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3화 〉 2. 사냥꾼.(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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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냥꾼.(64)
사장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책상에 앉아 매입 자료를 정리하는 상연누나가 보인다.
이렇게 보니 회사에 다니는 커리어 우먼 같은 느낌이다.
“자기야!”
상연누나는 나를 보자마자 벌떡 일어나며 반갑게 맞이했다.
쿵.
뿌지직.
“아얏!
그로인해 무릎으로 책상을 가격해 버리고는 애처롭게 바라봤다.
“괜찮아?”
내가 빠르게 다가가 그녀를 부축해 주자 괜한 엄살을 부리며 품에 안겨 왔다.
슬쩍 책상을 바라보니 두터운 원목이 금이 간 게 포착되었다.
‘어쩐지 소리가...’
“아니이~ 아파~”
“어떻게 호 해 줘?”
“응.”
“어디야?”
“여기~여기~”
상연누나가 가리킨 무릎은 생각대로 살짝 붉은 기가 보이는 정도
하지만 입을 가져가 후~ 하고 불어 준다.
그냥 무심하게 지나가면 뒤탈이 있다는 것쯤은 무수한 연애로 충분히 알고 있다.
“아~ 깔깔깔~ 그... 그만 간지러워~”
“왜? 아프다며?”
“아! 아니야! 그만~ 꺄하하하~ 자기야!”
마지막에 살짝 언성을 높이기에 빠르게 무릎을 놓아준다.
여기서 더 나가다가는 정말로 화내는 것이 여자다.
“흐으~ 갑자기 간지러워서 힘들어~”
“히~ 그래도 이제 안 아프지?”
“응! 그런데 어쩐 일이야? 어...? 자기 옷이 왜 그렇게 후줄근해? 운동하고 씻지도 않고 바로 온 거야?”
“왜? 냄새 나?”
“아니이~ 난 자기 땀 냄새도 좋지.”
그러면서 가슴에 폭 하고 안겨 온다.
살짝 시큼한 냄새가 나는 대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
상연누나가 안겨 오며 향긋한 체취가 코끝을 간질였다.
“우리 누나 냄새 좋다~”
“뭐야~ 무슨 일 있어?”
“조금... 일이 있었어.”
“에구... 이 누나한테 말해 봐. 일단 앉자.”
내가 소파에 앉자 그 옆에 상연누나가 바짝 붙어 내 품에 얼굴을 비벼온다.
‘찝찝할 텐데...’
그 모습이 강아지 같아 볼을 잡아 흔들어줬다.
“으응~ 우리 자기가 왜 이럴까?”
나는 나와 수지에게 있었던 일을 누나에게 설명해 주었다.
수지가 완전히 구미호로 변했다는 이야기에서는 놀란 눈으로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그로 인해 마마에게 찾아갔던 일.
그리고 내 몸의 변화도 이야기해 주었다.
마지막으로는 정욱 아저씨와 만나 했던 대화와 카페 마들렌 건물을 사기로 했다는 것도 이야기했다.
“휴... 그래도... 방법이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우리 자기 너무 걱정하지 마.”
“그래...”
“으쌰! 기운 내! 수지가 돌아오기 전까지 자기도 생각한 것들 하면서 보내자. 그러다 보면 원래 모습으로 짠하고 나타날 거야.”
“알았어. 누나는 오늘 뭐 했어?”
“나? 음~ 요가하고~ 요리학원 갔다가? 그리고 실전격투기 배워 놓으라고 해서 등록하고 왔지.”
“그랬어? 잘했네~”
만약을 대비해서 기본적인 것을 배워 놓으라고 했더니 벌써 등록했나보다.
“힘 조절은 잘되고 있지?”
“응.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데 이제는 가능해. 헤~”
“우구구~ 잘했네.”
상연누나의 신체 능력은 일반인을 훌쩍 뛰어넘는다.
격투기를 배우지 않아도 오로지 힘만으로 성인 남자 두 세 명은 찜쪄먹을 수 있을 거다.
극소수로 음기가 지나치게 강하게 태어나는 여성이 있는데, 구상두로 인해 그 음기가 더욱 확장이 되었다.
무슨 방법을 사용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 상태는 위험할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나와의 관계로 인해 무언가 변화가 되었다.
수지의 말로는 별 이상은 없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어차피 나와 함께하는 이상 어느 정도 위험성이 있기에 오히려 잘된 일이라 생각된다.
이 전의 상태 그대로 음기가 계속 팽창했다면 오히려 몸이 버티지 못했을 거라고 했다.
“오늘 처음 했는데 나보고 소질 있대.”
“그래? 대체적으로 뭘 배우는 건데?”
“킥복싱.
“그건 괜찮네.”
그렇게 상연누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수지의 일로 마음 한편이 계속해서 좋지 않았는데, 상연누나 덕에 조금은 안정을 찾는 것 같다.
“아! 정실장. 아니, 정윤주씨랑은 어떻게 하기로 했어?”
“어제 만나서 이야기 나눴어. 그런데 텐프로에서 일해서 그런지 정말 예쁘던데? 하여간... 흥! 어째 남자들은 다 그럴까?”
“.......”
나는 반박의 여지가 없어 그저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난감한 얼굴로 있자 상연누나가 씨익 하고 웃는다.
“그래도 나는 내 남자를 믿어. 자기는 날 제일 사랑하지?”
“어? 그럼! 당연하지!”
이럴 때는 무조건 긍정을 해야 한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다.
“각자 코너를 배정해서 맡아보게 할 생각이었는데, 이야기하다 보니까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더라고.”
“뭔데?”
“요즘 유명한 여 DJ들 많잖아. 그래서 디제잉을 배우면 어떨까 생각했지.”
“오오~ 그거 괜찮다.”
“응. 텐프로에서 일하다 보니 술 영업 같은 건 조금 꺼리더라고. 디제잉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고.”
“대박이겠네~ 그럼~우리 클럽 전속이잖아~”
“응. 딱 보니까 성형도 안 했고, 화장 안 해도 그렇게 예쁜 애들은 아무도 없을 걸? 몸매도 좋고. 그런 애들이 연예인이나 할 것이지 왜 그런데서 일 했는지 모르겠더라.”
“다 사정이 있는 거지. 그럼 셋 다 디제이를 하는 거야?”
“예린이나 승아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괜찮은데, 아무래도 윤주씨는 나이가 있다 보니 쉽지 않아. 더군다나 윤주씨는 디제이보다는 영업에 관심을 같더라고. 그래서 실장으로 일을 배워 보기로 했어. 안 그래도 VIP들 관리는 부담이 되는데 윤주씨가 맡아서 해 주면 나야 고맙지.”
“그렇구나~ 월급은 어떻게 하기로 했는데?”
“그래도 자기가 추천한 사람들이니까 잘 챙겨줘야지. 텐프로에서 돈도 많이 벌어 봤을 텐데 말이야.”
“그렇긴 하지.”
“일단, 기본급에 매상에서 보너스 주는 것으로 합의 했어. 일단은 시작해 봐야 하는 거지만... 윤주씨는 돈에 별로 욕심은 없는 것 같긴 하더라.”
“아무래도 그 가게에서 제일 잘나가는 실장이었다고 하니까 벌어 놓은 돈도 꽤 있지 않을까?”
“뭐야~ 자기는 아는 게 하나도 없어?”
“내가 잘 알았으면 좋겠어?”
“아니! 그건 아니야! 흠... 그래도 한 번씩 찾아주는 정도는 눈 감아 줄게. 여자의 촉으로 그 셋, 자기 때문에 여기서 일하는 것 같다는 거지.”
“에이~ 설마~”
“흥! 바람둥이!”
어찌 되었든 디제이가 된다는 것이 하루 이틀 배워서 되는 것은 아니고.
다른 곳에서 일하고 싶다면 놓아줄 용의도 충분히 있다.
물론, 내 돈은 갚아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이자를 붙이거나 할 생각은 없다.
그래도 내가 꺼낸 이야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으니 한 번 만나 보기는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골몰히 생각하고 있자 상연누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윤주씨랑 애들 생각하고 있네?”
“어... 어?”
역시 여자의 눈치는 상상을 불허한다.
그래도 이해해주는 것이 어디냐 싶다.
얼굴을 보면 수지보다 더 여우같이 생긴 것이 불여시 같은 표정으로 쌜쭉하게 쳐다보고 있다.
“셋 다 클럽에서 놀고 있는데 만나 보던가.”
“그래?”
“응. 앞으로 일하려면 이런 시끄러운 것에 익숙해져야지. 한동안 나와서 놀라고 했어.”
그 말에는 조금 신경이 쓰인다.
들러붙는 놈들이 한 둘은 아닐 것 같다는 말이지.
“룸 남는 것 있어?”
“응. 아직 시간이 일러서 있어. 하나 잡아줘?”
“넵! 나는 공짜지?”
“푸훗. 세팅 해놓으라 할게.”
쪽.
내 볼에 키스를 하고 나가는 상연누나의 얼굴은 전혀 불쾌한 표정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내 기분이 다운되어 있으니 기분전환을 하라는 뜻 같다.
어차피 한 번쯤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기는 해야 했다.
‘그나저나 옷이라도 갈아입으면 좋을 것 같은데.’
나갔던 상연누나는 30분이 훌쩍 지나서야 나타났다.
기다림이 지루해질 쯤 들어오는 그녀의 손에는 커다란 종이백이 들려 있었다.
건네는 종이백을 열어 보니 속옷과 슬렉스, 그리고 셔츠가 고이 접혀 있다.
“오~ 이거 사러 다녀온 거야?”
예전과는 다르게 번화가 주변에는 새벽까지 하는 옷 가게가 많다.
속옷은 편의점에서도 팔고 말이다.
역시 내조에는 연상이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가만... 그러고 보면 수지는 까마득한 연상인데?
나는 고개를 저어 황급히 생각을 지워 버렸다.
확실히 수지는 나이와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강북이라도 여기는 사람 가려서 받는다고~”
강북의 나이트클럽등이 전부 몰락하며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곳이 스카이 클럽이다.
발 빠르게 전환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된 것이겠지.
초미녀 디제이 두 명이 투입되면 더욱 유명해질 거로 생각이 된다.
“헐~ 내가 그렇게 창피한 몰골이었어?”
“자기야~ 내 눈에는 언제나 최고지~”
“그런데 안 씻고 입어 봤자 아니야?”
“저기 화장실에서 대충 씻어.”
그러면서 옆의 화장실을 가리킨다.
“수건은?”
그 말에 책상 서랍을 열어 타월을 건네는 상연누나.
나는 그 모습을 게슴츠레하게 바라봤다.
“이거~ 이거~ 왜 여기에 수건이 그렇게 많아?”
그 말에 당황하며 얼굴을 붉혔다.
“그... 그건...”
“설마...?”
“설마는 무슨! 자기가 툭 하면 영통으로 자위시키니까 가져다 놓은 거잖아!”
당연히 의심했던 것은 아니지만 얼굴이 벌게져 발끈하는 상연누나의 얼굴이 꽤 재미있었다.
“흠... 정말이야?”
“그럼! 정말이지! 자기는 날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
이제는 완전히 터칠 것처럼 붉게 달아올랐다.
더 하면 정말 화낼 것 같아 슬쩍 다가가 허리를 팔로 감았다.
“어멋!”
“뭘 발끈하고 그래. 네가 너무 예쁘니까 불안해서 그렇지.”
그 말에 뽀로통하게 눈을 흘기는 상연누나.
“칫! 못 됐어!”
나는 그런 그녀의 볼에 키스해 주었다.
쪽.
확실히 서른이 넘었다고 하기엔 너무나 탱탱하고 부드러운 볼 살이다.
입술에 닿는 그 느낌이 너무나 좋다.
뿐만 아니라 매끈한 피부는 모공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허리를 감싸고 바짝 안아 들자 말캉한 가슴의 감촉이 느껴졌다.
역시 D컵은 진리라는 생각을 하며 감았던 팔을 놓아준다.
다소 아쉽다는 표정의 얼굴.
“아쉬워? 한 번 할까?”
“여...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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