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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의 아이돌-618화 (616/849)

Chapter 618 - #90. (외전) 조연주 (8)

오랜만에 그녀가 상위에서 주도권을 가진 채로 섹스를 해서일까?

옛날 버릇이 튀어나온 것 같았다.

남편의 온몸을 물어 뜯고 씹고 핥으면서 맛보고 싶은 걸 보면 말이다.

하지만 남편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

“죽을 뻔하기까지 했는데 이제 제가 좀 해도 되겠죠?”

“시발, 너는 내 목구멍에 저 커다란 걸 넣고 발정난 개새끼처럼 즐겼으면서 그 정도 숨 막힌 걸로 엄살을 피우는 거냐?”

“하하! 알았어요. 엄살 안 피울게요. 그러니까 어서 가랑이 벌려주세요. 개새끼가 발정나서 헉헉대고 있잖아요. 누님 엉덩이에 자지 꽂아보겠다고 낑낑거리면서요.”

“개새끼….”

그녀의 안에 자지를 꽂아 넣을 수 있다면 선뜻 개새끼도 되겠다는 남편의 태도가 기꺼웠던 그녀는 피식 웃으면서 기꺼이 가랑이를 벌렸다.

한 쪽 다리를 벌린 채로 촉촉하게 젖은 음부를 보이며 말했다.

“네가 그렇게 먹고 싶은 거 줄 테니까 어디 한 번 넣어봐. 발정난 자지 말이야.”

“멍멍.”

남편이 기꺼이 개새끼가 되어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드러난 음부에 자지를 꽂았다.

그녀는 뒤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무게감에 기분이 좋다지는 것이 낯설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그녀가 들고 있던 다리를 한 손으로 받쳐주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허리를 감아서 단단하게 몸을 지탱했다.

그러면서도 아래에서 탁탁탁 허리를 쳐올리는 무척 몸놀림이 유연하다.

남편은 그녀의 보지를 빨았던 혓바닥을 길게 빼내 귀를 빨아댔다.

그것으론 부족했는지 그녀의 목선을 타고 내려가면서 몸에 침을 바른다.

남편의 품안에 갇혀 흔들리는 자신의 모습은 분명 그녀의 취향과는 한참 동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만이 생기지는 않는다.

그것이 남편이 가진 특별함인 것이다.

그녀를 다른 사람처럼 만들어버리는 힘 말이다.

‘반항한다고 해도 벗어날 수 없을 테고.’

자신이 눈이 돌아간 만큼 남편도 눈이 돌아간 상태였다.

남편에게 발정난 개새끼라고 말했지만, 사실 발정난 개는 남편이 아니라 자신이었다.

자신의 애액으로 범벅 되어 있는 남편의 몸을 씹어 먹어버리고 싶었으니 말이다.

그녀는 일단 한 번 당해주고 다음 번에 할 때를 노리기로 했다.

먹잇감을 사냥하기 위해서는 잠시 몸을 낮추고 기다려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니 말이다.

♧ ♧ ♧

“대표님, 모두 모였다고 합니다.”

“그래요.”

비서의 말에 생각에 잠겨 있던 연주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구도 그녀가 방금 전까지 짜릿했던 남편과의 섹스를 떠올리고 있었다는 것을 짐작하지 못할 완벽한 포커페이스였다.

그녀가 회의실 안에 들어가자 안에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익숙한 일이라는 듯 덤덤하게 걸어간 그녀가 상석에 앉았다.

오늘은 이 자리는 허니 엔터가 계획해서 만든 자리로, 상호 협조 관계에 있는 엔터계 회사의 간부를 불러 진행하기로 한 회의였다.

“이렇게 선뜻 시간을 내어 자리를 빛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허니 엔터 대표 조연주입니다.”

짝짝짝짝짝짝-

쓸데없이 회의 시간을 잡아먹는 허례허식은 최소한으로 할 생각이었기에 그녀는 자리에 앉자마자 마이크를 켜서 말했다.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박수를 치면서 그녀를 환영한다.

“제가 쓸데없는 소리를 하려고 이 자리를 만든 건 아닙니다. 보다시피 요즘 연예계가 시끄럽지 않습니까? 아주 더럽고 추잡스러운 일을 대형기획사라는 작자들이 저질렀죠.”

주변에 있는 사람들 모두 그녀의 말에 집중했다.

“저희 허니 엔터와 협력하고 있는 회사들은 적어도 그런 추잡한 일과 연관이 되어 있지 않은 분들이었음이 드러났죠. 검찰에서 대대적으로 엔터테이먼트를 조사하고 다녔는데도 이 자리에 계신 분들 중 누구도 소환 되지 않았으니까요. 저는 그 부분에서 매우 흡족한 상태입니다.”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이 바닥은 조금만 손을 삐끗해도 나쁜 길로 빠져들기 쉬운 곳이다.

편한 길을 가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오라며 두 팔 벌려 환영하기까지 한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위에만 서 있다 보면 아래를 살피는 게 쉽지 않아진다.

누가 봐도 효율이 좋은 것을 두고 멀리 돌아가는 선택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책임져야 하는 게 많아지기에 생기는 일이기도 하다.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소를 희생시켜 대를 지키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는 뜻이지.’

그런데 다행히도 허니 엔터 협력 엔터 회사들은 그런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진 않은 듯했다.

‘아니면 아직 들키지 않았던가.’

그녀는 모여 있는 사람들 모두가 깨끗하다고는 장담하지 않았다.

본인조차도 남편의 유혹에 넘어가서 비리를 저질렀는데 그녀보다 훨씬 각오가 부족한 저들이 완벽하게 지켰을 거란 생각은 안 들었다.

변명같아 보이지만 너무 깨끗한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법이다.

“과거를 따지는 건 검찰에서 알아서 해줄 일이고, 이제 우리는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하루가 멀다하게 터지는 스캔들로 엔터계가 무척 뒤숭숭합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아니, 우리는 그렇게 둬선 안 되는 겁니다.”

이번에도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그녀는 말귀를 잘 알아듣고 있음을 확인하고 말을 이어갔다.

“팬들이 이번 일로 엔터계에 실망하고 탈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쪽 문제와 연류가 안 된 곳에서도 탈덕 사태가 벌어지고 있죠. 다들 이 현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신 게 있습니까? 자유롭게 의견을 나눠보죠.”

그녀가 말을 끝내고 마이크의 버튼을 껐다.

그러자 선뜻 다음으로 마이크 버튼을 키는 사람이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리플엔터 이사 도주영입니다. 이런 회의를 하기 앞서, 아직은 너무 이른 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 이번 사건의 모든 일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 아닙니까? 검찰에서 어떻게 처리를 할지까지는 확인을 한 후에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애들 컴백을 시켜봤자 화제성을 모두 잡아먹힐 겁니다.”

“저도 리플 엔터 도주영 이사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당장 애들을 컴백시켜서 화제를 바꾸는 건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중들에겐 아직 시간이 필요합니다.”

협력 회사들 대부분이 섣불리 회사 소속 아티스트를 컴백시켜 쪽박을 차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화면 켜주세요.”

“예, 대표님.”

직원이 그녀의 말에 빔프로젝터를 켰다.

그러자 화면에 PPT가 보였다.

대충 몇 장을 넘긴 그녀는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나오자 마이크를 다시 켜서 말했다.

“먼저 나섰다가 괜히 뭇매 맞을까 걱정을 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 가요계는 빈집이나 다름없고, 중소 엔터에서는 최고의 기회로 보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저기 써져 있듯이 현재 중소기업 아이돌들이 컴백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새로운 신인도 내보내고 있군요.”

“!!”

“!!”

이곳에 모인 회사들은 각자 캐시카우가 있는 나름 성공한 아이돌을 보유한 회사들이다.

적어도 듣보잡 소리는 안 들을 수준이라는 건데, 문제가 되는 게 있었다.

대부분 보유한 캐시카우가 한 그룹 분이라 모험을 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애들을 컴백 시켰는데 망하기라도 한다면 회사가 휘청거릴 수 있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몸을 사리고 있는 사이 아래쪽에선 어떻게든 올라오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는 겁니다. 자칫 그들에게 기회를 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 바닥이 그리 넓지 않습니다. 파이는 하나라는 걸 여러분들이 잠시 잊으신 것 같네요.”

묵직한 압박이 회의실을 맴돈다.

큼지막하게 파이를 떼어 먹고 있던 대형 기획사가 털렸다.

그럼 그들이 먹던 파이 조각은 누가 먹게 되는 걸까?

“그…저희가 생각이 짧았던 것 같습니다.”

괜히 몸을 사리겠다고 나서지 않았다가 듣도 보도 못한 쪽에 빼앗기게 된다면?

“저는 여러분들이 조금 더 진취적으로 움직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형 기획사가 자폭해서 팬들이 탈덕한 걸 아쉬워하기보단 어떻게 해야 그들을 다시 이쪽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를 생각해주길 바라고 있는 겁니다.”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는 법.

언젠가는 다른 사람에게 입덕해서 이 바닥으로 다시 돌아오게 될 확률이 높은 사람들이었다.

“대표님의 깊은 뜻을 몰라 오해한 점 사과드리겠습니다.”

“저도 사과드립니다.”

그녀가 한 말의 위력은 대단했다.

회의실 분위기가 단숨에 부드럽게 풀렸던 것이다.

“어떻게 이런 귀한 정보를 얻어 오셨는지….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이렇게 또 대표님 덕을 보게 되는군요.”

“구하기 쉽지 않은 정보이긴 했습니다. 기존 엔터 회사를 견제하려는 건지 다들 꽤 보안에 신경을 쓰더군요.”

적당히 생색을 내주고 가만히 지켜봤다.

이미 그들이 움직일 충분한 불씨를 넘겨줬기에 굳이 그녀가 참견할 필요가 없었다.

컴백에 소극적이던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누가 먼저 컴백하느니 뭐니 하면서 의견을 나누고 있었으니 말이다.

“저…조대표님.”

회의실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를 정도가 됐을 무렵.

누군가가 그녀를 조심스럽게 불렀다.

“말씀하세요. 한여름 이사님.”

“혹시나 하고 여쭙습니다만, 대형기획사 쪽에서는 별 다른 일정이 없습니까?”

“거긴 지금 소속 연예인들을 붙잡기 위해 내부 단속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하기는, 거기 소속 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연예인들 이미지에 손상이 가고 있으니 탈출하려고 아등바등하고 있겠네요.”

“아무리 그쪽 회사들이 타격을 심하게 받았다지만, 소속 연예인들이 그걸 핑계로 계약 종료를 하는 건 어려울 겁니다.”

예전보다야 보복할 힘이 적어지긴 했지만, 연예인 혼자서 감당하긴 어려운 수준일 것이고 결국 소속 연예인들은 계속 그곳에 소속해 있어야 할 거다.

다만 좀 똑똑한 이들이라면 이번 일로 회사에 양보를 얻어내서 이익을 취하겠지.

‘소속 연예인들이 회사를 떠나면 회사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테니까. 어떻게 해서든 막겠지.’

그러니 그쪽 연예인들과 컨택을 하는 건 무의미한 일이었다.

“아…역시 그렇군요.”

다만 이런 계산이 바로 서는 게 아니었는지 아쉬워하는 사람이 있었다.

“설마 찔러볼 생각이었어요?”

“크흠, 그쪽 회사에 저희 회사랑 잘 어울릴 분이 계셔서….”

“이용당할 겁니다. 아니, 생각해보니 나쁠 것 없긴 하겠네요. 그렇게라도 흔들면 그쪽 회사 내부를 혼란스럽게 할 테니까요. 그쪽이 흔들리면 흔들릴수록 빼앗아먹을 파이는 커지겠죠.”

“그럼 하는 게 좋을까요?”

“편하신대로 하세요. 그래도 알고 당하는 거랑 모르고 당하는 건 느낌이 다를 테니, 썩 긍정적이진 않을 거라는 건 알아두시고요.”

“알겠습니다.”

“그러다가 보복 당하면 어쩌려고요.”

옆에서 지켜보며 간을 보고 있는 이가 많았는지 해보겠다고 나서니 슬쩍 자기들도 궁금한 걸 물어왔다.

“힘이 빠졌는데 보복을 두려워하십니까? 그런 부분은 저희 쪽에서 커버해드리죠.”

연주는 기왕 이렇게 된 거 크게 선심을 쓰기로 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정말 그쪽 소속 연예인을 한 명이라도 빼낼 수 있다면?

그녀 입장에선 대박인 거나 다름없다.

솔직히 대형 기획사들의 입지가 줄어들면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건 그녀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보복 걱정하지 마시고 마음껏 해보세요. 정말 마음이 흔들려서 그쪽과 대적을 해보겠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이 바닥을 오물 쓰레기장으로 만든 놈들이니 이 정도 보복은 해도 되는 거 아니겠는가?

그녀는 협력 회사 쪽 이사들의 욕망을 서슴없이 건드리며 앞으로 일어날 일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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