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654 - #93. 민영 (8)
해솔이 모르게 저지른 일이라 살짝 조마조마한 감이 있었는데, 이젠 떳떳하게 피임을 하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이제 정말 임신만 하면 돼!’
이번 드라마가 끝나면 꽤 오랫동안 휴식기를 가질 생각이었다.
그동안 끊임없이 갈증을 느끼게 했던 연기에 대한 갈망이 그동안의 여한 없는 활동으로 많이 잦아든 상태다.
이젠 드라마보다는 영화 쪽으로 집중하고 싶기도 했고, 그 전에 휴식기를 가지면서 그동안 활동을 하면서 쌓였던 피로를 풀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드라마가 서둘러 끝나야 하는데….
“드라마 연장 방송 하게 돼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야.”
찰떡 인생 캐릭을 만났다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드라마가 너무 잘 돼서 연장이 되어버렸다.
다른 배우들 전부 연장에 찬성을 했다는데 혼자서 연장에 반대할 수가 없었다.
덕분에 거의 끝나갔다 싶었던 촬영이 요즘 다시 팍팍하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해솔이와 만났을 때, 잔뜩 투정을 부렸다.
어서 빨리 드라마를 끝내고 휴식기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연장으로 인해 계획이 전부 뒤로 밀려버렸다.
“그냥 확 못한다고 했어야 했을까?”
“안 돼. 누나! 내가 요즘 그거 얼마나 재밌게 보고 있는데!”
평소 해솔이는 주아나 민영이 출연하는 로코 장르는 잘 보지 않았다.
연기라는 것을 알기에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긴 하지만, 다른 남자와 키스나 스킨십 장면을 찍은 연출이 나오면 보는 게 거북해지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모르는 게 약이다 하는 생각으로 시청을 하지 않는 걸 선택했다.
그런데 이번에 그녀가 출연한 작품은 해솔이가 시청하고 있었다.
그녀가 남자 주인공을 짝사랑 하는 악역을 맡았기 때문이었다.
시청률이 잘 나온다는 건 그만큼 드라마가 재밌다는 뜻.
그렇다.
현재 진해솔은 그녀가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의 시청자이자 팬이었다.
애석하게도 그는 드라마를 연장하는 걸 매우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너무해에~~ 나랑 여행도 같이 가주겠다고 했으면서!”
“누나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이렇게 된 걸 어떡해. 파이팅?”
임신을 위한 여행이었다.
3박 4일 동안 호텔에서 밥만 먹고 섹스를 하는 환상적인 스케줄로 잘 짜뒀는데 모두 엉망이 될 것 같았다.
잔뜩 기대하고 있었기에 살짝 서운했지만, 눈앞에 탱글탱글 잘 익어 있는 자지를 보니 불만이 쏙 들어갔다.
역시 이 자지 앞에선 모두가 평등해지는 게 맞다.
쭈웁! 쭈웁!
“예전에도 펠라는 누나가 제일 잘했는데, 이젠 견줄 곳이 없네.”
임신을 대비한다고 열심히 입으로 해솔이의 자지를 받는 걸 연습해서일까?
그가 그녀의 뒷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말했다.
절로 흥이 나는 칭찬이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 법.
해솔이의 칭찬이 쏟아지니 더 열심히 하고 싶고, 입으로는 자신 외에 다른 여자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몸으로 만들어버리고 싶었다.
민영은 현란하게 혀를 놀리면서 입안에 있는 자지를 열심히 빨았다.
혀를 세워서 귀두 구멍을 쿡쿡 자극하면 쿠퍼액이 나오는데, 그걸 쫍쫍 빨아 먹는데 정신이 팔리다 보면 어느새 찐뜩한 정액이 팡! 하고 터져 나오는 것이다.
“하으으.”
쩝쩝!
입안을 가득 채우고도 바깥으로 흘러나온 정액에 민영이 허겁지겁 삼켜낸다.
그녀한테 정액은 달콤한 꿀이나 다름없었다.
“부족해?”
입천장을 쿡쿡 찔러주는 자지는 좋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안을 퍽퍽 쑤셔주는 감각이 없으니 쉽사리 만족이 되지 않았다.
“이제 3주째니까, 조금만 더 참아볼게.”
그래도 민영은 꾹 눌러 참았다.
적어도 12주까지는 이걸로 참아야 하는데 고작 3주째에 안 되겠다며 포기를 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
임신을 했을 땐 참는 게 아니라 반드시 버텨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다시 넣어 줘.”
“내가 보기에 문제인 건 역시 아래 같은데. 다리 벌리고 누워 봐.”
처음 생각처럼 입으로 마냥 정액을 삼키는 것이 완벽한 해결 방법은 아닌 것 같았다.
결국 이것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만 커버가 가능하지, 3주 넘게 안으로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다 보니 슬슬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그걸 해솔이 예리하게 눈치 챘고, 민영은 순순히 그가 하라는 대로 행동했다.
몸을 눕히고, 무릎을 접어서 다리를 벌렸다.
팬티에 축축하게 젖은 자국이 묻어 있었다.
해솔이 능숙하게 그녀의 팬티를 벗겼다.
투명한 애액과 하얀 거품이 묻어 난 팬티가 부끄러워져 민영이 가랑이를 슬며시 안으로 닫는데, 해솔이가 무릎을 잡고 힘을 줘서 다시 다리를 벌리게 만들었다.
쯔븝- 쯔븝- 쯔븝-
해솔이의 손가락이 안에 들어와서 축축하게 젖은 음부를 자극했다.
“응, 흐읏, 으응.”
고작 손가락이었지만 이거다!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그동안 어설프게 만족했던 게 사실은 만족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
민영은 임신을 포기하고 싶어졌다.
부족해도 한참 부족한 손가락이 그녀의 성감대를 꾹꾹 눌러주니 환장하게 좋았다.
거기에 더해 가뜩이나 안달이 나 있는 음부가 어서 안쪽으로 들어오라는 듯 손가락을 꿀떡꿀떡 삼켜냈다.
“더어…더어 안쪼옥~”
“손가락이 여기까지밖에 안 들어가는데 어쩌지?”
“흣, 그럼, 그거 말고 더 긴 걸루….”
“손가락보다 더 긴 거라. 가진 게 맨 몸이라서 안 되겠는데?”
성인 기구라도 있으면 그걸 썼을 거라는 듯 해솔이가 안달 나 있는 그녀를 약 올렸다.
“흐응, 흐으응! 하지 마아….”
“그럼 임신 포기하고 누나가 바라는 대로 여기 푹푹 쑤셔줄까? 아기 갖고 싶다면서 거짓말이었네?”
“아니야…! 갖고 싶어. 가질 거야!”
생각을 좀 바꿔보면 연습도 중요하지만, 일단 임신을 하는 게 더 큰 문제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임신을 하려면 필요한 게 있었다.
그녀가 지금 미치도록 갖고 싶어 하는 것.
그녀는 노곤노곤해진 몸을 벌떡 일으켜서 뒤를 돌아 엎드린 후 엉덩이를 쭉 내밀었다.
“아기씨, 뿌려주세요.”
그리곤 자신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벌리고 말했다.
지금은 연습 할 때가 아니라 임신 섹스 할 때였다.
그리고 해솔이는 그녀의 애원을 기꺼이 들어주었다.
♧ ♧ ♧
이름이 많이 알려진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본 적 있는 일 아니, 사건이 있다.
바로 지독하게 사생활 침해를 하는 스토커 범죄가 바로 그것이다.
해솔이가 그녀의 집에 다녀가고 다음 날.
그녀의 집 현관 앞에 상자가 택배처럼 홀연히 놓여 있었다.
별 생각 없이 택배를 들여와 테이프를 뜯어내고 안을 본 그녀는 비명을 내질렀다.
죽은 동물의 사체와 편지 그리고 커터칼이 잔뜩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하…세상에….”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가 있는가!
죽은 동물의 사체는 죽은 후에 그랬는지, 살았을 때 그랬는지 알 수 없으나 난도질이 나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죽은 동물 사체는 그녀에게도 꽤 큰 충격이었다.
그녀는 곧장 소속사에 이 사실을 알렸고, 허겁지겁 달려 온 매니저가 택배와 편지를 수습했다.
“많이 놀라셨죠? 병원 가보실래요?”
“됐어. 이 정도로 뭐. 그나저나 편지는 무슨 내용이었어?”
“어…아무래도 애인분 쪽 스토커인 것 같아요.”
해솔이와 연인 관계임을 알린 이후, 그쪽 팬들이 악의를 담아 이런 식의 택배를 보낸 적이 있긴 했었다.
그때 해솔이가 직접 소속사와 얘기를 해서 택배를 특별 관리하면서 큰 충격 없이 넘어갔는데, 시간이 오래 지나 방심한 사이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해솔이에 대한 사랑이 깊을수록 자신이 얼마나 과분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기에 이런 택배를 보내는 사람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이런 택배를 보내기 위해 애꿎은 동물의 목숨을 빼앗는 걸 보고 나니 이해하고 넘길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이 사람, 잡아서 죗값 받게 할 수 있을까?”
“무조건 그래야죠. 이런 끔찍한 짓을 해놓고 멀쩡히 다니는 꼴은 절대 못 봐요.”
“남자들 스토커 범죄 때문에 법이 강해져서 증거가 있으면 잡아넣을 수도 있다던데.”
“적어도 예전처럼 대충 조사하고 훈방 조치되는 일은 없을 걸요?”
“증거를 모으는 게 중요하겠네.”
남자의 수가 적어지면서 정부는 현 시대에 맞는 법을 부랴부랴 개정하고 있었는데, 스토커 피해를 입는 남자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법은 연예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더 이상 예전처럼 피해를 입고 가해자를 어쩌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실제로 한 연예인을 3년간 스토킹하며 괴롭힌 가해자가 붙잡혀 실형 3년형을 받았다.
문제는 매니저에게 이번 일을 믿고 맡기기엔 이제 고작 근무한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게 걸렸다.
“편지에 뭐라고 적혔는지 읽어줘. 들어봐야겠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했는지 말이야.”
“들어서 좋을 거 없는 내용이에요.”
“내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는 정확히 알아야 할 거 아니야.”
“안 돼요! 절대 읽게 하지 말라고 했어요.”
“대충 뭐 죽어 아니면 죽여버리겠다 아니면 헤어져라 이런 거 아니야? 나 멘탈 튼튼해. 그 정도로 안 흔들려.”
멘탈이 튼튼하지 않았으면 오랫동안 무명 배우 생활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의 멘탈을 흔들게 하는 건 오로지 해솔이와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와 관련 된 문제가 아니라면 다른 상황에서는 놀랍도록 멘탈이 튼튼하다.
촬영장에서 갑질 당했을 때도 꿋꿋하게 견뎠던 그녀이다.
떳떳하게 얼굴을 드러내지도 못하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협박 편지보다 더 두려운 게 촬영장에서 받는 냉대였다.
‘고작 이런 걸로 안 져.’
그걸 견뎌 온 그녀 앞에서 협박 편지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택배를 받고 무서웠던 건 초반이고, 지금은 두려움보단 분노가 그녀를 잠식하고 있었다.
“어서.”
매니저가 어수룩해서 그런지 그녀의 재촉에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푹 쉬고 편지를 꺼냈다.
봉투에 묻은 핏자국이 역겹지도 않는지 매니저가 덤덤하게 만졌는데, 자세히 보니 피가 아니라 물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매니저도 그걸 아니까 덤덤하게 편지를 만진 것이었다.
“이제 보니 물감이네.
“네, 나름 분위기 살려보겠다고 물감을 정성스럽게 섞어놨어요. 그래서 얼핏보면 핏자국으로 오해할 수 있게 해놨더라고요.”
“사람한테 이런 악의를 가질 정성과 시간으로 본인의 삶을 좀 더 값어치 있게 만드는 게 낫지 않나?”
쯧쯧 혀를 차고 있으니 매니저가 눈치를 잔뜩 보면서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어음, 초반에는 별 거 없어요. 그냥 죽으라고 저주하고, 인신공격? 악플 같은 느낌이에요.”
“저급한 협박이네. 그냥 말 고르지 말고 처음부터 싹 읽어줘.”
“제가 이런 말을 입 밖으로 내기가 싫어서요….”
“하아, 그냥 이리 줘봐.”
“앗!”
민영이 매니저가 말리기도 전에 손에 있는 편지를 빼앗았다.
그리고 안절부절 못하며 발을 동동 구르는 매니저를 뒤로하고 꿋꿋하게 편지를 전부 읽어냈다.
“괘, 괜찮으세요?”
“이 정도로 울면 연예인 못하지. 오히려 싱겁네. 동물 사체를 보내서 뭐 대단한 협박이라도 한 줄 알았는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