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59 - #96. 진해솔 (63)
"학, 하으윽! 아흑!"
헬리앙, 그녀는 생각했다.
'이건...말도 안 돼.'
말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어느 순간부터 시작 된 알 수 없는 쾌락.
문제는 그 쾌락이 시작 된 지점이 뒷구멍이라는 점이었다.
'이, 이건 자꾸 성기를 거, 거기에 비벼서 그런 거야.'
억지로 그렇게 우겨보려 해도...뒷구멍에서 느껴져 오는 고통과 함께 뚜렷한 쾌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몸이 자신을 배신한 적은 처음이었다.
고통만 느낀다면 차라리 나을 텐데, 고통과 함께 야릇한 쾌락이 이어지고 있었다.
단 한 번도 고통이 쾌락이 됐던 적이 없었다.
왜 하필 지금 이런 말도 안 되는 현상이 자기 몸에 일어나는 건지 이해 되지 않았다.
'저 자가 무슨 짓을 한 게 틀림없어.'
갑자기 달라진 몸.
원인으로 의심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을 희롱하고 있는 황제였다.
그녀는 넉살도 좋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뒷구멍에 넣어 놓은 길쭉한 기구를 가지고 노는 황제를 노려봤다.
'나는, 굴복하지, 않아...!'
이런 쾌락 따위에, 결코 패배하지 않을 것이다!
"아아아!!! 안 돼!! 악!! 아아악!!"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던 게 언제였더라?
얼마나 지났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시간 관념이 사라진 것은 음부에 비벼지던 황제의 성기가 그녀의 안을 기어코 갈라 들어왔을 때부터였다.
어느새 자세를 바꿔 그녀를 무릎 위에 앉히고 등 뒤에서 자지를 삽입한 그가 허리를 잡고 높이 들었다가 아래로 내리 꽂는 동작을 반복했다.
그녀의 뒷구멍에는 여전히 길쭉한 성기 모형의 도구가 박혀 있는 상태였다.
"학! 학! 아아아..! 아악!"
엉덩이가 사타구니에 닿을 때마다 뒷구멍에 꽂힌 도구도 덩달아 깊게 박히면서 고통과 쾌락이 밀려왔다.
'안 돼...이건...이건 못 버텨...버틸 수..없어...!!'
차라리 고문을 당했다면 독하게 버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성적인 쾌감은 전혀 단련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아아아앙!!!"
촤르륵-!
뒷구멍과 보지 구멍에서 폭력적으로 내리 꽂히는 쾌감에 결국 그녀가 신음을 참지 못하고 바깥으로 내뱉었다.
이걸 계속 꾹꾹 안으로 참으면 몸 안에서 펑! 하고 터질 것 같다는 두려움이 든 탓이었다.
꾹꾹 참다가 터트린 신음은 도저히 자신이 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야한 소리였다.
거대한 성기가 그녀의 몸 안으로 푹푹 들어왔다가 빠져나갈 때마다 온 몸이 절절 끓었다.
"후우...처음일 텐데, 생각보다 잘 조이는구나. 역시 힘이 좋아서 그런가?"
황제가 그녀의 안에 사정을 했는지 성기를 바깥으로 빼냈다.
그가 성기를 빼자마자 안에서 한 차례 더 물이 쏟아졌다.
"어차피 이렇게 될 거였는데, 꽤 필사적으로 참더니 소용없게 되었구나. 어떠냐? 생각한 것처럼 싫지만은 않지?"
"......."
그녀를 능욕하고, 치욕을 안겨 준 당사자가 절정에 올라 흐느끼는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무자비한 정복자의 눈동자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꼴사납게 누워 있는지도 확인이 가능했다.
절망이 밀려온다.
솔직히 별 거 아닐 줄 알았다.
'고작 해봐야 섹스. 그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먼저 포로로 붙잡혔던 이들이 후궁이 돼서 꿀을 빤다며 욕을 했던 것도 황제와 보내는 밤을 우습게 여겼기 때문이었다.
헌데 아니었다.
자신이야 말로 어리석은 편견에 휩싸여 있었던 것이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런 걸 예상했던 게 아닌데...'
끝까지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서신에 암호를 적은들 결국 들킬 것임을 알았다.
그런데도 서신을 달라고 했던 것은 살아남기 위함이었다.
지금은 자신을 잊은 듯 구는 폐하지만, 결국 자신이 살아만 있다면 구원의 손길을 보내줄 테니까.
'그래서 살아남기 위해 일부러 황제를 도발한 것인데... 이런 폭력적인 쾌감을 어찌 버티라는 거지? 이건 말도 안 되는 짓이다.'
차라리 죽었어야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살아 온 수많은 시간들을 뒤로 하고, 그에게 무참히 박히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새겨지고 있었다.
"또 말이 없는 걸 보면 다시 목구멍을 뚫어줄까?"
"흐으...무슨...말을 하란 것이오. 나한테...바라는 것이 도대체...무엇이오?"
목소리에 힘이 들어 가질 않았다.
수십 만명을 지휘하며 전쟁터를 호령하던 사령관이 아니라 수컷에게 마킹 당해 엉덩이를 까고 순응하는 '여인'이 되어버리지 않으려면 최대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 했다.
"솔직하게 말해주면 된다. 기분이 좋았는지, 나빴는지. 처음으로 느낀 절정이 어땠는지 말이야. 그래야 나도 열심히 허리를 놀리는 보람이 있지 않겠느냐?"
"그딴, 그딴 거를 왜 묻소! 대답해 줄 리가 없지 않은가!!!"
열이 받아서 힘이 없는 와중에도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나왔다.
제국의 황제는 저질에 변태가 틀림없다.
"말해주지 않을 것이냐?"
"당연하지!! 그런 걸 말해줄 리가 없잖아!"
"흠, 실망스럽군. 어쩔 수 없지. 하기 싫다는데. 대화가 싫으면 다른 걸 하면 될 일이고."
쑤욱!
"히약!"
그녀가 대답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불만을 품었던 것일까?
황제가 뒷구멍에 쑤셔져 있는 길쭉한 도구를 단숨에 쑥 빼버렸다.
안을 꽉 채우던 물건이 빼졌지만, 그녀의 뒷구멍은 여전히 무언가를 머금고 있는 것 마냥 힘이 바짝 들어갔다.
황제가 뻐끔거리는 뒷구멍을 보면서 혀를 찼다.
"쯧쯧, 보지 구멍은 잘 받아 먹는데, 아직도 뒷구멍은 잘 받아 먹질 못하고 있구나. 그래도 다음 단계는 넘어갈 수 있겠어."
"그, 그만...거긴 그만해...!"
그녀가 남자도 아니고, 넣을 곳이 버젓이 존재하고 또 그곳을 쓰고 있기까지 한데 왜 하필 그곳에 집착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만하기는, 여기로도 잘 느끼는 것 같던데. 안 해주면 섭섭하다고 욕할 거 다 안다."
"아니야!!! 아프다! 하나도 안 느끼고 있어!"
"그럴 리가. 여길 이렇게 쑤셔주면 엉덩이를 씰룩이면서."
시발 놈아!!!
그녀는 너무 억울하면 눈물이 날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진심으로 거짓말이 아니었다.
정말 그곳에 길쭉한 도구가 쑤셔지면 무척 아팠다.
그녀가 절정에 도달한 것은 뒷구멍 때문이 아니라 황제의 성기가 그녀의 음부를 자극했기 때문이었다.
'아니어도 맞아야 해.'
뒷구멍을 자극 받아서 갔다?
그건 여자로서의 자존심을 박살 내는 일이었다.
남자도 아니고, 뒷구멍으로 가다니!!
언젠가 우연히 병사가 남자 병사와 섹스를 하는 걸 훔쳐 보게 된 적이 있었다.
그 남자 병사는 정력이 그리 좋지 못했는지 발기하는 걸 어려워 하고 있었다.
겨우 짬을 내서 섹스를 할 수 있게 됐는데 남자가 세우지를 못하니 다급했던 걸까?
여자 병사가 결국 남자의 엉덩이를 까더니 뒷구멍을 빨아서 기어코 발기를 시켰더랬다.
'그때 그 꼴을 내가 당하고 있다고?'
여자가 허겁지겁 남자 엉덩이를 빠는 걸 봤을 때, 헬리앙은 역겨움을 느꼈었다.
남자에게서 역겨움을 느꼈던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럼 한 번 실험해볼까? 과연 어디로 느낀 건지 말이야."
"아니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또!!! 악!"
꾸드득!
뒷구멍의 비좁은 곳을 아까 전의 두 배 정도 되어 보이는 길쭉한 도구가 무자비하게 꿰뚫어버린다.
다행인 것은 그것이 속을 뚫어버렸을 때 쾌감이 아니라 고통을 느꼈다는 점이다.
'그래, 난 정상이야. 느낀 게 아니라 아팠던 거라고.'
안도감이 들면서 잔뜩 긴장했던 몸이 이완이 된 순간.
푸욱!!!
아까보다 훨씬 깊게 도구가 뒷구멍을 파고 들었다.
"아흐윽! 끄으윽..!!"
두께도 두 배였고, 길이도 훨씬 길었던 것 같다.
들어오지 못했던 새로운 곳을 개척한 그것은 무자비하게 속을 쑤시기 시작했다.
"아악! 아아아...아아악!!!"
고통이 밀려온다.
그리고 믿을 수 없게도 고통과 함께 슬금슬금 쾌락이 쌓이기 시작한다.
'안 돼...그러지마...차라리 아프기만 하란 말이야...'
푸쯕푸쯕푸쯕푸쯕!
"하하, 꿈틀거리면서 잘도 받아 먹는구나. 한결 수월한 걸?"
"아니야...아니야아...!"
부정하면 부정할수록 밀려오는 쾌감은 도저히 숨길 수가 없었다.
차라리 황제의 성기로 느끼는 거라면 덜 굴욕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에게 쾌감을 안겨주는 것은 한낱 장난감이었다.
푹푹푹푹푹푹푹푹푹!!
"안 돼에!! 히이잇!!!"
후두두둑-!
그녀의 몸이 활처럼 휘어지고, 발이 안쪽으로 곱아지면서 음부에서 물이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졌다.
그녀에게 이번 절정은 자존심과 똑같았다.
지금 그녀의 자존심이 투명한 애액과 함께 바닥으로 쏟아져 내리고 있는 것이다.
"하하, 이렇게 잔뜩 느끼고 갈 거면서 아프기만 하다는 내숭을 부리면 곤란하지. 진짜인 줄 알고 여길 만져주지 않으면 속으로 잔뜩 속상해 할 거 아니냐?"
찰팍- 찰팍-
그녀의 축축해진 음부를 손바닥으로 놀리 듯 만지면서 조롱한다.
헬리앙은 허탈해져서 미동도 없이 축 늘어졌다.
'다 끝났어.'
오로지 뒷구멍으로만 가버렸다.
아까 절정한 것이 뒷구멍 때문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미 뒷구멍 만으로 절정 했고, 조수를 뿜어내 버렸으니까.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을까.
이대로 혀 깨물고 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찰싹!
"흣!"
"이상한 생각 하고 있는 게 보이는구나.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했는데 지친 모습을 보이면 쓰겠느나?"
태연하게 엉덩이를 때려오는 황제의 손찌검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엉덩이를 때린 것으로도 부족해서 주물거리면서 희롱하고 있기까지 하다.
마음 같아서는 황제의 손목을 꺾어버리고 싶었지만, 실제로 움직이는 건 불가능했다.
자의적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손과 발 모두 묶여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평범한 후궁들도 이렇게 금방 지친 적이 없다. 훨씬 체력이 좋아야 할 사람이 이러면 역시 엄살을 부리고 있다고 봐야겠지?"
"엄살이 아니오!! 그렇게 사람을 무자비하게 취해 놓고 멀쩡하길 바라시오!!"
"무자비하게? 짐은 그런 적 없다. 짐이 아니라 요 녀석에게 능욕을 당한 거지."
그녀의 뒷구멍을 무자비하게 쑤셨던 길쭉한 도구가 번들거리는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났다.
저것이 어떤 수치심을 줬는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눈에 마법이 나갔으면 바로 활활 타올랐겠군."
"얼마나 더 나를 능욕 해야 만족할 거요."
"얼마나 더 해야 하냐고? 하하,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뭐?"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할 거다. 그러니 각오 단단히 하거라. 방금 느꼈던 그 절정을 앞으로 수십 번 경험하게 될 테니까."
황제가 하는 말도 안 되는 소리에 몸이 덜덜 떨렸다.
허세에 불과하다고.
이미 두 번이나 했는데 남자가 여기서 또 사정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녀를 겁주려고 하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또 다시 자신을 덮쳐오는 황제의 아랫도리는 처음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모습으로 꼿꼿하게 힘이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도저히 두 번이나 사정을 한 상태로는 보이지 않았다.
'어째서...?'
그녀가 지금까지 알아왔던 상식이 개변 되는 순간이었다.
핏줄이 남달라서 그런가?
제국 황제의 정력이 예사롭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