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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의 아이돌-624화 (622/849)

Chapter 624 - #90. (외전) 조연주 (14)

쩌억하고 내벽을 파고드는 성기.

찌걱찌걱찌걱

아찔했던 감각이 또 다시 몸에 밀려온다.

간신히 절정에서 내려와 진정하고 있던 숨이 다시 헐떡이며 거칠어졌다.

남편과 그녀는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섹스를 하고 있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서로의 몸에 진한 자국을 만들었고 그것을 흡족하게 여겼다.

그렇게 얼마나 남편과 침대를 뒹굴었을까.

침대에 축 늘어진 그녀는 남편의 품에서 잠에 들어가고 있었다.

“우리 누님, 이렇게 예뻐서 다른 남자가 채가려고 하기 전에 내 거라고 찜해둬야 하는데, 기왕 이렇게 된 거 사람들한테 알릴까요?”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남편의 말에 연주가 눈을 번쩍 떴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언제까지 대표랑 연예인 사이로 있을 순 없잖아요. 현오도 다 컸는데.”

“우리 관계는 알리지 않기로 얘기 끝난 걸로 알고 있는데 갑자기 왜 딴 소리니?”

엔터 회사 대표와 그 소속 연예인의 스캔들이 나면 이미지에 훼손이 크기 때문에 이미 그와 상의해서 결정해둔 일이었다.

그런데 이제서 남편이 말을 바꿔오니 당황스러웠다.

“오늘 같은 일이 또 벌어질 수 있잖아요.”

남편은 자기 말을 들어달라는 듯 그녀의 몸을 부드럽게 주무르면서 말해왔다.

아무리 섹스 후유증으로 몸과 정신이 노곤노곤하다 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였다.

이건 어영부영 그렇게 하자고 넘어갈 순 없는 일이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잘 해결해내면 돼.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어.”

“사람들이 수군댈 것 때문에 누님이랑 제 관계를 평생 숨기고 살아야 된다는 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땐 별 생각 없이 그러자고 했지만 우리가 이렇게까지 숨기고 다녀야 할 만큼 떳떳하지 못한 관계는 아니잖아요.”

어림없는 소리.

지금은 그럴지 몰라도 과거에는 그와 관계가 부적절한 게 맞긴 했다.

하지만 남편이 그녀의 가슴을 능숙하게 애무하기 시작하니 선뜻 단호하게 안 된다는 말이 나오질 않았다.

‘넘어가면 안 돼.’

그녀는 야릇하게 유두를 자극해오는 남편의 팔을 한 손으로 잡아서 최대한 엄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안 돼. 우리 사이가 알려지면 욕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닐 거다.”

“저도 직접 대놓고 알리는 걸 바라는 건 아니에요. 다만 오늘처럼 부부동반 파티장에는 저를 파트너로 데려가 달라는 거죠.”

“인정을 하진 않고 소문만 내겠다는 거구나.”

“네, 그 정도면 누님한테 접근하는 남자가 좀 줄어들지 않겠어요?”

그러다 잘못 돼서 엄한 소문이 나면 어쩌려고.

사람이 악의를 가지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녀이다.

정말 많은 소문들이 파생 될 것이다.

안 봐도 비디오다.

상상 이상으로 추잡한 소문들이 그녀와 남편을 괴롭히겠지.

‘요즘 가뜩이나 뜨고 있는 성상납 문제를 우리도 뒤집어 쓸 수 있겠지.’

하지만 그걸 남편이 몰라서 이런 말을 하는 거라고 생각 되진 않는다.

그걸 감수하고서라도 남편은 우리 관계를 남들에게 티내고 싶어 하는 거다.

이번 사건이 그의 생각을 바꾸게 만든 원인이 됐을 것이고 말이다.

“그렇게 되면 온갖 더러운 소문이 다 달라붙을 텐데.”

“원래 스타들은 그러고 살잖아요. 제가 깨끗하게 살아도 연예계에선 각종 소문이 생기는데, 이미지 생각해서 해야만 하는 걸 피하고 싶지 않아요. 남들 시선 때문에 평생을 불편하게 살지 않을래요.”

그러니까 자기 말을 들어달라는 듯 남편이 좀 더 찐득하게 몸을 붙여온다.

“…날 곤란하게 만드는구나.”

“죄송해요. 너무 행복하다 보니까 자꾸만 더 갖고 싶어지고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이러면 더 좋을 텐데, 이러면 더 행복할 텐데 싶어서요.”

남편의 단단한 몸에 기대고 있으려니 정신이 또 다시 노곤해졌다.

이젠 남편이랑 된다 안 된다고 씨름하는 것도 귀찮아졌다.

이대로 눈을 감고 노곤한 이 느낌을 사치스럽게 즐기고 싶었다.

“음…다음에 다시 얘기하는 게 어떠니?”

“지금 아니면 언제요?”

“고작 부부동반 파티라고 해도 그런 자리 싫어하잖니. 어떻게 참석하겠다고 그런 소릴 해.”

“누님 옆자리가 제 거라는 걸 알려주는 자리인데 싫어해도 나가야죠. 정말 안 되는 거에요?”

“…….”

사실 남편이 파티장에 같이 파트너로 참석을 해준다면 허니 엔터에 도움이 되는 호재였다.

소속사 독립을 한 에어플레인이 여전히 허니 엔터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될 테니 말이다.

더욱이 남편이 계속 베갯머리송사를 하는지라 곤욕스러웠다.

남편은 그녀가 허락을 해줄 때까지 포기할 생각이 없는 듯 했다.

“…좋아. 나중에 파티 가기 싫다고 투정부려도 소용없는 거다. 네가 먼저 자처한 거야.”

“당연하죠! 너무 따라다닌다고 뭐라 하지만 말아주세요.”

적당히 소문을 조절하는 것은 그녀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파트너 동반 파티가 그리 많은 편도 아니다.

“그럼 다 된 거지? 이제 좀 자자.”

그녀가 부드럽게 자신의 몸을 주물러 주는 남편의 손을 치우고 그의 얼굴을 가슴에 안았다.

“읍!”

“졸려 죽겠으니까 어서.”

“네에….”

남편이 그녀의 박력에 압도 되었는지 얌전히 입을 닥쳤다.

덕분에 그녀는 만족스럽게 남편을 끌어안고 푹 잠에 들었다.

♧ ♧ ♧

남편과 밤을 보낸 것으로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날려버린 그녀는 다시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렇게 때를 쓰던 남자이니 자기 잘못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할 거란 생각과 달리 신정경은 먼저 회사 쪽에 사과를 해왔다.

‘인맥이 생각보다 괜찮군.’

생각 없이 찡찡거리고 다닐 때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 했지만 뒤늦게 자신이 허니 엔터에 자기 좋을 대로 행동해도 될 상황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모양이었다.

그 깨달음은 아무래도 지인이 조언을 해준 듯 해보였고 말이다.

“죄송합니다.”

“제가 따끔하게 혼냈어요. 얘가 짝사랑을 해본 적이 없다 보니 너무 서툴렀더라고요.”

물론 신정경과 계약하고 싶어 하는 회사는 여전히 많다.

허니 엔터와 긍정적으로 계약 얘기가 오가고 있다는 소문이 났음에도 연락을 계속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 기획사와 소송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허니 엔터의 도움이 빠져버리면 소송이 장기화 되고 힘들어질 게 뻔했다.

변호사들을 쓰는 것도 한두 푼 드는 게 아닌데 소송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으면 활동하는 것도 힘들어지지 않겠는가?

“이 녀석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으니까 조대표님이 한 번 쿨하게 봐줬으면 좋겠어요. 내 얼굴을 봐서라도 말이죠.”

“봐달라뇨. 애초에 그런 걸 할 필요도, 이유도 없습니다.”

“에이~ 얘한테 계약 다시 재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놓으셨다면서요. 걔가 그거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알아요?”

“야아….”

“얘가 겁이 엄청 많거든요. 지금까지 사생활에 문제가 안 생긴 것도 다~ 겁이 많아서에요. 나쁜 걸 하려고 해도 겁이 많으니까 절대 못하는 거거든.”

겁이 많고 소심하다는 건 알겠다.

애초에 사과를 하러 왔는데 친구를 데려와 대신 시키는 게 정상적인 건 아니지 않은가?

이런 스타일이 된 것도 아마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매니저에게 일임을 하고 챙김 받아 보니 생긴 일이 분명했다.

자기 스스로 무언가를 하기 보단 남에게 챙긴 받다보니 생긴 수동적인 자세.

‘계약 할 때 스태프들 고용을 보장해달라고 했던 게 이런 성향 때문이었구나.’

스태프 고용비용에서 기본급을 요청했었고, 추가 보너스는 신정경 쪽에서 챙겨주는 것으로 계약 조건을 맞춰놓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연예인들 대부분이 갖고 있는 성향이었기에 크게 문제 삼을 생각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이런 식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의지하는 연예인이 관리하기에 더 편하긴 하다.

“그만 좀…! 나 도와준다고 온 거잖아. 근데 이러면 안 되지!”

“가만히 좀 있어 봐. 도와주고 있잖아.”

물론 아무리 그게 관리하기 더 편하다고 해도 사과까지 남의 힘을 빌려야 할 만큼의 성격이라는 점은 좀 충격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내색하지 않고 태연한 척 굴었다.

신정경과 계약을 재검토하겠다고 한 거지, 계약하지 않겠다고 한 적은 없었다.

“계약 재검토를 하겠다고 했던 건 신정경씨가 저희와의 계약에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였습니다.”

“오해요?”

“이미 전 소속사에서 이와 비슷한 일로 상처를 입으셨지 않습니까? 같은 일을 경험하게 해드릴 순 없으니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관리 체계를 자세히 설명드릴 필요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설명을 다 들은 후 신정경씨가 생각하신 것과 달라서 계약을 거절한다면 겸허히 결과를 받아드릴 겁니다.”

“그럼 얘가 무례하게 굴어서 화가 난 게 아니라는 말씀이신 거죠?”

“…일부러 절 따라 파티장에 오시는 걸 그만둬 주신다면 없던 일로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안 그럴 거에요. 그동안은 내가 도와주고 싶어서 한 짓인데, 얘가 한 짓 들어보고 경악했어요. 아무리 좋아도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건 아니지.”

“맞아요. 이제 안 그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연주…아니, 조대표님.”

확실히 반성을 하긴 했는지 신정경의 호칭이 드디어 고쳐졌다.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에서 재계약 검토를 긍정적으로 봐줄 마음이 조금은 생겼다.

“그리고 만약 저희 회사와 계약을 하게 된다면 앞으로 신정경씨를 담당하게 될 직원을 소개시켜드릴 생각입니다. 앞으로 그 직원이 신정경씨와 직접적으로 소식을 전달하고 도움을 줄 겁니다.”

“그럼 전 언제 조대표님과 만나나요?”

“…….”

그녀가 아무 말하지 않고 신정경을 빤히 바라보니 옆에 있던 친구가 그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푹 찔렀다.

“윽!”

“새끼야, 정신 차려. 내가 비즈니스랑 사적인 일이랑 구분 잘 하라고 했지?”

“그치만…그치만…그렇게 되면 대표님이랑 영영 만날 수 없는 거잖아요.”

“저랑 만나시려고 우리 회사랑 계약하시는 겁니까?”

숨기지 못한 서늘한 목소리에 신정경과 그의 친구가 몸을 움찔 떨었다.

“그, 그건 아니지만….”

“당연히 아니죠! 얘가 아무리 짝사랑 때문에 미쳤다고 해도 공과 사를 구분 못하진 않을…아니, 공과 사를 구분해야죠. 구분 못하는 것 같으면 제가 정신 차릴 수 있게 하겠습니다.”

“그럼 절 만나지 못하는 것도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요.”

“맞죠. 그렇죠. 빨리 알겠다고 해!”

“…알겠습니다.”

신정경이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머뭇거리다가 이내 결심을 한 듯 대답했다.

“싫다는 분을 계속 곤란하게 만들면 안 되겠죠. 그 전에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만 해도 될까요?”

질문 하나로 신정경이 마음을 접게 할 수 있다면 이득이란 생각이 들었기에 흔쾌히 받아들였다.

솔직히 그가 무슨 질문을 하려는 건지 짐작도 됐고 말이다.

그리고 그녀의 예상 그대로의 질문이 날아왔다.

“진해솔씨랑 대표님 무슨 사이인지 알고 싶습니다. 그걸 알아야 제가 포기를 하든 뭘 하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적인 일을 계속 물어 오시니 곤욕스럽네요.”

“…….”

“그 사람이 제가 다니는 파티장을 일방적으로 따라다녀도 불쾌하지 않을 정도의 사이. 이 정도면 되겠습니까? 제가 해솔이랑 무슨 사이인지 해명할 이유가 없다는 건 알고 계시겠죠? 제가 신정경씨한테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이자 마지막 배려입니다.”

“…예. 감사합니다. 이걸로 충분합니다.”

신정경은 대놓고 애인이라고 말하지 않은 점에서 안도하는 듯 했으나 결국 변하는 건 없다는 걸 깨달았는지 시무룩한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하, 하하. 그럼 이 친구랑 계약은 긍정적으로 진행 해주시는 거죠?”

분위기가 싸늘해지자 신정경의 친구가 나섰다.

“물론입니다. 오히려 저희 쪽에서 부탁드리고 싶은 일입니다.”

“부족한 친구지만,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주눅 들어 있는 신정경의 모습을 보니 동정심보다는 속이 뻥 뚫릴 만큼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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