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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의 아이돌-828화 (809/849)

Chapter 828 - #96. 진해솔 (132)

미래를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사람을 데리고, 섹스하자고 끌고 갈 순 없는 법.

보아하니 오늘 의뢰를 하는 건 불가능할 것 같아 마음 편하게 완전히 포기해버리는 게 맞을 것 같았다.

'얼굴은 주아 누나를 닮았고, 느낌은 민영 누나를 닮은 느낌? 덕분에 함부로 굴 수가 없단 말이지.'

본능적으로 그러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거기다가 이렇게 두 사람을 섞어 놓으니 생각한 것보다 꽤 좋았다.

물론 그녀는 두 사람의 상위 호환이 아니라 하위 호환이라는 점은 분명히 해두자.

“정말 안 해도 괜찮으시겠어요? 기껏 절 설득하셨잖아요.”

“쉘터를 위한다는 이유로 희생하는 게 보기 안타까워서 조언해드린 겁니다. 다른 뜻은 없습니다.”

“하긴,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당신이 다른 뜻으로 그런 말을 할 리가 없죠. 오늘 따라 살짝 달라 보여서 당황했나 봐요.”

"......"

본의 아니게 의뢰인의 평소 행실에 도움을 받아버렸다.

내게 이상함을 느꼈다는 것은, 그녀가 평소의 의뢰인과 자주 부딪쳤다는 의미가 되기에 좀 더 언행에 조심할 필요성도 느껴진다.

“바람둥이처럼 구는 건 진짜 어색했어요. 안 어울려!”

“…조언만 생각하십시오. 그게 중요한 겁니다.”

“알았어요. 그럼 기왕 결심한 거 오늘 일탈 제대로 해보죠, 뭐.”

“오늘 당장 말입니까? 그렇게까지 무리 할 필요는 없습니다. 마음 가짐만 바꾸면 되는 일인데.”

생각도 안 하고 이렇게 바로 결심을 한다고?

“제가 뭘 막 깊게 고민하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지적 받았으면 고쳐야죠. 사실 지금도 순찰하고 있는 중이었어요. 혹시나 쉘터 내부에 무슨 문제라도 생기진 않을까 싶어서요.”

‘어쩐지. 늦은 밤에 혼자 돌아다니기에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쉘터에 대한 과한 애정이 그녀를 늦은 밤까지도 잠들지 못하게 한 모양이다.

"가요. 결심했을 때 저질러버려야 후회를 덜 할 것 같아요."

“후회를 안 하는 방향은 없습니까?”

“뭐든 후회는 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안 해서 후회할 바에야 저지르고 후회하는 게 낫죠.”

그건 맞는 소리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빨리 결정을 내릴 줄은 몰랐다.

충동적으로 저질러 버리는 상황이 아닐까 싶다.

‘상상 이상으로 화끈한 여자네.’

정말 괜찮을지 여러 차례 눈빛으로 그녀를 살폈다.

“아잇! 꾸물텅대지 마시고! 날 충동질한 건 당신이잖아요! 책임져요!”

“정말 책임 져도 되겠어요?”

"아잇! 느끼하게 왜 그래요? 섹스 한 번 했다고 바로 임신 되고 그러는 경우는 거의 없잖아요? 그죠?"

"예, 그리고 원하면 콘돔을 쓰는 것도 가능합니다."

"와~ 피임 매너 지켜주시는 거에요? 그럼 더 부담이 없어져서 좋네요. 하루 일탈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해요."

그녀가 쪼르르 달려오더니 내게 팔짱을 끼웠다.

넉살도 좋다.

그 모습이 밉지 않고 귀여워 보였다.

“갈까요?”

“네네. 하! 중간고사 전날에 공부 안 하고 일탈하는 느낌이에요.”

“뜬금없이 중간고사를요?”

“푸힛! 진짜 오랜만에 말해보는 단어네요. 그죠?”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의뢰인이 머물고 있는 방으로 향했다.

다행이 어둑한 밤이 우리 두 사람의 존재감을 착실하게 가려주고 있었다.

“저 씻고 와도 돼요? 좀 긴장 돼서.”

“물론이죠. 저도 씻을 겁니다.”

“아~ 맞네, 그거 하는데 안 씻을 수는 없죠.”

그녀는 벌써부터 기분이 묘했는지 어색하게 내 시선을 피했다.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어색해진 건 나도 마찬가지여서 그녀에게 먼저 들어가서 씻으라고 양보를 했다.

‘연기 지망생일 줄은 몰랐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사이, 잠깐 나눴던 대화에서 그녀가 연기 지망생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주아 누나를 닮은 얼굴이면 일반인들 사이에서 굉장히 뛰어난 얼굴이다.

연예인을 지망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세상이 이렇게 되지만 않았어도 배우로 성공했을 겁니다.”

“그렇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귀여운 자신감을 보이는 것도 재밌었다.

내가 농담으로 한 말로 생각하는데, 주아 누나를 봐왔기에 그녀의 성공을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물론 주아 누나 만큼의 연기력도 갖춰야 한다는 점이 있긴 한데, 세상이 평화로웠으면 계속 연기를 배웠을 테니 연기력도 충분히 갖췄을 것이다.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니까.’

오늘 하루 본 거지만,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었다.

‘처음 가자고 했던 그 여자랑은 느낌부터 다르니까.’

처음 만났을 때, 주아 누나를 닮은 얼굴 때문에 관심이 갔고 이후로는 시원시원한 성격과 책임감 있는 모습에 호감이 생겼다.

황제로 살아가는 세계에서도 그렇고, 이쪽 세상에서도 그렇고 사람인 이상 정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는 법이 아니겠나?

그런 점에서 그녀가 이곳에서 처음으로 호감을 느낀 사람이었다.

‘그래도 여기선 지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고, 딱 일만 하고 돌아가는 느낌이라 호감을 느끼는 사람은 딱히 없었는데….’

하필이면 주아 누나를 닮은 사람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나?

씻고 나온 그녀가 희고 뽀얀 두 볼을 발그레 하게 붉힌 채 밖으로 나왔다.

“여기서 편하게 쉬고 있어요.”

그 다음으로 내가 몸을 씻었다.

몸을 씻고 나오니 침대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는 그녀가 보였다.

‘순간 주아 누나인 줄 알았네.’

옆에서 보니까 정말 주아 누나와 많이 닮았다.

불빛 아래에 어느 정도 보정을 받아 생긴 뽀록이었다.

‘촉촉하게 젖어 있어서 예쁘기도 하고.’

그녀의 젖은 모습을 구경하고 있는 사이.

정작 본인은 잔뜩 긴장해서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었다.

‘설마 처녀인가?’

오랜만에 하는 거라 어색해 하는 거겠지?

그래도 일단 물어보긴 해야 할 것 같았다.

“혹시 처음입니까?”

“…….”

어째 대답이 없고 조용하다.

설마 하는 생각으로 그녀를 바라보니….

‘처녀 맞네.’

“반응을 보니 처음인가보네요.”

“흠흠, 혹시 실망했어요?”

“저 좋자고 물어 본 거 아닙니다. 처음이라면 그만큼 적응 할 수 있는 시간을 들여야 하니까 물어본 겁니다.”

“그냥 편하게 해줘요. 아픈 것 때문에 엉엉 울 만큼 약하지 않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야 말로 처녀라는 걸 증명하는 일이라는 걸 모른다.

“됐습니다.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뭐에요. 그런 시큰둥한 태도. 진짜 괜찮아서 괜찮다고 한 건데.”

“경험이 없는 사람이 하는 말을 과연 새겨 들어야 할까요?”

“…….”

임신 때문에 섹스하는 것도 아니고, 즐기기 위해서 하는 섹스다.

그런데 참을 수 있으니까 편하게 하라고?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모르면 그냥 맡겨요. 적어도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일 없게 할 테니까.”

아직 섹스를 모르니까 하는 소리다.

오늘 그녀에게 섹스의 즐거움을 확실하게 알려줄 생각이었다.

“그럼…이제 어떻게 해야 돼요? 처녀인 거 밝힌 김에 털어놓자면, 어떻게 해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거든요.”

“그럼 제일 쉬운 걸로 키스부터 해볼까요?”

섹스하기 전에 몸을 부드럽게 푸는데 좋은 것이 바로 키스였다.

키스는 섹스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었고, 처음인 그녀에게 맛보기를 보여주기에는 키스가 최고의 수단이라 자신할 수 있었다.

“하, 할까요…그럼?”

어설프게 내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는 그녀.

그 어리숙한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주아 누나와 첫 섹스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던 것이다.

‘다른 사람 생각하는 건 매너가 아니지.’

그녀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잡아서 입술을 가져다 댔다.

“읏.”

촉촉한 입술에 부드러운 게 닿는다.

익숙하지 않은 감촉에 그녀가 눈살을 찌푸렸다.

“별로에요?”

“…잘 모르겠어요.”

“입 살짝 벌려줘요.”

“벌리면 그게 안으로 들어오는 거죠?”

그거라면 혓바닥을 말하는 거겠지?

“그렇죠?”

“…마음의 준비 좀 할게요.”

“얼마든지.”

그 마음의 준비가 얼마나 걸릴지는 잘 모르겠다만, 적어도 날이 밝기 전에는 끝내줬으면 좋겠다.

“후우…하아…후우…하아…!! 좋아요. 준비 다 됐어요.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다시 해보죠!”

그녀가 두 주먹을 움켜쥐고 눈을 번뜩였다.

입술이 붕어처럼 쭈욱 앞으로 나온다.

그 젓갈 같은 입술에 웃음이 나왔지만, 비장하게 심호흡 하고 있는 사람 앞에서 풉! 하고 웃을 수가 없어서 꾹 눌러 참았다.

쪽!

“앗!”

“편하게 해요. 편하게. 벌 서는 거 아니잖습니까.”

“그, 그러게요. 제가 왜 이렇게 긴장하고 있나 싶네요.”

“기분 좋아질 겁니다. 즐겨요.”

“섹스가 그렇게 기분 좋은 거에요?”

“해보면 알 겁니다. 말로는 설명 못해요. 그냥 좋다고 밖에는.”

설명이 어려우니 부디 직접 경험하시길 바라는 의미에서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가져다댔다.

“!!”

깜짝 놀란 그녀의 눈동자가 커진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내 혓바닥이 쑥 들어왔기 때문이다.

“하웃!”

뻣뻣하게 굳어 있는 그녀의 혓바닥을 내 혓바닥이 부드럽게 감싼다.

어색하게 내 혀를 감아오는 혀놀림에 잘 했다는 칭찬의 의미를 담아 혓바닥 부분을 느릿하게 비볐다.

“응…!”

기특하게도 그녀는 섹스가 기분을 얼마나 좋게 만들어주는지, 직접 몸으로 잘 느끼고 있었다.

입술만 비비는 게 아니라 처음은 등부터 시작해서 허리 엉덩이 그리고 가슴까지 천천히 난이도를 올린 것이다.

처음에는 내가 다른 곳을 만질 때마다 몸을 움찔거렸었다.

그래서 일부러 키스를 꽤 오랫동안 하면서 정신을 쏙 빼놓고 나서 가슴을 만졌다.

그러니 효과가 있는지 가슴을 만질 때는 내가 뭘 만지는지 전혀 모르더라.

가슴까지 정복을 하고 난 후에는 그녀의 옷을 벗기는 단계로 넘어갔다.

‘처음이니까 내가 먼저 시범을 보이는 게 낫겠지.’

옷을 벗기 위해 오랫동안 붙어 있던 입술을 떼어냈다.

투명한 실선이 이어지다가 뚝! 하고 끊어진다.

두 볼을 발그레해져서 몽롱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얼굴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이제 벗을까요?”

“아!”

이대로 영원히 키스를 하고 싶겠지만, 키스는 고작 시작 단계에 불과했다.

훌렁-!

윗옷을 벗어 던지자 키스로 정신이 쏙 빠졌던 게 좀 돌아오는지 그녀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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