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829 - #96. 진해솔 (133)
옷을 벗는 것이 많이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내가 옷을 모두 벗고 나서도 고개를 쉽게 돌리지 못한다.
“혼자서 하기 힘들어요? 도와줄까요?”
“으아…못 보겠어요. 지금 다 벗은 거죠?”
“네. 다 벗었습니다. 부담스러우면 이불로 가릴게요.”
남자의 성기를 실물로 보는 게 힘들 수도 있다.
이불로 그곳을 가리니, 그제야 그녀가 어색하게 눈을 돌려 나를 바라봤다.
“후우…이거 진짜 어색하네요.”
“하다보면 익숙해질 겁니다.”
“전혀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은데요….”
자꾸 밍기적 거리는 걸 보면 옷을 벗는 게 힘든가보다.
“옷 벗는 게 어려우면 이대로 할까요? 아래만 벗어서?”
“아, 아니에요. 나 혼자 얌체처럼 굴 순 없죠. 기왕 할 거면 제대로 할 거에요.”
시작한 일은 확실하게 끝내겠다는 듯.
그녀가 훌렁 윗옷을 벗어던졌다!
아까 만졌을 때도 어렴풋이 느낀 건데, 주아 누나를 닮은 부분이 얼굴만 있는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숨겨져 있는 부분에서 주아 누나를 닮은 부분이 더 있을 줄 몰랐다.
“가슴을 붕대로 감았네요?”
생활 용품이 부족한가?
“아…좀비 상대하러 갈 때는 붕대로 감아버려요. 그게 훨씬 편하거든요. 가슴을 꽉 잡아줘서 흔들리지 않으니까요. 뭐 나름 방어 역할도 해주고요.”
좀비와 직접적으로 대면할 때는 가슴이 방해가 돼서 아예 붕대로 감았더니 훨씬 편하단다.
“그럼 그걸 씻고 또 감은 겁니까? 어차피 곧 벗어야 한다는 거 알았잖아요.”
“…몰라요. 그렇다고 아예 아무것도 안 감고 나올 수는 없잖아요.”
“귀여우시네요.”
“엣?”
“어설픈 구석이 있어서요. 그런 부분이 보기 재밌고 귀엽습니다.”
“자꾸 꼬시지 말아요. 그런다고 안 넘어갈 거에요.”
이미 넘어가서 나랑 홀딱 벗은 채로 침대 위에 있는 상황이 아닌가?
그런데 아직 넘어간 건 아니란다.
“붕대 때문에 자국이 잔뜩 남았네요. 이렇게 큰 걸 붕대로 묶으면 답답할 것 같은데, 건강에도 안 좋아 보이고요.”
“꽉 묵지 않으면 속옷이 아니라서 풀려버리거든요. 그럼 엄청 불편해져요. 남자는 가슴이 없으니까 얘가 뛸 때 얼마나 거슬리는지 절대 모를 거에요.”
여자가 갖고 있는 신체적 불편함에 대해서 내가 공감하는 날은 없을 것이다.
다만, 내가 환장하게 좋아하는 가슴이 고통을 받는 것은 안타까워 할 마음이 충분하다 못해 넘치게 갖고 있었다.
“모양 망가지겠어요. 제가 다시 예쁘게 잡아 줄게요.”
가슴에 대한 안타까움에 나도 모르게 연기 하는 것도 내팽개치고 진심을 담아 가슴을 부드럽게 애무해줬다.
“그 정도로 안 망가지거든요?”
“이렇게 부드러우니까 액체 느낌인 건가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가슴이 고양이도 아니고.”
내 주접에 황당한 말을 들었다는 듯 헛웃음을 짓는다.
액체냐고 하니까 고양이가 아니라고 말하는 걸 보면 그녀도 정상은 아니다.
‘아...또 막 웃어버렸네. 연기 해야 하는데.’
주아 누나를 생각나게 만드는 것 때문인가?
제대로 연기를 못하고 자꾸 본래의 성격이 튀어나온다.
이러다가 들키겠다 싶어서 다시 정신을 가다듬었다.
“농담이었습니다. 너무 긴장한 것 같아서, 긴장 좀 풀라고 실없는 소리 좀 해봤습니다.”
“농담에 재능이 없으시네요. 안 하느니만 못한데요?”
“알겠습니다. 참고하도록 하죠.”
"아니에요. 시도는 좋았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농담 해주세요. 평소에 너무 진지해서 이런 농담도 할 수 있는 사람인 줄 몰랐거든요."
"적성에 맞지 않은 농담은 그만 두는 게 나을 것 같네요."
의뢰인이 농담을 할 사람은 아니기에 서둘러 수습을 했다.
농담하지 않겠다고 정색한 보람은 있는지 그녀가 아쉬워 했다.
그렇게 위기 아닌 위기를 넘기고, 본격적으로 섹스를 위해 그녀의 손목을 잡아 당겼다.
"아쉬워 해도 실없는 소리를 계속 하진 않을 겁니다. 다른 얘기는 그만하고, 이쪽으로 오십시오. 언제까지 그렇게 멀리 있을 겁니까?”
“앗.”
그녀의 몸이 힘없이 내 쪽으로 끌어 당겨진다.
침대에 무릎을 꿇고 앉혀지자 그녀의 바지를 거침없이 풀어서 아래로 내려버렸다.
바지가 훌렁 벗겨지니 근육질의 탄탄한 허벅지와 수줍은 새하얀 팬티가 드러난다.
새하얀 팬티가 참 잘 어울리는 여자다.
“아니, 잠깐! 악! 그걸 갑자기 내리면 어떡해요!”
“처음이지만 상관없다고 하셨잖아요. 아픈 거 잘 참는다고요."
"이게 아픈 거랑 무슨 상관인데요!"
"엇비슷하지 않을까요? 이 정도도 안 될 것 같습니까?”
“이미 저질러 놓고 뭘 생각해주는 척이에요! 창피한 걸 잘 참는다는 말이 아니었단 말이에요!”
"다시 올릴까요, 그럼?"
"그냥 내려욧! 지금 저 놀리려고 일부러 이러는 거죠?"
"물론입니다."
아...장난기를 또 못 숨겼다.
그녀가 이상함을 느끼기 전에 정신을 쏙 빼놓는 방법으로 팬티를 훌렁 벗겨버린다.
“으아아! 거기 털 정리 못했는데…!! 자, 자세히 보지는 말아요.”
“괜찮습니다. 저도 털 많습니다.”
이 몸은 관리 받고 있는 내 몸과 달라서 가슴에도 다리에도 털이 많았다.
내 몸에 털이 많은데 여자의 몸에 털이 많다고 뭐라 할 미친 놈은 아니다.
관리 받지 못한 음부는 검은색 털이 수북하게 자라 있었다.
미용적으로 전혀 관리가 되어 있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느낌.
내 가족들은 자기 관리를 알아서 잘 하는 사람들이라 이런 느낌이 굉장히 낯설었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그런 부분에서 흥분을 끌어 올렸다.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아요.”
“서로 다 벗고 있는데 혼자서 부끄러워 할 필요 없죠. 부끄럽지 말라고 먼저 시범을 보인 겁니다. 정 부끄러우면 이불 속으로 숨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런 게 있으면 진작 알려줬어야죠. 아니, 왜 이걸 생각 못했지?"
그녀가 내 제안을 거부하지 않고 냉큼 이불 속으로 쏙 들어왔다.
당황스러워서 이불로 가린다는 생각도 못한 거다.
이불 안으로 쏙 들어가니 당황하던 그녀가 조금씩 이성을 되찾고 있었다.
말똥말똥!
그녀가 이불에 누워서 말똥말똥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본다.
지체하지 않고 그녀의 몸 위로 올라가서 다시 입술을 가져다 댔다.
키스를 시작으로 아까 전보다 조금 더 깊은 애무를 시작했다.
아까 농담을 했었던, 고생했을 그녀의 가슴에서 밑으로 밑으로 내려가서 그녀가 부끄러워 했던 음모 사이로 손가락을 집어 넣은 것이다.
내 손길을 눈치 챘는지, 그녀가 허벅지에 힘을 빡 주고 안쪽으로 확 당겼다.
덕분에 내 손이 허벅지 사이로 쏙 들어가서 막혀버렸다.
움찔-!
힘을 줘서 손을 빼려고 했는데 허벅지에 꽈악 힘을 주더니 내 손을 안 놔준다.
"???"
왜 이러시는데요.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싫으면 손이라도 좀 놓든가. 왜 놔주지도 않는 건데.'
의문을 담아 그녀를 바라보자 입술을 우물거리면서 변명을 했다.
"뭐가 갑자기 쑥 들어와서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좀비를 상대하던 습관이 지금도 본능적으로 나왔다는 거다.
"힘듭니까?"
역시 시원하게 받아들였다고 해도 갑자기 섹스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만 두기 위해 다시 한 번 손을 빼기 위해 움직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손을 안으로 넣어서 빼내는 걸 막는다.
"왜 빼요?"
"싫어 하는 것 같아서 그만하려고요."
"홀딱 다 벗고 누워서 입술까지 비볐는데 그만둔다고요? 그건 안 돼요."
"그럼 계속 해요?"
"네! 계속 해주세요."
말은 그렇게 하는데 허벅지에서 힘을 안 푸는데?
"손을 놔줘야 뭐든 하지 않을까요?"
"아, 알았어요. 놔드릴게요. 대신 너무 쑥 들어오지 말아요."
야밤에 돌아다니던 대범한 사람답지 않은 소심한 행동들이었다.
처녀들을 한 두 번 안아본 게 아닌데, 그 중에서도 유난히 겁이 많은 편에 속했다.
"손 온도는 어때요? 차갑지는 않죠?"
"네, 괜찮아요. 근데 다시 키스해주면 안 될까요?"
마다 할 이유가 없는 부탁이었다.
츄릅, 춥! 쪼옥!
입 안에서 서로의 혀를 비비면서 다시 분위기를 살린다.
이불 안에 들어가 있어서 손의 감각을 이용해서 그녀의 안 쪽을 열어야 했다.
부끄러움이 많아서 직접 눈으로 보고 하겠다고 하면 판을 아예 엎어 버릴 것 같았다.
더듬더듬 손을 내려가며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내 손을 놔주지 않았던 허벅지를 내 허리에 두르게 했다.
"이렇게 자세를 잡으면 되는 겁니다."
"앗! 이거 설마 그거에요?!"
"아뇨...손 입니다."
내 손을 성기로 오해 했는지 묵직한 게 닿으니 기겁을 한다.
성기가 몸 안에 들어가야 하는데, 고작 닿은 걸로 놀라니 곤란했다.
마음 같아서는 정말 할 거냐고 되묻고 싶었지만....
'이 정도로 고민하게 했으면 됐어.'
겁이 많은 사람인 건 알겠지만, 이럴 때는 재빠르게 일을 저질러 버려서 이게 전혀 무섭지 않은 일이라는 걸 몸소 경험하게 해주는 게 최고였다.
"이제 할 겁니다. 안 멈출 거니까 심호흡하세요."
예의 상 선전포고는 해주고.
가랑이 사이로 손을 집어 넣었다.
그녀의 우거진 음모 사이로, 촉촉하게 애액을 내뿜고 있는 갈라진 틈을 향해 손이 들어간다.
"흐앗! 이거 진짜 아프네요?!"
"한 번도 열어본 적 없는 곳을 여는 거니까요."
"와...미치겠다. 이게 정말 좋아질 수 있는 거에요?"
"물론이죠."
불안한지 나한테 자꾸 말을 걸어온다.
질문하는 것에 간단하게 대답을 해주면서 손가락은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고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그녀와 만나고 이제서야 겨우 손가락 하나만 넣은 것이다.
"뭐가 막 들어와요!"
"손가락이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걸로 천천히 안을 풀어줄 겁니다. 손가락보다 더 큰 걸 받아야 해서 미리 손가락으로 넓혀주는 겁니다."
"으으..."
"이렇게 풀어주다 보면 어느 부위에서 기분이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게 성감대를 말하는 겁니다."
"성감대, 들어봤어요. 그럼...으...기분 좋은 곳이 있으면 말하면 되는 거에요?"
"예. 어디를 누르면 기분 좋은지 말해주십시오. 그럼 빨리 기분 좋아질 수 있을 겁니다."
내 몸이었다면 손가락이 누르는 곳 자체가 성감대가 됐을 텐데.
오늘도 어김없이 내 몸이 아닌 다른 사람 몸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생겨난다.
얼마나 그녀의 안 쪽을 자극했을까.
"읏!"
움찔! 움찔!
"여기에요?"
"으음...읏! 몸이 이상해요."
어떤 한 곳에 손가락이 닿으니 그녀의 몸이 움찔거리면서 튕겼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곳이 성감대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충분한 반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