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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의 아이돌-793화 (845/849)

Chapter 793 - #96. 진해솔 (97)

한나래는 억울함에 눈물을 뚝뚝 흘렸다.

혼자서 몰래 먹으려고 숨겨뒀던 소주까지 꺼내서 홀로 밤에 자작을 하고 있을 정도로 말이다!

'나쁜 년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자신에게 승부 속옷을 추천해준 언니의 배신 때문이었다.

'물론 내가 먼저 숨기긴 했지만...!'

그래도 너무하지 않은가?

오빠와 섹스에 성공한 것은 자신의 성과다.

그런데 언니들은 그걸 솔직하게 공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을 핍박했다.

오빠를 독점하려 한 나쁜 년으로 몰아가기까지 했고 말이다.

그건 엄연히 사실이 아니다.

'그저 며칠 정도는 내가 이뤄낸 걸 누려도 되는 거잖아! 다들 성공 못 시키고 포기했으면서! 나는 끈질기게 노력했다고!'

그 노력과 정성이 하늘에 닿은 것인지 오빠의 마음이 바뀌었다.

그녀가 노력해서 얻은 성과이니 적어도 다른 여자가 그걸 얍삽하게 채가는 꼴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었다.

적어도 며칠 정도라면, 오빠의 마음을 변하게 만든 성과를 누리는 것이 크게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건 그녀 혼자 만의 착각이었을 뿐.

'오빠랑 꼭 만나야 하는데...'

그녀가 오빠와 만나서 무슨 말을 할지 두려웠던 걸까?

그녀가 하는 일을 몰래 바꾸고 곁을 지키며 감시를 했다.

방 안에 앉아서 소일 거리 하는 것은 평소라면 개꿀 빤다며 좋아했을 그녀지만, 지금은 방 안에 갇혀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답답하기만 했다.

"어디가?"

"진짜 이럴 거에요? 화장실 가는 거라고요!"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아줘. 우리도 좋아서 이러는 거 아니야."

"강제로 감시하고, 가둬 두고 있는 주제에 기도 안 차는 변명하지 말아요. 오히려 그게 더 위선 같아서 역겨우니까."

한나래의 뾰족한 태도에 그녀들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게 다 모두를 위해서야. 오빠를 독점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알겠는데, 지금 상황에서 그런 식으로 욕심 부려봤자 좋을 거 하나 없다고."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이뤄낸 거에요. 언니들은 다 포기했잖아요. 오빠가 계속 거절하니까 마음 상해서! 근데 난 포기 안 했어요. 그리고 성공한 거고요!! 근데 이게 어떻게 욕심이에요? 언니들이 내 노력을 중간에 홀랑 채가고 있는 거잖아요!!"

"...우리도 이거 좋아서 하는 짓 아니야. 오빠가 너 한 명만 안겠다고 하면 어떻게 해? 너 혼자서 아이 낳아봤자 미래는 없어."

"내가 언제 오빠 독점하겠다고 했어요? 그냥 내가 노력해서 얻어낸 성과니까 며칠은 누리겠다는 거잖아요!! 언니들이 뭔데 내가 노력해서 얻은 걸 빼앗아요? 오빠한테 다 이를 거야!!!"

악을 쓰는 한나래의 모습에 그녀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저렇게 눈이 뒤집힌 상태로 절대 그를 만나게 할 수 없었다.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 어련히 시간이 지나면 감시도 풀어질 거니까."

"오빠가 다른 여자 안은 후 겠죠!!!"

"네가 해낸 일이니까 며칠 정도는 누리고 싶다는 마음은 알아. 근데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갈 때 마음조차도 달라지는 게 사람이잖아."

아마 그를 독점하고 싶은 마음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 될 것이다.

그렇기에 한나래를 막을 수밖에 없었다.

"오늘 오빠 방에는 큰 언니가 갈 거야."

"큰 언니는 왜요? 저한테 속옷 빌려준 값이라도 받아야겠다고 하던가요?"

한나래의 비아냥에 그녀들이 얼굴을 딱딱하게 굳혔다.

"아직 우리끼리 한 결정이지만, 나이 순으로 들어가는 게 맞을 것 같았을 뿐이야. 아무래도 나이가 많으면 노산이라서 힘들 수 있잖아. 1년이라도 빨리 낳아야지."

"......"

한나래는 눈가에 눈물을 그렁그렁 맺었다.

"너무해. 다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요?"

배신을 당한 것 마냥 서운하다.

그리고 오빠가 자신 이외에 다른 여자를 안을 거라는 사실이 끔찍했다.

사실 언니들의 말처럼 혼자서 오빠를 독점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

지금도 다른 여자를 안을 거라고 생각하니 천 불이 나고 눈이 뒤집히려고 했다.

"미안."

한나래가 왜 그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그를 설득하려 했겠는가?

모두 마음이 있으니까 그럴 수 있는 거다.

짝사랑 하는 남자를 다른 여자에게 빼앗기게 생겼으니 화가 나서 다 뒤집어 업고 싶은 것이고 말이다.

♧ ♧ ♧

"경호야."

"......."

의뢰인에게 살짝 욕이 나오려고 한다.

"오늘 밤...나와 함께 보내줄 수 있을까?"

분명 혼자 있는 곳에서 잠들겠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눈을 뜨고 보니 여자가 내 몸 위를 장악한 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귀신인 줄 알고 식겁했네.'

하필 촉촉하게 젖은 긴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바람에 휘날리고 있어서 더 놀랐다.

비명을 안 지른 것 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열려 있는 창문 바깥으로, 영롱한 달빛이 방 안에 스며 들었다.

달빛 아래로 여자의 모습이 조금 더 뚜렷하게 보인다.

'미쳤네.'

이 여자가 무얼 하려고 여기에 온 것인지.

입고 있는 의상만 봐도 의도가 명백하고 뚜렷했다.

'완전 헐벗었네.'

여기 여자들은 도대체 어디서 이런 의상을 가져 온 걸까?

지퍼 달린 핫팬츠에 젖꼭지를 보여주는 하트 모양의 구멍도 엄청났는데, 지금 내 몸 위를 덮치고 있는 여자의 의상도 만만치 않았다.

'전부 벗는 것보다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게 더 야릇하다는 걸 정확히 알고 노린 의상 같은데.'

검은색 끈 팬티는 시스루에다가 가운데 부분이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갈라진 계곡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마치 지퍼를 열었을 때, 여성의 음부가 고스란히 보여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한나래는 하트 모양으로 젖꼭지 부분이 뚫려 있었는데, 이 여성은 오히려 젖꼭지를 검은색의 하트 모양으로 가려 놓았다.

그리고 다른 부위를 하나도 가리지 않은 채 가슴의 아랫 부분만 검은색 시스루의 브레지어가 받쳐주고 있었다.

'살 냄새가 씨발...이걸 호강이 아니라 고통으로 느낀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의뢰인의 트라우마에 잠깐 헛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의뢰인의 트라우마가 아니라 눈 앞에 앙큼하게 달랑거리고 있는 가슴이었다.

특히 깊게 파인 채 진한 살 냄새를 풀풀 풍기고 있는 가슴 골에 얼굴을 파묻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인내하며 방금 자다가 깬 것처럼 비몽사몽한 연기를 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짓입니까."

"드디어 깨어났구나."

"하아~ 아침부터 지긋지긋하게 달라붙더니, 겨우 잠들었는데 또 이러시는 겁니까? 잠도 못 자게 하려고요?"

"여자를 한 번 안아봤으니 좀 부드러워졌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차갑네. 달라진 게 전혀 없어. 좀 실망스러운 걸."

"저 하루 종일 시달렸습니다. 한 번 했다고 제 성격이 180도 바뀌는 것도 아니고요."

"후후, 그럴 만 하게 만들었다는 건가? 알았어. 내일부터는 최대한 그런 일 없도록 애들을 다독여볼게. 근데 우리 입장도 좀 생각해주면 안 될까? 다들 초조해 하고 있어. 너한테 안길 수 있을지 말지 장담을 못하잖아."

어제는 섹스를 했으면서, 왜 오늘은 하지 않고 자려고 하는 거냐며 서운하다는 말까지 해온다.

"...그래서 안아 달라고 그런 천박한 꼴로 오신 겁니까? 해달라고 해서 해줬더니 끝이 없군요."

내가 의뢰인이었다면 이런 강요를 하는 여자들을 당장...

'아니지.'

애초에 내가 의뢰인이었으면 이런 상황이 오지도 않았겠다.

여자들이 안아 달라는데...

거기다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명분도 있는데 아랫도리를 가만히 내버려뒀을 리 없지 않은가?

'이런 상황 자체가 생길 리가 없으니 나라면...! 이라는 생각 자체가 성립이 안 되네.'

그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라고, 의뢰인의 몸에 빙의해 있었으니 여자들보다는 이 몸의 안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 의뢰인에 대한 의리가 아니라 빙의하면서 이 몸을 자신의 것으로 느끼는 탓에 생긴 자연스러운 생각의 변화였다.

"나름 예뻐해 달라고 하려고 이렇게 입은 거야. 욕하진 말아줬으면 좋겠어. 참고로 어제 나래 옷 입힌 것도 나야. 어제는 좋았는데, 내가 입으니까 별로인 것 같아? 내가 나래보다 몸매는 더 좋은데."

확실히 어제 그 여인보다 훨씬 몸매가 좋긴 했다.

어제 한나래씨는 뼈대가 얇고 길쭉길쭉 잘 빠진 몸매라면, 오늘 내 위를 차지하고 있는 여자는 육덕진 스타일이랄까?

가슴도 훨씬 크고 허벅지와 엉덩이에도 살이 포동포동하게 쪄 있었는데 허리는 잘록한 것이 남자의 아랫도리를 여럿 울렸을 여자로 보였다.

"그런 게 저한테 통할 거라고 생각하셨습니까? 애석하지만 잘못 생각하신 겁니다."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라 손바닥에 땀이 맺혔다.

여기서 거기가 서버리면 망하는 거다.

"...정말 나래한테 좋은 마음이 생기기라도 한 거니? 걔가 널 포기하지 않아서?"

그녀는 말을 하면서도 어필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통실통실한 엉덩이 살이 내 아랫도리를 야릇하게 자극해왔다.

연기하고 있다고 최면을 걸 듯이 대뇌이며 최대한 무표정으로 말했다.

"아뇨. 그건 아닙니다. 해야만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이젠 외면 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나래씨가 다가와 준 겁니다."

"그럼 내가 다음 차례가 된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 건 아니잖아."

여자가 내 손을 잡더니 가슴 골에 서슴없이 얹어버린다.

"적어도 지금은 쳐다는 볼 수 있는 모양이네. 그래도 아직 섹스가 서툴고 무섭지 않니? 하필 첫 상대로 처녀인 나래를 선택 할 줄은 나도 몰랐어."

"......."

"누나가 잘 가르쳐줄게. 섹스는 무서운 게 아니야. 오히려 기분 좋은 거지."

가슴 골에 파묻힌 손바닥은 몽실몽실하고 따듯했다.

"앞으로 여자들을 많이 안아야 한다는 건 알고 있잖니? 섹스가 어려운 게 아니라는 걸 알려면 공부해야 하는 거란다. 그리고 누나는 누구보다 너를 잘 가르쳐줄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어렵게 생각 하지 마. 공부한다고 생각해."

귓가에 속살거리는 솜씨가 기가 막혔다.

내가 진짜 순진한 남자였다면 누님의 유혹에 홀딱 빠졌으리라.

'어쨌든 섹스를 해야 하는 건 맞으니까.'

한나래씨 다음으로 의뢰인에게 접근을 했다는 건, 이 무리에서 그만한 권력을 쥐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어느 정도 넘어가 주는 게 의뢰인을 위해서라도 좋은 일이겠지.'

더군다나 아까 전에 여자들이 성가시게 구는 걸 최대한 막아주겠다고 말했던 걸 기억하고 있다.

내가 제시한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권력을 쥐고 있는 여자의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적어도 문자로 의뢰인이 찡찡 거리는 걸 안 볼 수 있겠지.'

나는 가슴 골에 파묻혀 있는 손을 움직여 그녀의 가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아흣!"

"잘 알려주셔야 할 겁니다."

"그렇게 가슴을 꽉 움켜쥐면 아파!"

"다른 여자들이 성가시게 구는 것도 막아주겠다고 약속하셨어요."

"으응...그래. 누나만 믿어. 누나한테 맡기면 다 알아서 해줄게."

여자가 벌써부터 발정이라도 난 것인지, 야릇한 신음을 내뱉으며 입술을 핥았다.

이 몸을 한 입에 잡아 먹고 싶어 하는, 욕망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눈빛이었다.

"모처럼 천박한 옷을 입고 오셨으니, 지금 모습에 어울리게 가르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흥이 나서 세울 수 있을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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