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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는 다보여-96화 (96/297)

〈 96화 〉 2. 사냥꾼.(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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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냥꾼.(67)

회귀하기 전까지는 항상 비슷한 일상을 보냈었다.

일하고 운동하고 마시고 즐기고.

일, 운동, 술, 여자, 집.

세상살이 대부분이 그렇듯 별다를 것 없었던 일상.

하지만 항상 무언가가 결여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러던 것이 근래에는 여러 사건들 때문에 하루가 모자랄 지경.

어찌 보면 세상의 이면을 마주하게 되며 복잡하게 얽히게 되었지만, 행복이라는 감정은 이 전보다 확실히 충만해졌다.

잊었던 기억이 떠오르고 평범하기 어려워진 일상과, 평범하다고 볼 수 없는 여인들과 함께 보내는 지금이 내게는 너무나 소중하다.

모든 것을 잃어 봤기에 나와 엮인 이들을 더욱 소중하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전부터 나에게 호의를 표하던 모든 이들이 고마웠고.

좋은 감정으로 새롭게 다가오는 이들이 고마웠다.

사심이 끼어 있었지만 카페마들렌의 연지 또한 그 울타리에 든다.

착하고 수줍음이 많은 그녀.

연지의 동생 윤주라는 귀신과 만나게 되면서 당면한 문제를 모른 채 무시 할 수 없었다.

어쩌면 겉모습 때문이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지금 VIP룸 안에 있을 세 명의 여자.

텐프로 비너스의 실장과 아가씨 둘.

어쩌면 질펀한 그날의 인연을 끝으로 다시 볼일이 없었을 이들이었지만,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에 나를 따라나서 준 여자들.

그날 내가 뒤집어 놓기는 했지만, 정말로 따라 나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그만큼 조직폭력배라는 이들이 깨끗한 이들은 아닌 탓이다.

그렇기에 무리하지 않은 한도 내에서는 도와줄 생각이었다.

또한 그녀들이 오게 되면서 사업적으로도 상당한 도움이 될 터였다.

VIP룸의 문이 열리며 안의 전경이 드러났다.

모던하면서도 사이버틱한 인테리어와 열 명 이상도 널널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났다.

내가 등장하자 세 명의 여자가 짜기라도 한 것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멍하니 바라본다.

정윤주, 예린, 승아.

몇 번씩 질사를 해 줬기에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이들.

내가 상연누나나 수지를 만나지 않았다면 충분히 눈이 뒤집혔을 만큼 예쁜 여성들이다.

한 명 한 명 눈을 마주치며 간결하게 떠오르는 정보를 눈에 담는다.

정윤주.

호감 : 85

신뢰 : 55

애정 : 75

주예린.

호감 : 80

신뢰 : 65

애정 : 70

권승아.

호감 : 90

신뢰 : 60

애정 : 80

셋 모두 호감과 애정은 상당히 높은 편이었고, 신뢰에 있어서는 평균이상을 살짝 넘나드는 중이다.

하긴, 아직 믿을 만한 무엇을 보여 준 것도 아니니 그 정도는 이해한다.

어찌 되었든 첫 만남에 이만큼이나 호감과 애정을 보인다면 아주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공을 들이던 나연누나가 색으로 표현이 되었을 때, 분홍색 근처도 가지 못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었다.

그 나무는 참으로 높고도 높은 나무다.

“잘 들 있었나 봐? 얼굴들이 좋아졌는데?”

웃으면서 말을 건네자 예린이 활짝 웃으며 답한다.

“오빠가 보약인가 봐요!”

“엥?”

내가 무슨 소리냐는 얼굴로 바라보자 정윤주가 다급히 예린의 입을 막으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이렇게까지 신경 써 주셔서 고마워요.”

나긋하게 미소를 보내는 정윤주의 색기어린 얼굴.

아마 저 건 타고나야 하겠지 싶다.

그 부분에 한해서는 확실히 상연누나보다도 우위에 있다.

그러니 그 유명한 텐프로 비너스에서 에이스 실장으로 있었겠지.

“오빠... 아... 안녕하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승아가 수줍게 인사를 건넸다.

“아~ 언니 왜 입을 막고 그래요.”

“예린아. 입!”

정윤주가 엄한 얼굴로 바라보자 찔끔하는 예린.

그 모습이 천방지축 소녀를 보는 듯하다.

“칫~ 거짓말도 아닌데 뭐~”

“아~ 언니 쫌!”

승아마저 한마디 하자 예린이 붉은 입술을 꾹 닫는다.

나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소파에 엉덩이를 묻었다.

전의 직업도 한몫했을 것이고 질펀하게 넷이 어울렸던 터라 분위기는 금세 훈훈하게 물들었다.

연신 조잘거리는 예린과, 수줍게 이런저런 말을 건네는 승아.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수줍어 보이는 정윤주.

이야기하는 내내 그녀들을 살펴보니 확실히 나와의 관계 후 무언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변화는 상연누나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 확실시 된다.

몸속의 나쁜 기운들을 몰아내고 노폐물을 태워 버리니 피부의 때깔부터가 달라졌다.

그러다 보니 서른다섯의 정윤주도 이 전보다 확실히 어려 보인다.

이 전에도 서른이나 되었을까 싶기는 했지만, 지금은 이십 대라 해도 충분히 믿고도 남을 정도다.

풍기는 분위기가 어른스러울 뿐.

“윤주누나는 괜찮겠어?”

“누... 누나... 요?”

누나라는 말에 당황스러운 얼굴을 해 보이는 그녀.

그 모습에 예린과 승아도 옆에서 큭큭 거렸다.

“나보다 나이 많으니까 누나 맞잖아. 누나도 말 편하게 해.”

“히히히~ 오빠 정말 못 됐다. 여자한테 그렇게 직설적으로 나이를 피력하다니 말이야.”

예린의 말에 정윤주가 눈을 살짝 흘기고는 부끄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으... 응...”

“일은 괜찮을 거 같아?”

“어? 응... 손님들 관리하고 그런 건 늘상 하던 거니까...”

“적응 안 되면 바로 이야기해 주고.”

“그래. 그럴게.”

“너희들은 자신 있어?”

예린과 승아를 바라보며 묻자 예린이 발표하듯 손을 번쩍 든다.

“나! 나나~”

예린의 하는 것을 보면 여기서 그녀가 막내 같은 느낌이다.

푼수기질이 다분해서 인가 싶다.

“발표하라는 건 아니고. 아무튼 예린이는 어떤데?”

“저는 아주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오빠한테 박히고 싶어요!”

“헉!”

“예... 예린아!”

초롱초롱하게 바라보는 예린의 얼굴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푸훗! 너무 노골적인 거 아냐?”

“어? 또 급발진 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할 것까지는 없고. 지금 박아 줘?”

“헙! 오빠... 부끄럽게...”

박아달라고 서슴없이 말할 때는 언제고 박아준다니까 수줍은 척 얼굴을 붉히며 몸을 비틀었다.

“지... 진짜요? 그... 그럼... 저도...”

그 사이 옆에서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승아의 모습에 나는 폭소하고 말았다.

“하하하하~ 나 진짜 행복한 남자네~ 이렇게 미녀들이 먼저 하자고 달려드니 말이야.”

내가 정윤주를 슬쩍 바라보자 기대감으로 물든 눈동자와 마주친다.

그러곤 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리는 그녀.

“그건 그거고. 승아는?”

“네? 저도 오빠랑 하고 싶은데...”

“아니, 디제이 하는 거 말이야.”

그 말에 깜짝 놀라며 얼굴을 잔뜩 붉히는 승아.

“저... 저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말을 끝내고 고개를 푹하고 숙였다.

말을 오해한 것에 목덜미까지 붉게 달아오른 것이 눈에 들어온다.

정윤주가 나이답게 농염함이 묻어난다면, 예린은 발랄하고, 승아는 조금 엉뚱하다.

확실히 자신만의 매력이 있는 세 여인.

이렇게 죽여주는 세 명의 여자가 스스로 원하는데 먹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바보나 다름없다.

내 시선에 살짝 열려 있는 안쪽의 침실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이 안에 침실이 있다는 것에 제법 놀랐는데, 애써 태연한 척 넘겼다.

‘이거, 불법 아니야?’

상연누나가 만들어 놓았을 리는 없고, 이 전에 꾸며 놓은 것이라 생각되었다.

아무래도 나중에 정확하게 알아 본 후, 그대로 둘지 없앨지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지금은 아주 좋은 타이밍에 자리까지 마련되어 있으니 마다할 필요가 없겠지.

이 전에는 짐승처럼 몰아붙였으니 조금은 부드럽게 가 볼까?

나는 샴페인이 든 잔을 들어 올리며 건배를 제의했다.

누구도 빼지 않고 마주쳐 오는 잔이 맑은소리를 뱉어냈다.

한 병 두 병 비워지는 샴페인에 술기운이 돌며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얼굴들.

살짝 달아오른 세 여자는 맛있게 익은 과일처럼 탐스러운 모습으로 조금씩 흐트러지고 있었다.

언제 옆으로 왔는지 예린과 승아가 각각 오른편과 왼편에 자리해 팔짱을 끼고는 가슴을 밀착해 왔다.

왼쪽에서 느껴지는 제법 큰 B컵의 가슴이 뭉개지며 기분 좋은 감촉을 선사한다.

오른쪽에선 조금은 아담하지만 말랑말랑한 가슴이 팔을 꾸욱 하고 눌렀다.

예린보다 작은 가슴임에도 젖꼭지가 살짝 더 크기에 도드라지게 팔을 찔러 들어온다.

팔을 결박당해 술을 마시기가 곤란해지자 예린이 잔을 들어 입에 가져다준다.

꿀꺽.

샴페인을 목에 넘기자 기다렸다는 듯 승아가 안주를 집어 입에 넣어 주었다.

이를 묵묵히 바라보던 정윤주가 벌떡 일어나 치마를 살짝 걷어 올리며 테이블에 걸터앉았다.

나와 테이블의 거리가 비좁기에 다리를 벌려야 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뽀얀 허벅지가 눈앞에 드러나고 살짝살짝 보이는 팬티가 시선을 자극한다.

시각이 보통을 넘는 탓에 얼룩진 앞면이 적나라하게 보인다.

불끈.

“어멋~ 오빠야~ 오빠 아들 화났데이~”

예린이 호들갑을 떨자 승아의 시선도 내 중심부로 향한다.

그때, 정윤주가 테이블 옆에 샴페인잔을 들어 올리며 입으로 가져간다.

샴페인을 입에 가득 물고는 내 얼굴을 양손으로 잡았다.

정윤주와 내 시선이 얽혀들고.

잔잔하게 떨리는 동공이 눈에 들어온다.

은은하게 붉은 얼굴과 탐스러운 과일처럼 윤기를 발하는 입술.

이 전보다 뽀얀 피부와 눈을 껌뻑일 때마다 드러나는 속 쌍꺼풀이 매력적이다.

츄웁.

얼굴을 당기며 정윤주가 내 입에 탐스러운 입술을 마주쳐왔다.

주르륵.

그리고 흘러드는 샴페인이 입과 입 꼬리를 타고 흘러내린다.

동시에 입 안을 헤집고 들어오는 말랑한 혀가 기분 좋게 입 안을 노닐었다.

샴페인의 새콤달콤함과 더욱 달콤한 타액.

츄우웁. 츄웁. 츄웁.

쩌어업.

혀와 혀가 얽히고 서로의 타액을 교환한다.

서로의 입 안을 꼼꼼하게 살피며 침입과 방어를 되풀이 했다.

쮸웁.

“하아... 하아... 하아...”

입이 떨어지며 들어차는 숨.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그 여운을 즐긴다.

“오~ 언니 화끈하데이~”

화아악.

그러곤 급격히 붉어지는 얼굴.

막상 일을 벌이고 나니 부끄러움이 밀려오는가 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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