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90 - #96. 진해솔 (94)
대답을 해야 하는데...
쯔극- 쯔극- 쯔읏!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하으윽...하으으으...!"
의미 없는 소리만 자꾸 나온다.
이것보다 훨씬 예쁘고 성감을 돋우는 신음을 연습했었는데, 정작 실전에 가니 그런 소리를 내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오빠의 허리짓이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오빠가 자신이 느끼는 성감대를 정확하게 성기로 꾹 눌러주었다.
그녀의 몸이 퉁퉁 위로 튀었다.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 마냥.
"아흑!!! 아앙!"
뻐끔뻐끔ㅡ
살기 위해 물고기가 비명을 내지른다.
그녀의 입에서도 믿을 수 없는 야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하읏! 으으응!!!"
"이젠 안 하네요. 어설프게 신음 흘리는 거."
"죄, 죄송해여어...아흣!"
기분 나쁘게 하려고 한 일이 아니었는데...아무래도 그녀의 연기가 형편 없었나 보다.
안 하느니만 못했던 모양.
이런 쪽으로는 질색을 하는 사람이라서 꾸며내도 눈치채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게 잘못이었다.
"그러지 않아도 할 수 있습니다. 저를 얼마나 약하게 보는 겁니까?"
"오빠아...오빠....아아아앗!"
"후우, 싸겠습니다. 읏!!"
"네, 네에!! 안에 깊이 넣어주세요!!"
임신해야 되니까.
최대한 깊은 곳에.
오빠가 자신의 몸을 꽉 끌어 안는다.
팔을 벌려서 그의 목을 둘러 함께 힘주어 안았다.
자궁에 가까운 곳에다가 넣어주길 바랐기에 최대한 그에게 달라 붙어야 했다.
푸욱, 푹! 푹!!
"아! 아아! 하으읏!!"
그녀의 마음을 그도 알았는지 강하게 힘을 밀어 붙이면서 허리 짓을 하다가 깊숙한 곳에 성기를 꾹 밀어 넣고 사정을 했다.
"하아...하아..."
"오, 오빠...싸셨어요?"
거칠어진 숨소리와 서로를 끌어안아 맞닿은 피부에서 느껴지는 진한 심장 소리가 한나래의 심장을 두근두근 뛰게 만들었다.
"네."
"드디어!"
성공했다!
이번 한 번으로 임신을 할 수 있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 꾸준히 하다 보면 임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안이 전부 얼얼하기만 해서 싼 건지 안 싼 건지 구분이 되진 않았다.
그녀가 상체를 벌떡 일으켜서 오빠의 성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유심히 살폈다.
정액이 잘 들어 갔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런데.
꿀꺽-
"새,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크네요."
"......"
엉뚱하게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오빠의 성기였다.
정신이 없어서 그가 어떤 걸로 안을 쑤셔 줬는지 뒤늦게 떠올랐다.
저렇게 큰 게 어떻게 안을 들락 날락거렸는지 모르겠다.
분명 자신은 손가락 하나에도 아파서 악소리를 내지 않았는가?
'신기하다.'
성기가 이상한 것이 덕지덕지 묻은 채로 바깥에 꺼내진다.
저게 자신의 안에서 나온 것이 대부분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그녀는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얼핏 보니 핏자국도 묻어 있었다.
그리고....
"아!"
성기가 빠져나간 구멍 사이로, 무언가가 꾸물꾸물 바깥으로 뱉어내지는 것이 보였다.
오빠의 성기에 묻어 있던 흰색 액체와 비슷했다.
'이게 정액이구나.'
본능적으로 그녀는 저것을 빠져나가게 둬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깊게 싸줬던 것 같았는데...'
칠칠치 못하게 이 귀한 걸 흘리기나 하고!
그녀는 황급히 빠져나오고 있는 '정액'을 손가락으로 밀어 넣었다.
"뭐하십니까? 거긴 왜...?"
정액을 안으로 집어 넣은 후 손바닥으로 아래를 막은 채로 안절부절 못하고 있자 오빠가 몸을 닦을 수건을 가져왔다가 황당해 하며 물었다.
"그...이게...저도 우스꽝스럽다는 건 아는데요...자꾸 빠져나오려고 해서....이게 빠져나오면 안 되는 거잖아요."
정사가 끝나자마자 정액이 나갈까 싶어 아래를 손으로 막는 여자라니!
있던 정도 다 떨어지게 만드는 형편없는 꼴이었다.
이런 못난 꼴을 오빠한테 보이다니...
혀 깨물고 죽고 싶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그런다고 생길 애가 안 생길 것도 아닐 텐데."
"여, 역시 그렇겠죠? 아하하..!"
부끄러워서 접시에 물 받아서 코 박고 죽고 싶었다.
그녀는 창피함을 참지 못하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옷을 입은 채로 섹스를 했기에 그녀가 챙겨야 할 것은 옷을 가릴 수 있는 망토밖에 없었다.
침대에 내려왔을 때 통증이 몰려와서 엉거주춤 걸으면서도 망토를 다시 입는데 성공한 그녀가 꾸벅 고개를 숙였다.
"저,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오늘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간다고요? 잠시...!!"
"안녕히 계세요오!!!"
뒤에서 오빠가 자신을 향해 손을 뻗는 것 같았지만, 쩔뚝거리면서도 방을 빠져나오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거기에 계속 있어봤자 뭐하겠는가?
볼 일 끝났으니 꺼져주는 것이 오빠를 위해서라도 좋을 것이다.
♧ ♧ ♧
"저러고 그냥 간다고?"
저 여자는 본인의 꼴을 알고나 있는 건가?
'지퍼 안 올렸잖아.'
저 꼴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면 어쩌려고 수습도 안 하고 가버린단 말인가?
거기다가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 누가 봐도 섹스 하다 온 여자 얼굴을 하고 있기까지 하다.
그런 얼굴로 바깥에 돌아다니다가 다른 사람을 만나면...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소문 쫙 퍼지겠네.'
그나저나.
"몸이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해버렸네."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나도 어리둥절 하긴 하지만, 나머지 시간을 무의미하게 쓸 수는 없었다.
섹스로 인해 지저분해진 방 안이 거슬려 할 수 있는 만큼 청소를 하고 난 후.
옷을 새로 갈아입고 본격적으로 주변 탐색을 시작했다.
'와...진짜 묘하네.'
전체적으로 이곳저곳 관리가 되어 있지 않은 낡은 곳이 많았다.
이 사람들이 외형적 부분에 있어서 관리를 할 겨를이 없었다는 것은 확실히 알겠다.
'먹고 사는 게 힘들 테니까.'
그래도 남자가 상점을 이용할 줄 아니까 아예 문명에서 멀어진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한없이 과거로 퇴화 되고, 어떤 부분에서는 도저히 안 되겠는지 현대 문명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도 했다.
'씻는 거나 싸는 방식이 과거로 돌아가는 건 못 할 짓이지.'
우거진 수풀들이 관리 되지 않아 이곳저곳 무심하게 자라나고 있었으나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 안에서는 악취를 맡을 수가 없었다.
'이곳에서 일주일에 3일 씩이나 지내야 한다는 거지.'
남자와 내가 계약을 한 시간은 일주일에 3일.
그 시간 중에서도 PM10시부터 AM 6시까지가 내 시간이었다.
빙의를 하기 전에 몸 주인은 내가 좀비로부터 위협을 받지 않는 공간에 있도록 하기로 했고, 나도 몸에 빙의해서 함부로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활발하게 바깥에서 활동하는 것을 자제하기로 했다.
'좀비,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 보고 싶긴 한데.'
이 남자가 지내는 곳은 마을의 중심으로 삼은 상가 건물 꼭대기였다.
덕분에 옥상으로 나오니 주변을 구경하기가 딱 좋았다.
한 쪽에는 농사를 짓는지 밭이 만들어져 있었고, 더 멀리에는 벽돌로 어설프게 지어진 성벽 같은 게 보인다.
'우리 제국 성벽에 비하면 조잡하네.'
이곳에 성벽을 짓는 전문 인력이 없었을 테니, 저렇게 지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건물은 제법 높이가 되는 지라 성벽 너머를 얼핏 엿볼 수가 있었다.
평범했다면 어두운 밤에 성벽 너머를 구경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몸은 좀비를 잡기 위해 신체 능력을 크게 끌어 올렸는지 야밤에도 짐승의 눈처럼 주변을 쉽사리 구분해낼 수 있었다.
'내 몸이 아니라는 걸 자꾸 까먹네.'
오늘 낯선 여자와 잠자리를 했을 때도 그랬다.
내 몸이었다면 처녀막을 뚫는다고 해서 아파할 리 없었을 것이다.
내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면 말이다.
하지만 다른 몸에 들어와서 그런지 내가 갖고 있던 능력을 전혀 사용 할 수가 없었다.
'내가 그동안 알게 모르게 능력에 의존을 많이 했구나.'
평소에 내가 능력에 의존하며 지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능력을 쓸 수 없어지니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자지가 죽어버릴 정도로 놀랐으니까.'
능력이 사라지고 모든 게 적나라하게 까발려진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찰나의 순간에 느꼈다.
그래도 한껏 성감대를 자극 받아 달 뜨고 있는 여인의 앞에서 꼬무룩한 성기를 내버려두는 건 예의가 아닌 법이었다.
바로 다시 세워서 뜨거운 밤을 보내는데 성공했다.
'그게 딱 한 번으로 끝나버릴 줄은 몰랐지만 말이야.'
도저히 여자와 섹스를 할 수가 없어서 코인을 내걸고 의뢰를 넣은 사람의 몸이라기에 아무래도 성기능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본인은 정신적인 문제라고 박박 우기지만, 사실이 다를 수 있지 않겠는가?
정신적인 문제로 세워본 적이 없다는데,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갈 병원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약을 사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약은 커녕 몸 주인의 말이 사실이었는지 성기를 세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다만 내 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고작 몇 분 했다고...'
동정의 몸일 거라 첫발은 빠르게 싸낼 거란 예상을 하긴 했다.
그런데 이 몸이 생각보다 훨씬 자극에 약했다.
그리고....
'한 번으로 만족하고 도망갈 줄 몰랐지.'
여자도 정말 정액을 받는 게 유일한 목표였다는 듯, 안이 채워지자마자 도망쳐버렸다.
정액 도둑을 잡아다가 다시 침대에 눕혀야 할까 고민했으나 포기했다.
섹스에 부정적인 몸 주인이 한 번 섹스했던 걸로 트라우마를 극복했다는 건 개연성이 없어도 너무 없지 않겠는가?
"저게 좀비인가?"
어둑한 밤.
성벽 바깥으로 느릿느릿하지만 꾸준한 움직임이 포착 된다.
아마도 저 움직임은 좀비일 확률이 높아 보였다.
'보러 가는 건...너무 과하고.'
나는 바깥으로 향하는 시선을 돌려서 성벽 내부를 바라봤다.
야밤에도 작은 불빛이 꾸준히 성벽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아마 혹시나 생길지도 모르는 습격에 대비하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좀비라...'
멸망한 세상에서 무너진 현대식 건물들은 을씨년한 분위기를 한층 더 꾸며내고 있었다.
현대식 건물들은 내가 사는 세계와 크게 다를 바가 없지만,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 만으로 서늘하고 차가운 느낌을 준다.
반면 성벽 안을 보면 상황이 전혀 달라진다.
성벽 안에 대단한 건물들이 설치 되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어설프고, 외형적으로 아무런 고려도 되지 않은 채 이곳저곳에 설치 되어 있는 텐트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생동감이 가득하다.
살아 숨 쉬고 있는 사람들이 그곳에 존재하기 때문일까?
'성벽 바깥은 흑백으로 가득하고, 성벽 안은 빛으로 가득 차 있어.'
이 광경을 본 사람이라면, 인류의 생존을 포기할 수 없어질 것이다.
몸 주인이 그토록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해결해보려 노력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