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663 - #94. 안신애 (4)
“제가 잠들었어요?”
뭔가 좋은 꿈을 꿨던 것 같은데.
“잠깐 잠든 거야. 푹 자지도 못했어. 더 자도 돼.”
“아니에요.”
본능적으로 정신 차리고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제가 언제 잤어요? 어? 여기 어디에요?”
“술에 깨서 일어난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네.”
“네? 술이여? 아…맞다. 나 술 마셨지.”
그래, 술을 마셨었다.
정신을 차리려고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가 속이 확 울렁거리면서 정신이 알딸딸해졌다.
“어으우….”
“속 안 좋아?”
“갠차나여.”
자신이 왜 잠들었나 했더니 술을 마셔서 그랬구나 하는 늦은 자각도 깨닫게 된다.
그녀 몫으로 한 잔 받은 것을 기분이 좋아서 홀짝홀짝 마셨던 것 같다.
솔직히 맛있기도 했고.
“저 술 많이 마셨어여?”
“처음에 너한테 줬던 칵테일 한 잔 정도 마셨어.”
“그거 밖에 안 마셨다고여?! 저 원래 이렇게 안 약한데!”
“아무래도 자리가 자리다 보니 그랬을 거야.”
맞다.
잔뜩 긴장해서 움츠려 있다가 갑자기 술이 들어가니 평소보다 더 무리가 됐을 거다.
해솔 오빠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응응. 마자여.”
해솔 오빠가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오더니, 그녀의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정리해주었다.
“더 자. 아직 술기운이 몸에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안 돼여. 일어나야 해여.”
“왜? 잠 안 와?”
“네에. 그리구 이제 가야죠.”
집에 돌아가야 한다.
첫 만남을 한 자리에서 술에 취해 잠들어버렸던 것도 꼴사나운데, 취해서 하루 자고 간다는 말까지 들을 수는 없었다.
“하루 자고 가지. 다들 그렇게 알고 있는데.”
“안 돼여! 그렇게까지 폐를 끼칠 순 없다구여.”
“폐 아니야. 여긴 원래 비워진 손님방이라서 네가 자고 가도 되거든.”
“집에 손님방도 있어여?”
“남는 공간을 그냥 두기 뭐해서 손님방으로 쓰고 있지. 그러니까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쉬다 가.”
솔깃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몸이 무겁고 알딸딸해서 당장 이대로 눈을 감고 싶긴 했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자는 건 정말 아니다.
“저 때문에 술자리 끝났어여?”
“아니, 지금도 한참 마시고 있는 중. 다들 술을 잘 마셔서 금방 안 끝나.”
끝나려면 새벽까지 기다려야 할 거라는 말을 들은 그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지금 다시 나가서 그녀들에게 붙잡히면 또 정신을 잃고 이 방으로 실려 올 게 분명해보였다.
“그럼…어떡해여?”
“그냥 여기서 자라니깐? 자고 일어나서 내일 아침 깨끗한 정신으로 돌아가는 거지.”
“…….”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때 상담을 해줄 수 있는 멤버가 곁에 없는 게 아쉬웠다.
나중에 멤버들이 자신의 행동을 들으면 경악하지 않을까?
‘거기가서 술을 왜 마셔서 사고를 치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었어야지! 라고 하지 않을까….’
칵테일이라고 해도 엄연히 술이니 조심해야 한다는 걸 알았음에도 부주의하게 행동한 대가다.
“그래두 언니들한테 인사는 해야겠어여. 후읍!!!”
본인 스스로도 혀가 좀 꼬여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호흡을 하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 질끈 눈을 감았다가 떴다.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잠들어버린 거잖아요! 인사하고 잠을 자든 돌아가든 할게요.”
실수했다고 해서 좌절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단 뭐든 하기 위해 움직이는 게 맞다.
오늘 목표는 해솔 오빠의 여자분들에게 잘 보이는 것이지 않은가?
술에 취해서 먼저 나가떨어진 나약한 모습을 마지막 인상으로 남기고 싶지 않았다.
마음을 다 잡고 이불을 걷어 호기롭게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몸을 덮고 있던 이불이 내려가고 자신의 몸을 확인한 후 놀라서 굳어버리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어?”
잠시 인지부조화가 일어났다.
술에 취해서 아주 잠깐 잠들었다가 깼다고 들었는데 입고 있는 옷 상태가 완전 바뀌어 있었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는 거다.
“이게, 이게 왜 이렇게 됐지?”
이 광경을 설명해줄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
신애의 시선이 자연스레 해솔을 향해 움직였다.
얼마나 정신이 없으면 속옷도 안 입고 있는 걸 몰랐단 말인가!
아니, 그 전에 누가 자신을 이 꼴로 만들었을까.
“오빠?”
“어…그거 내가 그렇게 만든 게 맞긴 해.”
“헉!! 저 토했어요?!”
그가 뜬금없이 옷을 갈아입힐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한 일이 벌어진 게 분명했다.
‘왜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는 거지? 도대체 뭔 짓을 한 거야, 안신애 이 미친년아!!’
술을 마셨을 당시에는…그냥…그냥 기분이 막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단단히 각오하고 왔던 곳에서 걱정이 무색하게 잘 해주는 분들이 가득하다는 점에서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그리고 나서…어어…?’
차라리 기억을 못하는 게 나았을 거다.
하지만 매정한 몸뚱어리는 자신의 흑역사를 거침없이 파헤쳐 본 주인에게 되돌려주었다.
그동안 기억을 봉인했던 건 주인에 대한 자비였다는 듯.
기억을 파헤치려고 하는 주인의 의지에 반하지 않고 얌전하게 기억을 내놓았던 것이다.
“!!!!”
꿈, 꿈일 거야.
신애는 마른세수를 하며 떠오른 기억들을 최대한 거부해보려 했다.
하지만 매정한 현실은 조금씩 더 또렷하게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를 떠올리게 해주고 있었다.
“토 안 했고, 그냥 잠들어서 이쪽으로 옮겼어. 옷은 그냥 내가 불편하지 말라고 벗긴 거고.”
부끄러워서 죽고 싶은데, 그 와중에 해솔 오빠가 자신을 배려해주고 있었다.
기억하지 못하는 듯 보인 그녀를 창피하게 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왜 그래? 속이 많이 안 좋은 거야?”
“…….”
기억이 나서 그렇다고 대답하려던 순간, 문득 그냥 기억이 안 난다고 하고 묻어두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추잡한 행동을 꺼내봤자 부끄럽고 창피한 건 자신이지 않은가?
본인이 견뎌낼 수 없는 수준의 시련이 왔을 때, 그것을 외면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본능이었다.
“아니에요. 그럼 제 옷은 어디에 있어요?”
“푹 잘 줄 알고 내일 입혀서 보낼 생각에 세탁기 돌렸지.”
“아…그럼 당장 가는 건 안 되겠네요. 어쩔 수 없죠. 오빠 말대로 하룻밤만 신세지고 갈게요.”
“잘 생각했어. 피곤할 텐데 어서 자.”
도저히 지금 저 문을 열고 나가 인사를 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적어도 시간이 좀 지나서 화끈거리는 얼굴을 가라앉히고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내일의 나한테 맡기는 거야.’
걷어 올렸던 이불을 다시 주섬주섬 몸 위에 덮었다.
그리고 베개에 머리를 대고 누워서 오빠에게 말했다.
“오빠 저 진짜 잘게요.”
“그래.”
“옆에 계속 있어주실 수 있어요?”
“당연하지. 잠들 때까지 있어줄게.”
아직 남아 있는 술기운에 힘입어 그에게 투정을 부린 후 눈을 감았다.
참 다행인 건 술기운이 많이 남아 있어서 잠은 빠르게 찾아왔다는 거다.
새액- 새액-
순식간에 다시 잠이 든 신애를 가만히 내려다보던 해솔이 귀엽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기억 났나보네.”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티가 전부 났다.
대범하게 그의 가족들 앞에서 스킨십을 시도하던 당돌함은 사라지고, 사고치고 감당이 안 돼서 전전긍긍하다가 부모님한테 숨기려고 애쓰는 꼬맹이를 보는 것 같았다.
‘나가서 어제 일 말하지 말라고 해야겠다.’
그 일로 놀렸다간 평생 이 집에 오지 않겠다고 할 기세였다.
섬세한 아이이니 배려를 해줄 필요가 있었다.
♧ ♧ ♧
‘흐으응…기분…좋아….’
움찔! 움찔!
부드러운 무언가가 그녀의 몸을 자극해오고 있었다.
잠결에 그게 뭔지 궁금하면서도 쉽사리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눈을 뜨면 묘하게 기분을 들뜨게 만드는 손길이 사라져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손길은 잠에서 깨어나려는 듯 움찔 거리는 그녀의 엉덩이를 다독이며 다시 잠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녀도 이 손길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그 손놀림에 순응하며 다시 잠에 빠졌다.
‘흣!’
움찔!
살짝 깨어났던 그녀가 다시 잠에 빠졌다고 생각했던 걸까?
손길은 다시 대범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엉덩이를 건드려오던 손길이 좀 더 깊숙한 곳을 노리며 허벅지 안쪽으로 들어왔던 것이다.
‘으응….’
그 손길이 따듯했기에 신애는 반항하지 않고 순순히 따랐다.
자연스럽게 허벅지가 드러나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장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급소를 훤하게 바깥에 내보였다.
차갑고 서늘한 공기가 움찔움찔 소름을 돋게 했지만, 따듯한 손이 그곳을 부드럽게 만져주기 시작하니 금방 추위를 잊고 열기를 머금었다.
‘히이…으…’
한참동안 음부 근처를 돌아다니며 몸을 달뜨게 하던 손길은 마침내 반응 없는 그녀의 속살 안까지 넘볼 생각인 듯 했다.
길쭉한 무언가가 살과 살 사이를 가르고 숨어 있던 그녀의 작고 귀여운 콩알을 자극해왔다.
움찔! 움찔!
클리토리스에 자극을 받자 잠들어 있던 그녀의 몸이 절로 움직였다.
이건 그녀가 진짜 잠들어 있었다 해도 본능적으로 반응을 했을 것이다.
그녀를 만지는 손길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클리토리스를 만지다가 이내 더 안쪽으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쯔윽, 쯔윽, 쯔윽!
그녀의 아래로 분비 된 애액을 손가락에 묻힌 손길이 구멍 안을 향해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으우…흥…응으….”
부빕- 부빕- 부빕-
음부 안쪽을 공략하는 것도 부족해서 액으로 축축하게 젖은 손가락으로 클리토리스를 다시 만져오기 시작했다.
“으응…응…응…힉!!”
그리고 마침내.
음부 안에 들어 온 무언가가 쑥 빠지고, 뭉툭하면서도 축축한 무언가가 쑥 들어와 안쪽 어딘가를 쿡 찔러왔을 때.
신애는 참지 못하고 눈을 번쩍 떴다.
“으헤?”
매우 요상한 소리를 내면서 말이다.
“깼어?”
추웁!
“히이잇!!!! 아아앙!”
부들부들-
신애가 깨어났다는 걸 안 그가 본격적으로 애무를 시작했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쾌락에 함락 된 그녀가 흐느끼며 신음을 뱉어냈다.
“흐아아아…오빠아…거깃…거기…안 돼요…더러운데…더러운데에!!!”
오빠가 그녀의 아래를 빨아주고 있었다.
더러운 곳을 준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보이는 것도 껄끄러운데, 그걸 직접 빨아주기까지 하고 있지 않은가?
당장이라도 그만두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하읏…!”
그녀의 몸에 대해 너무 잘 아는 해솔이 거절을 못하도록 그녀에게 강렬한 쾌감을 선사하고 있었다.
안 되는데…안 되는데 정말…정말….
안 돼돼돼돼돼가 되는 자신의 갈대 같은 마음에 신애는 울상을 지었다.
오빠를 떼어내야 하는데!
언제까지 그곳을 빨게 할 순 없는데 말이다.
아니, 차라리 그에게 빨리는 걸 피할 수 없다면 자신도 그의 것을 빨아주고라도 싶었다.
그래야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던 것이다.
“저, 저도…읏, 저도 빨고 싶어요.”
그녀의 말이 그를 자극했는지 끊임없이 쏟아지던 쾌락이 잠깐 숨을 돌릴 수 있게 멈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