞으로 관이를 자신의 여자로 삼으려면 주변 사람들이 이런 시선을 보낼 수 있다는 걸 알 필요가 있었다.
그녀는 남편의 반응이 궁금해 빤히 바라봤다.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할게. 누님이 신경 안 쓰실 수 있게 처제에 관해서는 제가 좀 더 신경 쓸게요. 바빠서 안 된다는 말에 그냥 그렇구나 하고 말았는데 제가 잘못한 것 같아요.”
“…위험하다는데도 만나겠다고? 그 사람 만나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연예계 그 일에 얽혀 있다며.”
“아직 완벽하게 가족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만나고 있는 사람이야. 만날 때 조심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나중에 따로 얘기해.”
로즈는 그녀 앞에서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할 말이 많아보였으나 입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남편은 로즈의 걱정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몰라서 그러는 건지 알 수 없으나 태연하게 말했다.
그녀도 가만히 있기 뭐해서 한 마디를 보탰다.
“내 도움 필요하면 말하고.”
“옙~!”
세 사람이 함께 있던 자리가 끝나고, 로즈는 혼자서 집에 돌아가겠다면서 남편을 양보해주었다.
차에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남편이 오늘 자리가 어땠는지 물어왔다.
“오늘 어땠어요?”
“재밌었어.”
“마지막에 분위기가 살짝 이상하긴 했죠? 서운하진 않으셨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모습을 보였을 거야. 오히려 그 정도는 정말 많이 참은 거라고 생각해.”
“다음에 만나면 안 그럴 거에요.”
“내 집안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반응한 네가 특이한 거야.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겠지. 그리고 그건 관이의 일도 마찬가지일 거다. 네 가족들한테 이해받기 힘든 직업이잖니.”
남편이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아까부터 자꾸 처제 일을 신경 쓰는데, 우리 둘이 있을 땐 둘 얘기만 하면 안 돼요?”
“…우리 둘 얘기?”
“현오도 이제 많이 컸는데 둘째 말이에요.”
“!!”
“둘째는 안 가질 거에요?”
남편이 차를 운전하는 손에 자기 손을 가볍게 얹었다.
그 묘한 터치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금방 알 수 있게 했다.
“둘째를 가지자고? 진심으로 하는 소리니?”
“현오가 동생 가지고 싶대요.”
“애가 원하는 걸 다 들어줄 순 없는 법이야.”
“그래도 외동은 외롭잖아요.”
“형제자매가 있다고 행복한 건 아니야.”
둘째 동생에게 지긋지긋할 정도로 시달렸던 적이 있는 그녀인지라 현오에게 동생을 만들어주자는 남편의 의견에 선뜻 동의를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남편은 끈질기게 그녀를 설득해왔다.
결국 그녀는 꺼내고 싶지 않은 얘기까지 꺼냈다.
“나이도 있는데, 둘째는 정말 무리야.”
“그러니까 더 지금 낳아야죠. 건강은 걱정하지 말아요. 제 능력 알잖아요.”
알지.
지금 이 나이에 현오를 낳고도 몸에 아무런 무리가 안 가게 할 정도로 전능한 능력을.
“오늘 나한테 일하라고 내조해주겠다고 했으면서 날 임신시키고 싶다는 말을 하니?”
“아! 그러고 보니 그 일이 있구나. 이럼 둘째 갖자고 설득해도 먹히지 않겠네요. 아니면 제가 누님 일을 도울까요? 그럼 좀 더 편하고 빨리 될 수도 있잖아요.”
“네가?”
“아예 얼굴을 바꿔서 누님 비서로 일하는 건 어떨까요? 지금 당장은 스케줄이 있어서 어쩔 수 없겠지만 끝나면 또 널널해질 거에요. 사실 쉬면서 집에만 있는 것도 지겨웠거든요. 누님이 하는 일 도우면서 지내는 거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비서는 아무나 하니? 그것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들이 하는 거다.”
“하하, 저를 과소평가 하시네요. 의외로 많이 도움 될 걸요?”
본인의 능력에 자신있어 하는 남편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귀여운 모습이었다.
사실 평소 남편의 기억력을 떠올려보면 아예 안 맞는 소리가 아니기도 하다.
눈치도 빠르고, 다양한 언어를 사용할 수 있어서 비서로 쓰기엔 아깝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장 중요한 건, 네 일당 맞춰주는 게 불가능하다는 거다. 괜한 소리 하지 말고, 둘째는 정말 안 되니까 포기해.”
“아쉽네요. 현오한테 엄마가 동생 안 된다고 했다고 할 거에요.”
“그러렴. 현오는 엄마가 왜 안 되는지 알려주면 얌전히 들을 아이니까. 현오보다 아빠가 더 철이 없어서 어쩌니? 현오가 나중에 아빠한테 유치하다고 놀리겠어.”
“헐. 그건 좀 충격일 것 같은데요.”
“갑자기 둘째 얘기로 심술을 부리는 건 관이 얘기 좀 그만하라는 뜻이겠지?”
“네. 저 서운했다고요. 로즈 누나한테 굳이 처제 일을 말할 필요도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 일이 누님한테 얼마나 중요한 일이었는데, 그렇게 별 거 아닌 듯이 말씀을 하셨어요. 오늘 로즈 누나 때문에 상처 받진 않을까 속으로 조마조마했다고요.”
“예전이었다면 언급하는 것조차도 싫었겠지. 예민할 수밖에 없는 용린 같은 부분이었으니까.”
“그러니까요!”
그녀는 잠시 신호에 차가 세워진 틈을 타 남편의 목을 잡아당겨 그의 입술에 키스했다.
쪽.
촉촉하고 부드러운 살결이 닿았다가 찐득하게 떨어진다.
“네 덕분에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게 된 거다.”
“…….”
“그러니 내가 상처받았을 거라는 생각은 그만둬. 모두 네가 날 이렇게 바꿔놓은 거니까.”
남편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녀는 부끄러워하는 남편의 얼굴을 조금 구경하다가 신호가 바뀌어 다시 운전에 집중했다.
한동안 말이 없던 남편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완전 심쿵했다….”
꽤나 귀여운 내용의 중얼거림이었다.
♧ ♧ ♧
그 사람을 닮고 싶지 않다고 했으나 때때로 그녀는 어머니의 흔적을 발견할 때가 있었다.
그것도 무려 본인 스스로의 모습에서 말이다.
일단 섹스를 할 때 격하게 욕설을 하는 것은 정말 부정할 수 없는 어머니의 흔적이었다.
어릴 적 아버지와 어머니가 섹스를 하는 걸 우연히 본 적이 있었다.
방문 틈세로 세어나오는 신음에 의아해서 문을 살짝 열었는데, 그때 어머니가 아버지 위에서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고 있더랬다.
‘당시에는 뭔지도 모르고 욕을 해대기에 싸우는 줄 알았지.’
부부싸움인가 싶어서 순진하게도 싸우지 말라고 눈물을 흘렸더랬다.
어머니는 어린 나이였으니 잊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그녀는 그 기억이 워낙 충격적이었기에 모두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다 커서 처음으로 남자와 잠자리를 가졌을 때, 그녀도 모르는 사이 어머니와 똑같은 행동을 하며 섹스를 했다.
고쳐보려고 노력했으나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미 입이 자기 멋대로 터져서 제어가 되질 않았다.
사실 고칠 기회도 별로 없었다.
다소 폭력적인 그녀의 섹스 스타일은 이성에게 선호되지 않는 편이었다.
더욱이 남자보다는 일에 집중을 하는 삶을 살아온지라 남자와 잠을 잔 건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흑! 씨발…읏! 너! 아읏!”
퍽퍽퍽퍽퍽퍽!
남편이 가차 없이 엉덩이에 사타구니를 쳐대며 그녀를 밀어붙였다.
깊게 박힌 자지는 그녀의 안에서 내벽을 무자비하게 자극해왔다.
“너무, 시발, 흣! 아프잖아!”
“아프게 하는 거 좋아하잖아요. 엄살 피우지 말아요.”
“아흑! 거기 악, 거기! 더! 아흑!”
그녀가 헐떡이며 허리를 튕겼다.
입으로는 아프다고 뭐라고 해도 결국 그가 주는 쾌락에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그녀의 몸을 휙 돌리더니 그녀의 유룬과 유두를 한 입에 크게 물고 빨았다.
쮸웁! 쮸웁! 콰득!
“으읏…흣! 뜯,어져! 안…돼! 아흣!”
이빨을 세워 유두를 잘근잘근 물고 있는데, 정작 그녀는 고통보다 쾌감을 느낀다는 게 참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유륜과 유두를 쭙쭙 빨던 그가 다시 허리를 움직였다.
귀두가 그녀의 자궁을 퍽퍽 때려주는데 그 쾌감이 그녀를 미치게 하고 있었다.
그녀의 두 다리가 남편의 어깨 위에 올려지고, 살짝 허공에 들린 엉덩이에 자지가 빠른 속도로 들락거렸다.
“핫, 흣! 으흑! 그만! 아윽!”
초반에 남편과 섹스를 했을 때 욕을 많이 했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욕이 많이 줄어들어 있었다.
그녀가 욕을 줄이겠다는 생각을 갖고 버릇을 고친 게 아니라 남편과의 섹스가 그만큼 빡셌기 때문이었다.
섹스를 할 때 그녀가 할 수 있는 소리는 신음밖에 없었다.
사실 그녀의 섹스 취향이 거친 것이 맞기는 하다만, 그건 그녀가 능동적으로 주도권을 잡고 있을 때를 말하는 거였지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입장에서 당하는 게 취향인 건 아니었다.
섹스가 끝나고 이런 건 내 취향이 아니라고 분명히 남편에게 밝혔었다.
“뭘 그만! 이라는 겁니까? 이렇게, 좋아, 죽으려고! 하면서!”
퍽! 퍽! 퍽! 퍽! 퍽! 퍽!
그녀가 팔을 움직여 남편의 등을 필사적으로 껴안았다.
“학! 아흣! 거긴, 아윽! 안 돼!”
“싫어요. 왜 자꾸! 싫다는 거에요? 부드럽게! 해주면 욕할 거잖아요! 싫다고 더 세게 해달라고!”
퍽! 퍽! 퍽! 퍽! 퍽!
부드러운 건 싫다.
하지만 이렇게 숨이 멎을 것 같이 범해달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
남편은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그녀를 봐주지 않고 더욱 더 허리에 힘을 주어 밀어 붙였다.
어느새 그녀의 양 다리는 얼굴 옆에까지 밀려왔다.
크기가 워낙 커서 한 번 넣어질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는데, 자세까지 힘들다 보니 절로 숨이 넘어가려고 했다.
“어디까지가 앙탈이고,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잘 모르겠단 말이죠.”
“시발, 지금! 지금 진짜야…흑! 숨, 넘어갈…것 같아! 그만…아흑!”
몸에 작살이 꿰여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와 섹스를 끝내면 온몸에 근육통이 생길 정도로 격하게 하는 편이었고, 오늘도 섹스가 끝나면 한동안 근육통에 시달려야 할 것 같았다.
남편이 가져다주는 약은 효과가 좋았지만, 근육통이 빠르게 사라져버리면 어쩐지 섹스의 여운을 느낄 수가 없어 쓰지 않는 편이었다.
정신없이 그의 자지에 꽂혀 흔들리던 그녀는 근육통이 지금까지 한 섹스 중 가장 오래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힘들다 보니 차라리 다른 생각을 해서 견디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녀의 정신이 거의 몽롱해질 쯤, 남편이 막판 스퍼트를 올리려는지 박는 속도를 차츰 더 빠르게 했다.
“그냥, 솔직하게 말해요. 더 괴롭혀, 달라고! 지금도 이렇게 쫄깃쫄깃하게 잡아먹고 있으면서, 엄살을, 피웁니까?”
퍼억! 퍼억! 퍼억! 퍼억!
"하악, 학! 흐으으...히잇! 으응!"
남편은 그녀의 입에서 기어코 살려 달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허리 움직임을 멈추지 않을 생각인 것 같았다.
그녀는 남편의 어깨에 두른 손톱에 힘을 한껏 주며 외쳤다.
"살, 살려줘!"
"큭!"
그리고 남편이 그녀의 말이 신호탄이라도 되듯 자지를 가장 깊은 곳에 넣은 후 사정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