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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는 다보여-161화 (161/297)

2. 사냥꾼.(133)

2. 사냥꾼.(133)

동굴에 들어찬 눅눅한 습기는 호흡조차 불쾌하게 만들었다.

사람 서너 명은 일렬로 서서 진입해도 될 정도로 넓은 동굴.

높이도 3미터 이상은 될 듯하다.

끝없이 이어진 깊이는 도저히 가늠할 수조차 없었다.

다행이라면 경사가 조금은 위로 향해 있다는 것.

어쩌면 이 동굴의 끝은 우리가 떨어져 내린 그 위쪽이 아닐까?

“헤엑... 헤엑... 가... 같이 가요...”

어둠으로 인한 긴장감과 축축한 습기는 사람을 절로 지치게 만든다.

더군다나 나보다 체력이 한참이나 떨어지는 이은지 임에야 당연할 수밖에.

그렇다고 그녀의 편의를 봐주는 매너 따위는 보이고 싶지 않다.

이미 나 또한 어둠으로 인한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는 중이기도 했고.

동굴은 진입할수록 점점 더 높아지고 넓어졌다.

과연 이것이 자연적으로 생긴 동굴일까?

이미 수 킬로미터는 진입한 것 같은데.

언젠가 한 번 가 본 제주도의 만장굴보다 더욱 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흐으... 헤엑... 헤엑... 조금... 조금 쉬었다 가면 안 될까요?”

끊임없이 떠드는 이은지의 음성이 귀에 거슬렸다.

나는 짜증스럽게 얼굴을 찌푸리며 우뚝 멈춰 섰다.

쿵.

그러자 죽기 살기로 바짝 붙어 따라오던 이은지의 머리가 등에 부딪힌다.

“아앗! 미안해요!”

“야. 그렇게 떠들면 더 체력이 빠지지 않겠어? 너로 인해 휘말려서 다른 사람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네 목숨이 그렇게 중요해? 어?”

으르렁거리듯 다그치자 고개를 숙이며 하염없이 땅만 바라보는 모습.

물에 빠져 젖은 옷과 동굴 특유의 한기로 인해 바들바들 떠는 모습이 안쓰러울 법도 하건만.

내 마음은 그저 차갑게 가라앉을 뿐이다.

의찬이형과 여직원은 좀비들로 인해 죽었을지도 모르고.

나연누나와 성기형은 지금 이 상황보다 더욱 곤란한 상황에 빠졌을지도 모를 일.

그녀를 바라볼 때마다 울컥하는 마음에 자꾸만 주먹이 뻗어 나갈 것만 같다.

“흐윽... 죄... 죄송합니다...”

용서를 구하는 그녀를 뒤돌아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곤 약해지려는 마음을 모질게 다잡는다.

“씨발...”

사실, 생각보다 몸속을 파고드는 한기가 강해 중간 중간 뇌기를 이용해 몸을 덥히고 있었다.

퓨리 다크니스가 아니라면 일반인과 다름없는 사냥꾼.

아니, 일반인보다는 조금 더 나은 육체를 지녔겠지만.

아마도 그녀는 정말이지 죽을 맛 일 거다.

‘죽던가 말든가!’

뚜벅. 뚜벅.

적막한 동굴을 울리는 두 개의 발소리.

나는 그런 그녀를 외면한 채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살고자 하면 어떻게든 따라 붙을 테지.

얼마나 그렇게 전진을 했을까?

털썩.

잘 따라오던 이은지가 바닥으로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흐윽... 흐윽... 제발...”

미약한숨을 내뱉으며 나를 향하는 손이 눈에 거슬렸다.

애초에 물살에 휘말렸을 때 더욱 모질게 쳐 냈어야 했다.

그랬다면 이런 좆같은 기분은 느끼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막 등을 돌려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또 한 번 애처로운 음성이 들려온다.

“저... 전 죽어도 상관없어요... 하아... 하아... 그냥... 부탁... 부탁 하나만 들어 주세요...”

우뚝.

움직이려던 내 몸이 굳어졌다.

그렇게나 살기를 희망하던 년이 죽어도 상관없다니.

계속해서 살려달라고 했다면 그냥 갔을 터인데.

죽어도 상관없는 부탁이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만 것이다.

그러곤 내가 듣던 말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흐윽... 동대문구...”

그리고 흘러나오는 말은 어느 곳의 주소.

이은지는 주소지에 있는 자신의 금고를 내게 알려주며 그 돈을 찾아 어딘가로 전해주기를 바랐다.

“00병원... 이정배... 환자... 그 돈을 치료비로 부탁할게요...”

힘겹게 말을 꺼내던 그녀의 음성이 끊어진다.

겨우 정신을 붙잡고 말했던 것인 듯.

그녀가 전하고자 하는 말은 극히 짧았으나.

병원에 입원한 이가 그녀의 가족이라는 것쯤은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런... 빌어먹을...”

이은지의 말을 들어 버린 귀를 도려내고 싶었다.

일말의 호기심이 마음을 굉장히 불편하게 만들었다.

안 들었다면 모르되 들어버린 이상 그냥 모른 척 하기가 쉽지 않다.

“하아... 좆같네... 정말...”

나는 쓰러져 미약한숨을 내뱉는 이은주의 곁으로 다가 갔다.

이년은 도대체 양심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털썩.

그러곤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추위로 바들바들 떨고 있는 몸과 창백한 얼굴.

가족이 요괴에게 죽고 그중 한 명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복수와 치료비를 위해 사냥꾼을 하고 있다.

그런 신파는 아니겠지?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죄 없는 이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이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은지를 이해하는 내 마음이 거지 같이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도 정염귀의 피해를 본 입장이 아니던가.

나와 같은 나이.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엣 되 보이는 얼굴이다.

막 20대 중반이나 되었을까 싶은 외모.

늘씬한 슬렌더형의 몸이지만 훈련으로 적절한 근육으로 다져진.

만약에 불행이라는 것을 겪지 않았다면 평범한 이들처럼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나이.

누구라도 한 번은 뒤돌아볼 미모는 그녀가 살아가는데 꽤 큰 이점을 주었을 것이다.

사냥꾼이 되지 않았더라면 말이다.

아니, 불행을 겪지 않았더라면이 먼저일까?

“하아... 씨발년... 그래... 살려주마. 그리고 평생 노예로 부려주마.”

정확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나는 어느새 그녀를 살리는 것으로 생각을 고쳐먹었다.

코끝에 손을 가져가 보니 미약하게 숨이 붙어 있다.

오들오들 떠는 이은지를 끌어와 젖은 옷을 하나하나 벗긴다.

일단은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우선.

상의를 벗기고 하의를 벗겼다.

그러자 검정 색상의 브래지어와 팬티가 드러났다.

날씬하면서도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근육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둠으로 흐릿하게 보일뿐이지만 누가 봐도 감탄할 몸이다.

나는 이은지의 브래지어와 팬티도 마저 벗겨 냈다.

B컵 정도의 적당히 큰 가슴과 잘록한 허리.

큰 편에 속하는 키 덕에 제법 큰 골반이 눈에 들어왔다.

튼실한 골반 사이로 무성한 거뭇이 눈에 들어왔지만.

무심하게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

원수나 마찬가지인년을 안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으나.

체온을 유지하는 것은 이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적당히 뜨겁게 달구어진 내 몸에 안기자, 본능적으로 바짝 파고드는 그녀.

나는 그 위에 내가 벗어놓은 상의를 덮어 주었다.

그러곤 미약한 뇌기를 이용해 이은지의 옷을 말려주었다.

더불어 말린 옷들도 이은지의 위에 전부 덮어 준다.

차가웠던 그녀의 몸에 조금씩 열기가 느껴졌다.

창백했던 얼굴도 그 열기에 홍시처럼 달아오른다.

“으으음...”

미약한 신음을 흘리지만 정신은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생각 이상으로 몸 상태가 안 좋았던 모양이다.

손은 온통 피투성이에 성한 손톱이 보이지 않을 정도.

웅크린 상태에서도 갈비뼈가 있는 부위는 크게 부풀어 있었다.

어설픈 심폐소생술로 인해 금이 갔거나 부러진 듯 보인다.

이런 몸으로도 뒤처지지 않고 따라온 것이 대단할 따름이다.

역시 사냥꾼은 사냥꾼이라는 말인가?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서로의 체온을 교환하다 보니 잠시 잠이 들었던 것 같다.

번뜩.

화들짝 놀라며 눈을 뜨자 여전히 어두운 동굴이라는 것을 인식한다.

품에는 여전히 미약한 신음을 흘리는 이은지가 안겨 있었다.

나연누나와 성기형을 생각하면 빨리 가야 할 텐데.

이런 년 목숨을 살리자고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이 짜증스러웠다.

‘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거야?’

손을 가져가 이은지를 흔들어 보지만.

그녀는 여전히 일어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젠장.”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

나는 결국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은지의 몸 안에 직접 뇌기를 넣어 회복을 시키는 것.

여자와의 관계에서 뇌기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이미 파악하고 있다.

이렇게 몸이 망가진 상황에서도 통하려는지 모르겠지만.

이마저 통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버리고 가는 수밖에 없다.

품 안에 파고들어 떨어지지 않으려는 이은지를 겨우 떼어 놓고는 바지와 함께 속옷을 단숨에 벋어 버렸다.

그러곤 이은지를 들어 허벅지 위에 앉혀 놓는다.

부드럽고 말랑한 살이 맞닿자 자연스럽게 발기하는 기둥.

역시나 어떤 상황에서도 빼는 법 없이 단단하게 굳어진다.

우선 손을 가져가 무성한 수풀을 더듬었다.

꺼끌꺼끌한 감촉과 함께 건조한 음부가 손에 걸린다.

이렇게 뻑뻑해서는 내 기둥이 들어갈 수가 없기에 충분히 젖을 때까지 만져 주었다.

하지만 이은주의 음부는 생각보다 쉽게 젖지 않았다.

아무래도 완전히 정신을 놓고 있기 때문인가 싶다.

어쩔 수 없이 입안에 한가득 침을 모았다.

웅덩이가 질 정도로 잔뜩 보아 손에 뱉어내고는 음부 위를 적신다.

‘무슨. 리얼돌같네.’

벽에 등을 기대고 이은주의 가랑이를 최대한 벌려 기둥위로 올렸다.

하지만 자꾸만 빗겨나가는 조준.

“하아... 이게 뭐 하는 짓인지.”

안 되겠다 싶어 옷들을 바닥에 깔고는 이은주를 바로 눕혔다.

원수 같은 년에겐 과한 배려라는 생각을 하며 다리를 벌리고 어깨 위로 올린다.

문질. 문질.

이상하게 찝찝하지만 내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입구에 기둥을 문질렀다.

물기가 조금 모자란 감이 있어 침을 한 번 더 모아 뱉어낸다.

그런데도 어찌나 뻑뻑한지 아랫도리가 아릿할 정도.

나는 허리에 힘을 줘 뻑뻑한 안쪽으로 억지로 기둥을 쑤셔 넣었다.

꾸우욱.

“으으으...”

고통을 느끼는 것인지 이은지가 미간을 찌푸리며 신음을 내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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