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95 - #96. 진해솔 (99)
"내가 가르쳐주겠다고 해놓고 못 볼 꼴을 보였네. 쥐구멍이라도 찾아서 들어가고 싶을 지경이야."
아까부터 얼굴을 안 보여줬던 게 많이 쪽팔려서 그랬던 모양이다.
"오랫동안 안 했으면 그럴 수 있습니다."
"쪽팔려서 앞으로 네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지 막막해."
"그 정돕니까?"
"내가 허세를 안 부렸으면 몰라도 엄청 잘 하는 척 했잖아. 근데 이게 뭐냐구."
정작 현실은, 시작하지도 못하고 성기가 안에 끼어서 빼내질 못하는 상태가 됐다.
내 능력이 있었으면 그녀가 능력을 쓰지 못한다는 게 오늘따라 더더욱 아쉬워지고 있었다.
"시간이 좀 지나면 빼지겠죠. 설마 이대로 평생 안 빠지겠습니까."
"무서운 얘기 하지 마!"
"가만히 내버려두는 게 싫으시면, 뺄 수 있게 뭐라도 해볼까요?"
"뭐 방법이라도 있어?"
방법이야 얼마든지.
한 손으로는 그녀의 턱을, 다른 손으로는 뒤통수를 잡고 고개를 살짝 비틀었다.
서로의 코가 부딪치기 전 빗겨지며 입술과 입술이 닿았다.
"!!!"
깜짝 놀라는 그녀의 입술 사이로 혀를 쑥 집어 넣었다.
의뢰인의 평소 행동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거다.
하지만 특수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해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화들짝 놀라하던 사람 답지 않게 곧 적응을 해서 내 혀에 자신의 혀를 얽혀온다.
한참 동안 섹스는 제쳐두고 서로의 입술을 게걸스럽게 탐하고 빨았다.
입술이 퉁퉁 부어서 도톰하게 열기가 올라올 때쯤이 되자, 아래에서 쯔윽...쯔윽...하는 야릇한 소리가 들려왔다.
키스를 나누는 사이에 애액이 붐비 되면서 저도 모르게 그녀가 자기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흐웅...우웅..쭈웁...웅...!"
꽉 끼어서 성기를 놓아주지 않았던 음부가 안 쪽까지 푹 젖어서 달뜬 엉덩이의 안을 조금씩 긁어주고 있는 상황.
나는 이제 내가 직접 움직인다 해도 아픔을 호소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나는 그녀 몰래 손을 내려 중지로 흘러나온 애액을 보지 입구에 살살 발랐다.
"흐웁..!"
그리고 통통하게 올라와 있는 클리토리스에도 애액을 바르고 꾹꾹 눌러주고 잡아 당기기도 하면서 자극을 줬다.
"아...아아!"
그녀가 제법 느끼는 듯 신음을 뱉어내며 헐떡인다.
쯔읏, 쯔읏, 쯕!
내가 아래를 자극해주니 그녀는 더 신나서 엉덩이를 흔들어댔다.
성기가 빠지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하냐며 창피해 하던 사람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무아지경으로 허리를 들썩이던 그녀가 마침내 절정에 도달했는지 야릇한 신음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흐아앙!!!"
"후..."
사방에서 조여오는 내벽의 압박감.
나도 본격적으로 즐기기 위해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잡고 허리를 위로 쳐 올렸다.
"흐익, 힉! 아흑! 자, 잠깐...!"
발버둥치는 그녀의 몸을 번쩍 들어 올려서 침대 아래에 깔아버렸다.
그리고 그녀의 등 뒤로 팔을 집어 넣고, 얼굴은 그녀의 목덜미에 파묻은 후 그녀를 꽉 끌어 안은 채 허리를 쳐 올린다.
"아악! 아앙! 너무, 너무 세! 빨라아아악!!"
퍼억, 퍼억, 퍼억, 퍼억, 퍼억!
치솟는 성감에 그녀의 연약한 목덜미를 이로 꽉 깨물었다.
"아악!"
쭈웁ㅡ!!
그리고 이빨 자국이 난 부위를 입안에 넣고 쭈웁 빨아들인다.
그녀가 내게 안겼다는 증거가 되어 줄 키스마크였다.
'살결이 은근 맛있는데?'
아포칼립스 세상에서 유일하게 의뢰인이 포기하지 못했던 게 수도 문제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상하게 보일 거라는 걸 알면서도 그 부분을 포기하지 못하고 수도관을 연결했다.
덕분에 그의 영토 안에 사는 사람들은 물이 부족할 일이 없었다.
그리고 그 물은 청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세상이 멸망하면서 씻는 것도 사치가 되어버린 세상이었다.
'깨끗하게 씻고 다니나보네.'
아포칼립스 세상으로 가서 여자를 안아야 한다는 말에 가장 걱정했던 게 바로 청결.
남자만 더러운 냄새가 날까?
여자도 안 씻으면 더러운 냄새가 날 수 있다.
그런데 의뢰인이 수도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해서 여자들에게 역한 냄새가 나는 일은 없었다.
아직 두 명밖에 안아보지 못했지만, 이 정도 수준이라면 아포칼립스라는 특이한 세계관도 충분히 받아들일 만 했다.
"하으...응...!"
내 성기를 꽉 쥐고 놔주지 않았던 음부가 완전히 풀려서 꿀떡꿀떡 잘 삼켜내고 있었다.
점점 허리를 튕기는 속도가 빠르고 거칠어진다.
한 번에 깊게 쑤셔서 길을 냈던 게 무의미한 일은 아니었다.
뚫렸던 곳까지 깊숙하게 성기가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다.
성기를 끝까지 삼켜내면서 버티던 그녀는 자잘하게 절정에 달하며 조수를 뿜어냈다.
"하악! 아아...! 아으, 읏!"
확실히 신음 소리는 내가 처음 안았던 여자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교태가 섞여 있어 듣기가 무척 좋았다.
철썩! 철썩! 철썩!
사실 살집이 어느 정도 있는 게 떡감이 더 좋기도 하다.
성기가 살짝 오른쪽으로 휘어 있다는 점을 이용해서 내벽을 꾹꾹 긁어주니 한층 더 많은 조수가 뿜어져 나왔다.
"아아아...아아아아!!!"
솔직히 의뢰인의 성기 정도는 중상급에 해당한다고 생각하기에 고작 이 정도에 죽어 나갈 거면서 뭘 가르치겠다고 자신만만해 한 걸까 의문이 들었다.
'역시 능력이 없어도 기술은 안 없어지지.'
저번에 했던 섹스는 빙의한 몸에 완전히 적응을 하지 못해 어설펐던 거다.
'섹스 한 번 하고 도망쳐버리다니.'
솔직히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무너진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나는 이 몸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고, 마침 좋은 상대가 앞에 있었다.
'이놈의 조루도 고쳐야 하고.'
얼마나 움직였다고 벌써 또 사정하고 싶어진다.
나는 이 몸이 세 번째까지 세울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았기에 그녀의 허벅지를 최대한 벌리고 그 안으로 성기를 최대한 쑤셔 넣었다.
"아아아!!!!"
내벽의 끝.
무언가 막혀 있는 듯 더 이상 들어가지 않는 부분에 닿는다.
나는 아직 뿌리가 남아 있는 성기를 힘주어 꾹꾹 눌렀다.
헐떡이는 그녀의 얼굴 가까이로 상체를 내렸다.
아래에 깔려 헐떡이던 그녀가 기다렸다는 듯이 입술을 벌린다.
입술 안으로 혀가 들어가고, 마중 나온 혀와 얽히고 설킨다.
탄력적인 엉덩이 살을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
손가락 모양으로 자국이 남을 만큼 강하게 쥐었다 펴면서, 잠시 입술을 떼고 말했다.
"후우, 완전히 풀어졌네요. 아쉬운 건 아니죠?"
"뭐, 뭐가?"
"내 꺼, 갖고 싶다고 애걸복걸을 했잖습니까? 꽉 물고 안 놔줘서 정말 평생 내 자지를 끼고 살려고 하는 줄 알았습니다."
"으읏, 그건...내 실수야. 다음엔 절대 그럴 일 없어."
"다음에 또 안아 달라는 말이군요."
"이번 한 번으로 임신이 될 리가 없잖아."
"...정말 임신 때문에 저한테 안기는 게 맞습니까?"
"어?"
나는 그녀의 톡 튀어나온 젖꼭지를 꾸욱 손가락으로 짓눌렀다.
"읏, 아파!"
"여기가 이렇게 톡 튀어나온 걸 보면, 임신은 핑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용 당하고 있는 거죠. 딜도 같은 걸로 말입니다."
"아니야!! 다음 세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러고 있는 거잖아!"
"정말요? 임신하면 깔끔하게 떨어져 주실 거라는 거죠?"
"너는...지금 이 상황에 그런 말이 나와?"
섹스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정하게 먹고 떨어지라는 소리를 들으니 자존심이 많이 상하는 모양이었다.
"싫다는 사람 억지로 강요하고, 성가시게 들러 붙고, 스트레스 주면서 가스라이팅까지. 그래놓고 이 이 정도 못된 말도 못 버티십니까?"
"......"
찔리는 게 있는지 대답이 없다.
그래도 얼굴에는 서운함이 가득하다.
섹스 한 번에 여자들이 괜히 뒤집혔겠는가?
다 뒤에서 다른 생각을 갖고 있으니 너도 나도 먼저 살을 섞겠다고 난리를 치는 거지.
"딱 임신까지. 그 이후로는 깔끔하게 떨어져 주실지, 아직 대답 안 하셨습니다."
"다른 여자들한테도 이럴 거니?"
"네."
"넌 도대체 뭐가 문제야? 트라우마도 극복했잖아. 정 좀 주면서 사는 게 그렇게 어려워?"
"제가 트라우마를 극복했다고 한 적 있습니까? 전 그런 적 없습니다만."
"...그럼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는 뜻이야?"
"네."
내가 이렇게 서비스가 좋다.
의뢰인이 찡찡대는 걸 깔끔하게 해결해주고 있지 않은가?
"당신이 야해서, 성욕을 해소하려고 절 이용하는 게 아니라고 했으니 우리가 이런 관계를 맺는 건 임신까지인 겁니다. 확답 해주실 수 있으시죠?"
"......"
섹스하는 도중에 이런 말을 들었으니 자존심도 상하고, 화도 날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남자.
그리고 좀비로부터 완전히 격리 된 안전지대를 만드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메시아'였다.
화가 난다고 화풀이 하듯 짜증을 낼 수 있는 상대가 아닌 것이다.
푸욱!
"읏!"
대답을 재촉하고자 허리를 다시 쳐 올렸다.
"대답해주세요. 왜 대답을 안 하십니까?"
"정말 그게 네가 바라는 거야? 임신하면 떨어져 주는 거?"
"제 사생활을 이용해서 가스라이팅 하는 걸 말하는 겁니다."
"뭐, 뭐?"
"곰곰이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쩌다가 상황이 이렇게 된 건지. 처음에는 이상하다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너 답지 않게 왜 이래?"
"이 사람들이 내 약점을 잡고 휘두르고 있구나."
"!!"
주변에서 한 사람도 아니고 여러 사람이 '의뢰인' 한 사람을 두고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었던 거다.
여자들 입장에서 의뢰인은 '메시아'.
없어서는 안 되는 특별한 존재다.
그런데 이 남자가 영 정을 안 주는 거다.
언제든 마음이 바뀌면 떠나버릴 것 같이.
여자들에겐 그를 붙잡을 수단이 필요했고, 때마침 그게 미래를 위한 '아이'로 이어졌다.
그런데 이게 웬걸?
'성관계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다고?'
의외의 부분에서 약점을 발견한 거다.
그리고 이 여자들은 그의 약점을 이용해서 이곳에 눌러 붙게 만들 계획을 짠다.
그리고 열심히 가스라이팅한 결과가 지금이고.
"라는 게 제 추측입니다. 어떻습니까? 정답입니까?"
"그걸 네가 어떻게...?! 혹시 나래니? 걔한테 들은 거야? 그 대가로 섹스해준 거고?"
의뢰인이 그걸 유추했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 안 하는 걸 보면 그가 '지능캐'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내가 봤을 때도 썩 똑똑해 보이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지금 의뢰인 뒤를 닦아주고 있는 거 아니겠나.
"너한테 나쁜 마음 먹고 그런 거 아니야. 네가 이곳에서 사라지지 않기를 바랐을 뿐이야. 미래를 위해서 아이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잖아."
"임신이 되고 아이가 태어나면 또 아이를 핑계로 잡아두고 말입니까?"
"......"
자신의 생각을 들켰다는 것에 당황했는지 시선을 피하고 대답을 하지 않는다.
나는 어림 없다는 의미로 허리를 다시 한 번 쳐 올렸다.
푹!
"읏!"
"대답 안 하실 겁니까?"
대답 안 해주면 사정도 안 해주겠다는 의미를 눈치 챘는지 여자의 눈동자가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