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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의 아이돌-847화 (827/849)

Chapter 847 - #97. 란나 (8)

"읏."

그로 인해 남편의 성기가 너무 깊숙하게 들어와 버렸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하게 굴었다.

여기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 남편이 또 무슨 앙큼한 짓을 할지 모른다.

"허리짓이 그게 뭐야? 최선을 다 해서 모신다면서. 고작 이 정도로 나를 만족 시킬 수 있을 줄 알았어?"

"와우. 죄송합니다, 대표님. 좀 더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후우...좋아요. 그럼 어디 해...꺄읍!"

순식간에 남편의 품에 번쩍 몸이 들어올려졌다.

몸 안에 아직 남편의 것이 들어 있는 상태였는데 말이다!

용케 안에 있는 게 빠지지 않을 정도로 그녀의 몸을 번쩍 들어 올린 남편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말했다.

"살살 해달라고 하셨는데, 이렇게 말을 바꿔주시니까...비서인 저는 상사인 대표님 말씀대로 할 수밖에 없다는 건 아시죠?"

"자, 잠깐..!"

잘못 걸렸다.

자신이 한 말도 잊어버리고, 다른 소리를 했다니!

미치지 않고서야...!

황급히 실수를 수습하려고 했으나 소용없었다.

남편은 이미 그녀의 허벅지를 잡아서 본격적으로 허리를 흔들 준비를 끝냈기 때문이다.

힘은 또 어찌나 좋은지 그녀의 몸을 들고 있음에도 힘든 티를 전혀 내지 않았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앞으로 몇 시간은 정신을 놓아버리게 될 것임을 직감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실천했다.

자신의 입을 손바닥으로 막는 것이었다.

♧ ♧ ♧

"대표님, 괜찮으세요? 안색이 너무 안 좋으신데...엄청 피곤해보이세요."

"아침부터, 신경 써야 할 게 많았다 보니 그런가 봐요."

"하긴...오늘 피곤하실 만 하시겠네요."

자기 남편을 직원들에게 소개 시키는 것도 정신력이 드는 일이지만, 남편에게 회사를 구경 시켜 주는 것도 만만치 않게 정신력이 드는 일이었을 것이다.

남편이 혹여나 회사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 회사의 유일한 돈줄인데 말이다!

'상장도 안 하신다던데...'

이렇게 회사가 크게 성장했으면 돈을 뽑고 싶어서 라도 상장 준비를 할 텐데, 아내를 위해 투자했던 것이라며 쿨하게 말하던 모습이 어찌나 멋있던지.

'그런 남자가 실존(?)할 수도 있는 거구나.'

남자복이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복이라 생각한 직원은 비틀비틀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가는 대표님을 앞지르고 버튼을 눌렀다.

"대표님, 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으응~고생 많았어요. 근데 할 일이 더 있어요? 기왕이면 같이 퇴근하지 그래요."

"아...그럼 그럴까요?"

"응. 어차피 불만 끄고 짐만 챙기면 되잖아."

일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비서도 오늘은 빨리 퇴근이 가능했다.

"집에 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말하고 싶긴 한데, 불편해 할 거 아니까 안 할게요."

"호호!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대표님."

우리 대표님은 직원의 마음을 어찌 그렇게 잘 아시는지.

비서가 서둘러 사무실을 정리하고 핸드백을 챙겨서 엘리베이터로 왔다.

마침 딱 엘레베이터 문이 열렸다.

대표님 남편 분은 차를 빼와야 한다며 조금 일찍 대표실을 나선 참이었다.

아내 걱정 된다고 운전을 직접 해주는 남편이라니!

'진짜 너무너무 부럽다.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옆구리가 강하게 시리는 이유도 두 사람의 꽁냥꽁냥한 모습이 보기 좋아서 일 것이다.

일찍 퇴근하는 오늘, 비서는 남자를 찾아 거리를 돌아 다녀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직원들 반응은 어때요? 우리 남편 평가 말이야."

"앗, 이런 말씀 드리기 뭐한데 엄청 잘 생기셨다고 난리가 났어요."

"그래요? 내가 미남이라고 자랑하고 다녔는데 그렇게 놀랐대요?"

"미남도 어느 정도 수준이 있으신 거잖아요. 근데 상상한 것 이상의 분이 등장하니까 깜짝 놀란 거죠. 연예인인 줄 알았대요."

"사실 저도 우리 남편이 왜 연예인을 안 했을까 싶긴 했어요."

"아마 그쪽으로 나가셨으면 엄청 유명해지셨을 거에요."

연예인들의 실물을 직접 보면 느낌이 다르다고는 하는데, 비서가 여태까지 본 연예인들과 비교해봐도 그보다 나은 사람이 몇 없었다.

"근데 이사님께서는 어떠시대요? 우리 회사."

"이사님?"

"그..마땅히 부를 호칭이 없어서."

"그러게요. 마땅한 직책이 없는 게 좀 난감하긴 하죠. 투자자님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이건 좀 생각해봐야겠어요. 그리고 그이는 직원들 표정이 좋아 보여서 보기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표정이요?"

"네. 직원들 표정만 봐도 자기는 이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 안 좋은 회사인지 알 수 있대요. 그런데 우리 회사 직원들 표정이 워낙 좋아서 마음이 놓였다고 하네요."

"와~ 정확히 보셨네요. 이렇게 회사 다닐 맛 나는 곳은 찾기 힘들거든요. 저는 여기처럼 좋은 사람들만 있는 곳은 처음이었어요."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오늘 수고 많았고, 내일 봐요."

"네, 대표님. 조심히 들어가세요!!"

비서와 건물 앞에서 헤어지고...

란나는 익숙한 차가 정문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그쪽으로 움직였다.

차에 올라타자 남편이 말했다.

"넘어지지 않고 잘 걸어왔네요?"

"당연하죠."

"갓 태어난 아기 사슴처럼 바들바들 떨어서 걱정했어요."

"...당신이 그런 이상한 자세로 하지만 않았어도 괜찮았을 거에요."

"그래도 재밌지 않았어요? 대표와 비서라니."

"그럴 거면 차라리 연기를 하지 그래요? 직원들도 연예인이 온 줄 알았대요."

"제가 연예인 하면 좋겠어요?"

이번에도 그냥 툴툴대는 말이었지 진심은 아니었던 지라 남편의 되물음에 진짜 이 사람이 생각이 있어서 하는 말인가 고민했다.

그러다가 생각을 정리하고 말했다.

"아뇨. 저는 당신이 연예인 하는 거 싫어요."

"왜요? 남들은 다 연예인 하라고, 재능이 아깝다고 하던데."

"연예인을 하면 다른 여자들이 당신을 보면서 침 흘릴 텐데, 그 꼴을 어떻게 봐요."

"그럼 연예인 남편은 싫은 거에요?"

"연예인 할 거면 저 모르게 해줘요."

"하하."

남편이 그녀의 말에 어색한 웃음을 짓는다.

뭔가 찔리는 거라도 있는 것 마냥 말이다.

당시에는 아빠에게 집착하는 엄마가 이해가 안 됐는데, 이렇게 잘난 남자를 곁에 두고 보니 엄마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알 것 같았다.

'당신이 연예인이 되면 분명 나보다 더 예쁘고 돈 많은 여자가 접근해서 꼬시려고 들 텐데, 그 꼴을 어떻게 보겠어요.'

절대 못 보지.

엄마의 경우를 곁에서 지켜봤으니 패악을 부리지는 못해도, 마음은 지옥을 걷게 될 것이다.

그녀는 차라리 모르는 것이 나았다는 엄마의 말을 새겨 들은 상태였다.

흐아암~

속은 좋지 못한 상상으로 천불이 나지만, 몸은 피곤에 절여 있어서 하품이 절로 나왔다.

"많이 피곤해요?"

"안 피곤한 게 이상하죠. 오늘은 들어가면 일찍 자려고요."

그에게 의지하며 허공에 들려진 채로 몇 분을 흔들렸는지 모른다.

엉덩이와 사타구니 부분에서 얼얼한 통증이 몰려왔다.

거기다가 갑작스럽지만, 완전 제대로 성욕이 해소 된 덕분에 나른하기도 했다.

아마 누우면 3초 만에 잠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럴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또 다른 자만이었을까?

새액- 새액- 새액-

그녀는 차 안에서 밀려오는 졸음을 이겨내지 못하고 눈을 감아버렸다.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땐 이미 자신의 집 침대 위였다.

새벽인지 창밖은 어둑해진 상태.

주변을 살펴보는데 남편 없이 혼자였다.

'갔나?'

일 때문에 바쁜 사람인데, 오늘 하루 그녀를 위해 완전히 시간을 뺏으니 무리한 걸 수 있다.

그녀는 문득 애들이 생각나 벌떡 일어나 아이들 방으로 향했다.

"휴..."

아이들은 다행히 잘 자고 있었다.

애들 아빠가 챙겨준 모양이었다.

'이렇게 다 신경 써주고 간 거면, 나간 지 얼마 안 됐다는 거네.'

혼자서 피곤 했을 텐데, 자신은 남편을 돕지도 않고 쿨쿨 잠들어 있었던 거다.

자신의 몸을 번쩍 들고 오랫동안 버티면서 힘을 엄청 썼다.

그러니 자신이 피곤한 만큼 남편도 힘들었을 게 분명했다.

애들이 잘 자고 있는지 확인하고 난 이후에 바로 핸드폰을 꺼내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벌써 일어났어요?

"어디에요?"

-출근하고 있죠.

"어제 나 때문에 무리한 거에요?"

-아뇨. 그건 아니에요. 그리고 오늘부터 새 운전기사가 올 거에요.

"새 운전기사요?"

-그분이 복귀하실 때까지 맡아주기로 얘기 다 해놨어요.

"그럴 필요 없다니까요."

-그럼 제가 계속 운전기사 할까요?

"아뇨! 그건 정말 됐어요."

오늘 하루면 충분하다.

더 이상 그에게 기대는 건 민폐였다.

남편의 말을 들으니 그냥 그가 고용해준 운전기사를 얌전히 쓰는 게 더 낫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고마워요."

-드디어 받아주는 거에요?

" 안 받아주면 또 운전기사 할 거라면서 나타날 거잖아요."

-그렇죠.

"그러니까 받을게요. 고맙게.

-제가 같이 갔던 게 그렇게 부담 됐어요? 이렇게 바로 받아들일 줄은 몰랐는데.

"한 번은 이벤트처럼 괜찮아도 계속 당신이랑 같이 다니다 보면 직원들이 부담스러워 할 거에요."

대표도 부담스럽겠지만 그래도 그녀는 함께 일을 하며 부대끼고 지냈지 않은가?

아무래도 그녀보다는 투자자인 남편이 직원들에겐 더 무섭고 긴장 되는 사람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저도 그걸 알아서 두 번은 못 가겠더라고요. 어제 저 약간 민폐였죠? 로비부터 엄청 열심히 청소 한 게 보이던데.

"당신 온다고 연락한 이후에 좀 더 열심히 청소하긴 했나 봐요. 평소보다 사무실이 훨씬 깔끔하긴 하더라고요."

어제 미처 나누지 못했던 대화를 전화를 통해서 했다.

"잠은 자고 나간 거에요? 애들 재우고 거의 바로 나간 거죠."

-하루 정도는 괜찮아요.

"저는 힘들어서 몸에 근육통까지 왔는데요?"

-하핫, 좀 무리한 자세로 하긴 했죠.

"조금 무리한 자세는 아니었어요. 아주 많이 무리한 자세였지. 어떻게 사무실에서 그런 짓을 할 생각을 해요? 다음부터는 절대 안 받아 줄 거니까 시도도 하지 말아요."

-그러니까 저랑 또 거기서 하고 싶다는 말을 돌려서 한 거죠?

"아니에욧! 진짜 진심이라구요! 내가 어제 비서 얼굴을 똑바로 쳐다 볼 수가 없었어요. 오죽 했으면 비서랑 같이 퇴근했겠어요!"

혹여나 남아 있던 비서가 치운다고 안쪽 회의실에 들어 갈까 싶어서 일부러 불러서 같이 내려가자고 한 거였다.

각종 이물질들을 꼼꼼하게 청소하긴 했지만 야릇한 냄새까지는 곧바로 없애는 건 불가능했다.

문을 열고 퇴근 했으니 밤 사이에 야릇한 냄새는 깔끔하게 사라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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