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는 다보여-173화 (173/297)

2. 사냥꾼.(145)

2. 사냥꾼.(145)

“으음...”

장수언의 말에도 치료를 위해 푸른 오오라를 발현했던 나연누나가 살짝 찌푸린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정말인가 보네?”

“큭~ 이미 각오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그 능력을 사용한 거야?”

“너무 고맙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런 거로 부담 주기는 싫으니. 그저 나의 능력으로 저런 괴물과 싸워서 승리하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이미 죽음을 확실시 생각하는 장수언.

“뭐, 그렇다는데 마음의 부담은 이 전에 목숨을 구해 준 것으로 대신하도록 하지.”

구해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미끼로 쓰기 위한 발길질이었지만.

별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는 않는다.

“큭!”

대수롭지 않게 지껄이자 상처받은 표정으로 가슴을 부여잡는 그.

그 모습에 다분하게 장난기가 섞여 있다.

그 와중에도 장수언의 안색은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어찌 되었든 나를 도왔다는 것은 사실이니 그의 유언이라도 받아줄 생각에 입을 열었다.

“유언을 전할 가족은 있나?”

“흐흐흐~ 우리 호랑이는 나 혼자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지금껏 살아오면서 만난 적이 없기에 멸종했다고 받아들이는 중이지. 이로써 웨어비스트 중 호랑이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겠군.”

“역사? 현실에서 웨어비스트의 역사는 알 수 없다만?”

“농담은 농담으로 받으라고 은인~”

“죽는 순간에 농담이라니. 흉하지는 않군.”

“흐흐흐...”

“당신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유일한 오점이라면 사냥꾼이 된 것이라 해 두지. 안 것은 얼마 안 되었지만 말이야.”

“크크큭... 그래. 더러운 일도 하기는 했지만, 덕분에 마음껏 호승심을 발휘할 수 있었다. 너 같은 남자를 진즉에 알았다면 나도 조금은 달라졌을까?”

“음~ 그렇진 않았을 것 같은데? 나도 그렇게 깨끗한 놈은 아니라서.”

얕게 웃는 그의 안색이 점점 창백해진다.

천천히 감기는 눈.

강인해 보이는 그의 얼굴은 부드럽게 풀려 은은한 미소까지 머금고 있었다.

수컷이랑 제법 많은 대화를 나누었지만, 생각보다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덕분에 나연누나와 성기형이 무사할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그때, 숨이 옅어지던 장수언의 몸에서 투명의 아지랑이라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응? 이건?’

섹스로 여자들을 각성시키는 것이 아닌.

남자에게 능력을 부여할 때 발생하던 아지랑이.

‘웨어비스트에게도 가능해?’

장수언.(권속)

호감 : 52->100

신뢰 : 79->100

애정 : 44->100

충성 : 66->100

죽음의 순간에 모든 수치가 MAX를 찍은 장수언.

당황스러운 내 얼굴에 나연누나가 내 어깨를 짚었다.

“괜찮아?”

“으... 응?”

나는 괜찮다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장수언을 내려다본다.

모든 생명을 소진해 죽음의 문덕에 이른 그.

내가 그를 각성시킨다면 살아나는 걸까?

모든 수치가 MAX를 찍었기에 배신에 대한 걱정은 없다.

그게 아니더라도 질문으로 거짓과 진실을 구별할 수도 있고.

물론, 거짓과 진실을 구별하는 것이 만능은 아니다.

이미 리엔으로 인해 겪어보았지 않은가.

나에게 충성을 다하는 웨어비스트 부하라.

세상의 이면을 살아가는데 강력한 아군만큼 든든한 것도 없다.

이것은 못 먹어도 고다.

각성을 시키고도 죽어 버린다면 그것은 전부 그의 운명.

나는 천천히 장수언에게로 손을 뻗었다.

***

“은인! 정말 큰 은혜를 입었어. 내 목숨이 살아 있는 한 은인을 따를 것을 맹세하지.”

장수언은 강인한의 앞에 허리를 넙죽 숙여 보였다.

자신보다 한참은 어린 나이의 강인한이지만, 죽음이 확실시 된 자신에게 다시 한 번 살 기회를 제공해준 은인인 것이다.

그뿐이 아니라 전신에서 느껴지는 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만함에 짜릿한 전율이 타고 오른다.

거대 백사를 처치했을 때의 그 짜릿함과는 다른.

한계를 초월한자만이 느낄 수 있는 고양감이다.

홀로 살아왔던 그에게는 지도자가 없었다.

그렇기에 웨어비스트의 모든 능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장수언 역시 김나연과 같은 반푼이나 마찬가지였던 것.

억지로 생명을 태워 조금이나마 힘을 끄집어 낼 수 있었다.

지금껏 그 방법이 옳은 것이라 여기기도 했고.

하지만 지금에서야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한다.

완전하게 호랑이로 변한 장수언.

하지만 거대백사를 상대할 때 생명을 태워 가며 변했던 네 발의 호랑이와는 다르다.

인간처럼 두 발로 선 호랑이의 모습.

‘대전 게임 캐릭터를 닮았는데?’

뿐만 아니라 그의 움직임에서 느껴지는 강맹함.

족히 두 배는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크르르! 지금이라면 저깟 괴물 놈도 단숨에 찢어발길 수 있을 것 같군.”

그렇게 소리치는 장수언의 음성에는 자신감이 서려 있었다.

그렇다고 저 말이 진실은 아니라 생각되지만.

카앙. 카앙. 카앙.

손톱을 길게 빼고 비늘을 후려치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상처 하나 낼 수 없었던 것과는 달리, 비늘이 조금씩 깎여나가고 있는 것이 보인다.

강인한은 그런 장수언에게 말했다.

“어이~ 그만 망가트려. 비늘은 챙겨 갈 거니까.”

“아! 은인! 미안하군. 나도 모르게 힘에 취한 것 같다.”

“미안하면 손톱으로 비늘들이나 전부 떼어내든가.”

“크르르~ 알겠네~ 알겠어! 나에게 맡겨두라고 은인!”

“그리고 그놈에 은인 소리 좀 그만할래?”

“크르르... 은인을 은인이라 부르지 못하다니. 그럼 뭐라 불러야 하나?”

“허... 지가 무슨 홍길동이야?”

“좋아! 크르르~ 그럼 대장이라 부르지.”

스거걱. 스거걱.

혼자 멋대로 호칭을 정한 장수언이 손톱으로 거대백사의 비늘을 떼어내기 시작했다.

강인한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은지에게로 시선을 옮긴다.

“크으으으으~ 크으~”

여전히 이성을 잃고 있는지 침을 줄줄 흘리는 모습.

예쁘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혈관이 툭툭 불거져 나와 있다.

그 상태가 점점 심해지는 것이 이러다간 확실하게 마물이 될 소지가 있었다.

“쟤는 어떻게 해야 하나. 치유로도 불가능하고 말이야.”

김나연의 치유 능력으로도 마물화가 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어쩌면 저대로 죽이는 수밖에 없을지도.

그런 강인한의 단전에선 뇌기가 계속해서 으르릉 거렸다.

애써 무시하고 주변정리를 하고 있기는 했지만, 강인한은 뇌기가 이렇게나 날뛰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것은 암컷을 취하라는 욕구.

짐승 같은 뇌기는 힘을 사용할수록 더 많은 성욕을 불러일으켰다.

저도 모르게 입술을 핥아 올린 강인한의 눈은 은근슬쩍 김나연의 몸을 훑었다.

나무에 기대 휴식을 취하는 그녀의 모습은 더러워진 상태에서도 그 미모를 숨길 수 없다.

편한 옷차림을 하고 있지만, 그 안에 든 가슴과 골반의 굴곡은 숨지기 못했다.

휘이이이잉~

살살 불어오는 바람.

김나연의 체취가 바람을 타고 그의 코를 스친다.

땀이 섞인 그녀의 체취는 강인한의 욕망을 더욱 들끓게 만들었다.

불쾌하기보다는 여자의 진한 페로몬에 환각증세라도 일으킬 것만 같았다.

마음 같아선 짐승처럼 달려들어 그녀의 향과 맛을 마음껏 즐기고 싶었다.

“어떻게 할 거야?”

문득 들려온 김나연의 음성에 정신을 차린 강인한.

“응? 뭘?”

“이은지씨 말이야. 저 상태로는 얼마 못 버텨.”

“그래? 그냥 죽여 버려야 하나?”

강인한의 무심한 말에 김나연의 미간이 좁혀진다.

아무렇지 않게 죽인다는 말을 지껄이는 모습에 살짝 위화감이 든 것이다.

“너답지 않네.”

“어?”

“나도 저 여자가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널 위해 목숨을 도외시한 모습은 봤어. 그런 사람을 그렇게 쉽게 죽인다는 네가 낯설어.”

“아...”

“원래의 너라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고자 했을 것 같아. 나는 네가 그렇게 무정한 남자는 아니라 생각하거든.”

김나연의 말에 강인한은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을 느꼈다.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으나.

조금 전까지의 자신은 사냥꾼들과 김동운을 죽였을 때와 비슷했다.

‘하... 이런... 나도 모르게 광기에 휩싸였던 건가?’

자신답지 않았던 것에 반성을 하며 하나의 다짐을 공고하게 했다.

‘적에겐 자비를 배풀지 않더라도. 최소한 호의에는 호의도 대하자.’

“미안...”

김나연은 올곧은 눈으로 시선을 마주해 오는 강인한의 눈빛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인다.

최소한 그가 생명을 쉽게 생각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느낀 것이다.

“그래. 믿어.”

그 한마디에 강인한은 가슴이 충만해지는 것을 느꼈다.

김나연의 눈이 정수지와 이상연이 보내오는 그 눈빛과 닮아 있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믿어 줘서 고마워. 나연아.”

“으... 응?”

누나라는 호칭을 빼고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오는 강인한.

자신보다 어린 동생이 그리 부른 것에 화가 난다기보다는 알 수 없는 부끄러움이 밀려들었다.

단숨에 얼굴이 벌게진 김나연의 시선이 혼란스럽게 변한다.

‘뭐야... 왜... 왜 이렇게 부끄러운데?’

처음 느껴보는 당혹감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겨우 이름이 불리어졌을 뿐인데 이렇게나 당황하는 자신이 한심하기까지 했다.

“왜 그래. 나연아?”

익살스럽게 웃으며 재차 이름을 불러오자 김나연이 황급히 얼굴을 수습하며 버럭 했다.

“너! 누... 누나한테! 나연아가 뭐야!”

김나연은 자신도 모르게 버럭해 버리고 오히려 더욱 당황해 버린다.

말까지 더듬으며 어색한 말투가 거슬린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눈을 마주쳐오며 미소 짓고 있는 강인한의 모습에 시선마저 갈팡질팡 잡을 길이 없었다.

“으음... 나는 우리가 연인이라고 생각했는데... 누나는 아니었나 보네... 나 따먹고 버려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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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146)

사냥꾼.(146)

“야! 그... 그런 말이 어디 있어!”

너무나 직선적인 말에 언성을 높인 김나연.

남녀 간의 관계를 따먹는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 거부감이 든 탓이다.

“뭣들하는 거여~? 사랑싸움이야?”

장수언과 함께 거대백사의 비늘을 뜯어내던 왕성기가 어슬렁거리며 다가왔다.

이미 둘의 분위기가 묘하다는 것을 느꼈기에 거침없이 말하는 모습.

전신에는 비릿한 피를 뒤집어쓰고 있었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씻을 곳이 없었다.

전투를 마친 바바리안의 모습이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거친 전사와 같아 제법 든든해 보이기도 한다.

“무... 무슨...”

어울리지 않게 얼굴까지 붉히며 외면하는 김나연.

“흐흐흐~ 이 부러운 새끼~ 그나저나 뭐라도 먹어야 하는 거 아냐? 몸이 변하고 참을 만하기는 한데 너무 오래 못 먹었어.”

“그렇긴 한데... 저거 먹을 수 없나?”

“뭐? 뱀을 먹는다고?”

“뭘 그렇게 놀래? 산 채로 잡아먹게 생겨서는~ 바이킹도 형님 하겠는데?”

“흐흐흐~ 아무리 바이킹이라도 저걸 먹을 생각은 안할 것 같은데?”

실실 쪼개는 왕성기는 바이킹이라는 말이 그렇게 기분 나쁘진 않은 모양이다.

“또 싸우게 될지 모르는데 단백질 섭취는 해야지.”

“그건... 또 그렇지만...”

그때 반인반수 모습의 장수언이 다가왔다.

‘거참... 적응 안 되네.’

여전히 모든 것이 적응은 안 되지만, 저 모습의 웨어비스트가 날 따르게 되었다는 것은 더욱 적응이 안 된다.

“크르르~ 비늘이 너무 많아. 끝이 없군. 이러다가 기습을 받으면 싸울 힘도 없겠어~”

장수언이 바닥에 비늘들을 던져 놓으며 말했다.

비늘은 손바닥을 두 개 겹쳐놓은 크기였는데 거대백사가 죽었어도 그 강도는 여전했다.

“어이~ 혹시 배고프면 저거라도 먹어보지?”

“큭? 은인... 아니, 대장. 대장은 나를 야만인으로 아는 건가?”

“못 먹어? 짐승인데 뭐가 그래?”

“허~ 크르르... 난 어릴 때부터 인간들 사이에서 자랐다고! 저런 걸 생으로 먹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음... 그런가? 늑대소년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거랑 같은 건가?”

“그건 또 무슨 소리인가? 크르르~ 그래도 구워 먹는다면 어떻게든 될 것 같기는 한데... 뱀을 구워서 먹어 본 적은 있다.”

***

일단은 굶어 죽을 수는 없으니 뱀이라도 구워 먹기로 했다.

좀비나 점핑, 덩치를 잡아다 구워 먹는 것보다는 보기에도 익숙한 것을 먹는 것이 훨씬 낫다.

그것이 20미터를 훌쩍 넘는 거대한 크기라 해도 말이다.

다른 사람들이 뱀 고기를 준비하는 동안, 나는 이은지를 살펴보기로 했다.

나를 향해 공격을 자제하려 하지만 거의 본능에 가까운 수준.

시시각각 점점 사람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었다.

“가능하겠어?”

이은지를 살펴보던 나는 그녀의 몸 안에 요기가 잠식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가능은 할 것 같은데...”

겪어본 적이 있지.

극약처방으로 자지주사를 꽂아 사정해 주면 가능한 일.

쑤셔 넣고 흔들어 사정하는 거야 간단하지만.

이제 막 관계를 정립한 나연누나의 눈치가 보인다.

이 걸 말해야 하나?

“방법이 있다면 해야지.”

“으응... 그래?”

“무슨 문제인데?”

내 심상찮은 기색을 느낀 걸까?

나연누나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흘긴다.

“일반적인 방법은 아니라서.”

“그래도 가능하다면 해야지. 그래도 널 구하려고 그렇게 된 건데.”

“그... 그렇지? 당연한 거지?”

“응. 최소한 방법이 있다면 시도는 해 봐야지. 그런데 왜 그렇게 당황해?”

“그건 말이지...”

나는 이은지에게 해야 할 극약처방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 방법을 들은 나연누나의 얼굴이 심각하게 굳어진다.

세상에 그런 방법이 어디 있냐는 표정.

그저, 네가 물건을 휘두르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냐는 듯.

나연누나도 눈치가 있다면 나에게 연인이 있음을 눈치 채고 있을 거다.

그런 주제에 자신과 섹스를 해 버린 나.

더군다나 그녀는 함께 일할 당시에도 내가 여자를 만나고 헤어지는 걸 보아왔다.

음... 나라도 못 미덥기는 하겠다.

“휴... 내가 겪었으니 못 믿는 건 아닌데... 꼭 그 방법이어야 하니?”

“누나는 내가 이 상황에서 쟤한테 성욕을 풀려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 그건 아니지만...”

이해는 한다.

누가 사랑하는 사람을 타인과 나누고 싶겠는가.

그나마 자기주장을 확고히 하지 못하는 이유는.

나에게 상연누나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관계를 맺게 된 것으로 인한 것일 터.

“흐흐흐~ 우리 나연이 귀엽네. 질투까지 하고~ 방법이 있다면 최소한 실행해 보라는 사람은 어디 갔을까?”

“내 말은 그 말이 아니잖아!”

나는 조금 더 뻔뻔하게 나가기로 했다.

이럴 때는 아예 뻔뻔한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안다.

“나를 독차지하고 싶은 건 알겠지만, 지금은 사람을 구하는 일이잖아.”

“누... 누가 그렇다고! 흥! 네... 네 마음대로 해!”

토라진 듯 팔짱을 끼고 고개를 돌려 버리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큭큭 거리며 웃었다.

그러곤 빠르게 다가가 손으로 턱을 잡아 올린다.

츄우웁.

“흐읍!”

빠르게 입술을 부딪혀가자 당황하며 떨어지려는 나연누나의 허리를 잡아당겼다.

당황한 틈을 타 혀를 밀어 넣자 버둥거리는 몸짓이 느껴졌다.

“푸하... 뭐... 뭐 하는 거야! 보면 어쩌려고!”

입술이 떼어지자 두리번거리며 성기형과 장수언을 힐끔거린다.

“뭐 어때. 이제 내 여잔데.”

“너어?”

나는 나연누나가 뭐라 말하려는 찰나에 다시금 입술을 부딪혀갔다.

츄우웁.

이번에는 처음과 달리 몸에 힘이 살짝 빠지는 그녀.

나는 나연누나의 입술을 맛보며 그녀의 입 속을 조금은 거칠게 유린했다.

“후웁...”

완전히 힘이 빠진 나연누나가 양팔도 내 목을 휘감는다.

자신의 입안에 들어온 내 혀를 입술로 빨며 혀 또한 어설프게나마 움직여 왔다.

그 어설픔이 더욱 사랑스럽고 귀엽게 느껴진다.

가슴 밑 부분에 맞닿은 푹신한 살점이 기분 좋게 눌러 들어왔다.

역시 여자는 슴가라는 공식이 당연해지는 순간이다.

허리를 둘렀던 내 손이 본능적으로 탱탱한 엉덩이로 향했다.

“으읍! 그... 그만!”

당황하며 내 품을 빠져나가는 나연누나.

나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입맛을 다시며 그녀를 바라본다.

함부로 다가갈 수 없을 정도의 존재감을 뿜어내는 그녀.

그 도도하고 고귀해 보이던 그녀가 나로 인해 당황하는 모습은 남자의 정복욕을 한껏 부추긴다.

나는 한 발 물러난 그녀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손을 잡았다.

가늘고 긴 손은 수많은 훈련을 겪어온 것과는 달리 상당히 부드러웠다.

아마도 나로 인해 피부가 좋아지면서 손도 부드러워진 것 같다.

“누나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 티를 냈는지 알아?”

“그... 그래? 그렇다면서... 넌... 다른 사람... 아니... 아니야.”

자신을 좋아하면서 왜 다른 여자랑 교재를 하고 있느냐는 일종을 반발인가 보다.

“끝까지 철벽을 치던 철벽녀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그건...”

“그렇다고 따지자는 건 아니야. 네가 이제 내 옆에 있을 거라는 것이 중요하지.”

그 말에 부끄러운 듯 살살 몸을 비트는 것이 보인다.

한 번 눕히고 나니 못 보던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것 같다.

‘역시, 여자는 일단 눕히고 볼일인가?’

“나도... 그래...”

기어들어 가는 음성으로 말하며 푸욱 하고 고개를 숙이는 그녀.

“뭐라고? 잘 안 들리는데? 아악!”

나는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정강이의 통증에 비명을 질렀다.

“그... 그런 건 대놓고 물어보지 말라고! 바보야! 흥!”

그러더니 몸을 홱 하고 돌려 성기형과 장수언이 있는 곳으로 후다닥 걸음을 옮겼다.

그런 나연누나의 목덜미는 눈에 뛸 정도로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머리를 묶어 올리고 있기에 그 모습이 훤히 드러나 있다.

아무리 어둡다고 해도 내 눈을 피할 수는 없는 법.

“크크큭~ 진짜 귀엽네.”

나연누나의 모습을 뒤로하고 겔겔 거리고 있는 이은지에게 시선을 돌렸다.

괴로운 듯 계속해서 끙끙거리고 있는 그녀.

그 모습이 어떻게 해서든 정신을 붙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보인다.

툭. 툭.

“야.”

나는 발끝으로 이은지를 툭툭 차며 불러본다.

나연누나가 없으니 이런 것도 거침이 없다.

“크으으으... 인한... 님... 크으윽...”

이 와중에도 나를 알아보는 건가?

“어이~”

툭. 툭.

발로 몇 번 더 찔러보자.

“크하학! 내놔!”

투두둑.

나연누나가 감아 놓은 실타래가 끊어지며, 희번덕거리는 눈깔을 들이밀며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퍼억.

“캬악!”

나는 반사적으로 이은지의 배를 힘껏 후려 차버렸다.

“워씨! 깜짝이야!”

“케엑! 케엑!”

바닥을 구르며 기침을 토해내는 그녀.

공격에 대비하며 조심스럽게 다가가자 꿈틀거리며 덤벼들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이은지의 머리칼을 우악스럽게 쥐고는 들어 올렸다.

늘씬해 보이지만 피부 안쪽은 단련으로 인해 근육으로 들어차 있다.

고로, 보기보다는 몸무게가 훨씬 나간다는 말.

하지만 끽해야 60킬로그램 언저리.

그 정도 무게를 한 손으로 드는 건 일도 아니다.

“흐으윽!”

정말로 기력이 다한 듯 힘겹게 흐느적거리지만 미약한 발버둥에 불과하다.

“아무래도 머리칼을 잡고 가는 건 좀 그렇지?”

나는 머리카락 대신 이은지의 옷을 움켜쥐고는 사람들과 거리를 벌렸다.

아무리 주위가 어둡더라도 그 정도는 볼 수 있는 이들이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나연누나가 보고 듣는 건 부담스럽다.

언제고 세 여자를 동시에 범할 생각마저 하고 있지만.

이제 처녀 딱지를 뗀 나연누나에겐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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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147,148) 이은지.

사냥꾼.(147,148) 이은지.

막상 쓰레기처럼 이은지를 던져 놓았지만, 자지를 박아 넣을 생각을 하니 금세 불끈하고 솟아오른다.

억지로 틀어막고 있던 욕정이 차올랐다.

단전의 뇌기 또한 어서 빨리 먹어치우라고 짐승처럼 으르렁 거렸다.

바닥에 엎어진 이은지의 바지를 거칠게 잡아당겼다.

쑤욱.

그러자 속옷 없는 뽀얀 엉덩이 두 짝이 탐스러운 모습으로 드러난다.

이은지는 갑작스레 바지가 벗겨지며 경계심을 느꼈는지 힘겹게 발버둥을 치려했다.

나는 단숨에 바지를 벗어버리고는 일어서려는 이은지의 뒷목을 체중으로 눌러 잡았다.

“캭! 크악! 크악!”

잿빛의 어둠이 드리워져 있지만 강인한의 눈은 사물의 색을 구분할 수 있었다.

초인의 영역이나 인외의 존재들은 각자의 특성으로 가능한 일이지만.

강인한처럼 색까지 구분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의 눈에는 잡아 놓은 이은지의 모습이 확연한 색을 띠고 눈에 들어온다.

이는 강인한만이 가진 특수한 능력이다.

강인한과 이은지가 절벽을 오르기 전 폭포수에서 씻었다고는 하지만 반나절이 넘도록 전력을 다해 뛰었다.

뿐만, 아니라 거대백사와 치열한 접전까지 벌인 후였다.

아무리 육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몸속의 노폐물들을 제거했다고는 하지만, 흘러내리는 땀과 그 냄새가 전부 지워질 수는 없다.

스으읍.

강인한은 뽀얗게 드러난 탐스러운 두 짝의 엉덩이를 내려다보며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땀으로 범벅된 이은지의 체취가 코를 강하게 자극한다.

처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사이였지만, 벗고 있는 여성으로서의 매력마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갈라진 사과처럼 쪼개진 엉덩이 사이를 타고 올라오는 강한 암컷의 페로몬.

격렬한 전투와 대적 불가수준인 적의 피를 뒤집어쓰며 애써 눌러놓았던 짐승이 깨어났다.

날것의 암컷 냄새는 수컷 짐승을 단숨에 깨워 버릴 스위치가 되었다.

동굴을 빠져나오자마자 이은지를 유린했지만.

지금은 그 때보다 더욱 강렬하게 여성의 육체를 바라고 있었다.

짜악.

손바닥을 올려 엉덩이를 힘껏 내리치자 진득한 땀으로 인해 더욱 끈끈하게 들러붙으며 경쾌한 소리를 만들어 낸다.

“크으으읏!”

깜짝 놀란 이은지의 입에서 마물과 인간의 울음이 뒤섞인 음성이 새어 나왔다.

마물이 되어도 어느 정도 고통을 느낄 진데, 어중간한 상태의 지금에선 그 고통이 더욱 크게 다가올 터다.

“크흐흐흐~ 손맛 죽이는구만!”

강인한의 눈은 단숨에 성욕으로 들어차 번들거렸다.

삐뚤어진 성욕과 가학이 잔뜩 들어찬 눈빛.

짜아악. 짜악.

눈빛과 함께 무자비하게 엉덩이를 내리치는 손길.

“캬아악! 크흐윽!”

손이 찰지게 내려쳐질 때마다 이은지의 엉덩이가 붉게 물들며 부어올랐다.

어지럽게 그려지는 손바닥 자국이 점점 늘어난다.

누가 본다면 학대를 한다 치를 떨 정도였지만.

강인한의 손은 거침없이 계속해서 떨어져 내렸다.

“그래! 울부짖어! 크흐흐흐~ 네 목숨은 내 손에 달려 있다고!”

이은지는 반쯤 정신이 나간 상황에서도 고통을 느끼며 연신 부들거렸다.

기력이 다해 힘겹게 울부짖으며 거친 숨만을 내뱉는 모습.

반항할 힘이 없다는 것을 인식한 강인한이 이은지의 뒷목을 놓아둔다.

그러곤 바닥에 엎드린 채 볼록하게 솟아 있는 엉덩이로 시선을 가져갔다.

처억.

두 짝의 탐스러운 엉덩이에 각각의 손을 얹은 그.

부드러운 살결이 땀으로 인해 진득하게 달라붙는다.

“크흐흣...”

어찌나 사정없이 후려 갈겼는지 이은지는 손바닥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몸을 잘게 떨었다.

찌어억.

양쪽 엄지손가락으로 살점을 누르며 양옆으로 벌려 낸다.

쪼개진 사과 모양의 엉덩이가 한 번 더 쪼개어졌다.

맞닿아 있던 오동통한 소음순이 서로를 붙잡고 버티지만 이내 약간의 점성을 띠며 떨어져 버렸다.

후욱.

동시에 드러나는 붉은빛의 질구와 더욱 진하게 풍기는 암컷의 페로몬.

수컷이 된 강인한의 눈이 충혈이라도 된 듯 벌겋게 물들었다.

남자라면 누구라도 정신을 차리지 못할 광경이다.

그만큼 이은지는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충분했다.

후우웁. 후웁.

강렬한 냄새가 코를 후벼 팔수록 점점 더 거세게 뛰는 심장.

벌어진 보지를 눈에 담던 강인한의 시선이 살짝 위로 향했다.

회음부를 지나 귀엽게 앙다물려 있었을 항문이 주름을 지우고 벌어졌다.

당겨진 힘을 이기지 못하고 찢어질 듯 힘겹게 벌어진 항문.

지독한 냄새가 나는 건 아니지만 사랑하는 이의 똥구멍도 아니고 이내 억지로 관심을 돌렸다.

자신의 여자들 이었다면 무조건 저 항문에 혀를 꽂아 넣었으리라.

충분히 구경을 한 강인한이 이은지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허리를 잡아 놓고는 중지를 비스듬하게 가져가 균열에 끼워 넣는다.

부드러운 살덩이가 손가락을 감싸는 느낌과 따뜻한 온기.

문질 문질.

손가락을 균열에 세워 놓고 양옆으로 비벼주었다.

“크흑! 캬하악!”

기분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강인한의 손을 벗어나려는 듯 힘없는 반항을 해 왔다.

그럴수록 강인한은 더욱 강하게 압박을 하며 균열사이를 비벼댔다.

물기가 없기에 금세 붉게 물들며 조금씩 부어올랐지만, 강인한은 야릇하게 올라오는 배덕감에 묘한 열기가 오르는 것을 느꼈다.

고통과 쾌감을 넘나들며 조금씩 젖어 드는 보지.

그리고 중지의 끝에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클리토리스가 걸려든다.

“이렇게 오래 버티는 건 오랜만이야. 크크큭~ ”

성감대를 알아내고 자유자재로 자극할 수 있는 강인한.

하지만 이성을 잃은 이은지에게는 그의 스킬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었다.

그나마 인간으로서의 자아가 남아 있기에 이 정도로 젖기 시작한 것일지도.

손을 떼어낸 그는 냄새를 맡고 싶은 강렬한 충동에 중지를 코로 가져간다.

킁킁.

톡 쏘듯 올라오는 냄새에 몸을 흠칫 떨었다.

야릇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냄새가 코끝에 머물러 쉬이 지워지지 않는다.

“감히 내 코를 더럽혀?”

강인한은 손에 뇌기를 조금 더 끌어올리고는.

돌연, 손바닥으로 음순 전체를 향해 휘둘렀다.

짜악.

“캬흣!”

큼지막한 손바닥이 휘둘러지며 새하얀 살결의 사타구니와 대음순이 붉게 물들었다.

놀란 것을 표현하기라도 하듯 귀엽게 뻐끔거리는 항문.

“오오~ 이거 반응이 좋은데? 에잇!”

짜악.

“캬흐흑!”

덜덜덜.

이번에는 처음보다 더욱 세게 쳤기에 그 고통은 배가 되었을 것이다.

마물화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눈물을 글썽이며 전신을 떨어대는 이은지.

짜악. 짜악. 짜악.

하지만 그러한 사정에도 강인한의 손바닥은 몇 번이고 이은지의 보지를 가격했다.

이정은의 보지를 발로 유린하던 것과는 또 다른 만족감이 올라왔다.

이상연이 어느 정도 과감한 플레이를 받아주기는 하지만.

발로 보지를 유린한다거나, 보지를 손바닥으로 때리는 행위는 하지 못했다.

애초에 그런 것을 실행해 볼 생각조차 없었던 강인한.

하지만 그의 내면에 있던 짐승이 모습을 드러내며 수컷으로서의 과감한 짓을 저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코를 더럽혔다고 성을 낸 것은 그저 가학 심을 숨긴 행위에 불과했다.

강인한은 보지를 때리던 것을 잠시 멈추고 이은지의 허벅지에 걸쳐져 있는 바지와 아직 멀쩡하게 입혀져 있는 상의를 탈의시켰다.

완전한 알몸이 되어 버린 이은지가 벗어나기 위해 포복으로 바닥을 기었다.

“어허~ 어디 도망가려고? 내가 살려 준다니까?”

강인한은 조금씩 앞으로 전진 하는 이은지의 등에 올라탔다.

“캬윽! 캬아아아!”

육중한 강인한을 등에 태우게 된 이은지.

육체의 한계를 벗어난 그녀이지만, 기력이 다한 이은지는 강인한을 떨쳐 낼 힘 따위는 없었다.

버둥거리는 이은지의 얼굴을 잡아 올리며 입을 귀로 가져간다.

그러곤 이성을 잃고 본능에 따라 버둥거리는 이은지의 귀에 속삭였다.

“네가 제대로 발정이 나야 박아줄 거 아니야. 응?”

그렇게 속삭이곤 등 위에서 빙글 몸을 돌렸다.

하체를 이은지의 겨드랑이 사이로 넣어 잡아 두고는 골반을 손잡이처럼 잡아당겨 올린다.

“끄으으으!”

봉긋하게 솟아오르는 탐스러운 둔부.

한 손을 아래로 가져가 치구를 받치고는 나머지 손으로 둔부 중앙의 협곡으로 가져갔다.

스윽. 스윽.

중지를 협곡에 끼워 살살 문지르자 엉덩이 밑에서 움찔거리는 이은지.

살살 문지르던 강인한의 손이 번쩍 들린다.

그러고는 또다시 내려쳐지는 손바닥.

짜악.

“캬윽!”

엉덩이와 항문, 보지까지 아우르는 충격에 이은지의 몸이 경직되었다.

짜악. 짜악. 짜악.

가학을 즐기기라도 하는 듯 마구 내려치는 강인한.

“캬아앙! 캬아아아!”

짐승처럼 울부짖는 이은지의 고통스러운 얼굴에 눈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아프기 싫으면 어서 질질 싸 보라고~!”

짜악. 짜악.

신명 나게 두드리는 강인한의 손길.

고통으로 일그러졌던 이은지의 얼굴에 야릇한 표정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동시에 내리치는 손바닥을 적셔가는 투명의 액체.

“오호오~ 설마 했는데 정말 젖고 있어?”

이런 플레이를 해 본 적 없기에 계속해서 반응이 없었다면 흥미를 잃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은지의 반응으로 인해 강인한의 성 취향이 조금씩 변화되는 계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철썩. 철썩.

젖어 든 보지와 손이 마찰하면서 소리 또한 질펀하게 변했다.

또한, 이은지의 짐승 같은 울부짖음도 조금씩 변해간다.

“캬흐흥~ 캬흥~”

“그래~ 복종 100을 찍었으니 내 성 노예로 살려주마~”

철썩. 철썩.

“캬하아아앙~”

완전하게 젖어 투명의 액체를 줄줄 흘리고 있는 보지.

강인한은 때리던 손을 멈추고는 벌떡 일어났다.

길이 20cm 둘레17cm 의 웬만한 여자 팔뚝이상 굵기의 양물.

한계까지 발기해 정맥이 투두둑 솟은 방망이가 위용을 과시했다.

그 강직도는 말 그대로 무쇠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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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149) 이은지(2).

사냥꾼.(149) 이은지(2).

푹쩍. 푹쩍. 푹쩍. 푹쩍. 푹쩍.

이은지의 골반을 잡고 짐승처럼 허리를 움직이는 강인한.

뇌기를 품은 강인한의 자지가 질 안을 누비기 시작하면서 이은지의 정신이 차츰 돌아오기 시작했다.

“하읏! 하아악! 하악~ 하악~ 하윽!”

‘뭐야... 뜨... 뜨거워... 무슨 일이... 흐으윽!’

이은지는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정신을 붙잡으려 노력했다.

고통스러울 정도로 화끈거리는 엉덩이와 항문.

그리고 자궁을 두드리는 강렬한 충격에, 정신을 차렸다가도 끊어지기 직전의 필라멘트처럼 계속해서 나갔다 들어오기를 반복했다.

“하으윽! 하윽!”

꾸역꾸역 질을 밀고 들어와 아랫배까지 두드리는 충격.

고통과 쾌감이 동반되는 이율배반적인 느낌.

이것은 분명 그녀가 알고 있던 것이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양물이 비집고 들어왔을 때.

처음 그의 자지를 보고 얼마나 놀랐던가.

초보 사냥꾼시절 살기 위해 다른 사냥꾼들에게 몸을 줄 수밖에 없었다.

아무런 능력도 자본도 없던 그녀는 그렇게 몸을 팔아 자기 실력을 키우고 퓨리 다크니스를 구입할 수 있었다.

몸을 팔기 위해선 그만큼 능숙해야 했기에 얼마나 많은 동영상들을 섭렵했던가.

그러다보니 남자들의 실제 양물크기와 배우들의 크기는 숙지한 상태다.

하지만 강인한의 자지는 동영상에 나오는 대물들 이상으로 크고 단단했다.

“이... 인한님! 하으윽!”

퍽. 퍽. 퍽. 퍽. 퍽. 퍽. 퍽.

“어? 정신 차렸네?”

“아흐윽! 이... 이게 어떻케흑!”

말을 이으려던 이은지는 자궁을 강타하며 밀려드는 쾌감에 끝까지 내뱉지 못하고 머리를 흔들었다.

허벅지를 타고 뜨끈한 질액이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하아앙!”

가볍게 밀려드는 절정에 절로 나오는 교성.

퓨리다크니스를 주사하고 더럽혀지던 기운이 정화되며 더욱 큰 쾌감을 일으킨다.

“아흐흐흐흥!”

줄줄줄.

절정이 밀려들고 수그러들기 무섭게 계속되는 쾌감의 향연.

이은지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밀려드는 쾌감에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다.

처음의 관계는 기억이 거의 없지만, 동굴을 빠져나와 마구잡이로 쑤셔 넣어질 때의 쾌감은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에 비한다면 그저 아주~ 가벼운 오르가슴일 뿐이었다.

“아주~ 줄줄줄 싸는구나~?”

쑤걱. 쑤걱. 쑤걱. 쑤걱.

거대백사에 강인한이 잡아먹히며 죽었다는 것을 느꼈을 때.

이은지는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의 목숨만큼 강인한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가 되었는지를.

그가 없어진 세상에 남겨진다는 생각에 무너져 내리던 마음이 떠오른다.

그때의 기분은 마치 육체에서 영혼이 빠져나가는 것만큼 고통스러웠다.

덥썩.

골반을 잡고 피스톤질을 하던 강인한의 우악스러운 손이 양 가슴을 움켜잡았다.

볼록한 가슴을 거칠게 잡아 챈 손이 부셔버리겠다는 듯 마구 주물러버린다.

일말의 상냥함도 없는 짐승과 같은 손길.

그 고통에 이은지의 입에선 절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아흑! 아... 아파! 싫어! 흐으응~”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가슴이 망가지는 고통과 함께 스며드는 쾌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아픈데... 싫지 않아...’

보통이라면 비명을 지르며 자지러질 정도의 고통.

입으론 싫다고 외치며 이상하게도 그 고통을 점차 쾌감으로 승화시키고 있었다.

강인한의 손가락이 집게손을 만들어 유두를 잡았다.

새끼손톱 반절크기의 분홍빛 유두.

반항을 하듯 꼿꼿하게 발기해 성을 내며 존재를 과시하던 유두는, 둥그런 모양을 유지하지 못하고 거센 손길에 마구 비틀어졌다.

“꺄흐으으응!”

어마어마한 고통이 밀려든다.

가슴을 우악스럽게 주무르던 것 이상의 고통에 이은지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유두를 잡았던 강인한의 손이 다시금 가슴으로 옮겨졌다.

손가락이 떠나며 비틀어졌던 유두가 점차 제 모습을 찾아가며 싸한 고통이 밀려든다.

그러곤 고통이 조금씩 가시며 기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미... 미칠 것 같아!’

아직도 얼얼하지만 그 얼얼함이 오히려 쾌감을 불러일으키는 상황.

“흐읏! 흣! 흣! 흐흐응~”

지금까지 해 왔던 성교는 그저 복수를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이었다.

그녀의 가족을 앗아간 것들에 대한 복수.

그러던 것이 동굴을 빠져나오고 강인한에게 범해지며 쾌감이라는 것에 눈을 떴다.

그리고 지금은 그때의 차원을 넘어서는 쾌감에 절여지고 있었다.

‘나... 난 변태였던 거야? 아... 아니야!’

쾌감과 함께 몰아치는 자괴감이 그녀를 괴롭힌다.

몸은 지금의 쾌감에 절어 아우성을 치고 있었지만, 이러한 고통에 오르가슴을 느끼는 자신이 혐오스럽게까지 느껴진다.

철썩.

“꺄흐흥~”

“짖어! 네 목숨은 나로 인해 두 번이나 구원 받았어! 그러니 이제부터 너는 내 노예다!”

엉덩이를 후려치며 하는 강인한의 말에 수치심이 확 하고 밀려들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엉덩이를 간질이는 느낌에 몸이 뒤틀렸다.

‘더... 더 때려 줘!’

철썩.

“꺄흐흥~”

자신도 모르게 더 때려달라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어진 강인한의 거친 손길에 허벅지를 타고 뜨끈한 액체가 흘러내린다.

‘아... 안 돼... 인한님... 더 이상은 안 돼요...’

안 된다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과는 달리, 이은지의 입에선 암컷의 울음소리만이 새어 나왔다.

“하응~ 하아앙~ 아흐흐흐흥~”

강인한은 거세게 피스톤 질하면서도 계속해서 이은지의 가슴을 비틀고 엉덩이를 내리쳤다.

그녀의 가슴과 엉덩이는 무수한 손바닥자국으로 어지럽게 물들어갔다.

“아... 안 돼! 흐아아앙~”

뜨거웠다.

쥐어 짜여 진 가슴과 유두가 너무나 뜨거워 녹아내릴 것 같았다.

양쪽 엉덩이의 고통은 이제 따끔거리는 기묘한 쾌감으로 바뀐 지 오래다.

철퍽. 철퍽. 철퍽.

후두둑. 후두둑.

강인한의 골반이 두툼한 엉덩이를 때릴 때마다 떨어져 내리는 투명의 액체.

화끈거리는 엉덩이까지 올라오는 알싸한 고통과, 좁은 질을 후벼 파며 쑤셔대는 거근은 자궁을 뚫어버릴 듯 계속해서 충격을 가했다.

가슴을 쥐어짜고 엉덩이를 후려치던 강인한의 손이 엉치뼈 위로 올려졌다.

지금까지완 달리 조금은 부드러운 손길.

올려 진 손에서 엄지손가락이 엉치뼈 사이의 협곡으로 스윽하고 내려왔다.

“흐으윽!?”

이은지는 항문을 비벼오는 손가락에 헛바람을 들이켰다.

사냥꾼들에게 몸을 헌납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불쾌해 보이는 것들은 극구 거부해 왔다.

오로지 정상적인 체위로만 몸을 대 주었던 그녀.

그녀는 상대와 키스조차 하지 않고 그저 가랑이만을 내줬을 뿐이었다.

이에 불만을 표출하는 이들이 제법 있었지만.

그나마 적당한 펠라치오로 이를 무마했다.

그러다 보니 펠라치오의 능력은 과히 최고라 할 정도로 늘어 버렸다.

물론, 상대의 정액을 입에 받거나 얼굴에 묻히는 짓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그런 역겨운 것을 입이나 얼굴에 묻힌다는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다.

‘이... 이렇게 좋은 거였다니...’

그러다 보니 이런 학대 비슷한 섹스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당연히 자신의 항문에 누군가가 손을 가져다 대는 것은 상상도 못 해봤던 것.

손바닥에 스치며 자극되었던 항문을 더듬어 주자 상상도 못 할 쾌감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온다.

“흐으으... 제발... 인한님... 하으으...”

이은지는 자신이 아니게 된다는 불안감에 미약한 반항을 해보지만.

새로 눈 뜨게 된 오르가슴은 그 반항을 강력하게 거부 하였다.

쑤욱.

“아악!”

돌연 꽉 물린 항문을 파고든 손가락에 이은지가 짧은 비명을 터트리며 튕겨 나갔다.

강인한의 손가락에는 미끈한 액체들이 잔뜩 묻어 있었지만, 한 번도 침범당하지 않은 항문은 굳게 닫혀 반사적으로 거부한 것.

앞으로 튕겨 나가는 이은지의 골반을 잽싸게 붙잡은 강인한이 다시금 손을 얹었다.

당황한 이은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인한님! 꺄악! 아... 안 돼! 더러워흐으윽!”

그녀의 외침에도 강인한은 한 손으로 골반을 단단히 부여잡으며 허리를 움직였고.

엄지손가락을 이은지의 항문으로 쑤욱하고 밀어 넣었다.

“하아악! 아... 아... 아파핫!”

손가락이 들어가며 항문의 주름이 옅어졌다.

항문은 배출이 아닌 흡입에 당황하며 불청객을 몰아내려 손가락을 옥죄었다.

쑤걱. 쑤걱. 쑤걱. 쑤걱.

하지만 이내 쑤셔지는 기둥으로 인해 의미 없는 저항을 포기해 버린다.

강인한은 그렇게 엄지손가락을 항문에 꽂아 넣고 마구 허리를 놀렸다.

찌긋찌긋찌긋.

엄지로 항문 안을 살살 돌리며 피스톤지을 한다.

이은지는 점차 항문의 고통이 사라지며 뜨거워지는 기묘한 감각에 배 속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뭐... 뭐야! 흐으윽!’

뇌기로 인해 몸의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진 그녀.

그녀는 엄지손가락이 박혀 있는 항문으로 뜨거운 액체가 흐르는 착각을 느꼈다.

아니, 그것은 착각이 아니라 이물질을 뽑아내기 위한 항문의 반항.

미끈한 장액을 배출하는 작용이었다.

“보지는 처녀가 아니라서 아쉬웠는데, 똥구멍은 아직 처녀인가 보네? 처녀인데도 똥구멍으로 느끼는 거야?”

“흐으윽! 그... 그런 말은... 하으윽!”

너무나 직설적인 말에 이은지는 수치감을 느꼈지만, 그 말이 사실이기에 차마 부정은 하지 못했다.

‘변태... 흐윽...’

강인한은 변태였다.

그리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의 행동에 느끼고 있는 자신도 변태인 것이 분명하다.

‘그래... 난 변태야... 이런 것에 느끼는... 하지만 인한님도 변태...’

인정하자마자 급격히 편안해지는 마음.

그렇게 마음이 편안해지니 오롯이 이 짜릿함을 즐기고 싶어진다.

“하으윽! 조... 좋아욧!”

‘그러니 괜찮아...’

“흐아아앙!”

“오오~ 내 허벅지까지 다 젖잖아~? 으읏... 한 발 나간다! 으으읏!”

이은지의 커다란 비음과 함께 강인한도 그녀의 질 안에 힘껏 배출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몇 번이나 껄떡이며 뿜어내는 정액.

보통 사람이 다섯 번은 사정해야 할 정도의 정액이 이은지의 질 안을 가득 채우고.

이와 함께 발출된 뇌기가 이은지의 몸 안에 퍼져나갔다.

“꺄흐흐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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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150) 이은지(3)

사냥꾼.(150) 이은지(3)

부르르.

“흐으음...”

나는 낮은 신음과 함께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나에게 적의를 가졌던 년의 질 안이지만 그 감촉만큼은 살을 떨리게 만든다.

강렬한 오르가슴에 반쯤 정신이 나간 상황에서도 여운을 느끼며 조여 오는 질압.

확실히 남자든 여자든 운동을 해 줘야 맛있다는 생각이 든다.

쑤우욱.

“흐이익?”

후두둑.

단단하게 박혀 있던 자지를 빼 내자 질액과 정액으로 범벅된 자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한껏 벌어져 구멍을 내 보이던 보지가 조금씩 아물어 간다.

뻐끔. 뻐금.

살아 있는 생물의 입처럼 뻐끔거리며 흘러내리는 허연 백탁액.

내가 만들어 놓았지만 그 자태가 제법 마음에 들었다.

보지도 상당히 예쁘게 생겼고 말이야.

뻐끔거리는 보지에 손을 가져가 양옆으로 벌려본다.

주르륵.

“흐으응...”

그러자 백탁액이 꿀렁꿀렁 거리며 흥건하게 흘러내린다.

“하아... 하아... 하아...”

옅은 숨을 내쉬는 이은지의 눈은 반쯤 멍해져 있다.

나는 그녀를 일으켜 세워 얼굴에 양물을 들이밀었다.

멍한 눈으로 자지를 바라보던 이은지.

고개를 들어 쾌락에 젖은 눈을 마주쳐온다.

나와 마주친 눈가엔 흐르다만 눈물이 범벅이 되어있다.

“빨아.”

명령조로 뱉어진 음성.

이은지의 손이 각각 기둥과 고환으로 향한다.

정성스럽게 감싸고는 작은 입을 크게 벌렸다.

쑤웁.

“훕.”

쭈우웁. 쭈웁.

입에 넣어 빨며 혀를 내밀어 기둥을 훑었다.

고환이 있는 곳까지 흘러내린 액체를 말끔하게 훑어 입에 모아 꿀꺽 삼킨다.

혀를 이용해 귀두 갓에 낀 정액까지 모두 처리한 이은지가 슬쩍 고개를 들었다.

긴 머리 여성을 선호하지만 컷트 머리 여성도 나름 괜찮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한 손으로 볼을 잡아 손가락으로 눌렀다.

그러자 붕어처럼 벌어지는 입.

이미 모든 찌꺼기를 삼켰기에 그녀의 입안에 보이는 것은 붉은 혀뿐이었다.

나는 이은지의 항문을 쑤시던 엄지손가락으로 혀를 꾸욱하고 눌렀다.

야릇한 냄새가 나는 엄지손가락.

이리저리 입 안을 희롱하자 이은지는 양손으로 내 손을 붙잡고 막대사탕처럼 쭈웁쭈웁 빨아댔다.

마치 엄마의 젖을 빠는 것처럼.

그 모습에 야릇한 기분을 느끼며 가만히 내려다본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후장에 들어갔던 손가락을 빠는 모습.

“맛있냐?”

쪼오옵. 쪼옵.

“네... 후우웁.”

“그거 네 똥구멍에 들어갔던 거야.”

화아악.

그 말에 얼굴이 단숨에 달아오르는 그녀.

나는 그 반응에 낄낄거리며 엄지손가락으로 이은지의 입 안을 거칠게 유린했다.

더불어 내 자지는 또다시 팽팽하게 단단해져 간다.

손가락을 빨던 이은지의 눈이 자지로 향했다.

그러곤 입을 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인한님... 기... 기분 좋게 해 드릴게요...”

“으응?”

나는 이은지의 상태가 나아지면 빨리 돌아가려 했다.

한 발 뺀 것으로는 똘똘이에 기별도 오지 않지만, 왠지 나연누나의 눈치가 보였기 때문.

그런데 막상 기분 좋게 해 준다는 말을 듣자, 순간 마음이 동해 버린다.

내가 머뭇거리는 것을 허락이라 생각한 듯 이은지가 내 자지를 움켜쥔다.

그러곤 입을 크게 벌려 자지를 목구멍으로 밀어 넣었다.

“커억. 컥. 컥. 컥!”

당연히 입안에 20cm에 달하는 자지를 전부 넣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이은지는 목구멍까지 꾸역꾸역 밀어 넣어 뿌리까지 삼키는 기행을 보여 주었다.

“하으읏...”

귀두를 통해 목구멍이 조여 오는 느낌은 상상 이상으로 기분이 좋았다.

“꾸억... 컥! 컥! 쭈우웁.”

굵은 자지가 들어가며 부풀어 오른 목.

충혈 된 눈과 코에선 묽은 액체들이 줄줄 흘러나온다.

그런데도 이은지는 목구멍을 확장해 얼굴을 왕복하기 시작했다.

“허으윽! 헉... 오우... 씨발...”

나도 모르게 욕지거리가 나올 정도로 짜릿한 기분.

절로 허벅지의 힘이 단단하게 들어간다.

푸걱. 푸걱. 푸걱. 푸걱. 푸걱.

점점 빨라지는 이은지의 움직임에 직전에 사정했음에도 금방 사정감이 밀려온다.

펠라치오가 기분이 좋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빨리 사정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만큼 이은지의 스킬이 뛰어나다는 것이겠지.

절로 껄떡여지는 자지.

벌써 사정한다는 것은 조루 중에도 조루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사정한다 해도 세우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남자의 자존심이라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내가 그렇게 다급한 상황을 맞이했을 때.

돌연 이은지가 입에서 자지를 빼 내었다.

“하아... 하아... 하아...”

덕분에 가까스로 사정감을 밀어낸 나.

사정을 삼킨 안도감을 느끼고 있는데.

“엎드려... 주세요...”

“엉? 나보고 엎드리라고?”

황당한 주문을 하는 이은지를 바라보고 있자.

어색하게 얼굴을 붉히고 앉아 있다.

“네...”

뭐... 기분 좋게 해준다고 했으니... 일단은...

나는 이은지가 시키는 대로 어정쩡하게 엎드린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내 뒤편으로 몸을 옮긴 이은지가 내 양쪽 엉덩이를 잡았다.

“어어?”

당황스런 마음에 고개를 돌리려는데.

내 엉덩이를 양쪽으로 벌리며 얼굴을 들이미는 이은지.

“허업!”

‘또... 똥까시!’

이은지와 동굴을 빠져나와 당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똥까시였다.

그때도 생소한 쾌감에 몸을 떨었는데, 똥구멍이 벌려져서 당하는 똥까시는 상상을 초월했다.

말랑한 혀가 항문주변을 더듬다 들어오는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쭈웁.. 쭈웁. 쭙. 쭙.”

“흐으윽! 흑!”

의지와는 달리 입을 타고 나오려는 비음에 황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엄청난 수치감에 몸이 떨릴 정도다.

저년이 내 똥구멍 안에 혀를 넣고 유린하는 것은 둘째 치고, 그 안을 눈으로 본다는 것은 너무나 부끄러웠던 것이다.

나도 여자의 항문을 맛있게 빨아본 적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렇게나 노골적으로 빨려보긴 처음이다.

나는 기묘하면서도 머리를 쭈뼛 세우는 이 감각에 애처롭게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덥썩.

가랑이사이를 은밀하게 파고든 가녀린 손이 자지를 움켜쥔다.

“흐읍!”

자지를 단단히 붙잡은 이은지가 능숙하게 스넵을 시작했다.

동시에 더욱 집요하게 항문을 물고 늘어지는 이은지의 입.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쭈우웁. 쭙. 할짝 할짝.

엄청난 스킬로 몰아치는 이은지에게 점점 무너져간다.

이미 똥까지와 딸을 받아보았지만.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쾌감이 몰려왔다.

그리고 내 입에서 나왔던 수치스러웠던 비음이 떠오른다.

또다시 그런 소리를 내 입으로 낼 수는 없다.

나는 수컷이고 짐승이다.

두 번의 치욕을 당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게 숨까지 참아가며 지금의 쾌감을 죽이기 위해 노력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아악... 느님... 으으으...’

아침에 일어나 소변이 급할 때 눈감고 부르던 애국가.

가파르게 발기하는 사람은 아침에 바로 소변을 보는 것이 참으로 곤욕스럽기 때문이다.

아무리 급해도 일단은 발기한 자지를 죽여야 소변을 볼 수 있기에 종종 애국가를 부르며 발기를 잠재우곤 했다.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 몸은 점점 더 예민하게 반응을 하고 있다.

조금씩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간다.

참으려던 단단한 의지는 점차 희미해져 갔다.

“하읍~ 할짝~ 인한님. 귀여워요...”

가... 갑자기 귀엽다니? 뭐가? 응?

“인한님. 항문이 뻐끔거리는 거, 푸훗...”

‘저... 저런 미친년이?’

나는 이은지의 말에 당혹스러움으로 물든다.

내 똥구멍을 보고 귀엽다는 말을 듣다니.

이런 경험 처음이야!

참고로 나는 지금껏 내 항문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수치감으로 나를 죽이려 한 것이라면 이은지는 최강의 암살자다.

내가 너무 괴롭혀서 뇌에 문제라도 생긴 걸까?

하지만 내 생각은 이내 끊겨버리고 만다.

쪼오옵. 쭈웁. 쭙.

이은지가 다시금 내 항문을 빨아먹기 시작한 것.

더불어 그녀의 손이 내 손으로 딸을 잡았을 때만큼 빠르게 움직였다.

“헙! 허업! 흡!”

나는 억지로 튀어나오려는 신음을 삼키려 숨을 계속해서 들이켰다.

그 반응을 즐기기라도 하는 듯 더욱 경쾌해지는 이은지의 손과 혀.

‘이런... 젠장할 년!’

마음속으로 이은지를 향한 저주를 퍼 붓는다.

직접 입 밖으로 욕지거리를 내뱉고 싶지만, 그렇게 한다면 뱉고 싶지 않은 소리가 튀어 나갈 것만 같았다.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다.

연신 타고 올라오는 소름으로 전신에 닭살이 오소소하고 돋아난다.

머리털은 책받침으로 오천만 번은 비벼 올린 듯 쭈뼛하고 들고 일어났다.

엎드린 자세에서 마치 착즙을 당하는 것만 같은 기분.

참으로 기묘하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마지막 선만은 지켜 주고 있는 것이 너무나 고마울 정도.

아니, 그럼으로 지금의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후장에 손가락이라도 들어왔다면 오히려 불쾌감에 벌떡 일어났지 싶다.

‘도... 도저히 못 참겠어...’

순간 필라멘트가 나가듯 눈앞이 암전된다.

이은지가 적이었다면 나는 이미 목숨을 잃고 말았겠지.

그리고 내 입에선 다시는 내뱉고 싶지 않았던 소리가 또다시 터져 나왔다.

“흐아아아앙~ 허어업! 흐극!”

전기는 내 전문인데 내가 감전된 듯 전신이 떨려온다.

쭈우웁. 쭈웁.

사정과 동시에 부드러운 무언가가 자지를 덮는 느낌.

어느새 내 가랑이 밑에 얼굴을 들이민 이은지가 자지를 물고 있었다.

그 모습이 모유를 착즙해서 빨고 있는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악... 하악... 씨... 씨발년... 이런 굴욕이라니... 복수하고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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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151)

사냥꾼.(151)

제법 멀리 떨어진 곳까지 와서 일을 벌였는데, 소란이 작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은지에게 당했다고 생각한 나는 복수하려 했지만, 다가오는 나연누나의 인기척에 황급히 옷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성욕에 대한 광기가 뇌를 침범했지만, 막장까지는 아닌 듯 애써 잠재울 수 있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그렇다고 이은지에 대한 복수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이런 치욕을 준 것에 대해 꼭 대가를 치르게 만들 것이다.

이은지는 나와의 섹스로 원래의 상태로 돌아올 수 있었다.

돌아온 후 성기형과 호랑이가 손질해 놓은 백사의 고깃덩이를 뇌전으로 구워 먹었다.

혹시 몰라 가장 짐승에 가까운 호랑이에게 시범적으로 기미를 시킨 후, 안전하다는 판단 하에 꾸역꾸역 밀어 넣었다.

괴물뱀 이라는 인식 때문에 억지로 밀어 넣기는 했는데, 생각보다 그 맛은 나쁘지 않았다.

헛구역질이 살짝 올라올 정도의 비린 맛?

“크르르~ 확실히 이놈 냄새 때문에 괴물 새끼들이 안 오는 것 같다.”

장수언의 말대로 거대백사는 이곳의 포식자 상위에 있는 놈일 터다.

그렇게 끈질기던 괴물들이 근처 수 백 미터 안으로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그 놈보다 더 상위 존재가 있다면 그냥 이 자리에서 목숨을 끊는 것이 현명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여기서 죽치고 있을 수는 없잖아.”

“크르르~ 도대체 여기는 어떻게 빠져나가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군.”

거대백사는 비늘뿐 아니라 비늘 안의 가죽도 상당히 질겼다.

비늘을 최대한 많이 챙긴 후, 가죽을 벗겨 가방처럼 만들어 그 안에 담았다.

또한, 언제 음식을 구할 수 있을지 모르기에 살점도 뇌전으로 구워 챙겼다.

그나마 날씨가 선선하기에 쉽게 상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일단은 이곳에서 체력을 회복할 때까지 푹 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나연누나의 말에 모두가 동의했다.

이곳을 벗어나면 또다시 괴물들이 덤벼올 터였다.

어쩌면 쉴 수 있는 마지막 안식처일지도 모르겠다.

***

각자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했다.

순번을 정해 불침번을 서며 잠이 필요한 사람은 자는 것으로 했다.

“자?”

눈을 감고 생각에 빠져 있던 나는, 문득 들려오는 음성에 살며시 눈을 떴다.

불침번을 서고 있던 나연누나가 교체를 하고 다가온 모양이다.

“생각 좀 하느라고.”

생각은 핑계고 사실은 뇌기를 다스리는 중이다.

이놈의 뇌기는 어찌 된 일인지 힘을 쓸수록 강렬한 성욕을 유발했다.

더군다나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뇌기를 사용했다.

이은지를 되돌리며 두 발을 빼 내긴 했지만, 여자의 몸 안에 사정해야 진정이 빠르게 된다.

내 옆에 엉덩이를 붙인 나연누나가 물어왔다.

“무슨 생각?”

은은하게 불어오는 경계속의 바람이 나연누나의 머리칼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것이 귀찮은지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밴드로 머리를 질끈 동여맸다.

밴드의 이음새가 묶여 있는 것을 보니 끊어졌던 것을 이어 붙인 듯하다.

“나연이 네 생각? 나가면 머리끈부터 사줘야겠다.”

“뭐야 그게. 느끼해.”

“왜? 사랑은 표현하는 거야.”

“칫. 이제는 누나소리는 안 하네?”

“해 달라면 해 주고.”

“흥! 됐어.”

잠시간의 정적이 흐르고.

“우리 나갈 수 있겠지?”

티는 내지 않고 있지만, 나연누나도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는 못했다.

여기 있는 모두가 그렇겠지.

저기 떨어져 있는 성기형도 무슨 이야기라도 하고 싶은 듯 눈을 굴리고 있었는데, 나와 나연누나의 분위기를 망치지 않으려는 듯 애써 참는 모습이다.

흠칫.

그리고 고개를 돌리던 나는 무릎에 얼굴을 반쯤 묻고 이 쪽을 바라보고 있는 이은지와 눈이 마주쳤다.

‘깜짝 놀랐네! 쟤는 스토커야 뭐야?’

나와 눈이 마주친 것을 알고는 슬쩍 미소까지 머금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는다.

나연누나도 이를 눈치 챈 것인지 조금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네 팬이 생긴 모양이야. 눈 감고 있을 때도 너만 보고 있더라.”

그 말에 가시가 있어, 민망한 얼굴로 얼굴을 긁적였다.

“원망하는 건 아니야. 나가게 되도 너 만나는 사람 있다는 거 알고 있으니까. 그 걸 알고도 몸을 섞은 나도 잘한 건 아니지...”

그 말에 나는 또다시 몸을 한 차례 떨 수밖에 없었다.

직접 말을 꺼내니 왠지 모르게 민망해진 탓이다.

나연누나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네가 나와의 일을 실수라 해도 받아들일 준비는 되어 있어. 그러니 부담은 갖지 마.”

그 말에 나는 나연누나의 손을 잡았다.

“누나, 난 누나를 포기할 생각이 없어.”

“어쩌면 이 상황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몰라.”

“아니. 이런 상황이 아니었어도 나는 똑같이 했을 거야.”

“후후... 인한이 생각보다 나쁜 남자네?

아무래도 상연누나뿐만이 아니라 수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어쩌면 서로가 의지하고 있는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인지도 모른다.

“누나한테 할 말이 있어.”

나는 나연누나에게 상연누나 이외에도 여자가 더 있음을 밝혔다.

상연누나와 있었던 일부터 해서, 수지와의 관계.

내 여자라고까지는 생각되지 않지만, 내가 거둔 정은주, 주예린, 권승아까지.

그리고 몇몇이 알고 있는 내 어릴 적의 이야기까지 전해주었다.

또한 뇌기로 인해 성욕을 주체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마저 했다.

여자들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미간이 조금씩 찌푸려졌지만, 차분하게 이야기를 듣던 그녀.

“그건... 다행이지만... 성욕에 대한 건... 너무 억지 아니야?”

게슴츠레 눈을 흘기며 말하는 나연누나의 모습에 필사적으로 설명을 덧붙였다.

“누나도 봤잖아. 내가 쟤... 아니 이은지를 고치는 거, 그리고 누나도 나랑 하고 나서 달라졌잖아. 나중에 상연이랑 수지한테도 물어봐. 정말이라니까?”

허둥지둥 거리는 내 모습에 나연누나가 피식하고 웃었다.

“풋. 뭔가 남자한테만 너무 좋은 능력 같지만, 믿어 줄게.”

“믿어 줄게가 아니라 사실이라니까? 지금도 눈감고 뇌기를 다스리고 있었어. 이게 한 두 발 빼서 진정 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변명 안 해도 돼. 적응해 볼 테니까.”

“휴우... 그런데 뇌기 다스리고 있다는 건 정말이야. 가만히 내버려 두면 나도 모르게 훼까닥~ 해 버린다고.”

“심각한 거야?”

“아무래도? 내가 나를 주체하지 못한 달까?”

사실 지금도 나연누나가 내 옆에서 채취를 풍기는 것이 문제다.

계속해서 심장이 울렁거리고 뇌기가 날뛰고 있으니까 말이다.

은은하게 풍기는 땀 냄새는 말초신경까지 강하게 자극하고 있었다.

“이... 이은지씨랑... 해서... 괜찮은 거 아니야?”

이은지랑 섹스를 한 이야기가 거북하다는 듯 말을 더듬는 그녀.

“잠깐 진정을 시킨 정도?”

“그... 그럼... 완전히 진정을 시켰어야지!”

“응? 누나가 다가오는 소리 때문에 못했지.”

서로 사랑을 확인한 주제에 자신의 남자가 다른 여자와 관계하는 것을 좋아할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이런 대화를 나누는 것이 상당히 곤욕스러운 듯 나연누나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럼... 지금이라도... 후우... 진정시켜야 하는 거 아니야?”

“이은지 데려가서?”

“뭐... 뭐라는 거얏!”

“아니면 네가 해 줄 거야?”

나는 강렬한 시선으로 나연누나의 눈을 마주쳤다.

나연누나는 떨리는 시선으로 애써 눈을 피하지 않으며 당당한 척 말했다.

“모... 못 해 줄 건 뭔데? 내... 내 남자라며!”

나연누나의 벌게진 얼굴의 열기가 나에게까지 느껴지는 것 같다.

그때, 이은지가 슬쩍 일어나 이쪽으로 다가왔다.

‘어? 저년은 왜 이쪽으로 오는데? 오지 마! 오지 말라고!’

나는 눈을 부라리며 이은지에게 오지 말라고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그녀는 내 말을 무시하고 기어이 나와 나연누나가 있는 곳까지 와 쭈그려 앉았다.

뜬금없이 다가온 이은지로 인해 불쾌한 얼굴의 나연누나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무슨 일이죠?”

그런 나연누나에게 이은지가 맑게 웃으며 말한다.

“두 분 다녀오세요. 불침번은 제가 설 테니까요.”

“그... 그게 무슨 말...”

“걱정하지 말고 다녀오세요. 인한님을 위한 것을 하려는 것 아닌가요?”

인상을 찌푸린 나연누나는 상당히 복잡한 얼굴이 되었다.

나 또한 싱글거리는 이은지를 보며 멍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정말 대가리가 어떻게 된 건가?’

아니면 원래부터 이상한 년 일수도 있겠다.

하긴, 사냥꾼치고 제정신을 가진 이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시선이 느껴져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입맛을 쩝쩝 다시며 고개를 살살 젓고 있는 성기형이 보였다.

성기형은 이내 고개를 돌리며 눈을 감고는 잠이라도 청하려는 듯 몸을 움츠렸다.

호랑이놈은 고양이과라는 것이 무색하게 코까지 골며 자는 모습.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모습이다.

“이런 곳에서 제가 그럴 여자로 보이나요?”

수치감으로 목덜미까지 붉어진 나연누나.

하지만 뜻밖에 이은지는 강력했다.

“곤란하시면 제가 인한님을 도와드려도 괜찮아요. 그럼, 부탁 잠시 부탁해도 될까요?”

그 말에 완전히 벙 찐 표정이 된 나연누나가 나와 이은지를 번갈아 돌아본다.

그러곤 이내 정신을 차렸는지 이은지를 쌀쌀맞게 쏘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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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152) 김나연과 야외에서.

사냥꾼.(152) 김나연과 야외에서.

서로를 사랑하는 남녀는 관계를 거듭할수록 더욱 끈끈해진다.

물론 그것이 남자의 밤 능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별 볼일 없는 능력으로는 언제든 파탄 날 수 있는 것도 남녀관계.

남성이라는 동물은 밖에서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그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야만 평온한 삶을 살 수가 있다.

이것이 밤일에 대해 자신 있는 강인한만의 철학이다.

전에는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하였다면, 이제는 경제적으로도 풍요롭다.

어찌 보면 누구나가 부러워할 모든 것을 갖춘 남자인 것이다.

‘이렇게 빨리 나연누나랑 다시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것도 야외에서 일을 치르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굴러들어온 기회를 차 버릴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다.

이은지로 인해 버럭한 김나연이 강인한의 손을 잡고 숲으로 향한 것.

막상 멀리까지 나오자 김나연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강인한의 시선을 피했다.

당당하게 나오기는 했으나, 자신이 벌인 일에 대해 후회를 하는 표정이다.

어색한 침묵이 둘 사이를 지난다.

강인한은 이런 일에 초보가 아니기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지금상황에서는 남자가 어느 정도 적극적으로 나가주어야 일이 진행될 수 있다.

커다란 나무에 등을 기대고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고 있는 김나연.

강인한이 손을 가져가 그녀의 턱을 살짝 들어 올린다.

겁먹은 초식동물처럼 그렁한 눈동자가 잘게 떨리고 있다.

강인한은 그대로 얼굴을 가져가 김나연의 입술을 훔쳤다.

피곤할 만도 하건만 그녀의 입술은 조금의 갈라짐도 없이 너무나 부드러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츄우웁. 츄윱.

부드럽게 이어가는 키스에 김나연은 이 전의 기억을 살려 혀를 움직여 갔다.

서로의 입 안을 깊숙하게 왕복하며 이어지는 딥키스.

달콤한 타액이 교환되며 맥박을 올려가는 심장 소리가 둘의 귓가를 두드렸다.

확실히 처음의 경험이 아니기에 김나연의 혀는 제법 능숙하게 움직인다.

강인한의 혀를 휘감으며 그의 입 속을 주도적으로 넘나들기 시작했다.

자연적으로 거칠어지는 숨소리와 가느다란 팔이 강인한의 목을 휘감는다.

강인한도 그녀의 반응에 반응하며 허리를 두르고 있던 손을 옷 속으로 침투시켰다.

“흡...”

잠시 당황하며 숨이 내뱉어졌지만 김나연은 이내 강인한의 손길을 받아들인다.

배와 갈비뼈를 더듬으며 올라간 손이 커다란 둔덕에 얹어졌다.

한 손에 잡히지 않는 커다란 가슴은 정수지 이외에는 느껴보지 못한 풍족함이다.

인위적으로 수술을 한 가슴과는 차원이 다른 말랑함.

가슴을 조심스럽게 주무르던 그는 손을 등 뒤로 가져가 브래지어 후크를 끌렀다.

그러곤 입술을 붙인 채 입고 있는 트레이닝복을 아래서부터 위로 올린다.

이에 김나연이 양팔을 들어 올리며 강인한이 옷을 벗기는 걸 도왔다.

단숨에 상의를 탈의시킨 강인한은 김나연의 하의마저 능숙하게 벗겨낸다.

이내 김나연은 속옷만을 입은 상태가 되어 버렸다.

직전의 키스로 상기된 얼굴은 은은한 열기와 부끄러움으로 뒤범벅되어 아름다운 나신과 함께 뇌쇄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이미 김나연의 나신을 보았던 그였지만, 강인한은 저도 모르게 멍한 표정이 되어 버렸다.

“인한아...?”

부끄럽게 불러오는 김나연의 음성에 정신을 차린 강인한이 황급히 자신의 옷을 벗어 던졌다.

다소 쌀쌀한 숲속이지만 둘에게는 어떠한 장애도 되지 않는다.

강인한의 완벽하리만치 탄탄한 근육이 드러났다.

이를 보는 김나연의 얼굴이 더욱 붉어진다.

그만큼 강인한의 육체는 견줄 자가 없을 정도로 완벽하고 아름다웠다.

김나연은 감싸오는 강인한의 품에 안기며 다시금 입술을 부딪혀갔다.

살과 살이 닿는 느낌은 아찔할 만큼 짜릿하다.

더군다나 강렬하게 다가오는 남자의 체취는 오히려 그녀의 말초신경을 한껏 흥분토록 하였다.

‘인한이 냄새...’

강인한의 체취에 황홀한 기분을 느끼던 그녀는 순간 몸을 떨었다.

너무나 급작스럽게 이런 상황이 되면서 생각지 못했던 것.

한참이나 샤워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 생각이 난 것이다.

그것은 강인한도 마찬가지겠지만, 그의 체취가 불쾌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씻지 못한 자신의 냄새를 강인한이 맡게 된다는 생각이 들자 강렬한 거부 반응이 일게 된 것이다.

“자... 잠깐만!”

황급히 몸을 밀어오는 김나연의 반응에 강인한이 반문했다.

“왜?”

“그... 그게... 씨... 씻지도 못했는데...”

부끄러움으로 홍당무가 된 김나연의 모습.

“나도 마찬가진데?”

“바... 바보야! 남자랑 여자랑 같니?”

“난 누나 냄새가 좋은데?”

그렇게 말하며 목덜미에 얼굴을 박고는 숨을 깊게 들이 마신다.

“하읍! 그... 그만...”

스으읍~

“더... 더럽다고!”

그녀가 그렇게 말할수록 강인한은 더욱 깊게 숨을 들이켰다.

그러곤 김나연의 양 손목을 한 손으로 겹쳐 잡고는 위로 번쩍 들어 올렸다.

“꺄악!”

순식간에 겨드랑이가 드러나며 놀란 김나연이 비명성을 내뱉었지만 강인한은 잽싸게 그녀의 겨드랑이에 코를 박았다.

그녀의 겨드랑이는 매끈하면서도 희고 뽀얗다.

“그... 그만!”

마치 강간당하는 여자처럼 김나연이 버둥거렸지만 강인한은 그녀의 겨드랑이 냄새를 깊게 흡입하곤, 그대로 혀를 가져가 핥았다.

“꺅! 아... 안 돼! 더럽다고!”

반항을 하며 소리를 쳐 보지만 강인한은 그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아... 더... 더러운 곳을...’

당황과 수치심으로 거부 반응이 생겼지만, 이상하게도 몸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

보통이라면 보여 지는 것조차 불쾌한 부위.

체모가 많지 않은 편이기에 겨드랑이에 털은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여자로서는 신경이 쓰이는 부위임에는 분명했다.

‘심장이 뛰어... 하으... 기분이 이상해...’

김나연은 강인한이 겨드랑이를 핥는 행위에 기묘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실로 충격적이면서도 짜릿한 기분.

충분히 더럽고 냄새가 날 부위를 아무렇지 않게 입에 담는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지만, 반대로 자신의 그런 곳까지 아무렇지 않게 애무를 한다는 것에 벅찬 충족감을 느낀다.

강인한은 김나연의 반항이 조금씩 느슨해지는 것을 느끼며 반대쪽까지 혀로 꼼꼼하게 애무를 했다.

그러곤 양손으로 출렁이는 두 개의 동산을 감싸 쥔다.

극상의 부드러움과 말랑함을 선사하는 감촉.

전 세계 상위 0.1프로에 들 정도로 크고 아름다운 가슴이었다.

아니, 0.1프로가 아니라 0.001프로에도 들 정도의 가슴이다.

E컵에 달하는 가슴은 크면서도 완벽한 물방울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는 그 가슴을 양손으로 주무르며 입을 가져가 마음껏 물고 빨았다.

쥐어짜듯 움켜쥐고 유룬에 피어오른 돌기들을 혀로 살살 핥았다.

“흐으윽... 하아... 하아...”

쪼옵. 쪼오옵. 쪼옵.

가슴의 중앙에 발딱 선 유두를 입에 담아 흡입한다.

새끼손톱보다 조금 큰 유두는 적당한 크기에 동그랗고 예쁜 모양이다.

“하으... 인한아... 하아...”

김나연은 그런 강인한의 머리에 손을 가져가 하염없이 쓰다듬는다.

아무리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멀리 나왔다고는 해도 이곳은 사방이 뚫린 숲의 한복판.

듬성듬성 자란 나무들이 시야를 방해하고 있다지만, 그들이 마음먹는다면 충분히 걸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나연은 야외라는 특수성으로 인한 긴장과, 자신을 더듬어 오는 손길의 쾌감으로 인해 강렬한 흥분이 밀려드는 것을 느낀다.

이 전보다 더욱 크고 짜릿한 쾌감.

강인한의 손놀림은 긴장마저 극상의 쾌감으로 전환시켜 버리는 힘이 있었다.

스윽.

유두를 입에 물고 있는 강인한의 손이 아래로 향했다.

팬티의 끝을 잡은 그가 스르륵 하고 마지막 남은 한 장을 벗겨낸다.

계속되는 애무로 이미 축축하게 젖어 버린 팬티가 툭 하고 바닥에 떨어져 내린다.

후욱.

땀과 질액, 그리고 약간의 소변이 뒤섞인 냄새가 위로 올라왔다.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김나연의 체취가 강인한의 코를 파고들었다.

향기에 이끌린 강인한의 입이 유두에서 떨어진다.

그러곤 강한 페로몬을 향해 그의 얼굴이 밑으로 이동했다.

이에 깜짝 놀란 김나연이 강인한의 머리를 붙잡는다.

“자... 잠깐! 인한아! 거긴 안 돼! 흐으윽!”

애원이 섞인 김나연의 음성.

그녀는 겨드랑이가 빨릴 때보다 더욱 격렬하게 강인한의 행동을 저지하려 했다.

이미 이 전의 경험으로 강인한이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그가 자신의 비부로 향하는 것을 말리려는 것이다.

여성의 음부는 조금만 관리가 허술해도 강한 냄새를 풍기기에 이토록 당황한 것.

아무리 그녀가 초인이라지만, 소변을 아예 보지 않을 수는 없다.

더군다나 소변을 본 후, 그곳을 제대로 닦을 여유도 없었다.

“하으윽... 하아... 하아...”

강인한의 머리를 밀쳐 내려던 김나연은 그의 혀가 균열을 파고들며 전신에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에게 밑을 빨리는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너무나도 강렬한 쾌감에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하아... 빨리고 있어...’

마음은 밀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몸은 그의 혀를 계속해서 받아들이기를 바라고 있었다.

할짝. 할짝. 스르릅. 스읍.

강인한은 김나연의 보지를 정신없이 탐했다.

그가 탐할수록 점점 더 많은 액체가 흘러나온다.

이미 자제력을 잃은 김나연은 힘겹게 나무에 기댄 채 아슬아슬한 모습으로 혀를 받아들이며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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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153) 김나연과 야외에서.(2)

사냥꾼.(153) 김나연과 야외에서.(2)

“흐으윽... 흐윽... 하윽...”

나는 나연누나의 보지에 입술을 박고는 거침없이 혀를 놀렸다.

땀으로 인한 짭짤한 맛과, 미세하게 풍기는 지린내, 자신이 얼마나 흥분했는지 보여주는 질액이 흘러내리며 오묘한 맛이 느껴졌다.

아무리 초인의 육체를 지니고 나와의 관계로 몸속의 노폐물들을 전부 날려 버렸다 해도, 흐르는 땀과 배설물은 없앨 수는 없다.

일반인에 비해 그 양이나 냄새가 덜 나기는 하지만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그렇다고 나연누나의 보지를 맛보는 지금, 더럽다거나 하는 불쾌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오히려 은은한 그 냄새들이 어우러져 더욱 강한 흥분을 느끼게 해 주었다.

‘왜 맛있는 거야?’

참고로 나는 생각보다 상당히 깔끔한 성격이다.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평소라면 이 정도까진 하지 않았지 싶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어떠한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어쩌면 내 안의 짐승은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지도 모르겠다.

후르릅. 후릅. 스르릅.

혀가 움직일 대마다 통통한 대음순이 이리저리 눌리는 광경이 황홀하다.

타액과 질액으로 질펀해진 분홍의 소음순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 또한 볼만한 광경이다.

치구에 손을 얹어 음모와 함께 위로 들어 올리자 삐죽하게 튀어나오는 클리토리스를 입에 넣어 굴린다.

“흐으윽... 인한아... 하악... 하악... 하악... 더... 더럽다고... 흐윽...”

아니, 전혀 더럽지 않다.

나연누나의 보지는 보빨러들을 위한 특식임이 분명하다.

모양부터 해서 맛과 향 모두 어디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 없다.

입술을 가랑이 사이 분홍입술에 가져다 붙이고 얼굴을 마구 뒤 흔들었다.

“하아아아앙~ 미... 미칠 것 같아... 몸이 너무 이상햇!”

더럽다는 말과는 달리 어느새 내 뒤통수를 강하게 잡아당기는 그녀.

음부를 강하게 압박하는 것에 자제력을 잃은 듯, 그녀는 필사적으로 내 얼굴을 보지로 당기고 있었다.

그로 인해 코와 입으로 그녀의 맛과 향이 더욱 거세게 밀고 들어왔다.

연약한 살점이 얼굴에 들러붙는 그 느낌은 세상 어떤 것보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했다.

“흐윽! 흐윽! 아... 그... 그마안! 하흣!”

급격하게 들썩이던 나연누나의 다리가 바짝 들리며 잘게 경련을 한다.

부들부들 떨리는 허벅지는 금세 근육으로 단단해졌다.

내 얼굴을 피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극도의 절정에 달한 것인지, 바닥에 닿은 발의 뒤꿈치는 한계까지 번쩍 들어 올려졌다.

바들 바들.

“비... 비켜줘엇! 흐으으으윽!”

비명에 가까운 신음과 함께 입술을 붙이고 있는 균열사이로 뜨끈한 액체가 흘러내린다.

화상을 입을까 싶을 정도로 열기를 품은 물줄기가 얼굴을 뒤엎었다.

주르륵.

“하으응... 하아앙! 그... 그만안!!”

절정에 다다른 오르가슴으로 인한 여자의 사정.

나는 나연누나의 절정에 뿌듯함을 느끼며 민감해진 클리토리스를 혀로 마구 튕긴다.

시오후키의 경우 그 양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하지만 계속해서 자극하게 되면 결국은 소변까지 섞여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게 된다.

“제발! 흐으으응! 인한... 하아아앙~ 아... 안 돼엣! 히끅!”

절정의 쾌감에 마구 몸을 들썩이며 배설욕구를 참아내려는 듯 내 얼굴을 마구 밀어냈다.

처음이 아니라도 수치심을 몰아내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그렇다고 내가 쉽게 포기할 사람은 아니지.

나는 그녀의 바람대로 얼굴을 떼어내고는 잽싸게 손가락을 질구에 끼워 넣는다.

“흐으윽!?”

당황한 몸짓이 느껴지지만 제대로 된 반항은 하지 못했다.

구멍에 손을 넣고 뇌기를 흘려주면 누구라도 이렇게 흐느적거린다.

질구에 손가락을 꽂아 넣고 다리 한쪽을 들어 고정했다.

손가락이 움직이기 편하게 벌리고는 뜨거운 질 안쪽을 자극한다.

찌꺽. 찌걱. 찌걱. 찌걱. 찌걱.

귀를 어지럽히는 음란한 소리가 요란하게 때려 박힌다.

우선 가볍게 질 안의 주름을 하나하나 느껴본다.

그리고 손가락을 연신 찌긋거리며 질 안쪽의 볼록한 돌기를 찾아냈다.

적절하게 뇌기를 조절해 단단하게 굳어진 돌기를 약간의 힘을 줘 긁어댔다.

그렇게 지스팟을 공략하자.

보지를 활짝 벌린 상태로 헐떡이며 간질이라도 걸린 것처럼 떨어대는 나연누나.

그 선정적인 모습에 나 또한 아랫도리가 욱신거림을 느낀다.

“하아아! 흐악! 아흐흐흐흐! 흡!”

꿀렁꿀렁.

완전히 절정에 오른 그녀는 결국 밀려드는 배설욕구를 참아내지 못했다.

활짝 벌려진 균열사이로 주륵주륵 액체들이 흩날린다.

뜨끈한 액체들이 손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그대로 균열사이에서 손을 후욱 하고 빼 내었다.

“흐아아아앙~”

비음이 잔뜩 섞인 교성과 함께 시원하게 뽑아내는 물줄기.

퓨슛. 퓨슛. 풋. 풋.

촤아아아아.

“흐아앙~ 싫어! 시... 흐아앙~”

도리질을 치면서도 훤히 노출된 보지에서 물줄기를 계속해서 뽑아냈다.

물 빨이 얼마나 강한지 수 미터까지 터져 나오는 폭포수에 나조차 경악할 지경.

나는 손을 가져가 나연누나의 클리토리스를 마구 비벼버린다.

“그... 그만! 인한아앙!”

쏴아아아아.

촤아아아아.

몇 번이나 시원하게 싸재낀 그녀는, 흐느적거리며 무너져 내렸다.

나는 재빠르게 그녀의 몸을 품으로 받아 낸다.

“하악... 하악... 하악... 이... 이게 뭐야... 하아... 하아...”

눈물까지 머금고 흐느끼듯 숨을 내뱉는 그녀를 살포시 안아줬다.

야외에서, 그것도 내 앞에서 소변까지 거침없이 뿜어 버렸다는 수치감 때문인지 나연누나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흐윽... 너... 너... 정말... 나빴어... 하... 하지 말라고 했잖아!”

앙탈을 부리듯 내 가슴을 때려오는 주먹을 기분 좋게 맞아주고는, 지금의 흥분이 완전히 날아가기 전에 입술을 부딪혀갔다.

츄우웁. 츄웁.

조금 전까지 자신의 보지에 박고 있던 입술이라는 것을 상기한 듯 잠시 멈칫거리던 그녀.

하지만 이내 내 혀를 뽑아버릴 듯 강하게 흡입을 한다.

나는 키스를 하며 손으로 그녀의 성감대를 적절하게 애무해 주었다.

이제 슬슬 똘똘이에게 밥을 줄 시간이다.

“그래도 좋았지?”

“모... 몰라! 밖에서는 그러고 싶지 않아...”

“저 번에는 좋아했잖아?”

“모... 몰라!”

쪼옥.

나는 앙탈부리듯 삐죽이 튀어나온 입술에 가볍게 키스해 준다.

“뒤돌아봐.”

“으... 응?”

나는 되묻는 그녀를 손수 돌려주고는 나무를 잡고 엎드리게 만들었다.

그러곤 골반을 뒤로 뺀 후, 다리를 양옆으로 벌려 놓았다.

“흐윽... 지... 진짜...”

뭐라고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 같지만, 나는 그대로 그녀의 균열에 기둥을 가져가 문질렀다.

“읏...”

겨드랑이 사이로 늘어져 흔들리는 가슴.

잘록한 허리라인으로 인해 더욱 돋보이는 골반.

축축이 젖은 보지는 자지의 진입을 기대라도 하는지 뻐끔거리며 환영 인사를 한다.

실로 완벽한 뒤태라인 이다.

“이제 넣는다?”

“하아... 하아... 응...”

넣는다는 말에 기대감으로 물든 음성은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

그녀도 첫 경험의 쾌감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허리를 조금씩 밀어 귀두를 균열사이로 밀어 넣는다.

충분한 전희를 즐겼음에도 경험 없는 질은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꾸우욱.

“흐으윽... 아... 아파... 하... 한 번에 넣어 줘.”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

그렇게 말한 나는 나연누나의 말대로 힘차게 허리를 튕겼다.

쑤우욱.

“하아악!?”

기둥이 끝까지 밀고 들어가자 마네킹처럼 굳어진 나연누나.

“흐... 으윽...”

“괜찮아?”

“으... 응... 해... 해 줘.”

그녀도 알 것이다.

잠시의 고통 후 어떠한 쾌감이 몸을 잠식하게 되는지 말이다.

나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며 부드럽게 왕복을 시작했다.

찌긋. 찌긋. 찌긋. 찌긋.

흥건한 점액질이 기둥에 들러붙으며 음란한 소리를 만들어 낸다.

“하아~ 하아~ 하아~”

리듬을 맞추며 조금씩 강해지는 호흡 소리.

“이제 괜찮아?”

“하아~ 으... 응... 하아~ 따... 딱딱해... 하아~”

“예쁘다.”

“흐으응~ 그... 그러니까 앞으로 잘해.”

이곳에서 언제 빠져나갈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연누나는 나와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당연하지. 이제는 나한테서 벗어날 수 없어.”

“하악... 하악... 너... 너도 아흐흑... 내... 내 거야...”

찰팍. 찰팍. 찰팍. 찰팍.

확실한 도장을 찍으려는 듯, 나연누나는 내 진입에 맞추어 엉덩이를 앞뒤로 흔들었다.

치골과 닿을 때마다 보기 좋게 뭉개지는 모습이 좋다.

엉덩이를 뒤로 내 뺄 때마다 벌어지며 분홍의 항문이 시선을 어지럽힌다.

“하응~ 인한아... 세... 세게 해 줘... 흐으응~”

범접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가진 나연누나가 나에게 앙탈을 부리고 있었다.

눈앞의 이 여자가 비로소 내 여자가 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그녀의 신분과 사정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어떠한 걱정도 들지 않았다.

무엇이 우리 앞을 가로막더라도 절대로 내 손에서 놓지 않을 거다.

“넌 이제 내 여자야. 무슨 일이 있어도 벗어날 생각은 하지 마.”

다시금 그녀에게 주입하듯 말을 내뱉었다.

“하윽... 그래...”

나는 나연누나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가볍게 내리쳤다.

짜아악.

“하읏!”

“확실하게 말해. 너는 누구 거라고!?”

“나... 난 네 거야...”

“좋아. 오늘 내 거라는 증거를 확실하게 남겨 주겠어.”

나는 몸을 바짝 붙이고는 두 손을 뻗어 덜렁이는 가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아파... 흐으윽.”

“기억하라는 거야. 넌 내 거야.”

그러곤 그 어느 때보다 허리를 강하게 튕긴다.

퍼억.

“하악!”

완전하게 뿌리까지 감추어 버린 자지.

자궁을 두드리며 귀두 끝에 은은한 충격이 느껴진다.

그 충격에 헐떡이는 나연누나를 향해 거침없이 폭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팍. 팍. 팍. 팍. 팡. 팡. 팡. 팡.

“아아악! 흐윽! 하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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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154) 김나연과 야외에서.(3)

사냥꾼.(154) 김나연과 야외에서.(3)

출렁. 출렁.

강하게 허리를 튕길 때마다 쥐고 있는 손을 한참이나 삐져나온 가슴이 푸팅처럼 출렁였다.

치골과 엉덩이가 부딪치며 엉덩이 또한 눌렸다 튀어나오기를 반복한다.

튕겨 나오는 탄력은 놀랄 만큼 대단했다.

“아흐으윽!”

사방이 뚫린 야외에서의 섹스.

김나연은 가랑이 사이를 파고드는 거대한 기둥의 느낌과, 밖에서 헐벗고 섹스를 즐기고 있다는 배덕감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누군가와 정을 나누는 것 자체로도 다른 이가 안다면 부끄러울 진데, 이렇게 밖에서 섹스를 한다는 것은 김나연으로선 절대로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내가... 내가 아니게 된 것 같아...’

야외라는 것에서 오는 밀려드는 긴장감.

강인한이 몸을 더듬을 때마다 짜릿하게 올라오는 쾌감.

그리고 거근이 쑤셔지는 느낌은 그동안 가문에 갇혀 있던 김나연에게 묘한 해방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푸각. 푸각. 푸각. 푸각. 푸각.

엄청난 속도로 질을 비집고 찔러오는 아찔한 충격.

자궁을 강하게 두드릴 때마다 느껴지던 고통은 쾌감으로 승화 된 지 오래다.

너무나도 강한 충격에 망가져 버릴 것 같던 걱정은 어느새 멀리 날아가 버렸다.

“흐앙~♡”

“어때? 이렇게 마구 쑤셔지는 기분이? 응?”

“무... 묻지 마하앙~ 그런 거! 하으으응~”

“대답 안 하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을 거야~”

“조... 좋아! 아흐흥~♡”

“더 세게 해 줄까?”

“해... 해 줘!”

직설적으로 물어 오는 질문.

그 질문에 답한다는 것 차체가 너무나 부끄러웠다.

마치 자신이 섹을 밝히는 창녀라도 된 것 같은 기분.

하지만 그런 수치감이 이상하리만치 몸을 달아오르게 한다.

강하게 움켜쥔 가슴도 은은한 고통과 더불어 쾌감으로 바뀌어 갔다.

유두를 꼬집어오는 억센 손가락도 찌릿찌릿하게 느껴진다.

열심히 허리를 흔들고 있는 그도 자신처럼 기분이 좋을까?

“인한아~ 너~ 흐으응~ 너도 좋아!?”

“당연하지~ 누나 뒷모습도 조여 오는 보지도 너무 기분 좋아. 너무 사랑스러워~”

당연하다는 듯 내뱉는 강인한의 노골적인 말에 김나연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흐윽... 보지라니...’

온몸을 자극하는 쾌감과 더불어 정신적인 만족감이 더해지자 아랫도리가 미친 듯이 찌릿해졌다.

“하악~ 하악~ 하악~ 나도! 사... 사랑해~♡”

그러자 자신도 인식하지 못한 사이 사랑을 입에 담게 되었다.

막상 그렇게 입에 담고 나자 그의 모든 것이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몸을 더듬어오는 손길부터 맞닿는 살까지, 어디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곳이 없다.

“으으으~”

그때, 강인한의 움직임이 더욱 격렬해지며 침음성이 흘러나온다.

이미 그 의미에 대해 알고 있었던 김나연.

예상대로 그녀의 질을 유린하는 기둥이 더욱 단단해지는 것을 느낀다.

‘하윽!? 더... 더 커져...!’

성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지만, 자지가 발기한 상태에서 더욱 커진다는 이야기는 들어 보지 못했다.

그로 인해 질 안이 더욱 확장되는 느낌에 눈과 입이 잔뜩 벌어져 버린다.

“하아악!”

파지직. 파직. 파직.

동시에 그의 양물에서 발산되는 뇌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 전에는 이렇게 선명하게 느끼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확실하게 그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되는 어마어마한 쾌감이 밀려든다.

숨마저 내 쉴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오르가슴.

아니, 이것은 오르가슴을 훨씬 뛰어넘는 무언가다.

푹쩍. 푹쩍. 푹쩍. 푹쩍. 푹쩍.

푹. 푹. 푹. 푹. 푹. 푹.

“흐아아아아악!”

전신의 구멍이 전부 풀려 버리는 것만 같았다.

눈에 맺힌 눈물이 주르륵하고 흘러내린다.

벌어진 입에서도 진득한 타액이 질질 흘러내렸다.

등줄기를 타고 맺히는 땀방울이 후두둑 떨어져 내렸다.

동시에 허벅지를 타고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조수.

“흐앙~ 흐앙~ 흐앙~ 흐앙~ 흐아앙~♡”

도저히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라 믿을 수 없는 비음이 터져 나온다.

전신을 누비는 뇌기로 인한 쾌감은 당장 목숨을 잃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강렬하다.

지금의 모습이 얼마나 엉망일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생각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

김나연은 그저 지금의 감각에만 집중하며 한 마리의 암컷이 되어 버렸다.

“나연아! 싸... 싼다읏!”

다급하게 외치는 강인한의 음성.

동시에 불쏘시개를 집어넣은 듯 화끈한 충격이 자궁구를 강타했다.

퍼엉. 펑. 펑.

마치 폭발을 일으키듯 사정없이 두드리는 정액.

꾸역꾸역 밀려드는 열기가 질 안을 가득 채웠다.

어마어마한 양의 정액으로 인해 한순간 아랫배가 볼록해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하으윽! 인한이... 인한이가 들어왔어...’

그의 모든 것을 받아 냈다는 충족감.

그리고 더욱 맑고 깨끗해지는 정순한 기운.

더불어 기운들이 드나드는 통로는 불순물에 걸리는 법 없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몸 안을 누볐다.

“하읏! 흐...”

그와는 반대로 몸은 너무나도 나른하게 변해 버렸다.

쾌감으로 절어 버린 몸은 진한 여운으로 인해 흐느적거린다.

투욱.

무너져 내리는 김나연의 몸을 강인한이 적절하게 잡아주었다.

그 때문에 질 안에 박혀 있던 자지가 빠지며 한껏 싸지른 백탁액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하아... 하아... 하아...”

그의 입에서도 뜨거운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한껏 상기된 눈동자.

그 눈동자를 마주친 김나연은 충분한 만족감을 느낀다.

그도 자신의 몸을 통해 만족했다는 것에 마음이 놓였다.

“너무 좋았어... 사랑해... 인한아...”

사랑한다는 말에 밝게 웃는 강인한.

“나도 사랑해.”

“나... 조금만 쉴게...”

***

나연누나를 안고 바닥에 옷을 깐 후, 나무에 등을 기댔다.

그녀가 보통여성에 비해 크긴 하지만 내 품에는 충분히 몸을 묻을 수 있었다.

기다란 속눈썹을 파르르 떨며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잠자는 공주 같다는 생각을 했다.

“큭~”

충분히 더 할 여유는 있지만, 아무래도 장소가 장소인 만큼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어찌 된 일인지 날뛰던 뇌기는 생각 이상으로 진정이 된 듯하다.

더불어 그 양 또한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었다.

‘섹공이라도 되는 건가?’

이건 마치 무협지의 섹마들이 사용하는 섹공같지 않은가?

아니, 오히려 섹공을 뛰어넘는다고 해야 하나?

한쪽만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닌, 양쪽이 이득을 보는 능력.

이은지와 섹스하며 무언가가 변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연누나와의 섹스에서 확실하게 변화를 느끼게 되었다.

이 전보다 몇 배나 효율이 좋아졌다.

나는 주먹을 들어 뇌기를 주입해 본다.

파파파팟.

생각과 동시에 시퍼런 뇌기가 주먹에 맺혔다.

거대백사를 상대할 때보다 더욱 응축 된 힘이 느껴진다.

‘지금이라면 더 수월하겠는데?’

어쩌면 단신으로 놈을 상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지만, 이미 거대백사는 명을 달리했다.

꿈틀.

살짝 몸을 움찔거리자 탐스러운 가슴이 푸딩처럼 흔들린다.

중앙에 있는 유두는 산딸기를 데코해 놓은 것 같다.

다시 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답고 커다란 가슴.

나도 모르게 홀린 듯 그녀의 가슴을 쥐고 주물 거렸다.

스으윽.

동시에 또다시 반응하는 아랫도리.

“으으응...”

발딱 선 자지가 옆구리를 찌르자 나연누나가 눈을 떴다.

가슴을 만지는 내 손길을 유유히 받아들이며 예쁜 미소를 입에 머금는다.

“나 얼마나 잤어?”

“10분 정도?”

“정말? 그런데 너무 개운해.”

“강인한 보약을 먹어서 그래.”

“풋~ 그래~ 우리 인한이가 보약이야.”

“몸 상태는 어때?”

“어느 때보다 좋아.”

“그럼, 한 번 더 할까?”

그 말에 나연누나가 눈을 흘긴다.

“사람들도 있는데 가 봐야 하잖아.”

“그래야 하는데, 누나가 너무 섹시해서 그렇지.”

“흥~ 이럴 때만 누나구나?”

“왜? 싫어~?”

“아니~ 좋아~”

그러면서 팔로 내 목을 감아온다.

따뜻한 체온과 이제는 익숙해진 그녀의 체취.

스으읍.

코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자 이내 당황하며 팔을 풀어냈다.

“그... 그러지 말라니까?”

“난 우리 누나 냄새가 좋아~ 어서 안아 줘~”

어울리지 않는 애교를 부리자 머뭇거리면서도 다시 목을 끌어안는다.

목덜미가 붉은 것을 보니 부끄러우면서도 용기를 내는 모양이다.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여기서 나가게 되면... 네가 많이 곤란해질 수도 있어.”

“각오는 하고 있어.”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곤란할 거야.”

“누나도 이제 반푼이가 아니라 파혼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쉽지는 않을 거야. 그 사람... 집요할 정도로 날 원하니까.”

“오오~ 그 새끼 예쁜 건 알아가지고.”

그 말에 얼굴을 살짝 붉힌 나연누나.

“농담 아니야... 그리고 파혼을 하더라도 가문에서 놓아주지 않으려 할 거야.”

“초인은 초인끼리 맺어져야 한다는 것 때문에 그래? 확실한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초인인 것 같은데?”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다른 이와 맺어지는 걸 원하지는 않을 거야.”

그렇게 말을 꺼낸 나연누나는 잠시 고심하는 듯 미간을 좁혔다.

이윽고 생각을 마친 듯 조심스럽게 꺼내는 말.

나는 그 말을 듣고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그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벌이다니.

보통 사람이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위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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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155)

사냥꾼.(155)

초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대부분이 부모의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받는다.

하지만 일반인과의 사이에서 난 아이는 아무런 능력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보니 이들은 가법을 만들어 일반인들과의 혼인을 금기시 했다.

그나마 재수 좋게 반푼이라도 되면 다른 가문에 첩으로 들여보낼 여지라도 있지만, 그도 아니라면 가문의 뒤처리나 하는 신세가 된다.

그러다 보니 초인의 맥을 이은 가문끼리의 혼사만을 유지하게 되었는데.

최악의 경우에는 근친혼을 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게 되었다.

지금에 와선 결혼 상대가 없을 경우 강제적으로 근친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연누나의 말을 들으며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근친혼이라니...?’

어디 그런 막장에서나 볼 법한 일을?

평범한 이들은 모르고 있는 것이 세상의 이면뿐만이 아니었다.

대한민국에서 근친을 자행하는 집단이라... 방송의 뉴스는 물론, 온 세상이 떠들썩해질 사건이지 않을까?

물론, 아주 중세에는 왕가의 핏줄이니 뭐니 하며 그런 일이 있었다곤 하지만.

아니지? 어쩌면 그 인간들도 이런 비밀이 있던 것은 아닐까?

“그... 그럼...?”

“파혼하게 된다고 해도, 아마...”

뒷말까지는 잇지 못하는 나연누나를 보며 나는 헛바람을 들이켰다.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욕설.

“안 돼! 쓰벌! 그게 말이 돼?”

“.......”

그런 일 따위는 절대 두고 볼 수 없다.

내 여자가 그런 근친혼을 하게 놓아둘 수는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

일성그룹은 대한민국 대기업이라는 표면적인 것 말고도, 그 뒷 배경이 인간을 초월한 이들이 세운 가문이다.

빠드득.

내가 이까지 깨물며 씩씩거리고 있자 나연누나가 얼굴을 더듬어왔다.

“아버지를 설득해 볼 거야.”

“아버지? 설득이 가능해?”

“어떻게든 해야지. 나는 너 말고 다른 사람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안 돼! 그런데, 만약에... 설득이 안 되면?”

“푸훗~ 그렇게 심각한 얼굴도 할 줄 알아?”

“장난 아니야.”

“일단, 내가 가문의 능력을 이어받았다면 그런 조건으로 결혼을 시키려 하지는 않을 거야. 파혼하는 것도 더 수월해 질 거고. 그렇다고 그 절차가 간단하지는 않으니 시간이 꽤 걸릴걸? 그 시간동안 차분하게 설득해 볼게.”

나를 안심시키며 팔을 두르곤 귀에 속삭인다.

하지만 내 귀에는 그 말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설득이 안 되었을 때를 생각해야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힘.

이제 남부럽지 않은 부자라고 생각했건만, 너무나도 보잘 것 없게 느껴졌다.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는 힘을 손에 넣어야 했다.

내 세력을 넓혀 함부로 하지 못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들에겐 없고 나에겐 있는 것.

나는 일반사람을 내 권속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전제조건이 필요하지만, 벌써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그 능력에는 일반인들이 초인과 같은 육체 능력을 지니게 만든다.

그리고 부가적인 능력들도 있다.

‘내 눈은 많은 것을 볼 수 있지.’

“설득이 안 되더라도 절대 다른 생각은 하지 마.”

“응.”

“어떻게 해서든 내가 해결할 거니까.”

“그래. 믿어~ 후훗~”

정말 믿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나를 달래기 위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제법 시간이 지났기에 몸을 일으켰다.

생각보다 많이 흩뿌려 놔서 속에 입은 반소매 티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나보다 나연누나에게 흩뿌려진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자리로 돌아오자 눈을 빛내며 기다리던 이은지가 의미 모를 웃음을 보내온다.

‘뭘 봐!?’

험상궂게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눈치를 주지만, 그다지 통하는 것 같지는 않다.

언제 잠들었는지 성기형은 코까지 드르렁거리며 자고 있었고, 호랑이놈은 슬쩍 고개를 들어 바라보더니 관심 없는 듯 다시 고개를 누인다.

나연누나와 내가 자리로 돌아와 앉자, 이은지가 나연누나의 반대편으로 들러붙었다.

황당한 마음에 날파리를 쫒듯 팔을 저어내지만, 집요하게 들러붙는 그녀.

“아아~ 왜 이래?”

그런 이은지를 향한 나연누나의 눈초리도 곱지 않았다.

“지금 뭐 하는 거죠?”

공식적으로 커플이 된 두 사람이 묻는데도 이은지는 그저 배시시 웃어 보였다.

‘진짜 미친 건가?’

“헤헤~ 제가 두 분 도와드린 것 같은데 인한님 팔 한쪽 정도는 양보 받아도 되지 않을까요?”

뭐라고?

나는 황당한 얼굴이 되어 이은지를 쏘아봤다.

그녀 덕분에 이렇게 빠르게 다시 몸을 섞을 수 있었지만, 그 거랑 내 팔을 양보하는 거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더군다나 나연누나야 이제 내 여자가 되었고.

이은지는 불순한 마음을 품고 다가온 사냥꾼이었다.

어쩌다 보니 뜻하지 않게 몸을 섞게 되었지만, 그것은 그저 목숨을 살리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물론, 그 횟수가 나연누나와 한 것보다 많기는 하다.

조금... 과격하기도 했고.

나연누나 또한 도끼눈이 되어 쏘아내듯 말을 뱉어냈다.

“하... 그게 도대체 무슨 논리죠?”

“제가 인한님의 여자가 되겠다는 건 아니에요...”

말을 흐리는 이은지를 보며 나연누나의 얼굴이 굳어진다.

아마도 나와 이은지가 섹스를 했다는 것이 걸리는 것이겠지.

괜히 미친년 때문에 죄도 없는데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

생명의 은인한테 너무 한 거 아니야?

“하아...”

“나연씨에게 질투한다거나 인한씨를 뺏고 싶다는 마음은 절대 아니에요. 그냥... 옆에 있는 것도 안 되는 걸까요...?”

처량한 얼굴로 울먹이는 얼굴이 참으로 요사스럽다.

나는 슬쩍 나연누나의 표정을 살폈다.

‘엉?’

그런데 이 누나는 왜 이렇게 심각한 얼굴인 거야?

내 시선을 느꼈는지 서로 마주친 눈.

찌릿.

“왜... 왜?”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상황에 놓여야 하는지 모르겠다.

목숨을 살려 줬으면 얌전히 떨어져 있으면 될 것을.

괜히 눈을 마주치기가 무서워 이은지를 다시 한 번 쏘아본다.

살짝 비틀린 입매가 보인다.

눈에선 눈물이 글썽이는데 입매가 비틀린다고?

‘웃어?’

“야! 저리 안 가? 내가 너 따위랑 하고 싶어서 했냐? 목숨까지 살려 줬으면 얌전히 있을 것이지 왜 누나랑 내 사이를 서먹하게 만들어! 저리 꺼져!”

그 말에 어깨까지 들썩이는 이은지.

고였던 눈물이 뚝뚝하고 떨어져 내렸다.

“야! 강인한! 너 정말 못됐구나!”

“어? 내... 내가?”

나는 절대로 이은지에게 관심이 없음을 피력하려 했건만, 오히려 나를 다그치는 음성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했다.

“아무리 그래도 남녀가 그랬는데... 어떻게 그렇게 막말을 하니!”

“아니... 난... 그게... 그러니까...”

“흑... 흐흐흑...”

동시에 이은지가 흐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거대백사를 상대했을 때 이상으로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정신적으로 너무 강렬한 혼란이 오고 있었다.

뭐를 어떻게 하라는 거지?

이런... 뭣 같은 경우가?

“이은지씨에게 사과해.”

“어? 쟤는... 우리를 처리하러 온 사냥꾼인데? 거기다 나는 목숨을 구하려고 한 것뿐이라고. 거기다 누나도 동의 한 거 아냐?”

“그래서 사과 못하겠다는 거야? 여자 몸이 그렇게 우스웠니?”

“저... 저 때문에 다투지들 마세요... 전 괜찮아요... 흑흑흑...”

나는 이은지를 보며 괜찮으면 당장 울음을 그치고 꺼지라고 해주고 싶었다.

이런 막장 드라마 같은 상황을 당하게 될 줄이야.

나라면 강하게 대처를 할 수 있을 거라 여겼는데, 막상 이런 상황이 오자 제대로 입을 놀릴 수가 없었다.

“인한이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겠는데, 지금은 함께 합심해서 이 상황을 타개해야 하는 상황이잖아. 그리고... 이은지씨는 널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도 걸었고... 그 건 지울 수 없는 사실이잖아. 그렇게 막말까지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도끼눈이 돼서 쏘아붙일 때는 언제고...

할 말은 많지만 쓰게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럴 때는 그저 ‘나 죽었소.’ 하는 것이 좋을 듯 했다.

도움이 되었든 안 되었든, 그녀가 목숨을 도외시하고 거대백사에게 덤볐던 것은 사실이니 말이다.

“내가... 말을 너무 심하게 했다. 미안해.”

“아... 아니에요. 흑... 인한님. 또 그런 상황이 되면... 저는 어떻게 해서든 인한님을 구하려 할 거예요. 흐흐흑...”

“하아...”

가증스러운 이은지의 말과, 한숨을 쉬는 나연누나의 숨소리.

저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이 더 열 받는다.

내 눈은 그녀의 말이 진실이라 알려주고 있었다.

차라리 정말로 가증스러운 거짓이었다면... 쯧.

남자는 아랫도리 놀리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크게 와 닿는 순간이다.

차라리 절벽에서 뛰어내렸을 때 외면을 해 버렸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벌어지고 난 일이었다.

그리고 나 또한 성욕을 풀지 않았으면 광기에 이성을 잃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가장 큰 것은.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누구도 모를 텐데 한 번 꽂아 봐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더랬다.

아무런 원한관계 없이 밖에서 알게 되었다면 눈이 돌아갈 정도의 미인이기는 했으니 말이다.

아무리 남자의 이상형이 처음 보는 여자라지만... 내가 정도가 심하기는 한 것 같다.

‘아니, 이건 전부 이놈의 뇌기 때문이야.’

주체 못 할 성욕을 일으키는 뇌기가 오늘따라 원망스럽게 다가온다.

“은지씨. 저랑 이야기 좀 해요.”

이은지에게 말을 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나연누나.

고개를 끄덕이곤 이은지 또한 그녀의 뒤를 따른다.

나는 멍한 표정으로 근처 숲으로 향하는 두 여자를 바라봤다.

‘이건 무슨 경우냐...’

나연누나 뒤를 따르는 이은지의 발이 경쾌하다.

뒷짐 지고 통통 튀는 듯한 발걸음.

이은지의 고개가 돌며 그 시선이 나를 향했다.

어느새 눈물기 없는 얼굴은 화사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 저런 씨발 년이!?’

참고로 나는 욕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입에 욕이 달라붙는 것을 막을 길이 없을 것 같다.

복종이라는 것이 소설처럼 무조건적인 복종은 아닌가보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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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156)

사냥꾼.(156)

이면의 경계와 인위적인 이면결계는 닮은 부분이 있다.

이면의 경계가 알 수 없는 현상으로 세상에 존재한다면, 이면결계는 인위적으로 세상과 결계공간을 나누는 것을 말한다.

결국은 보통의 사람들이 보고 있는 현실과는 분리된 공간이라는 것이다.

초인이라 불리는 이들 중에선 공간을 분리시켜 이면결계를 만들 수 있는 이들이 존재했고.

그 기술을 발전시켜 결계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장수언과 사냥꾼들이 사용한 것이 그 결계부이다.

이면결계의 경우 파회법을 찾아 파회를 하거나, 시전자를 죽여 버리면 자연적으로 결계가 사라진다.

그렇다면 이면의 경계 또한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나는 내 눈으로 결계를 확인한 적이 있다.

다른 이들은 결계에 닿고 나서야 기운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을 눈으로 직접 구분할 수 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 눈에는 잿빛 하늘 위로 일렁이며 위화감을 보이는 곳이 들어오고 있었다.

우리는 그것에 희망을 걸고 쉬지 않고 이동하고 있다.

“인한아~ 아직 멀었냐? 허윽~ 허윽~”

지친 숨소리를 내며 묻는 성기형.

나조차 정확한 거리를 가늠할 수는 없다.

다만, 그 위치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밖에는.

“가까워지고는 있어.”

그도 그럴 것이 이동하는 내내 나타나는 괴물들을 처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처리한 놈들의 숫자가 만만치 않았는지 이 전처럼 대규모 습격은 없었지만, 점핑과 덩치의 개체는 더 늘었다.

어찌 되었든 놈들의 숫자가 줄기는 줄어드는 모양이다.

뿐만 아니라, 전투가 계속되면서 일행들의 실력도 일취월장하고 있었다.

성기형의 경우는 근육을 불려 무지막지한 힘을 뽑아내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빠른 놈들을 상대로 자잘한 공격은 몸으로 받아 내며 위력적으로 주먹을 뻗어낸다.

확실히 성기형의 싸움 실력은 타고 났다고 볼 수 있었다.

이제는 완전한 웨어타이거가 된 장수언.

그 또한 성기형에 뒤지지 않는 힘과 덩치, 거기에 더해 빠른 움직임까지 갖추었다.

그의 손톱이 휘둘러질 때마다 어김없이 점핑이 수 조각으로 잘려져 버린다.

완전한 힘을 손에 넣은 웨어비스트는 생각 이상으로 강력한 존재임이 분명하다.

‘여기 들어오기 전이라면 단숨에 조각났겠는데?’

그만큼 호랑이놈의 무력은 눈에 뛸 정도로 상승했다.

“어딜!”

푸욱.

폴짝 뛰며 양손에 단검을 쥔 이은지가 점핑의 머리에 날붙이를 제대로 꽂아 넣는다.

민첩함만을 따진다면 호랑이놈 보다 더욱 빠른 것 같았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점핑을 처리하는 모습은 이 전의 모습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나연누나도 자신의 능력을 더욱 뚜렷하게 알아가는 중이었다.

보통은 가문에서 배웠어야 할 것들을, 전투를 치르며 알아가는 중이었다.

그녀의 고유 능력이라면 치유가 될 수 있는데, 그것 못지않게 전투 능력 또한 뛰어나다.

눈동자를 새파랗게 빛내며 뽑아내는 실타래.

그 실타래는 우리의 몸에 닿으면 그대로 통과되어 어떠한 피해도 주지 않았다.

다만, 괴물들의 몸은 특유의 날카로움으로 파고들어 온몸을 헤집어 놓는다.

이런 능력 외에 육체 능력마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니, 그야말로 무쌍을 찍고 있었다.

‘분발해야겠는데?’

-구워어어어!-

-쿠아아아!-

-우어어어어~-

쿵. 쿵. 쿵. 쿵. 쿵.

지축을 울리는 커다란 발소리.

지금까지 처리한 덩치들만 해도 스물은 될 터였다.

하지만 한 번에 열 마리에 달하는 놈들이 나타난 것은 처음이다.

“이... 이런 빌어먹을! 인한아!”

성기형이 점핑의 머리를 박살내며 다급하게 외쳤다.

나연누나와 장수언이 더욱 바쁘게 움직였다.

놈들이 다가들기 전에 점핑들을 최대한 제거하려는 모양.

나도 미친 듯이 주먹과 발을 내질러 점핑들을 처리해 나갔다.

파지직. 파지짓.

사납게 흩날리는 뇌전이 점핑들을 태워 버렸다.

퍼엉. 퍼엉. 펑. 펑.

주먹 한 방 한 방에 담긴 뇌기.

이제는 잡몹수준이 되어 버린 놈들을 마구 터트려 나갔다.

놈들의 머리가 터지며 뼛조각과 뇌수가 흩뿌려진다.

더러운 건더기들이 몸에 후두둑 떨어져 내렸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쓸 여유 따위는 없다.

지금에 와서 저 덩치들이 무서운 것은 아니지만, 생사를 오가는 싸움에서 방심이란 자칫하면 되돌릴 수 없는 후회를 남기기도 한다.

“저리 꺼져!”

파지지직.

퍼엉. 퍼엉.

눈앞의 놈들을 처리하며 백사의 비늘을 사방으로 날려 보냈다.

한 때 즐기던 다트실력 때문인지 목표물을 맞추는 것은 수월하다.

이미 여러 번 사용했던 방법이기에 자신도 있었다.

핑. 핑. 핑. 핑. 핑.

날카로운 거대백사의 비늘이 점핑들의 머리에 정확하게 꽂혀 들어갔다.

내가 벌인 일이지만 몇 번을 해도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나는 암기술의 천재가 아닐까?

필사적으로 움직인 덕에 대부분의 점핑들을 처리했다.

점점 가까워지는 덩치들을 향해 몸을 날리며 외친다.

“내가 넷 맡을게. 나머지들을 맡아! 이은지는 점핑들 처리하면서 보조하고!”

저들 중 이은지가 가장 민첩하지만 그녀의 단검으로 덩치를 상대하기는 버거운 감이 있었다.

아무래도 힘이 달리다 보니 체력의 낭비가 심했던 것.

“크아아앙~ 빨리 처리하고 대장을 돕지! 크하하하하~”

호전적인 웨어비스트가 먼저 용맹하게 덩치들을 향해 달려들고.

단단한 놈의 몸뚱이를 두드리기 시작한다.

-그어어어어!-

후웅~ 후웅~

덩치가 자신의 몸에 상처를 주는 장수언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의 몸놀림은 덩치가 잡기에는 너무나 빠르다.

콰직.

가가가각.

덩치의 두터운 갑각에 손톱을 꼽아 놓고는 힘껏 갈라낸다.

크게 갈라지며 쩌억 벌어지는 네 개의 상처에서 꿀렁이며 흘러내리는 진득한 핏물.

괴물들도 요괴들과 마찬가지로 피의점도가 강하다.

-쿠어어! 쿠어!-

분노한 덩치가 더욱 필사적으로 장수언에게 손을 뻗어보지만, 얄미울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해내고 있다.

후우웅~

괴물 놈들도 동료애라는 것이 있는 걸까?

이를 본 다른 놈이 장수언을 향해 주먹을 뻗어간다.

“크르르~ 웃챠~ 깜짝이야~-

놀란 음성과는 달리 수월하게 공격을 피한 그.

장수언의 공격이 멎자 상처 입은 덩치의 상처가 빠르게 아물어갔다.

그런 놈을 향해 나연누나의 실타래가 줄기줄기 뻗어나갔다.

총알보다 빠르게 다가간 실타래들이 덩치의 상처로 파고들었다.

-꾸어어! 꾸어어!-

파고든 실타래가 놈의 연약한 몸속을 유린하자 괴성을 지르며 몸을 비틀어댔다.

몸을 부풀린 성기형은 덩치 놈 하나와 힘겨루기를 한다.

이 전에는 밀리는 감이 있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덩치를 압도하고 있었다.

“으아아아아!”

괴성과 함께 덩치가 성기형의 힘에 눌리기 시작했다.

자신보다 훨씬 큰 덩치 놈의 무릎을 꿇린 성기형.

“이거나 먹어라!”

내가 준 손도끼는 이제 사용하지도 않았다.

그저 원래의 주먹보다 두 배는 커진 주먹을 들어 덩치의 머리통을 마구 두드린다.

콰앙. 콰앙. 콰앙.

-크어어어!-

두더지처럼 머리통을 두드려 맞던 덩치가 어울리지 않게 몸을 굴렸다.

저런 커다란 괴물 놈이 무협지의 뇌려타곤을 시전 할 줄이야.

“이 새끼가!”

그런 놈을 집요하게 따라가며 마구잡이로 발길질을 해 댄다.

퍼억. 퍼억. 퍼억.

거대한 덩치로 잔뜩 웅크리며 몸을 보호하던 놈이 성기형을 향해 대뜸 튀어 올랐다.

“어어~?!”

그대로 성기형을 덮치고는 뒤로 엎어지는 몸 위에 마운트를 잡는다.

-그훠훠훠~-

마치 웃는 것 같은 덩치의 울음소리.

“이... 이런 쓰버럴~”

덩치의 거대한 주먹이 성기형을 향해 쏟아져 내렸다.

콰직. 콰직. 콰직.

“으아아아아! 개새끼!!! 아아악! 아악!”

성기형은 필사적으로 놈의 주먹을 피하고 막았다.

하지만 그 충격이 적지 않은 듯 연신 비명을 내질렀다.

그때, 점핑의 머리에 박아 넣은 단검을 뽑아낸 이은지가 덩치에게 재빨리 몸을 날린다.

성기형을 마운트에서 가격하느라 정신을 놓고 있는 놈.

그놈은 민첩한 이은지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를 놓친 놈의 눈으로 이은지의 단검이 날아든다.

-구어어?-

눈치를 챘을 때는 단검이 이미 눈까지 다다른 상황.

푸욱.

-꾸어어억!-

괴성과 함께 양팔을 눈으로 가져가는 덩치.

이은지는 그대로 단검을 뽑아내며 미련 없이 뒤로 몸을 날리고는 점핑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넌 뒤졌어!!”

괴성을 지르며 벌떡 일어난 성기형이 복수를 위해 짐승처럼 달려들었다.

함께하는 동안 우리는 제법 효율적으로 서로를 도울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는 몰려온 덩치들이 너무 많았지만, 잘 대처하는 동료들을 믿는 수밖에 없다.

아슬아슬한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내 몫을 향해 내달렸다.

다가오는 덩치들은 무려 넷.

얼마 전 두 놈을 동시에 상대해 봤지만 넷은 처음이다.

그렇다고 불가능하다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 두 놈도 그리 어렵게 처리하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우선 이것부터 받아봐라!”

놈들의 시선을 전부 나에게 잡아 놔야 한다.

그러려면 상처를 하나씩은 내 주어야겠지.

퓨웅. 핑. 핑. 핑.

내 손을 떠난 네 개의 백사 비늘이 덩치들을 향해 날아갔다.

쏘아냄과 동시에 놈들의 지척까지 도달한 비늘들이 각각의 몸뚱이에 틀어박힌다.

-쿠어어어어!-

-그어어어~-

-쿠어어!-

-꾸어어억!-

세 놈의 몸뚱이에 비늘이 박힌 반면, 한 놈은 눈에 비늘이 박혀버렸다.

커다란 덩치와는 달리 점핑보다 움직임이 빠른 놈들.

만족스러운 수확을 올린 것에 웃음을 짓고는 그대로 놈들의 중앙으로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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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157)

사냥꾼.(157)

은밀하게 숨어서 강인한과 일행들을 살피는 이의 눈은 심각하게 굳어졌다.

경계에서 알 수 없는 반응이 일어나며, 드디어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 생각했다.

세상과 단절시키는 경계의 핵.

밖에서는 무의식적으로 이곳으로 들어오게 되는 경우가 있으나, 안에서는 절대로 나갈 수 없는 결계이다.

오로지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이라곤, 밖에서 강제로 경계를 허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어찌하여, 무슨 이유로 자신들이 이곳에 갇혀 있게 된 것인지는 모른다.

다만 한 가지, 경계가 무너지게 되면 나갈 수 있다는 것만을 알 뿐이었다.

그렇게 셀 수도 없는 오랜 세월이 지나가고, 처음으로 핵이 진동을 울리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기대와는 달리 세상으로 향하는 입구는 열리지 않았다.

그저, 언제 나와 같이 눈먼 자들이 길을 잃고 안으로 들어왔을 뿐이었다.

가축.

안에 들어선 인간들은 그들에게 있어 가축 그 이상도 아니다.

새끼를 까고 키워지며 일용할 양식이상의 가치가 없다.

죽을 때까지 새끼를 낳고 피를 바치며 살아가다 죽음에 이르러서는 좀비나 구울이 된다.

그런데 이번에 들어온 인간들은 달라도 많이 달랐다.

몇몇은 얌전히 잡혀 왔으나, 나머지 인간들은 언젠가 나가게 되면 자신들의 군대가 될 좀비와 구울, 스톤구울까지 무참히 학살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로드께서 아끼는 애완동물의 생체 반응까지 사라져 버렸다.

말이 애완동물이지, 그놈은 뱀파이어인 자신조차 단숨에 잡아먹어 버릴 수 있는 무시무시한 놈이다.

‘저... 저 인간들은 도대체 뭐야?’

세 명의 인간을 확보하고, 꽤 힘들게 두 명의 인간까지 확보했다.

그중, 두 명의 인간은 상당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스톤구울을 상대하는 인간들은 지금껏 보아온 인간이라 보기엔 놀랄 정도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풍기는 기운들도 범상치 않은데, 인간이 아닌 것까지 끼어 있다.

스톤구울은 통제되지 않는다면 자신조차 상대하기 버거운 권속이다.

더군다나 애완동물의 비늘을 날려 보내며 스톤구울에게 달려드는 인간은 풍기는 기운부터 섬뜩하기 그지없었다.

‘저... 비늘은...!?’

설마 했는데, 정말 저놈들이 로드의 애완동물인 스네이키를 사냥했을 줄이야.

숨어서 지켜보는 뱀파이어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저 놈들은 둘 째 치고, 로드의 분노 또한 어찌 피해야 할지 앞이 막막했다.

스네이키의 비늘을 암기처럼 쏘아낸 인간이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간다.

순식간에 좁혀지는 스톤구울과의 거리.

부우웅.

스톤구울의 커다란 손이 휘둘러지자 인간이 가볍게 바닥을 박찼다.

공중으로 몸을 날린 그가 빙글 돌며 스톤구울을 향해 뒤꿈치를 찍어 내린다.

‘멍청한, 스톤구울의 머리는 쇠보다 단단하다.’

저 인간의 발은 가격과 동시에 부서져 나갈 것이다.

빠가각.

그리 생각했던 뱀파이어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 버린다.

‘마... 말도 안 돼! 그... 그렇지... 저 놈들은 스네이키를 죽인 놈들이었지... 젠장.’

뒤꿈치에 내려찍힌 스톤구울의 머리 중앙이 움푹하고 패이며 끔찍한 소리가 파고들었다.

쿠우웅.

그 충격에 머리를 감싸며 나자빠지는 스톤구울.

믿지 못할 광경에 뱀파이어의 눈이 부릅떠졌다.

-꾸어어어어!-

괴로움에 구슬픈 울음을 내뱉는 스톤구울을 돕기 위해 나머지 스톤구울이 인간을 향해 공격을 감행한다.

스톤구울은 덩치와 달리 상상도 못 할 움직임으로 인간을 압박해 갔다.

쏟아지는 주먹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내며 인간 또한 공격을 시작했다.

시퍼렇게 물들인 불길한 주먹을 연신 꽂아 넣는 인간.

인간의 주먹에 가격당한 부위는 시커멓게 죽어 움푹 패여 버린다.

-구어어어!-

-꾸어어어~-

-쿠어억!-

놈의 주먹과 발이 적중될 때마다 괴로운 울음소리를 내뱉는 스톤구울들.

인간 하나를 상대로 네 마리의 스톤구울이 손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어찌... 저런...’

저 인간뿐만이 아니라, 뒤의 인간들도 마찬가지였다.

스톤구울 여섯을 상대로 넷이서 몰아붙이고 있었던 것.

잠시, 밀리는 듯 보였던 인간들은 점점 스톤구울들을 상대로 우세를 점하고 있던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가장 압도적인 것은 네 마리를 상대하는 인간.

그나마 처음에는 저 인간도 스톤구울의 공격에 스치기라도 했는데, 뒤로 갈수록 상대하는 것이 능숙해지고 있었다.

마치 싸우면서 성장이라도 하는 것 같지 않은가.

빠가각.

퍼억. 퍽.

“죽어! 이 새끼들아!”

시간이 지날수록 선명해지는 인간의 기운.

더불어 스톤구울의 사이를 누비며 눈으로 분간 못 할 정도로 빠르게 공격을 가한다.

연신 인간에게 가격당하며 스톤구울들이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

뻐어억.

뻐억.

푸확.

스톤구울들의 단단한 갑각이 주먹에 깨지며 바스러진다.

깨진 갑각사이로 드러나는 연약한 살은 검게 그을리며 타들어갔다.

인간이 뿜어내는 기운은 자신들과는 상반되는 기운이었다.

천적.

저 기운이 자신에게 닿는다는 생각을 하자 절로 몸이 떨려온다.

쿠우웅.

한 마리의 스톤구울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시작으로 나머지 스톤구울도 인간의 손에 터져 나간다.

멍한 표정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던 뱀파이어는 정신을 차리며 떨리는 몸을 다잡았다.

너무나도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정신을 놓았던 것 같다.

지금 상황은 썩 좋은 상황이 아니다.

이러고 있을 것이 아니라 한시라도 빨리 로드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했다.

‘빠져나가야 해.’

이곳에 온 것이 자신이 아닌 다른 이었다면 방심하고 모습을 드러냈을지도 모르겠다.

평소 소심한 성격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저 인간들이라면, 못해도 기사들에 버금가는 실력이다.

스톤구울 네 마리를 홀로 격파한 인간은 어쩌면 기사단장 정도의 실력인지도 모르겠다.

***

타오른다.

내 안의 뇌기가 마구 타오르고 있었다.

몸 안의 뇌기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흘러 다닌다.

내가 내지르는 공격하나하나에 자연스럽게 뇌기가 베어들었다.

“크하하하~ 죽어라!”

콰직!

나는 마지막 남은 덩치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주고는 쑤욱하고 빼 내었다.

얼굴을 뚫고 들어간 주먹으로 불쾌한 건더기들이 딸려 나온다.

마지막 놈을 마무리하고는 손을 바닥에 털어냈다.

후두둑.

진득한 뇌수와 알 수 없는 건더기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후욱... 후욱...”

조금은 거칠어진 호흡을 가다듬고는 일행들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내가 네 마리를 상대하는 동안 그들도 네 마리를 처리하고 나머지 두 마리를 몰아붙이는 중이다.

그동안의 경험이 헛되지는 않았는지 다들 엄청난 실력향상을 이루었다.

“흐흐흐~ 나 장난 아니게 강해졌잖아?”

찌릿.

“응?”

잠시 자아도취를 즐기던 내 예리한 감각에 거슬리는 하나의 기운.

상당히 거슬리는 기운이다.

‘뭔가 있다.’

나는 감각이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언제 그랬냐는 듯 감촉같이 사라져버린다.

“으음...?”

***

“히끅! 우웁!”

스쿡은 다급히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막 몸을 움직이려는데 인간의 시선이 자신이 있는 곳으로 향한 것.

번들거리며 주시하는 그 눈빛에 오금이 저려왔다.

가축이나 다름없는 인간 따위에게 겁을 먹었다는 것이 자존심 상했지만, 자존심이 밥을 먹여주는 것은 아니다.

다른 뱀파이어가 안다면 비난을 피할 수 없겠지만, 수쿡은 그보다 본인의 목숨이 더욱 중요할 뿐이었다.

“아무것도 아닌가?”

이내 관심을 끈 듯한 인간의 말에 스쿡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먹잇감에게 두려움을 느꼈다는 자존심보다, 그의 관심이 멀어졌다는 것에 안도했다.

그렇다고 지금의 긴장감을 바로 풀지는 않았다.

저벅. 저벅. 저벅.

인간은 동료들이 아직 싸우고 있음에도 느긋하게 자리를 벗어나고 있었다.

마치 싸움은 이미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처럼.

“휴우...”

천천히 숨을 내뱉은 스쿡은 인간이 충분히 멀어진 것을 보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마지막까지 인간을 주시하며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던 그.

우뚝.

돌연 인간의 발걸음이 멈춰 선다.

이에 스쿡도 일어나던 상태 그대로 몸이 굳어 버렸다.

그의 시선에 인간의 몸이 천천히 돌려지는 것이 보인다.

다시금 자신이 있는 곳을 주시하는 눈동자.

그리고 그의 입가에 맺혀지는 비릿한 웃음.

씨익.

순간 수쿡의 전신으로 오소소하고 소름이 피어오른다.

인간의 시선은 정확하게 어둠에 묻힌 그의 눈을 주시하고 있었다.

“거기 있었구나?”

목소리가 들려오는 순간 스쿡은 자리를 박차고 그대로 달려 나갔다.

‘도... 도망가야 해!’

인간과는 다른 엄청난 속도로 숲속을 헤치며 도주하는 스쿡.

지금껏 살아오면서 이런 위기감을 느껴보긴 처음이었다.

전투보다는 달리는 것에 자신 있는 것이 다행이랄까?

그는 자신의 빠른 다리에 감사하며 미친 듯이 뛰고 또 뛰었다.

오싹.

그러던 그의 감각에 소름끼치도록 싸늘한 시선이 느껴졌다.

돌아볼 여유 따위는 없었지만, 스쿡은 이를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여기에 사람이 살고 있네?”

“허억!”

헛바람을 들이킨 수쿡은 머리에 둔중한 충격을 느꼈다.

“사람이 아닌가?”

마지막 중얼거림을 들으며 스쿡의 눈앞이 새까맣게 암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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