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화 〉 1. 내 눈에만 보여.(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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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눈에만 보여.(12)
가슴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다.
발딱 선 유두는 질긴 스포츠 브라탑에 짓눌렸다.
찌릿해지는 아랫도리의 느낌.
그의 몸과 닿으면서 정수지가 느낀 기분이다.
‘하필 이런 상황에서...’
중심부가 젖어가는 기분은 쉽게 느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은은히 배어 나오던 땀.
여심을 자극하는 그 냄새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빠르게 자리를 피했다.
조급하게 달아나듯 자리를 피하다 보니 계단 문을 열고 나온 것을 뒤 늦게 깨달았다.
‘하아... 미쳤습니다.’
호감형의 얼굴에 완벽하리만치 탄탄한 몸.
그와 닿으면서 느꼈던 짜릿함.
그녀의 가슴이 콩딱콩딱 뛰었다.
정수지는 레깅스밴드를 늘려 벌리고는 아래로 시선을 향했다.
팬티라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T팬티를 입은 덕에, 팬티의 기능을 전혀 수행하지 못했다.
“미... 미쳤어... 이게 무슨 일일까요...하아...”
그때, 계단을 오르는 인기척.
‘어... 어떻게 그 사람이 옵니다!’
그녀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조금 전의 그 모습을 봤을까요?’
“여... 여긴 어떻게...”
모르는 척 물었다.
“조금 비틀거리시는 것 같아 걱정돼서 와봤습니다. 괜찮으세요?”
그리고 이어지는 대화.
너무 긴장한 탓에 무슨 말이 오갔는지도 모르겠다.
턱.
그가 돌연 벽을 집으며 물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익숙한 장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보아왔던 장면이다.
현실이라면 꽤 오글거릴 것 같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 상황.
그러나 그 생각과는 다르게 묘한 흥분이 몸을 감쌌다.
“이름이 뭐예요?”
“네...네?”
“트레이너님 이름이요. 전 강인한입니다.”
“저... 전... 정수지...”
“수지씨군요. 아까 제 등에 업혀 있을 때, 땀을 많이 흘리시던데...”
“그... 그건 죄송해욧!”
사과를 하다 실수를 저질러 버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실수.
정말이지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다.
‘흐윽... 지금 너무 바... 바보 같습니다!’
그때, 돌연 고개를 숙인 그가 입술을 포개왔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상황.
아니, 어쩌면 짐작했을지도.
‘이건, 성추행이야! 반항해야 해야 합니다!’
호감이 일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이런 식으로 급 전개를 생각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생각은 강인한의 혀가 밀려들어오며 날아가 버렸다.
추욱.
몸이 나른해지고 자연스럽게 입을 맡기던 그녀의 머릿속에 울리는 경고성.
‘땀...!’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럽다.
긴장하면서 흐른 땀.
이렇게 가깝다면 그도 불쾌한 냄새를 맡았겠지?
“따... 땀이...!”
그녀의 말을 듣지 못한 것일까?
입술은 떼어지기 무섭게 다시 마주쳐 온다.
강렬한 흡입력에 혀가 말려 들어갔다.
강인한의 입술이 강수지의 혀를 마사지하듯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어떻게 해! 떨어지고 싶지 않습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이미 땀에 대한 걱정 따위는 멀리 떠나가 버렸다.
강인한의 목을 양팔로 감싸고 부드러운 입맞춤에 집중한다.
그의 혀가 입 안을 유린하기 시작했음에도, 그녀는 기꺼이 이를 허락했다.
숨이 가파르게 차오른다.
타액과 타액이 교환되며 달달함이 배가되었다.
그 아찔한 달콤함에 어지러울 지경이다.
입술이 잠깐씩 떨어질 때마다 길게 늘어지는 투명의 실타래.
아무리 사용하지 않는 피트니스클럽의 계단이라지만, 이런 곳에서 누군가와 입을 맞추고 있게 될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츄우웁. 츄웁.
계단을 은은하게 울리는 이 야릇한 소리마저 묘하게 흥분된다.
강인한은 정수지의 허리를 감싸며 조금씩 그녀의 몸을 어루만졌다.
한 손이 천천히 타고 올라가 등을 당겨 가슴과 가슴이 바짝 밀착되었다.
다른 한 손은 보름달처럼 동그란 엉덩이 위에 얹어졌다.
찌릿.
그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느껴지는 짜릿함에 아랫도리가 답답해진다.
‘더... 더 이상은 안 돼!’
누가 올지도 모르는 이런 상황에서 점점 과감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의 품 안이 너무 포근해 너무 진도가 나가 버렸다.
정수지는 바보가 아니다.
자기 외모와 몸매가 평범함 이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남자들의 수많은 대시를 받아왔고, 이에 대해 약간이지만 우월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결단코 이런 상황에 처해 본 적은 없었다.
당연히, 강하게 반발하고 경찰에 신고해야 할 상황.
그런데 그녀는 지금의 이 기분과 감정을 끝내고 싶지 않은 충동에 휩싸인다.
그 순간에도 강인한의 손은 그녀의 몸을 천천히 어루만지고 있었다.
‘설마, 저는 그 말로만 듣던 변태인가요?’
집이나 호텔이 아닌 밖에서.
그것도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피트니스클럽의 계단.
아무리 사용하는 이가 거의 없는 계단이라지만, 그녀의 상식으로는 말도 안 되는 장소다.
터업.
몸을 오가던 강인한의 손이 정수지의 가슴을 쥐었다.
천천히 가슴을 주무르며 손가락을 유두 위에 얹는다.
찌릿.
“하아아...”
그의 손이 닿는 순간, 온몸을 덮쳐 오는 극한의 쾌감.
‘이... 이러면 안 되는데...’
머릿속에선 안 된다고 외치고 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이런 장소에서... 더군다나 오늘 처음 본 남자와...
츄우웁.
“하아... 하아...”
뜨거워지는 열기로 인해 당장에라도 브라탑과 레깅스를 벋어 버리고 싶었다.
얼굴은 감기라도 걸린 듯 화끈거린다.
지금 자기 얼굴이 어떤 꼴일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가슴을 주무르던 강인한의 손이 브라탑의 밑 부분을 들추며 안으로 진입한다.
그의 커다란 손이 매끈한 속살을 파고들며 가슴을 그러쥔다.
“하악...하악... 여... 여기서 이러면... 하악... 하악...”
그녀의 말은 강인한의 행동을 멈추는데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
강인한은 손이 답답했는지 스포츠브라를 위로 올려 버렸다.
토옹.
답답한 스포츠 브라탑 안에 갇혀 있던 두 개의 봉우리가 튕기듯 모습을 드러냈다.
꾸준히 해 온 운동으로 인해 탄력이 넘치는 가슴.
막상 튀어나온 두 개의 유방은 B컵이 아닌, C컵에 육박했다.
가슴에 비해 터무니없이 작은 브라탑을 입어 잔뜩 움츠리고 있었을 뿐이다.
그의 행동은 명백한 성추행.
아니 어쩌면 강간을 할지도 모른다.
그녀는 그에게 동의를 한 기억이 없었다.
하지만 정수지는 그 행위를 막지 못했다.
아니, 막지 않았다는 것이 더 옳다고 볼 수 있었다.
“예쁘네요.”
그의 한 마디가 잡생각을 떨쳐 낸다.
부끄럽게 모습을 드러낸 가슴을 보며 해맑게 웃는 모습이 가슴을 떨리게 한다.
“이렇게 예쁜 가슴을 왜 그렇게 압박했어요?”
“그... 그건... 운동할 때... 방해돼서...”
강인한이 두 손으로 양 가슴을 천천히 움켜쥐었다.
답답한 스포츠탑브라를 빠져나오기 무섭게 물방울 모양으로 변한 가슴.
수술 따윈 하지 않은 자연산의 예쁜 가슴이다.
살짝 튀어나온 분홍의 유룬, 그 위로 파들파들 떨며 한껏 성내는 선분홍의 유두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여기... 서는... 하으윽!”
말을 꺼내려던 정수지는 튀어나오는 날카로운 음성에, 황급히 손을 가져가 입을 틀어막았다.
강인한이 예고도 없이 유두를 입에 쏙 넣어 버린 것이다.
쪼오옵. 쪼옵.
은은하게 땀이 배어 나와 짭쪼름한 맛이 났다.
그런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맛을 즐기듯 물고 빤다.
“흐윽... 흐윽...”
오늘 처음 본 이와 피트니스클럽의 계단에서 하는 지금의 행위.
정수지는 알 수 없는 기분에 잠식당하는 것을 느낀다.
레깅스에 가려진 중심부는 너무도 축축해져 눌러 짜면 후두둑 떨어져 내릴 정도로 젖어 들었다.
땀과 함께 섞인 음란한 냄새가 통로에 퍼진다.
그녀는 미약한 수치심과 함께, 더욱 달아오르는 몸으로 인해 자괴감에 빠져들었다.
강인한이 유두를 물고 레깅스의 밴드를 잡았다.
밴드와 잘록한 허리사이를 파고든 손이 점점 내려간다.
그에 따라 레깅스도 따라 내려오며 튼실한 골반이 모습을 드러냈다.
“와... 수지씨... 진짜 섹시해요.”
입을 틀어막고 있던 정수지는 지금이라도 말려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그에 대한 어떠한 제지도 하지 않는다.
모순적이게도 정수지의 몸은 생각과 달리 본능에 충실했다.
레깅스가 모두 내려가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것만 같다.
‘아... 안 돼!’
스르륵.
머릿속의 생각은 어떠한 작용도 하지 못했고, 그녀의 레깅스는 손바닥보다 작은 T팬티와 함께 무릎까지 내려와 버렸다.
“흐윽!”
본능적이었을까?
부끄러움을 느낀 정수지는 허벅지를 교차시켜 중요 부위가 노출되는 것을 막았다.
중심부를 사수하기 위해 내려가던 손은 우악스러운 손에 의해 저지당한다.
어느새 그녀의 손은 강인한의 양손에 잡혀 버렸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허벅지로 최대한 중심을 가리는 것뿐이다.
후끈.
교차 된 허벅지 사이로 후끈한 열기가 통로를 뜨겁게 대운다.
강인한은 무릎을 접고 앉아 그녀의 중심에 시선을 뒀다.
음모는 비키니라인으로 말끔했다.
운동하는 여자들은 대부분 손질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인한씨... 그... 그만 나가요 이제.”
강인한은 정수지의 허벅지와 골반을 더듬었다.
그때마다 정수지의 몸이 움찔거리며 허벅지 틈에 투명의 액체가 흘러내린다.
“저만 그랬던 건가요?”
“뭐... 뭐가요?”
“전 당장 수지씨를 갖고 싶어요.”
“하... 하지만 인한씨와 저는 오늘 처음 봤고... 장소도...”
“처음 본 것과, 장소가 왜 중요합니까? 여긴 사람도 안 오는 것 같은데. 수지씨는 저에게 전혀 관심이 없어요?”
그는 정수지의 눈동자가 잘게 떨리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강인한은 그녀에게서 완전한 호감을 확인한 상태다.
노란색은 점점 진해지더니 옅은 분홍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상연의 선분홍과는 비교되지만, 완전한 관심이라 자신했다.
말하면서도 계속해서 성감대에 전류를 흘려보낸다.
“저는 정수지씨에게 관심 있습니다.”
강인한의 말에 순간 정수지의 눈빛이 야릇하게 변했다.
그의 눈에 매직아이가 저절로 작동한다.
욱신.
잠시 눈에 통증이 오는 것 같더니 사라졌다.
그리고 정수지의 모습이 무언가와 겹쳐 보이는 착각을 느낀다.
‘뭐... 뭐지?’
그는 고개를 털어내고는 다시 정수지를 바라봤다.
처음과 똑같은 그녀의 모습.
‘너무 과용했나?’
정수지가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그 말... 진심인가요?”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차분한 음색.
무언가 변한 것 같지만, 아랫도리가 불끈 선 강인한은 눈치 채지 못했다.
‘어쩔 수 없네요... 제가 이런 변태였다니... 그리고 이 남자, 너무 갖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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