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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는 다보여-153화 (153/297)

2. 사냥꾼.(125)

2. 사냥꾼.(125)

30분이 훌쩍 넘어 돌아온 종탁.

그를 바라보는 철수의 눈에는 부러움이 한가득했다.

마치 복수에만 전념하여 살아온 인생을 부정당하는 느낌.

‘그래. 씨발! 저 인간도 하는데 나라고 못 할 게 뭐 있어? 이번일 끝내면 나도 부자라고!’

이번 일만 끝내면 2억이 넘는 돈이 들어온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는 일반인을 납치한다는 죄책감 따위는 사라져 버렸다.

그저 자신을 배불려줄 먹이일 뿐이라 생각했다.

“크크큭~ 쌍년~ 좆나게 붙어대네.”

“어디서 했냐?”

“뒤쪽에 으슥한 곳이 있더라고. 목표물 확인도 했다.”

“그래?”

“살려서 납치만 하라고 했지 건드리지 말라는 말은 없었잖아?”

“낄낄낄~ 새끼~ 한 발 빼고 와서 또 할 생각이냐?”

“급이 다르지~ 급이 달라~ 완전히 죽여준다니까?”

“그거야 사진으로 확인했지.”

“야~ 쓰바~ 사진 그 거론 비교도 못한다.”

종탁이 입술을 핥으며 말하자 정배의 눈도 음욕으로 번들거렸다.

“그렇게 죽이든?”

“연예인 저리 가라야. 흐흐흐~”

그들의 말을 들으며 철수의 눈도 음욕으로 물든다.

목표의 사진은 자신도 보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실물은 더욱 죽여준다니.

“얼씨구? 철수 표정이 달라졌는데? 크크큭~”

“이제야 사람다운 얼굴이 되었구만?”

“형님들. 저... 저도 하는 겁니까?”

그 말에 종탁이 껄껄 웃으며 철수의 머리를 헝클였다.

“당연하지~ 하지만 찬밥도 위아래가 있는 건 알지?”

***

술기운이 올랐던 얼굴은 온데간데없다.

목숨을 건 수많은 전투.

거기에 더해 퓨리다크니스에 절여진 그들의 신체는 이미 인간의 한계를 초월했다.

이 정도 술기운은 조절할 능력들이 있는 그들이다.

은밀하게 클럽의 뒤로 돌아가 그들은 창고가 있는 높은 담벼락을 훌쩍 뛰어 넘었다.

입구를 지키는 이들이 있었지만 3m에 가까운 담벼락을 뛰어넘어 침입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안쪽으로는 지키는 이들이 없었다.

그렇게 클럽의 뒷문으로 다가선 삼인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진입했다.

길게 늘어진 복도에는 오른편에 클럽 안으로 향하는 입구와 왼쪽으로는 세 개의 문이 보였다.

제일 끝에 있는 곳이 목표가 있는 사장실이다.

그때, 클럽 쪽 입구에서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러곤 이내 세 명의 사내를 발견하곤 미간을 일그러트린다.

“어이, 당신들 뭐야? 이곳은... 커억!”

사내의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말을 이어가던 그 순간, 재빨리 몸을 움직인 정배가 달려들었던 것.

그의 움직임에 놀란 사내가 미처 소리를 지르기도 전에 울대를 손날로 가격한 탓이다.

목을 잡고 컥컥 거리는 그의 뒷목을 수도로 내리쳐 마무리를 한 정배가 고개를 돌렸다.

“철수야. 얘 좀 밖에 던져 놔.”

기절한 사내를 밖으로 던져놓고 사장실을 향해 다가갔다.

삼인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었다.

클럽의 특성상 아무리 방음이 잘되어 있다 해도 음악 소리가 크게 들리기 때문이다.

정배가 문손잡이에 손을 얹으며 총을 꺼내 들었다.

뒤에 선 종탁과 철수도 나이프를 꺼내 손에 쥐었다.

혼자라는 것을 확인했지만, 잠깐 사이 고정욱이 방문했을 가능성도 있던 탓이다.

서로 안면이 있지는 않지만.

소문으로는 들어서 알고 있었다.

미친개.

특히 정염귀에 대해서는 미친개라 불릴 만큼 집요했는데.

목숨을 도외시하고 달려드는 모습이 광기에 차 있다고 해서 미친개라 불렸다.

“들어간다.”

정배가 사장실의 문을 활짝 열며 빠르게 안으로 진입하며 총구를 겨누었고.

뒤에 들어선 종탁과 철수가 나이프를 겨누며 경계하며 문을 닫았다.

이들의 모습을 보며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뜬 여성이 눈에 들어온다.

갈색의 웨이프펌과 은은한 섹기가 드러나는 얼굴.

클럽에서 즐기는 동안 본 어떤 여성보다 아름다운 외모였다.

언뜻 보이는 몸매 또한 농염하게 굴곡진 것이 절로 침이 삼켜지는 모습이다.

철수가 목표인 이상연을 보며 침음을 삼켰다.

사진 따위는 비교도 안 되는 실물에 넋이 나간 것.

클럽 안에서 종탁이 데려 나갔던 원피스녀 따위는 비교도 안 되는 미모였다.

섹기를 타고나기라도 했는지, 그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음심이 일어났다.

꿀꺽.

“흐흐흐~ 거 봐. 내 말 맞지?”

“낄낄낄~ 좆나 죽여주잖아?”

이상연을 보며 낄낄 거리는 두 형님의 음성.

철수의 머릿속에는 눈앞의 여성이 알몸으로 자신의 배 밑에 깔리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그러자 절로 아랫도리가 볼록해지는 것을 느낀다.

더불어 형님들보다 먼저 저 여자를 범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형님들... 부탁이 있습니다.”

“엥? 부탁?”

“뭔 부탁? 설마, 네가 먼저 한 빠구리 하고 싶다는 말은 아니지?”

철수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종탁과 정배를 바라봤다.

그러곤 결심한 듯 입을 연다.

“우리 일 마치면 7억입니다. 저는 2억만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두 분이서 2억 5천씩 하시죠. 대신 제가 저 여자 먼저 먹겠습니다.”

“어...? 쓰바... 좆나 고민 때리네.”

“어쩔 수 없지. 동생이 그렇게까지 원한다면야.”

순번이 뒤로 밀리는 대신 1500만원이 넘는 돈을 더 가져간다.

“좋아. 그렇게 하자.”

“그래그래~ 너부터 해라. 크크큭~”

“감사합니다. 형님들.”

이상연을 바라보는 철수의 눈은 욕정으로 가득 찼다.

***

갑작스레 사장실의 문을 열며 밀고 들어오는 사내들을 보며 이상연의 심장이 쿵쾅거린다.

설마 했던 일이 정말로 벌어진 것.

그들의 손에는 총과 칼이 쥐어져 있었다.

언제고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곤 짐작했지만.

막상 일어나자 손발이 덜덜 떨려온다.

그녀는 저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사내들을 바라보며 티 나지 않도록 책상 밑의 버튼을 눌렀다.

버튼을 누르면 나대명에게 연락이 가도록 되어 있기에.

누르는 즉시 무슨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어어~ 움직이지 마.”

이상한 낌새를 느낀 것인지 정배가 이상연을 노려보며 총구를 겨눈다.

“당신들... 누구죠? 돈이 필요한 거라면 드리겠어요.”

총과 칼을 든 괴한들이 들이닥쳤음에도 상당히 차분한 음성.

이에 종탁이 클클 거리며 말했다.

“이야~ 강단 있네? 무섭지도 않나 봐?”

“돈 준다는데? 준다면 받아야지. 그리고 덤으로 옷도 좀 벗어 봐.”

“당신들... 지금 실수하는 거야.”

“오우~ 그 표정. 살벌한데?”

“원하는 게 뭐지?”

“그냥 이리 나와서 얌전히 옷이나 벗어. 원하는 것은 우리가 알아서 찾을 테니까.”

정배가 총구를 들이대며 까딱였다.

이에 움찔한 이상연이 한차례 심호흡을 하고는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킨다.

흰색의 블라우스와 달라붙는 스키니진.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모습에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휘유~ 일어서니까 더 죽여주네. 저 가슴 빵빵한 것 봐. 골반 보니까 애도 잘 낳겠어~ 크크큭~”

이상연은 대놓고 희롱하는 말을 애써 무시했다.

몸을 일으킨 이상연이 책상을 빠져나와 몇 발자국 다가선다.

또각. 또각.

붉은색의 락스터드 하이힐이 바닥과 마찰하며 또각 거리는 소리를 만들어 냈다.

삼인과 이상연의 거리는 불과 다섯 발자국 거리.

긴장으로 심장이 터질 듯 쿵쾅거린다.

비상 버튼을 눌렀으니 곧 나대명과 고정욱이 올 것이다.

앞으로 길어야 5분.

“철수야.”

정배가 철수를 부르며 총을 품으로 갈무리했다.

이 안에 있는 것은 자신들과 목표가 되는 일반여성 한 명.

긴장할 필요성도 없는 상황이었다.

“네가 원하는 데로 먼저 해.”

“감사합니다.”

감사를 표하며 철수가 앞으로 나섰다.

형님들 앞에서 섹스를 할 생각에 약간의 부끄러움이 생겼지만.

그런 부끄럼 따위는 잊어버릴 정도로 이상연의 외모는 뛰어났다.

이 정도면 A급 연예인도 저리 가라 할 정도가 아닌가.

이상연의 앞까지 다가선 철수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움찔.

아무리 강단이 있다 해도 이런 상황에서 침착할 수는 없는 법.

그의 손에 이상연이 바들바들 떠는 것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고심을 떨쳐 내자 이렇게 위협하는 것조차 흥분으로 다가온다.

수년 동안 주사해 온 퓨리다크니스는 그만큼 그의 정신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었다.

주우욱.

투두두둑.

철수가 블라우스의 앞섬을 힘껏 잡아당기자 잠겨 있던 단추들이 뜯어지며 흰색계열의 브래지어가 드러났다.

“꺄악!”

놀란 이상연이 본능적으로 양팔로 감싸며 가슴을 가렸다.

“오오~ 역시 좆나 크네?”

“거 봐~ 철수야. 너도 할 수 있다니까? 흐흐흐~”

가린다고 가렸지만 팔위로 삐져나온 가슴골이 철수의 눈에 들어왔다.

풍만한 가슴은 얇은 팔로 전부 가리긴 힘들었던 것이다.

뽀얀 살결과 코끝을 스치는 향기로운 체취에 넋이 나갈 것만 같았다.

철수가 본격적으로 옷을 벗기기 위해 이상연의 어깨를 잡아든다.

웅크리며 고개를 숙였던 이상연의 얼굴이 번쩍 들렸다.

동시에 음욕으로 번들거리는 철수의 시선과 이상연의 시선이 얽혀들었다.

‘뭐야?’

고개를 든 이상연의 눈엔 두려움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무언가를 노리는 듯 날카롭게 빛나는 눈동자.

순간 밑에서부터 느껴지는 섬뜩함에 철수의 고개가 뒤로 홱 하고 젖혀졌다.

동시에 턱을 스치며 지나는 이상연의 팔꿈치.

피핏.

아슬아슬하게 빗겨나가며 턱에서 화끈함이 밀려든다.

주르륵.

뒤로 한발 물러서며 철수가 턱을 부여잡았다.

어찌나 신속하고 빠른 공격이었던지 스친 것만으로 턱이 갈라지고 피가 터져 나왔다.

“이... 이 씨발...”

일반 여성의 공격이라곤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스피드.

당황한 철수가 욕을 내뱉으며 몸을 세우는 순간.

어느새 다가온 이상연이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퍼억.

“꾸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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