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경계안의 뱀파이어.(15) 프리지아 길들이기.(1)
3. 경계안의 뱀파이어.(15) 프리지아 길들이기?(1)
-깔깔깔깔~ 또 얻어터지고 싶어서 그러니?-
“물론, 제가 당신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합니다. 다만, 죽더라도 대항하겠습니다. 아! 만약에 저를 조금 전처럼 묶어두려 한다면 그냥 자폭해 버리고 말 겁니다. 제 기운을 폭주시키면 죽는 것 정도는 가능하니 말입니다. 당신이 손을 쓴다 해도 어쩔 수 없을 걸요? 참고로 일행들로 저를 협박해도 소용없습니다. 누구를 살려주니 마니 하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습니다. 어차피 그렇게 될 거 그냥 포기하고 죽어 버리면 저야 그 꼴을 볼 수 없으니 상관없습니다.”
-이... 이이... 너어...? 지금 나 협박하는 거니? 정말 죽고 싶어?-
프리지아의 말에 강인한의 표정이 돌연 표독스럽게 변했다.
“그래! 그럼 그냥 죽여 봐! 나 같은 인간이 또 이 곳에 들어오게 될 거라 생각하는 거야? 미안하지만 밖에도 나 같은 사람은 없다고 장담하지!”
-너어... 지금 나한테 반말하는 거니?-
강인한은 화끈하게 질러버렸다.
갑작스레 강하게 나오는 통에 프리지아는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었다.
물론, 강인한의 처지에서는 기운을 폭주시켜 자폭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알 수 없었다.
어차피 프리지아가 그것을 알 방법은 없기에 일단 지르고 본 것이다.
이도저도 불가능한 마당에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아보겠다는 심정이었다.
“어떻게 할래? 조건만 들어 주면 순순히 장난감이 되어 주겠어. 프리지아 즈글렝!”
물론, 그 순순히 라는 것에는 프리지아와의 진한 관계를 염두에 두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걸어 볼 것은 남자로서 저 뱀파이어를 배 밑에 깔아뭉개고 위엄을 보여주는 것뿐이다.
정보창도 보이지 않고 무력으로도 상대할 수 없으니 남은 방법은 하나.
그리고 프리지아를 살살 구슬러 경계의 핵에 도달하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일명 베갯머리 송사.
스쿡의 말에 의하면 프리지아 즈글렝은 이곳에서 나갈 생각 따위는 애초에 없다고 한다.
아니, 없는 것이 아니라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옳은 말일 터다.
수많은 시도를 해 보았고, 경계의 핵을 잘못 건드려 이 세계가 무너질 뻔한 경험을 하고는 절대금지 구역으로 정했다고 한다.
오랜 지루함속에서도 아직까지 목숨은 중한가 보다.
강인한의 계획은 그러했지만.
사실, 강인한은 저 거대하고 아름다운 몸뚱이를 지배하고 싶은 마음도 강하게 들었다.
세상 어디를 가서 저렇게 크고 아름다운 여성을 안아 볼 수 있겠느냔 말이다.
엄청난 크기의 가슴.
엄청난 크기의 골반과 달덩이 같은 엉덩이.
가랑이 사이의 커다랄 비문도 실로 궁금했다.
‘주먹도 들어가겠지?’
프리지아의 덩치에 맞게 엄청나게 클 것이 분명하다.
확대를 해서 보는 기분일까?
그와 일행의 목숨은 프리지아에게 있다곤 해도.
남성 본능으로서의 호기심은 여감 없이 발휘되었다.
강인한의 단호한 말에 프리지아의 얼굴이 푸들거렸다.
인간처럼 얼굴이 붉어지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당황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아니, 확실히 프리지아는 당황하고 있었다.
이곳에 갇힌 진혈의 뱀파이어는 오로지 자신 뿐 이었기에.
그녀는 오랜 시간 누군가의 반박을 받아 본 적조차 없었다.
더군다나 이런 협박에 가까운 언사는 언강생심 꿈도 꿔 보지 못했다.
권속이 된 이들은 그녀의 힘 일부를 받아 움직이는 존재들.
그녀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거나 스스로 죽지 않는 이상 그 족쇄는 풀리지 않는다.
일그러진 프리지아의 콧잔등에 주름이 지어진다.
-크으윽... 좋아. 다만, 너는 지금부터 어떠한 자유도 갖지 못할 거야. 내가 네 동료들을 멀쩡하게 살려놓는 만큼 꼭 약속을 지켜.-
“절대 그들에게 이상이 생기거나 죽게 되면 안 돼. 주기적으로 내가 확인할 수 있게 해 줘야 할 거야. 그리고 음식도 제대로 공급해 주고.”
으드득.
-흥! 그렇게 해주지. 행여 엉뚱한 짓을 하다간 약속이고 뭐고 그냥 다 깔끔하게 포기해 버릴 거야. 어차피 천 년이 넘도록 지내 왔어. 네가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후로도 없다고는 생각 못하겠네. 그러니 내 말을 명심해야 할 거야.-
프리지아가 비릿하게 웃으며 강인한을 바라본다.
감히 반 토막도 안 되는 가축주제에 저따위로 대드는 것이 괘씸하지만, 저 가축 놈의 정액은 너무나도 특별했다.
사육만 잘한다면 그녀가 원하는 만큼 착유를 할 수 있으리라.
뱀파이어가 섹스를 하는 이유는 인간보다 차가운 혈액을 뜨겁게 달구기 위한 것이다.
물론, 그것이 직접 피를 섭취하는 것보다 못 하지만.
무한에 가까운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
처음 이곳에 갇히게 되었을 때를 떠올려보자면.
정말로 암울하기 그지없었다.
그나마 권속들과 함께였기에 이야기를 나눌 이들은 있었지만.
막상, 뱀파이어가 살아가기 위한 인간들의 피를 구할 수도 없었고, 완전한 복종으로 인해 주인에게 음욕을 품을 수 없는 이들과 섹스를 할 수도 없었다.
차갑게 식어 굳어져가는 피를 데울 길이 없던 것이다.
만약에 이곳에 들어서는 인간조차 없었다면, 경계안의 뱀파이어들은 수십 년도 지나지 않아 전부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배고픔을 감수하며 인간들을 가축화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그렇게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는 있었지만, 한 가지가 해결되니 다른 것을 해결할 방도가 필요해졌다.
수명이 짧은 인간도 밥만 먹고 살 수 없는데, 오랜 시간을 살아가는 뱀파이어라면 오죽했을까.
문제는 그녀를 상대할 수 있는 뱀파이어가 없었고.
보통의 인간들은 그녀의 강한 음기에 제대로 된 섹스하기도 전에 복상사를 해 버렸다.
경계에 물들기 전 몇 년은 싱싱한 피를 뽑아낼 수 있는 가축이 복상사를 하는 것은 어마어마한 손해였다.
더군다나 뱀파이어에게는 피를 마시는 것이 직접적인 섹스고, 섹스가 자위행위 정도의 개념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적으로 섹스를 멀리하게 되었고.
원치 않게도 음욕을 죽이는 수행을 강제로 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원래라면 강인한을 사로잡은 프리지아가 그의 물건을 가지고 장난칠 일은 없었다.
문제는 강인한의 양물이 지금껏 보아 온 어떠한 인간보다 훨씬 실해 보였기 때문이다.
보통 인간들에 비해 큰 키와 근육으로 다져진 단단한 몸.
외모도 썩 나쁘지 않은 것에 잠시 혹한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
가축으로 사육되는 인간들은 더 이상 인간이라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퇴화했고, 한 번씩 이곳으로 들어오는 인간들도 썩 괜찮은 이들이 없었다.
강인한 힘과 아름다움을 열망하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그것은 어느 종족에게나 부여된 본능에 가까운 것.
그의 몸은 완벽한 단련으로 아름답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더군다나 특이한 능력까지 더한 원석이지 않은가?
기억을 떠올려보자면 이 전에도 남성의 정액을 입에 넣어 본 적이 없었다.
뱀파이어의 섹스 행위에 쾌감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 쾌감보다는 그저 그 행위 자체로 피를 데우는 것에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자위행위에 불과한 섹스를 심도 있게 행하는 경우는 없었다.
당연히 서로의 성기를 물고 빨며 체액을 흡입하는 경우도 없었다.
오히려 인간들의 그러한 행위에 혐오를 느낄 정도.
그랬던 프리지아가 강인한의 정액을 착유해 마실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뱀파이어 사이에서는 말도 안 되는 경우에 해당했다.
프리지아 또한 이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는데, 의도치 않게 정액이 입안에 튀면서 그것이 목구멍으로 넘어간 후 생각이 바뀌게 된 것이다.
얼굴과 몸에 흩뿌려진 강인한의 정액.
그중 일부가 목구멍을 타고 들어가며 그녀의 피를 뜨겁게 달구었다.
처음에는 착각이라 생각했던 작용.
하지만 몸은 이를 정확하게 기억했는지 본능적으로 입술 위의 정액마저 훑어 넘기로 말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그것은 착각이 아니라 저 가축의 정액이 가진 놀라운 효능이라는 것을.
싱싱한 인간의 목에 송곳니를 꽂고 피를 빠는 것 이상의 놀라운 쾌감.
프리지아는 이성을 잃고 얼굴과 몸에 튄 정액마저 전부 싹싹 핥아먹었고.
그동안 잊고 있던 성욕마저 불타오르게 만드는 작용을 한 것이다.
다만, 아직 그것이 성욕이라는 것을 프리지아가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
‘씨... 씨발...’
나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프리지아가 일행들에게 음식을 전해주고 무사한 것을 확인했던 것까지는 좋았다.
거기에 더해 매일 한 번씩 일행들을 확인시켜 주겠다는 말에 나이스를 외치기도 했다.
문제는.
프리지아가 입에 담았던 어떠한 자유도 갖지 못할 것이란 말.
그 말은 말뿐이 아닌, 정말로 모든 자유를 박탈당하는 것이었다.
내가 꿈꾸던 베갯머리송사는 애초의 계획조차 실행되지 못했다.
‘하... 하하하...’
절로 허탈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게 도대체 무슨 꼴이란 말인가.
세근거리며 잠을 청하는 프리지아를 보며 쓴웃음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이곳은 프리지아의 침실.
단단하고 탄성이 대단한 나무로 만들어진 거대한 침대프래임 위에는 알 수 없는 동물 털이 매트리스와 이불을 대신하고 있다.
프리지아 세 명이 뒹굴어도 될 정도로 큰 침대.
불행히도 나는 그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이 아닌, 침대 끄트머리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거대백사의 가죽으로 만들어졌다고 예상되는 밧줄에 꽁꽁 묶여 양물을 덜렁덜렁 내 놓고 비참한 모습으로 말이다.
프리지아의 마법이라 생각되는 능력.
마법 처리가 된 밧줄을 몇 겹이나 감아 놓은 덕에 빠져나갈 여지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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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들꽃남자>>일단 한 편 올리고 운동을 해야겠습니다.
들꽃님의 조언대로 후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이 거 생각보다 나쁘지 않네요.
혼자 주절주절 거리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는 듯 합니다.
아무래도 오늘 연참은 무리인 듯 하고.
내일은 어찌 될 지 모르겠네요.
내가 나를 컨트롤 하는 것 만큼 어려운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마음과 결심은 3연참이거늘.
당일이 되면 흐트러진 정신을 붙잡기가 어렵네요.
모든 일이란 것이 정신적인 측면이 큰 것 같아요.
부디 선작이 엄청나게 늘어 긍정적 작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