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830 - #96. 진해솔 (134)
“이이제부터 여길 자극하면, 그 이상 야릇한 느낌이 달라질 겁니다. 그때부터는 그냥 느껴지는 걸 거부하지 말고 편하게 받아들여요.”
“그냥 가만히만 있으면 된다는 거네요.”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녀는 내 말의 어디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
“그럼 너무 혼자만 노력하는 거잖아요. 나는 같이 즐기려고 한 건데. 나만 받는 건 불공편하지 않아요?”
“초보자가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 건 이상한일이 아니죠.”
“…그렇게 말하니까 맞는 말이기는 하네요. 그래도 혼자서 하는 거 말고 같이 해요. 어설프겠지만 가만히 있는 건 싫어요.”
배우려는 자세가 적극적이라는 점은 나쁘지 않은 일이다.
하겠다는 의지를 갖은 사람의 요청을 거부할 만큼 매정한 성격도 아니고.
“겁이 많은 것 같던데 할 수 있겠어요?”
“그렇게 나 무시하면 안 될 걸요. 제가 배움에 있어서는 굉장히 빠르거든요. 그리고 되게 똑똑했어요. 지금도 예전이랑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걸요?”
“그럼 기대해보죠. 근데….”
“근데?”
“적어도 몸을 보이는 게 부끄러워서 이불 아래에 숨기는 것부터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요? 뭐라도 제대로 배우려면 말이죠.”
“그러네요. 몸을 보여주는 게 시작이겠네요. 와, 시작부터 난관인데?”
배움의 자세가 확실한 그녀이기에 포기할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관리를 좀 했어야 했는데….”
“처음이니까 무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싫어요. 뒤떨어지는 건 딱 질색이야.”
후아! 후아!
몇 번 심호흡을 하고 이불을 휙! 하고 던져 버린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의 몸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너, 너무 빤히 보지는 말아요.”
“그럴게요.”
“이, 이제 아까 그 자세 할까요?”
그녀가 냅다 누워서 가랑이를 M 모양으로 벌렸다.
다만 가랑이 사이로 손이 내려가더니, 음부를 가린다.
최대한 적응 해보려고 해도 본능적으로 느끼는 창피함을 견딘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잘 했어요.”
이제 막 섹스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하는 사람에게 최고의 가르침은 칭찬이다.
뭘 하든 칭찬을 해서 부담감을 없애주고 자신감을 채워주는 것이다.
‘이건 의뢰인한테도 필요한 건데.’
의뢰인도 정상적으로 성벽을 고쳤음에도 불구하고 연인과 섹스를 시도해보지 못한 이유가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이런 걸 영상으로 녹화해야 하는 건데….’
물론 그렇다고 진짜 녹화를 하겠다는 건 아니다.
다리는 벌린 채로 있으면 되지만, 팔은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지 안절부절 못하기에 가르쳐줬다.
“이렇게 팔은 목에 두르면 편합니다.”
“아! 좋네요.”
내 어깨에 손을 얹은 후 안정감을 되찾은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생긴다.
“이제 다시 성감대를 자극할 겁니다. 놀라지 말아요.”
“네.”
상체를 숙여 키스를 하면서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부드럽게 내벽 안으로 손가락을 넣고 다시 자극을 시작했다.
‘여기 이 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흣!”
‘여기 맞구나!’
손가락으로 주변 부위를 자극하면서 넓혀준다.
처녀라서 그런지 내부가 굉장히 좁았다.
쯕, 쯔극-!
애액이 붐비 되면서 조금씩 질척한 소리가 나왔다.
의뢰인의 손가락은 유난히 굵직해서 세 개 정도만 넣어도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걸로 보였다.
쯔극ㅡ쯕ㅡ 쯔윽-!
손가락이 분주하게 안을 넓히는 사이.
내 입술은 쉬지 않고 그녀의 몸을 오갔다.
입술에 키스를 하다가 목선을 타고 내려와서 가슴을 빨고, 적당한 곳에 키스 마크를 남긴다.
“흐우…으읏…!”
처음으로 섹스를 배우는 사람치고 느끼면서 흘러 나오는 신음을 솔직하게 뱉을 줄 알았다.
굳이 소리 참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말이다.
야릇한 신음과 가끔씩 아랫배를 튕기는 그녀의 솔직한 몸짓이 굉장히 예뻤다.
‘원래 이런 건 신경도 안 쓰고 다녔는데.’
만약 이곳에서 만난 인연이 아니었다면, 진지하게 그녀와 만남을 고려해봤을 것 같다.
‘아쉽지만, 사는 세계가 다르니까 어쩔 수 없지.’
오랜만에 느낌 오는 여자를 만났는데.
내 여자가 되기에는 걸림돌이 너무 많았다.
“이제 들어갈 겁니다.”
“하아…드디어 시작이네요.”
몸을 애무하는데 힘이 많이 빠졌는지 볼이 홀해 보이는데, 착각이겠지?
“이제 뭘 하면 될까요?”
“친해져봅시다.”
“친해진다고요?”
“이거랑요.”
아까부터 그녀가 일부러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던 성기를 앞에 보여줬다.
“헉!”
이게 못 볼 것도 아닐 텐데,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내 것에 비하면 좀 아쉬운 크기지만, 적어도 여자 앞에서당당하게 꺼낼 정도는 되는 크기였다.
“안에 넣기 전에 어떻게 생겼는지 확실하게 알긴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벼, 변태같아요!”
“우리가 하고 있는 짓이 좀 엉큼하긴 하죠.”
변태라고 불러도 아무런 타격이 없다.
왜냐면 이미 스스로도 변태라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했고, 그게 내 정체성에 가깝다는 걸 인정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의뢰인한테는 미안한 일이긴 한데….’
“안 볼 겁니까? 뭔지도 모르고 몸 안에 넣고 싶은 거에요? 차라리 확실하게 익히고 어떤 건지 만져도 보면 덜 무섭지 않겠습니까.”
“…듣고 보니 맞는 말인 것 같긴 하네요. 처음에 들었을 땐 진짜 변태 같았는데.”
“저도 사람이라 계속 내밀고 있기엔 부끄럽습니다만.”
어서 확인하라는 의미로 말하니 용기를 내서 시선을 움직인다.
그리고 마침내 처음으로 남자의 성기를 두 눈으로 목격한다.
“…….”
“생각보다 그리 안 징그럽죠?”
솔직히 의뢰인의 성기는 내 성기에 비하면 좀 못생긴 편이다.
하지만 내 것에 비하면 부족하다는 거지, 징그러운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말하니 어림도 없다는 듯 그녀가 눈을 흘겼다.
“그걸 말이라고 해요? 완전…징그러운…음…계속 보니까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만져보면 더 느낌이 괜찮을 겁니다.”
“이걸 만지라고요?!”
“여러 번 말하지만, 이걸 안에 넣어야 하는 겁니다.”
“미치겠네. 왜 이렇게 힘든 일만 시켜요? 너무해.”
“배우겠다면서요. 똑똑해서 잘 배울 수 있다고도 했던 걸로 압니다.”
끄응…하고 신음을 흘린 그녀가 손을 뻗었다.
“너무 꽉 쥐면 안 됩니다. 알겠지만 급소입니다.”
“최대한 조심히 만질게요.”
드디어 그녀의 손에 성기가 닿는다.
다만 너무 부드럽게 쥐어서 간지러울 지경이라는 게 문제였다.
“거기서 조금 더 힘을 줘도 괜찮습니다.”
“터지면 어떡해요? 고칠 곳도 없는데!”
“안 터집니다. 귀두 부분이 예민하니까 그 부분만 조심하면 됩니다. 위 아래로 쓸어보세요.”
스윽- 스윽-
어설프게 손이 움직인다.
어디서 보긴 했는지 성기를 잡는 손아귀 자체는 야무졌다.
“거기서 조금 더 힘줘요. 그리고 기둥만 하지 말고 귀두 부분도 쓸어주면 좋습니다.”
“빙글빙글, 이렇게요?”
“잘 하시네요.”
“이렇게 하면 기분이 좋은 거에요?”
“네, 쿠퍼액이 나오고 있잖습니까. 그 액이 기분 좋다는 의미인 겁니다. 여자들이 거길 자극하면 애액이 나오듯이요.”
뜻밖의 성교육이다.
왕년에 모범생이었는지 배움의 속도가 나쁘지 않았다.
“여기에 구멍이 있어요!”
천진 난만한 표정으로 하는 말이 귀두 구멍이 신기하다라니….
“갑자기 제가 몹쓸 놈이 된 것 같네요. 순진한 학생 데려다가 변태 같은 짓 시키는 것 같아요.”
“제가 알기로는 그게 사실이긴 할 걸요? 물론 제가 순진한 학생은 아니지만요.”
간간히 대화를 나누면서 성기에 익숙해지도록 기다렸는데, 그 효과가 충분히 난 것 같았다.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네요. 어때요? 좀 익숙해지셨습니까?”
“아! 그러네요. 처음에는 징그러울 것 같아서 보는 것도 꺼려졌었거든요. 근데 이젠 괜찮은 것 같아요.”
역시 만져보게 하는 게 최고의 선택이었다.
처녀를 여럿 상대해봐서 이젠 어떻게 해야 긴장을 풀고 섹스에 적응을 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됐다.
이런 걸 알고 싶은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미션을 하다 보니 알 수밖에 없더라.
“근데 왜 이렇게 능숙해요? 섹스 싫다고 그렇게 빼던 사람이 말이야. 못 할 줄 알았는데, 이 정도면 돈 받고 남 가르치고 다녀도 되겠어요?”
이건 예상하지 못한 의심이다.
동요했다는 걸 눈치 채지 않도록 노력하며 대답했다.
“지금까지 한 횟수만 해도 몇 번인데요.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일이지만, 허투루 할 생각 없습니다. 배우려는 자세만 있으면 어떤 일을 하든 능숙해질 수 있는 거고요.”
“맞아요. 사람이 일을 시작했으면 책임감 있게 하는 게 맞죠!”
그녀가 내 말에 생각보다 더 격하게 공감을 해온다.
쉘터를 위해 너무 열심히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눈총을 샀던 모양이다.
아마…몇 시간 전에 친구와 격하게 싸워대던 그 여자와 같은 사람들 말이다.
“의도하지 않은 일인데, 갑자기 아까 그 여자가 생각나네요.”
그 여자에 비하면 우리 두 사람은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수행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아! 그 게으름 피운다던 여자요? 친구랑 대판 싸움 난? 그 여자들이 안 싸웠으면 저는 오늘 이런 일은 상상도 못하고 쉘터 주변을 둘러보고 잠들었겠네요. 평소랑 다를 바 없이요.”
그녀의 목소리에 은근한 즐거움이 묻어 나온다.
질색하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서 걱정 했는데, 나름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제 적응 했으니 시작해볼까요?”
“그래요! 해봐요. 저 이젠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신감이 만땅으로 차올랐다.
이럴 때가 시작하기 딱 좋은 순간이었다.
손가락으로 충분히 풀었고, 애액도 많이 나와서 성기를 안에 넣기에 딱 알맞은 상태였다.
그녀의 가랑이 사이, 구멍 안으로 성기를 가져다댔다.
꾸우욱-!
마침내 성기가 안으로 들어간다.
충분히 잘 풀어뒀기에 성기를 삼켜내는 것에는 무리가 없었다.
“응악!”
다만 성기의 길이와 두께까지 고려는 하지 못했던 모양인지, 그녀로부터 괴상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자, 잠깐! 잠깐만요!!!”
“왜 그래요?”
다급하게 나를 말리는 이유를 충분히 짐작하기에 대답을 하면서도 움직임을 멈추지는 않았다.
단 번에 해야 한다.
천천히 하나, 빨리 하나 아픈 건 아픈 거다.
첫 개통의 아픔은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능력 없이는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