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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는 다보여-4화 (4/297)

〈 4화 〉 1. 내 눈에만 보여.(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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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눈에만 보여.(4)

보라색에 대해 보다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서는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기왕이면 새로운 여자와 섹스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당장에 길거리에서 헌팅하고 호텔로 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김나연이 집에 찾아왔을 때, 어떻게 제대로 엮이기만 했어도 하는 망상이 떠올랐지만 금세 지워진다.

그렇게 쉬울 여자였다면 1년 넘게 애간장을 태웠을까.

일단은 무조건 밖으로 나왔다.

키가 컸다는 것을 인식하고 나니, 알던 세상보다 낮아진 기분이라 할까?

참 신기하기도 해라.

어째 지나가는 사람들이 전부 내려다보이는 것이 우월감마저 느껴진다.

키 큰 놈들이 이런 세상에서 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과 윗 공기의 산뜻함을 한껏 즐긴다.

항상 느꼈던 부족한 2프로 중 1프로는 채워진 것 같다.

이런 기분이라면 종일이고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닐 수 있겠다.

그건 그거고, 나는 휴대폰을 들어 연락처들을 들쑤셔본다.

‘누구를 불러야 하지?’

대부분의 연락처는 지워 버린 터라 호기심을 달래 줄 마땅한 이는 보이지 않았다.

이런 낭패가...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했어야 했거늘...

얼마나 깔끔하게 지웠는지 백업까지 전부 초기화 해 버린 탓에 찾으려야 찾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나...?’

전보다 체구가 커지며 성욕도 함께 커졌는지 이상하리만치 섹스가 고프다.

지금의 컨디션이라면 5번도 연속으로 사정할 자신이 있다.

그 자신감과는 달리 휴대폰엔 김나연 이외에 여자 사람의 연락처는 없다는 것이 문제겠지만...

킁.

이 궁금증을 해결하려면 아무래도 머니걸 에게라도 실험해 봐야 할 것 같다.

업소 따위는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다.

사실... 돈이 든다는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하기는 했지만, 남들 앞에서는 그저 업소를 꺼리는 척 티를 내지 않았다.

돈이라는 것이 남자의 자존심 중 한 가지를 차지하기도 했고 말이다.

마지막에 관계를 한 이상연 정도라면 초S급인데... 이제는 물 건너간 사이다.

구상두와 사이좋게 쑤시고 있었다는 사실도 괜히 소름 돋는다.

어쨌든 이상연이 참으로 찰지고 맛있었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진실이다.

김동운도 이상연을 차지하기 위해 쌩 쇼를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에라이 쌍년.’

이유야 어떻든 내 기억 속의 이상연은 이~쌍년 이다.

그런데도 자연산의 풍만한 가슴이, 항아리처럼 둥근 골반이, 애액을 흘리던 깊은 협곡이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김나연이 말도 안 되는 여신급이라 그렇지, 이상연 정도라면 어디 가서 빠진다는 소리는 절대로 듣지 않을 거다.

촉촉이 젖어 있던 농염한 몸을 상상하자 심장이 절로 떨린다.

두근두근.

입에도 침이 잔뜩 고여 웅덩이가 질 지경이다.

이 정도로 상상력이 풍부했던가?

확실히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한 번은 더 꽂아보고 싶은 몸임에는 분명하다.

연락처는 남겨 라도 둘 걸 그랬나?

한 번 정도는 몰래 만나도 안 걸릴 것 같은데?

네 번째 만날 때까지는 아무 문제도 없었잖아?

한 번 생각이 시작되자 걷잡을 수 없이 성욕이 일었다.

목까지 바짝바짝 타들어 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꿀꺽꿀꺽.

얼음까지 입에 넣어 우드득 우드득 씹는 도중 귓가에 낯익은 음성이 꽂혀든다.

“인한아? 너 인한이 맞지?”

어찌 이 목소리를 잊을 수 있겠는가.

“어... 어? 상연누나?”

낯익은 음성의 주인공은 믿어지지 않게도 이상연이었다.

내 간절한 마음에 응답이라도 한 걸까?

이렇게 절묘한 타이밍에 이상연이 나타나다니.

‘위험한데... 위험해...’

마음은 계속해서 경고성을 보내오지만, 왜 자꾸 반가운 마음이 드는 거냐고!

이상연은 나를 강간범으로 몰고, 구상두에게 매일 박히는 년이라고!

그 외침과는 달리 내 시선은 펜스 밖의 이상연에게로 향했다.

다소 진한 갈색의 웨이브 진 머리.

요염함을 한껏 품은 눈동자와 계란형의 희고 맑은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레오파드 무늬의 숏 원피스를 입은 모습은 참으로 섹스러운 모습이다.

여전히 바람직한 외형이다.

당혹스러움과 반가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그녀의 직설적인 물음이 들려왔다.

“번호도 없는 번호로 나오고. 나 까인 거야?”

그녀와 엮이면 안 된다는 확실한 이유를 알고 있다.

그 결과에 대한 답은 이미 겪어보지 않았는가?

하지만 그녀를 향한 내 음성은 그 답을 무시하듯 반가움마저 섞여 있다.

“내가 누나를? 에이~ 설마. 나 휴대폰 잃어버렸어.”

“그래? 난 연락 안 돼서 까인 줄 알았지?”

여자라면 까였다는 치욕스러운 마음에 그냥 지나갔을 법도 하건만, 굳이 나를 향해 반갑게 인사해주는 그 용기에 마음이라도 동한 것일까?

그녀 정도라면 한두 번 가지고 놀 남자 정도는 어디서든 구할 수 있을 거다.

세상에는 나보다 잘난 놈들은 쌔고 쌨으니 말이다.

그 잘난 놈들도 장담하건데 눈앞의 여성을 거부하지 못하리라 본다.

처음 그녀와 잠자리를 가질 때까지 나조차도 믿어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나와의 지난밤들이 잊혀 지지 않았던 것인지, 그녀의 음성에는 처음부터 불쾌함 따위는 없었다.

그것에 대한 우월감을 크게 느낀 걸까? 나를 매도하던 이상연의 모습은 차츰 지워져갔다.

“무슨 말이야~ 누나 찾으려고 클럽까지 찾아갔었는데?”

“호호호, 진짜?”

손바닥으로 입을 가리며 웃고는 펜스를 돌아 내가 있는 테이블로 다가온다.

또각. 또각.

다소 높아 보이는 하이힐이 기분 좋게 울렸다.

요녀다, 요녀. 그녀는 요녀임에 분명하다.

이상연의 몸을 눈에 담으며 물었다.

“어디 가는 중이야?”

“친구 좀 만나려고 나왔지. 너는?”

“나는 그냥~ 일 없어서 광합성 중. 이렇게 다시 보는 것도 인연인데 같이 놀면 좋겠네.”

조금은 기대감을 갖고 한 물음이다.

“같이? 음... 아니, 그냥 친구는 나중에 만나야겠다. 그럼, 오늘은 누나가 같이 놀아 줄까?”

이상연의 눈은 남편이 있음에도 그 뜨거움을 숨기려 들지 않았다.

눈앞에 보이는 동산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간다.

어쩌면 그녀는 구상두의 물건에 만족하지 못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의 형편없는 섹스 실력이 문제일 수도 있고.

그로 인해 마누라는 밖에서 이렇게 방황을 하는 것이고.

“오오~ 진짜? 그래도 괜찮겠어?”

“너랑 연락 끊겼다가 이렇게 운명처럼 만났는데 어떻게 그냥가니~?”

역시 남자나 여자나 이성에 빠지면 친구고 나발이고 없다.

그건 진정한 우정이 아니라서 그런다고?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 것들은 오나홀이나 매일 쥐고 있으니 친구에 대한 집착이 커질 수밖에.

주변에 이성이 없으니 얼마나 친구가 고프겠어.

그렇기에 친구와의 우정이 세상의 중심인 양 떠들어 대겠지.

정작 그 친구는 언제라도 이성으로 갈아 탈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도 모르고.

나는 이제는 ON/OFF 가 가능한 색을 보는 능력을 사용했다.

능력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고 빛나는 색깔보기.

아무래도 이름 하나 정도는 필요할 것 같다.

매직아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그래. 이게 마법의 눈이 아니면 뭐겠어.

그녀에겐 두 번의 만남이겠지만, 나는 일곱 번이나 몸을 섞었기에 이상연의 성감대는 대부분 파악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생각보다 사람들의 성감대는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

그리고 약간 다른 부분이 일부분 있고.

매직아이의 불쾌한 것 중 하나는 남자에게도 보라색이 보인다는 것.

그때마다 눈이 썩어 들어갈 것 같다.

눈을 잠시 감았다 뜨자 그녀에게서 색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그녀를 둘러싼 빛은 주황색.

김나연보다 확연하게 진한 색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정도면 호감이상일까?

그리고 보라색이 표시되는 부분은.

목, 유두, 음부.

유두를 중심으로 바깥쪽으로 더 진하게 변한다.

그제야 섹스할 때 그녀의 반응이 이해가 갔다.

내가 유두를 물고 빠는 것보다 유룬을 쥐어짤 때 더 자지러지던 것이 생각났다.

세 군데 중에 음부가 가장 진했고, 유룬, 목 순으로 순서가 매겨졌다.

‘이거 죽이는데? 확실한 거겠지?’

“누나~ 배고픈데 밥 먹으면서 소주나 한잔 콜?”

“그래. 양고기 먹을까? 오늘따라 양고기가 땡기네?”

“오키오키~”

이상연이 엉덩이를 떼고 일어났다.

나도 그녀를 따라 일어나다 문득 시선이 둔부로 향했다.

아직 끄지 않은 능력으로 인해 보라색이 점멸하는 곳이 보였다.

항문.

아... 이 년 항문이 최애였어?

그럼, 평소에도 제대로 관리하고 있겠지?

아직 에널섹스는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남자라면 한 번쯤 해 보고 싶은 욕망을 품은 또 하나의 구멍.

이론이야 빠삭하게 외고 있다.

“어머~ 너 오늘따라 왜 이렇게 커 보여? 키 높이 깔았어?”

그녀가 조금은 놀란 듯 눈을 껌뻑인다.

그때마다 기다란 속눈썹이 살랑살랑 꼬리를 친다.

“무슨 소리야. 나 원래 컸어.”

“그래? 그런가? 그렇겠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상연의 어깨를 자연스럽게 감쌌다.

몸을 섞은 사이라서 그런가, 피하거나 빼지는 않는다.

“키가 무슨 상관이야~ 키 말고 다른 게 더 중요한 거 아냐?”

그 말의 뜻을 단박에 알아 챈 이상연이 키득거렸다.

“푸훗. 변태 같아!”

“이제 알았어?”

나는 슬쩍 손을 내려 그녀의 푸짐한 둔부를 팡 하고 쳤다.

“어멋! 야! 누가 보면 어쩌려고!”

“큭큭큭. 변태라며?”

“그래~ 이 변태야~”

변태는 너겠지.

어쩌면 오늘 뒷문 한 번 따게 생겼는데?

묘하게 흥분되면서 짜릿한 기분이 든다.

잘나가는 조폭의 마누라라는 생각에 모험심이라도 생긴 것 같다.

이 아슬아슬한 상황이 왜 이렇게 짜릿한 거지?

이러다 정말 좆 되는 거 아냐?

조금은 섬뜩한 생각이 들어 어깨에 올렸던 팔을 슬그머니 내려놓았다.

괜히 구상두의 똘마니들이 보기라도 한다면 그 일을 또 반복하게 될지도 모른다.

“왜?”

팔을 내리자 이상연이 의문스러운 듯 쳐다본다.

나는 그저 멋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누나, 경기도에 괜찮은 양 갈비 전문점 있는데 거기 갈까?”

“갑자기?”

“갑자기는 무슨, 서울은 지겹잖아. 왜? 시간 안 돼?”

잠시 고민하는 듯 미간을 살짝 찌푸리던 그녀.

확실히 예쁘긴 예쁘다.

조폭 마누라만 아니었다면 내가 가지고 싶을 만큼.

“그래. 오랜만에 드라이브나 한 번 하자.”

“오키~ 고고고~”

나는 오늘이 지나면 번호를 한 번 더 바꾸고 무조건 이상연을 지우겠다는 결심을 했다.

‘딱 한 번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먹고 잊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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