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39 - #96. 진해솔 (43)
"게오스 제국에 폐하의 능력을 판매 하신단 말입니까? 숨기는 게 아니라요?"
재상은 숨기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쪽과 거래를 해서 재물을 뜯어낼 생각을 했던 게 굉장히 놀라웠던 모양이다.
"짐이 거래를 하지 않는다고 그들이 물건을 못 얻겠는가?"
"....황공하옵니다."
내 말에 재상이 면목 없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본인이 생각해도 내가 팔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이 물건을 가지지 못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됐네. 애초에 그건 기대도 안 했으니까. 그래서 차라리 내가 이용을 해야겠다는 거네. 사절단도 위험하게 밀매를 하지 않아서 좋고, 짐은 재물을 얻으니 좋은 거 아니겠나?"
더군다나.
"가뜩이나 반역에 전쟁으로 나라에 피가 흐르고 있는데, 우리 귀한 귀족들 피가 황궁에 더 흐를 필요도 없을 테고 말이야."
"...그, 그렇죠."
재상은 술이 확 깬다는 표정을 지으며 침을 꼴깍 삼켰다.
"그래서 저놈들에게 얼마나 뜯어내는 게 좋겠는가?"
"...맡겨주신다면 최선을 다 해보겠습니다."
"다른 귀족들에게 단단히 말해두게. 경거망동하다가 목 달아나지 말라고 말이야."
"예."
"그런 매국노들이 있겠느냐만, 잔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 괜히 한 번 해본 소리일세.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하하!"
"무, 물론입니다. 폐하께 충성하는 귀족들이 감히 그런 짓을 할 리가 있겠습니까. 혹여나 그런 어리석은 자들이 있다면 단단히 혼쭐을 내주겠습니다."
"자네에게 한 번 믿고 맡겨보겠네."
재상을 돌려보내고, 나는 그제야 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후궁의 궁으로 향했다.
솔직히 연회장에서 후궁들이 꾸민 무대를 보며 깜짝 놀랐다.
내가 춤에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 아닌가?
마법을 이용한 화려하고 아름다운 무대, 그리고 이 세계 특유의 전통 춤들이 무척 보기 좋았다.
미처 알지 못했던 색다른 매력을 내 여자들에게서 처음 느끼게 된 것이다.
'그동안 내가 너무 섹스만 생각한 것 같네.'
삼천이라는 너무 과한 숫자 때문에 여자들에게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더욱이 정을 주지 않으려고 일부러 개인적인 대화를 최대한 줄이면서 만났다.
'저렇게 끼가 많은데 하나도 봐주지를 않았으니 서운했을 거야.'
그러다가 연회가 열려서 처음으로 자기 끼를 뽐낼 순간이 온 거다.
아이돌로 활동하고 있는 나한테 그녀들의 무대는 제대로 먹혀 들어갔다.
'오로지 나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저런 무대를 보여줬는데 어떻게 무시할 수가 있겠어.'
무대를 서는 사람들만 공유할 수 있는 동질감이라는 게 있다.
나를 그리워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녀들을 하나하나 생각해서 신경을 써주면 나는 평생 이곳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다.
'그래도 이 정도까지는 괜찮겠지.'
가까이에서 그녀가 추던 춤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다.
'다시 한 번 더 보면 어떻게 추는 건지 확실하게 기억 할 수 있을 것 같아.'
오늘 밤을 함께 보낼 여자는 가장 춤을 잘 추던 후궁과 조금 부족한 모습을 보였지만 가장 열심히 집중하며 췄던 후궁 두 사람이다.
먼저 춤을 가장 잘 췄던 후궁과 밤을 보낸 후에, 다음 후궁이 있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오늘 이미 안기로 했던 여자가 있긴 하지만...'
그런 무대를 준비한 후궁에게 매정하게 대할 수는 없었다.
"폐하 드십니다."
"폐하!!"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예쁘게 꾸민 후궁이 나를 향해 종종 걸음으로 달려와 안겼다.
기꺼이 그녀를 품에 안아주고 말했다.
"오늘 고생이 많았다. 네 어여쁨 덕분에 사절단에게 콧대 좀 세웠다."
"예쁘게 봐주셔서 기쁩니다. 급하게 준비해서 실수할까 많이 걱정했어요."
"춤은 언제 배운 게냐?"
후궁과 손을 잡은 채로 방 안에 들어갔다.
후궁은 평소처럼 바로 침대로 갈 거라 생각했는지, 침대 위로 올라갔다.
"오늘은 하기 전에 네 춤을 다시 한 번 보고 싶구나."
"춤을요?"
후궁의 얼굴에 미소가 확 피어오른다.
오늘 그녀가 선택 받은 것도 춤 덕분이 아닌가?
그런데 춤을 더 뽐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니 기쁜 것이다.
"여봐라, 술을 내오거라!"
축구를 보며 치킨에 맥주를 마시듯이, 나도 그녀의 춤을 술을 마시며 구경하고 싶었다.
쪼르륵-!
술잔에 술을 따르는 사이.
그녀는 본격적으로 춤을 출 생각이었는지 악기를 다루는 악공까지 데려와 준비 시켰다.
연회장에 있었던 음식이 아닌 새로운 음식이 들어온 걸 보면 참 대단한 것 같다.
황제인 내가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을 지루해 할까 싶어 세심하게 신경을 쓴 거다.
'이게 호강이구나. 호강이야.'
아이돌로 많은 돈을 벌게 되면서 여기서 더 사치를 부릴 게 없다 생각했는데, 신분제가 있는 나라의 황제가 되어보니 사치는 끝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만약 내가 저 산을 깎아 공터를 만들라고 하면 시간이 좀 걸려도 산을 깎을 것이다.
그게 바로 권력인 거다.
'낮을 밤이라 우길 수 있는 것.'
아직 그런 권력까지는 얻지 못했다.
하지만 귀족들을 꾸준히 족치다 보면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귀족이라는 것들은 하도 불법을 밥 먹듯이 저질러서 내게 밉보이기만 하면 쓸어버릴 수가 있었다.
조사하면 더럽지 않은 놈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왕도 귀족을 다루는 건 쉬운 일이라고 말했던 것 같다.
약점이 많으니 말이다.
'저렇게 하는 거구나. 빠른데 여유롭고, 자극적이면서도 기품 있는 움직임이야.'
우연이가 다 컸다고 섹시 컨셉의 앨범을 내고 싶어 하던데, 저 춤을 보여주면 아주 좋아할 것 같았다.
춤을 다 보여준 후궁에게 술 한 잔을 내리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주로 어디서 춤을 배웠는지, 누구에게 배웠는지, 다른 춤은 더 없는지 등등의 대화였다.
"좋은 재주를 보여주었으니 마땅히 보답을 줘야지. 바라는 것이 있느냐?"
아무리 세계가 다르다지만, 무단으로 춤을 베낄 순 없는 법.
후궁에게 바라는 소원이 있는지 물어봤다.
"폐하께서 제 춤을 어여쁘게 봐주시는 것 만으로도 기쁩니다."
"흔치 않은 기회다. 나는 기회를 허투루 쓰는 걸 좋아하지 않아."
괜히 예의 차린다고 소중한 기회를 날리는 건 좋지 않을 거라는 의미였다.
후궁도 내 말에 더 이상 사양하지 않고 진지하게 고민 하기 시작했다.
"..허면 폐하께서 참석하시는 주기적인 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처럼 큰 연회는 아니어도 후궁들이 재주를 뽐낼 수 있는 장소를요. 그리고 그곳에서 좋은 솜씨를 보인 후궁은..."
"지금처럼 안아주길 바라는거구나."
"...예."
똑독한 여인이다.
본인의 재주에 자신감이 있으니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였기에 흔쾌히 들어주기로 했다.
"네가 바라는 대로 해주마."
나도 후궁들이 기회조차 없이 허송세월을 보내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꾸준히 연회를 열어서 후궁들이 내 눈에 띌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내게 잊혀졌다는 이유로 우울해 하는 여자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
우울해 할 시간에 자기 재주를 가꿀 테니 말이다.
흔쾌히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니 기뻤던 후궁이 내 팔에 팔짱을 끼고 애교를 부렸다.
"폐하아~ 소첩이 한 잔 따라드리겠습니다."
"그래. 짐도 한 잔 따라주마."
이곳에서 생활하다 보면 내가 연기를 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연기가 아니라 진짜 생활이라고 생각했다면 버릇이 얼마나 나빠지겠는가?
지금도 연기라고 생각하면서도 은연중에 생활하는 게 조금씩 달라지는 변화를 겪고 있었다.
사람을 부리는 것에 익숙해진다고나 할까?
가장 큰 문제는 아랫도리가 너무 문란해졌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내 여자들 이외에는 크게 관심이 생기지 않았는데, 여기서 버릇을 잘못 들였더니 그쪽에서도 아랫도리를 함부로 휘두르려고 든 것이다.
'여기나 거기나 손만 뻗으면 여자들이랑 잘 수 있다 보니까.'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이쪽은 내 입장에서 가상현실인 거고, 저쪽이 진짜 현실이다.
그 구분이 무의미해진 순간 내가 이뤄낸 현실이 망가지게 될 것이다.
나는 내가 이뤄낸 현재의 삶을 사랑하고 지키고 싶었다.
'그래봤자 오늘도 아래는 문란하게 놀려야 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춤도 봤고, 대화도 나눴고, 술도 나눴으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야 할 때였다.
후궁도 그걸 느꼈는지 수줍게 볼을 붉히고 있었다.
의자에서 일어나 후궁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제 침대로 가겠느냐?"
"예..."
수줍게 잡아 오는 손을 힘주어 잡아 챈나는 그녀의 몸을 번쩍 들어 올려 침대로 향했다.
"앗!"
침대에 후궁을 앉히고, 살결이 보이는 얇은 옷을 벗겨냈다.
오로지 잠자리를 위해 만들어져 화려하게 수놓아진 옷은 너무도 쉽게 몸에서 스르륵 떨어져 나갔다.
뽀얀 어깨가 드러나고, 어깨를 따라 시선을 밑으로 내리니 꼿꼿하게 젖꼭지가 서 있는 가슴이 드러났다.
나는 고개를 숙여 후궁의 젖꼭지를 입에 넣어 빨았다.
쪼옥!
"아흥!"
기분 좋은 신음이 터져 나온다.
두 손으로 각각 후궁의 젖가슴을 만졌다.
쮸웁, 쪽! 쪼옥!
빠는 맛이 있는 가슴이었다.
가슴을 많이 만져보다 보니 알게 된 게 있는데, 크다고 다 좋은 게 아니었다.
큰 가슴에도 급이라는 게 있는 법.
'그렇게 많은 가슴을 봤는데 우리 주아 누나랑 정화씨보다 더 좋은 가슴이 없다는 게 놀랍다니까.'
최고의 가슴은 주아 누나와 정화씨가 부동의 TOP 1이다.
원래 부동의 탑은 정화씨 혼자였지만, 주아 누나가 나이가 들면서 두 사람 사이에서 부족한 부분이 채워졌다.
해서 두 사람은 비교가 되지 않는 부동의 탑이 됐다.
'크기도 감촉도 완벽하고, 젖꼭지를 씹고 빨았을 때 그 맛은 비교 불가능이지.'
그런 점에서 후궁의 가슴 맛(?)은 의외로 괜찮은 편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살결에서 나는 향기를 맛으로 느끼는 거겠지만.
"하으응...아읏!"
가슴을 빨리던 후궁이 예쁘게 흐느끼며 자연스레 양 다리를 벌렸다.
이 안으로 들어오라는 신호였다.
기꺼이 사양하지 않고 몸을 그 안으로 집어넣으며 가슴에서 입술을 떼고, 후궁의 몸 위로 올라타 입술에 키스를 했다.
"하웁, 폐하아..츕!...그리웠어요...흐웅...쪼옥...!"
"하...그래그래."
귀족 영애로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고 살았던 여인이 갑자기 황제의 후궁이 되어 황궁에 갇혀 살게 되었으니,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내 목적을 위해서 그녀들을 붙잡아 두고 있는 지라 면목이 없었다.
그래도...이런 선택을 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도 행복하게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 본체를 떠올렸다.
'그래...이 정도는 고생 축에도 안 끼지.'
도덕심을 내려놓고 섹스만 하면 행복을 얻을 수 있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오늘도 질끈 양심의 눈을 감고, 다시 집중해서 후궁의 몸을 녹여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