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경계안의 뱀파이어.(29)
3. 경계안의 뱀파이어.(29)
간만에 미친 듯이 싸지른 것 같다.
떡이 왜 떡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던 계기.
닿을 때마다 느껴지는 극도의 쫀득함에 떡이라 하는 거겠지.
이미 새로운 쾌감에 맛 들린 프리지아는 거침없이 나를 받아들였다.
무려 다섯 번이나 사정을 하고 나서야 늘어진 프리지아.
나 역시 프리지아가 정신을 놓고 나서야 그녀의 살덩이 위로 널브러졌다.
무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살덩이에 매료된 나는 이성을 잡지 못하고 말았다.
내 정력이 줄어든 것이 아니다.
이미 이 전부터 쉼 없이 착정을 당했더랬다.
그 후로 이어진 다섯 번의 관계.
일방적인 착정이 아닌, 나 또한 프리지아의 음기를 받아들이며 뇌기의 충만함을 느꼈지만, 정신적으로 힘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여운이 가시지 않은 프리지아의 가슴이 부풀다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그때마다 가슴에 얼굴을 묻은 나도 박자에 맞춰 올라갔다 내려오기를 반복했다.
올올이 배어 나온 프리지아의 땀이 온몸에 들러붙었지만, 불쾌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놓아주지 않겠다며 달라붙는 그 느낌이 제법 기분 좋게 느껴진다.
땀으로 인해 더욱 진해진 프리지아의 체취는 아로마향과 같았다.
피곤한 정신을 다독이며 나를 더욱 나른하게 만든다.
[놀라운 것이다. 말 그대로 두 마리의 짐승을 보는 것 같았다. 교미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만큼 광기에 물든 교미는 처음 보는 것이다.]
마엔은 그동안 내가 했던 섹스에 대해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었다.
반은 잠들어 있던 것과 같았기에 이렇게 똑똑히 바라본 것은 처음이란다.
‘섹스는 원래 짐승처럼 하는 거라고. 그 걸 모른다면 어린애와 다름없지.’
[그 말은, 나를 어린애라고 취급하는 것인가?]
‘왜? 찔리기라도 하는가 보지?’
[푸흐흐흐~ 네 말이 참으로 어이없기에 하는 말이다. 지고한 칼라쿠니아인 나에게는 피조물들의 성행위는 필요하지 않는 것이다.]
‘칼라쿠니아는 전부 어린애인가 보군.’
[어이가 없다. 내 나이가 몇이라 생각하는 것이냐?]
나는 마엔의 말에 계속해서 비아냥거렸다.
살짝 찔러만 주면 스타트 버튼을 누른 듯 한없이 주절거리는 마엔이다.
대부분이 자화자찬의 쓸모없는 이야기이지만, 그중에 건질만한 이야기도 한 번씩 있던 탓이다.
‘나이가 많다고 꼭 어른스러운 건 아니잖아?’
[뭐! 뭐라곳!? 고작 섹스를 모른다고 어린애 취급을 하는 것이냐? 칼라쿠니아로서 참으로 어이가 없는 것이다!]
‘듣자 하니 칼라쿠니아는 섹스를 안 한다는 말인 것 같네? 그럼 어떻게 태어나는 거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육체를 만들어 즐기는 칼라쿠니아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굳이 짐승처럼 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것일 뿐이다! 내 말을 똑바로 알아들어야 하는 것이다! 너희들처럼 아무 때나 쾌락을 위해 짐승처럼 뒹굴지는 않는다는 말인 것이다! 칼라쿠니아의 탄생은 성스러운 것! 성스러운 몸짓으로 생명을 잉태할 뿐인 것이다!]
‘뭐야? 결국은 네가 말하는 피조물처럼 떡친다는 거잖아? 풋~ 그리고 너는 아직 그런 경험이 없다는 말이고. 그냥 애네~ 애야~’
마엔의 말에서 칼라쿠니아도 결국은 자신들이 말하는 피조물들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생명체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형태가 아닐까?
저들의 말처럼 지고하다는 말은 참으로 의심스럽기 그지없다.
겨우 도박성 전쟁을 벌이다 우주를 날려 버리다니.
그 과격함은 인간이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인간은 전부 망해죽자고 핵을 남발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혹시 또 모르지. 요즘은 생각 이상으로 미친 지도자들이 좀 있어서.
[칼라쿠니아를 겨우 인간 따위에 비교하는 것이냐? 으아악! 정말이지 무엄하고도 무엄한 것이닷! 이 섹스에 미친 변태 인간! 그리고 나는 애가 아닌 것이다!]
‘그런 너는 인간에게 기생하고 있고~ 크크큭~ 그리고 그만 떠들어 줬으면 좋겠네. 나는 이 푹신한 젖탱이에 묻혀 한숨 자고 싶으니까 말이야.’
[정말이지 말하는 단어 하나하나가 천박하지 그지없다. 떡이라니! 젖탱이라니! 소름 끼치도록 더러운 것이다!]
‘응~ 즐~’
그런 마엔의 말에 피식하고 웃어 버리고는 무시해 버렸고.
마엔은 삐지기라도 한 것인지 연신 씩씩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더럽다면서 관음이나 하는 변태 같으니라고.
정말로 더러워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의 섹스를 지켜보는 것에 대한 흥분인지 모르겠지만, 머릿속을 간지럽게 울리던 숨소리는 뭐였느냔 말이냐?
“끄응. 그나저나 이 젖탱이는 진짜 푹신하네.”
프리지아의 몸은 정말이지 아늑한 침대에 비할 바가 아니다.
누가 그러더라.
침대는 과학이라고?
아니.
침대는 프리지아다.
나의 침대 위에 봉긋하게 솟은 경추베개.
경추베개의 정 중앙에 탐스럽게 익은 붉은빛 자두가 눈에 들어왔다.
절로 침이 고이는 모습.
나는 거리낌 없이 그 과실을 입에 배어 문다.
쭈웁. 쫍. 쫍.
달다.
뇌를 관통하는 달콤함에 스르륵 잠이 올 것 같다.
-캬흥...-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아 민감한 프리지아의 입에서 고양이와 같은 날카로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
엄마 품에 안긴 어린아이처럼 젖꼭지를 물어 씹으며 슬쩍 눈동자를 위로 올려보자 양 볼에 홍조가 핀 프리지아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흐으응...-
야릇한 눈빛으로 낮게 울며 내려다보는 눈동자.
내 머리정도는 한 손에 잡을 정도로 큰 손바닥이 그림자를 드리운다.
스윽. 스윽.
마치 사랑스러운 자식을 보듬듯 내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이게 또 희한한 기분이네?’
묘한 기분을 느끼며 힘차게 젖꼭지를 빨아 당겼다.
쪼오옥~ 뽁.
-하으응...-
입에서 튕겨져 나온 젖꼭지가 번들거리며 힘차게 진동한다.
프리지아의 배 위에 엎드린 상태로 양팔 가득 흘러넘치는 두 개의 유방을 둘렀다.
그리고 엄마 품을 파고드는 강아지처럼 가슴골에 얼굴을 묻고 비빈다.
‘햐~ 이게 천국이구만~’
계속해서 머리를 쓰다듬는 프리지아의 손길.
나는 만족스러움을 느끼며 점점 잠에 빠져들었다.
***
프리지아의 품에서 잠든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숙면에 빠져들었다.
잠을 오래 자는 법이 없던 프리지아도 맞춤형 침대가 되어 내가 일어날 때까지 품을 빌려주었다.
프리지아의 모습은 처음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을 했다 볼 수 있다.
지금은 프리지아의 한 팔에 안겨 편하게 이동하는 중이다.
그녀의 직접적인 권속은 전부 뒈져 버려 이 성안은 텅텅 비어 있었다.
살아남은 뱀파이어들은 여전히 밖에서 열일 중이고.
저벅. 저벅. 저벅.
침대를 넘어 맞춤 가마 행세까지 하는 그녀.
내 손은 프리지아의 옷 속으로 파고들어 연신 그 가슴을 주무르고 있었다.
아무리 주무르고 만져도 질리지 않는 촉감.
이대로 영원히 가슴 성 애자가 된다 해도 여한이 없다.
프리지아도 내 손길이 싫지 않은지 자연스럽게 가슴을 내주고 있었다.
늦게 배운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오른다더니.
딱, 프리지아가 그런 격이다.
한 번씩 콧바람을 내뿜으며 도착한 곳은 일행들이 갇혀 있는 장소.
그렇게 일어나 일행들이 무사한 것을 확인하고는 프리지아가 고구마 비슷무리를 배급하는 것까지 확인했다.
아무래도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저 고구마밖에 없는 듯하다.
지금껏 저것 이외에 다른 것을 주는 건 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뱀파이어가 음식을 전혀 먹지 않는 것은 아니나, 굳이 먹지 않더라도 상관없었다.
주식은 인간의 피.
음식은 간식 축에도 못 드는 것이다.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
다소 초췌한 모습들에 안쓰럽기는 하나.
결과가 어떻게 날지 모르기에 일행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우선적으로 프리지아와 경계의 핵에 가기로 한 것.
이 전보다 훨씬 강해진 그녀였지만, 내가 경계의 핵을 해제하는 것에는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마엔의 말로는 가능하다고 하는데...
-저것이 네가 말하는 경계의 핵이야. 읏흥~-
프리지아의 가리키는 곳에는 초록빛에 휩싸진 마름모꼴의 커다란 보석이 있었다.
대략 1미터에 가까운 크기.
찬란하게 빛나는 경계의 핵은 그 어떤 보석보다 값지게 보인다.
나는 그녀의 품에서 폴짝 뛰어내렸다.
“기운이 장난 아닌데?”
-흐응~ 나도 어떻게 해 볼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아직도 불가능할 것 같아.-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해결할 테니까.”
-괜히 잘못되면 전부 폭발할 수도 있어. 조금만 이상이 보이면 바로 중지 시킬 거야.-
불안한 프리지아의 얼굴이 보인다.
프리지아는 모르지만 나는 아는 것이 있다.
저 경계의 핵은 칼라쿠니아의 힘이 아니라면 부수거나 폭발시킬 수 없다는 것을.
경계가 몇 번 터졌다는 기록이 있다.
그것은 아마도 칼라쿠니아의 기운에 의한 것.
마엔의 말에 의하면 초인의 힘은 칼라쿠니아에 의해 이어진 것이다.
인간들이 힘을 깨우치고 경계를 깨부술 수 있도록 안배를 한 것.
그중에서도 인간에게 주어진 힘으로만 가능토록 했다.
그래야 경계 안에 잡아넣은 존재들과 인간들의 힘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룰 수 있기에.
“그래그래~ 우리 프리지아 겁 먹었쪄요~”
그런 내 말에 예쁘게 눈을 흘기는 그녀.
이제는 이런 농담도 받아주는 프리지아였다.
역시 내 존슨은 나 자신마저 존경하게 만드는 대단한 거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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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오늘은 연참이 가능했으면 좋겠네요~ㅎㅎ