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화 〉 2. 사냥꾼.(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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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냥꾼.(54)
상연누나와 후다닥 카섹으로 급한 불을 끄고는.
집에서 기다릴 수지를 향해 서둘러 움직였다.
아무리 빨리 끝냈다고는 하지만 잠깐 사이에 30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음주운전일수도 있겠지만, 믿어지지 않게도 뇌기로 알콜을 날려버릴 수 있었다.
측정을 해 보지는 않았지만, 술기운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처음 해 본 카섹은 생각했던 것보다 살짝 찝찝한 감이 있었는데, 씻지를 못했더니 아랫도리가 끈적끈적한 기분이다.
집에 도착해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초롱초롱한 눈으로 반기는 수지의 모습이 보였다.
킁킁.
그런 내 곁에 다가와 냄새를 맡는 그녀.
잠시 망각한 것이 있는데, 수지는 일반인들보다 몇 배나 뛰어난 후각을 가지고 있다.
“서방님...? 언니랑 또?”
“아하하... 나 좀 씻고 올게.”
풀이 죽은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이는 수지.
나는 그녀의 턱을 살짝 잡아 올리고는 탐스러운 입술에 입을 맞춰 주었다.
쪼옥.
“앗! 히잉~”
“일단 씻고 올게. 너무 늦었다.”
“넵!”
후다닥 샤워하고 나오니 침대에 누워 이불을 가슴까지 끌어올리고 고개만 내밀고 있는 수지의 모습이 보였다.
침대 맡으로 다가가 이불을 살짝 들추며 안으로 파고들었다.
내가 파고들자 자연스럽게 누우며 품으로 안겨 들어온다.
예상과는 달리 알몸은 아니었다.
속이 비치는 민소매 형태의 아주 얇은 잠옷을 입고 있었다.
올 때 종이백을 하나 들고 있더니 작정하고 챙겨 왔던 모양이다.
하늘하늘한 잠옷 안에 검정의 속옷이 비치는데, 수지의 몸을 보듬던 나는 팬티가 너무 노골적으로 구멍이 송송 뚫려 있다는 것을 눈치 챘다.
“우와~ 우리 수지 속옷 진짜 섹시하다.”
그 말에 기분이 좋았음인가?
눈까지 빛내며 화색을 띄운다.
“저... 정말요? 어... 언니랑 쇼핑 하면서 구입했습니다.”
“아~ 센스가 있는데? 하긴 전에는 T팬티도 입었었지?”
“헙! 그... 그건 운동할 때...”
“크크큭... 알아~”
나는 변명하는 수지를 가슴에 힘껏 안았다.
말랑말랑한 살결이 너무나 푹신했다.
수지는 뼈가 상당히 얇은 편으로 만지면 탱탱하고 말랑한 살이 모찌처럼 느껴진다.
이런 뼈대로 어떻게 그런 힘을 내는지 대단하게만 느껴진다.
수지의 달달한 체향을 느끼며 커다란 가슴을 주무르고 있자 솔솔 잠이 몰려오려고 했다.
“서방님...?”
수지의 부름에 슬쩍 눈을 떠보니 그저 자는지 확인한 모양이다.
그녀의 눈에는 나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보이지만, 꼭 섹스를 해야겠다는 욕정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지 연신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다.
“왜?”
“주무시나 해서 불러봤습니다.”
“응... 수지 가슴이 너무 푹신해서 잠들 뻔했어.”
“헤헤~ 제 가슴은 서방님 것입니다.”
“응 내꺼야. 평생.”
“그렇습니다. 평생 서방님 것입니다.”
문득 마마가 이야기하던 것이 떠올랐다.
수지가 많은 것을 경험했으면 좋겠다던 그 이야기.
“수지는 하고 싶은 거 없어?”
“음... 조강지처가 하고 싶습니다.”
“푸흐흐~ 그런 거 말고. 직업 같은 것 말이야.”
“돈 많이 버는 직업을 하고 싶습니다.”
“크크큭~ 쉽지 않겠는데? 주식이랑 비트코인으로 다 날렸다며?”
수지의 얼굴이 순식간에 금이 갔다.
“헉! 저의 아픈 부분을... 하지만 돈 많이 벌어서 내조하겠습니다!”
“피트니스클럽에 다시 나갈 거라면서?”
“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왜 좋아하는 일 아니야?”
“운동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다른 일들도 해 보고 싶기도 하긴 하는데... 음...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너무 미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학교를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대한 주류에 낙하산으로 꽂아 넣기도 그렇다.
일단은 어두운 곳과 연결도 되어 있고, 아무것도 모르는 수지가 그 곳에서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싶기도 하다.
연지랑 엮어서 카페에서 일을 시켜볼까?
연지도 좀 꾸미고 수지까지 카페에서 일한다면 금방 노 날 것 같은데.
젠장.
그러면 짐승 같은 놈들이 너무 꼬일 것 같단 말이야.
수지가 그런 놈들에게 넘어갈 리는 없지만, 음흉한 눈길을 주는 것도 아주 불쾌할 것 같았다.
그렇다고 이렇게 내가 평생 끼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는 인간이기에 평생을 함께해도 수지에게는 찰나에 불과할 것이다.
그렇기에 마마는 내가 있을 때, 수지가 많은 것을 해 보길 바라는 것일 수도.
“혹시, 커피에 관심은 없어?”
“커피요?”
“응. 근처에 내가 자주 가는 카페가 있는데, 거기 사장이 커피를 정말 맛있게 내리거든.”
“저에게 커피 만드는 것을 배우라는 것일까요?”
“꼭 그렇다기보다는, 관심 있다면 배워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어서. 일단은 뭐라도 해 봐야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거 아냐?”
“서방님은 커피를 좋아하시나요?”
“나? 요즘 들어 즐기고 있지. 거기서 핸드드립으로 마시다 보니까 다른 커피는 맛이 없어서 못 마시겠더라고.”
“저... 저저! 하고 싶습니다!”
수지가 결연한 표정으로 눈에 힘을 준다.
어떤 표정을 지어도 이렇게나 예쁘다.
나는 그녀의 볼을 쓰다듬어 주며 대답했다.
“내가 즐긴다고 해서 하려는 거 아냐?”
“헉! 아... 아닙니다. 저는 커피를 좋아할 겁니다.”
“하하하~ 일단, 거기 사장이랑 상의는 해 볼게. 커피는 정말 맛있는데 장사는 정말 안 되거든. 수지가 일하면서 얼굴마담 역할만해도 장사가 잘 될 거야.”
“히잉~ 어... 얼굴마담이라니... 저는 꼭 서방님이 만족하시는 커피를 만들 거예요.”
“정말 기대되는데? 진짜 진지하게 물어봐야겠다.”
쪼옥.
나는 방실방실 웃는 수지의 입술에 기습적으로 뽀뽀를 했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앗! 서방님... 히잉~”
고개를 내 가슴에 묻고 비비는 수지.
이렇게나 푸근한 내 여자들이 있는데 혼자 미쳐서 돌아다녔던 것이 미안할 따름이다.
비록 하룻밤의 방황이었지만, 내 여자들의 소중함을 더욱 알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수지야.”
“네?”
“사랑해.”
“흐... 저... 저도 사랑합니다. 서방님.”
조금은 오글거릴지라도.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많이 말해줘야겠다.
나는 수지의 잠옷을 위로 걷어 올리고는 그 안으로 얼굴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내 전용인 모찌쿠션에 얼굴을 가득 묻었다.
은은한 수지의 체향과 조금은 긴장이라도 했는지 은은하게 배어 나오는 땀.
워낙에 큰 가슴이기에 내 얼굴은 제대로 푹 하고 파묻힌다.
***
피곤하기는 피곤했나보다.
수지의 품에 얼굴을 묻은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로는 완전히 필름이 끊겼다.
커튼 틈 사이로 스며드는 햇볕에 눈을 떠보니 만세를 부르며 입을 헤 벌리고 자는 수지의 모습이 보인다.
“크흐흐...”
입 옆으로 침까지 줄줄 흐르고 민소매 잠옷은 어깨까지 올라가 커다란 가슴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거기에 더해 과하게 구멍이 숭숭 뚫린 팬티는, 중요 부위를 가리는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꼬리까지 있었더라면 소름 끼치게 귀여운 반려동물이라고 해도 될 것 같은 모습이다.
이 모습을 한 번 보기 아까워 조심스럽게 움직여 휴대폰을 잡아들었다.
언제고 우울할 때마다 보면 충분한 활력소가 될 것만 같다.
찰칵. 찰칵.
몇 방의 사진을 찍고 있자니 수지의 무거운 눈꺼풀이 올라간다.
그러곤 멍한 표정으로 왔다 갔다 하는 눈동자.
그 눈동자가 총기를 머금고 반짝이는 그 순간.
화들짝 놀라며 후다닥 일어났다.
“서... 서방님! 히이잉... 이... 이런 모습을...”
나는 당황스러워하는 수지를 보며 짓궂게 실실 웃었다.
“보기 좋은데 왜 그래?”
“너... 너무 하십니다. 스르릅. 꺄악!”
그러곤 흐르는 침을 인식했는지 비명에 가까운 음성을 내뱉었다.
당장에라도 화장실로 달려가려는 수지를 재빠르게 품에 안았다.
“난 정말 괜찮은데? 너무 귀엽단 말이야~”
“하지만 저는 부끄럽습니다.”
“나는, 수지의 모든 것을 보고 싶은데 왜 그래?”
“그... 그렇지만...”
입을 우물거리며 뭐라 말을 더 내뱉으려는 수지의 입술을 내 입술로 막아 버렸다.
“흐읍!”
쪼오옵.
유난히 붉은 입술은 너무나 달콤했다.
커플끼리 모닝 키스는 기피해야 한다고 하지만 수지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렇게나 달달하고 맛있는데 뭐.
내가 혀를 집어넣으려 하자 미세한 반항을 해 보인다.
수지도 모닝 키스를 기피목록으로 상정해 놓은 것일까?
하지만 그 반항은 쓸 대 없는 몸부림에 불과하다.
나는 혀에 더욱 힘을 주어 쑤욱 하고 밀어 넣었다.
입술을 비집고 들어가자 금세 이빨에 막혔지만, 내가 억지로 밀어 넣자 행여 다칠까 싶었는지 맥없이 입을 벌려 준다.
쪼옵. 쫍. 쩌업. 쭙.
서로의 혀가 우선권을 잡기 위해 뒤엉키며 고이기 시작한 타액이 서로의 입속으로 교환된다.
서로의 거칠어지는 숨결을 느끼며 더욱 강렬하게 흡입했다 풀기를 반복했다.
미끄러져 들어오는 혀를 쪽쪽 빨아 넘겨주면 수지가 강하게 흡입했다.
그러면 반대로 내 혀가 쭈욱하고 빨려 들어간다.
입술로 부드럽게 혀를 꾹꾹 누르며 마음껏 맛을 본 후, 내 목을 으스러져가 껴안는다.
커다란 가슴이 내 가슴에 맞닿으며 뭉개진다.
그 말랑한 감촉에 점점 더 후끈하게 달아오른다.
살과 살이 맞닿는 모든 부분이 소름 끼치도록 부드럽다.
쭈우우욱.
한참을 서로의 입술을 탐하던 얼굴이 떨어지며 기다란 실타래가 이어진다.
마치 절대로 떨어지지 말라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듯하다.
수지의 시선은 뜨겁게 달아올라 내 눈동자를 바라본다.
귀엽던 아침의 모습은 온대간대 없이 사라지고 남자를 유혹하는 요부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나는 수지의 가느다란 허리부터 등까지 천천히 매만지며 올라갔다.
티끌하다 없는 피부는 도자기처럼 매끄럽기 그지없다.
“하아... 서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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